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0-05-2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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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운길산 수종사의 역사와 전설(운길산 제2편)

아름다운 운길산 수종사의 역사와 전설
(운길산 제2편)

루수/김상화

삶은 고행(苦行)이라 했다. 정상에 세워놓은 표석을 보고파 모든 일 팽개치고 땀을 흘리며 이곳까지 온 것이다. 사랑하는 임을 보려는 것도 고행(苦行)이 아니던가! 사람은 누구나 고행(苦行)을 통해 삶의 행복을 느끼는 동물이다. 필자 역시 사랑하는 임이 그리워 힘든 고통을 참고 구슬땀으로 호소하듯 이곳까지 왔다. 그렇게 고생하였기에 보고 싶었던 임을 보는 순간 짜릿한 감정이 솟아오른다. 상봉을 하자마다 임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때 두 입술이 포개지니 하늘을 둥둥 떠다닐 만큼 전율이 온몸에 흐른다. 얼마나 행복한 순간이던가!! 행복은 바람을 타고 산 정상을 맴돌다 춤을 추며 동서남북으로 퍼져 나가는구나!! 그녀와 기념 촬영을 하곤 한참 동안 쏟아지는 행복의 기쁨을 더 오래 간직하고 싶어 그 행복을 삼키고 말았다. 막상 이별하려 하니 괜스레 눈물이 글썽이는구나!! 사랑하는 임과 헤어진다는 것은 그 자체가 슬픔이다. 필자는 기쁨과 슬픔을 그곳에 두고 이별을 해야 한다. 해가 저물기 전에 수종사를 보고 하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어준 박정규 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앞으로 종종 만나자고 말 한마디 남기고 헤어졌다. 한참을 내려오다 보니 수종사로 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필자는 그곳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수종사로부터 멀리 떨어진 이곳까지 스님의 불경 소리와 목탁 소리가 아련하게 들린다. 수종사는 꽤 유명 한 절로 들었다. 오늘은 그곳에 가서 그 절의 역사와 전설을 듣고 배워갈 것이다. 하산하는 길은 등산할 때보다 더 험하고 힘들구나! 아무리 험하고 힘들어도 안전하게 하산해야 한다. 혼자서 하산하는 것이라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자칫 몸을 다치거나 예기치 못한 탈이 생기면 누가 도와줄 사람도 없다. 오로지 혼자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종사의 전설과 유래를 알아보고 가자. 수종사는 조선 시대 문인인 정약용이 쓴 "유수종사기(遊水鍾寺記)"에 이렇게 쓰여있다. 수종사는 신라 때 지은 오래된 사찰이라 전하고 있지만, 근거 자료가 없어서 확실하지 않다. 전해오는 전설에 따르면, 고려 태조 왕건이 산 위에서 솟아나는 이상한 구름 기운을 보고 가보니 우물 속에 동종이 있어서 그곳에 절을 짓고 수종사라고 이름 붙였다고도 한다. 1458년(세조 4년)에 금강산을 다녀오던 길에 이수두 (二水頭), 지금의 양수리(兩水里)에서 유숙하던 세조가 운길산에서 종소리를 듣고 깨어나 주변을 찾아보니 18 나한상이 모셔져 있는 바위굴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종소리처럼 울려 퍼졌다고 한다. 그래서 이름을 수종사라 하고 중창하였다고도 한다.

"수종사에는 1439년(세종 21)에 조성한 태종의 딸 정해 옹주(?~1424)의 부도와 1493년(성종 24)에 태종의 후궁인 명빈 김씨(?~1479) 성종의 후궁들이 발원하여 조성한 팔각오층석탑이 있다. 팔각오층석탑에는 1628년(인조 6) 선조의 계비인 인목대비(1584~1632)가 발원하여 조성한 불보살상도 발견되었다.
"1890년(고종 27)에는 주지로 있던 풍계 혜일(楓溪慧一)이 고종에게 8천 냥을 하사받아 수종사를 중창하였다. 이듬해에 다시 4천 냥과 비단을 하사받아 불상 4 존(尊)을 개금하고 탱화 3 축(軸)을 새로 봉안하였다."
*개금(改金)= 불상에 다시 금칠을 한다는 뜻에서 쓰인 말

수종사를 거의 다 왔을 무렵이다. 다람쥐 한 마리가 필자가 가는 길을 막는다. 귀엽게 생긴 그놈은 앞발을 들어 합장하더니 눈망울을 돌리며 두 발로 싹싹 빈다. 누구를 위해 비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빌까? 혼자 걸어가고 있는 나를 본 다람쥐는 마치 필자를 위해 기도하는 것 같았다. 행복한 산행을 하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 무사히 귀가하라고 빌어 주는 것이 아닐까? 꼬리를 위로 말아 올리고 바위로 올라가더니 거기서도 필자를 바라보곤 눈을 깜빡인다. 말 못 하는 동물이지만 자기를 사랑하고 귀여워하는 것을 아는 것 같다. 그러나 귀여운 다람쥐와 이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발걸음이 무겁구나!

수종사 경내로 들어왔다. 많은 산객이 이곳저곳을 구경도 하고 부처님께 절도한다. 왜 이렇게 절만 들어오면 마음이 숙연해질까! 제일 먼저 뒤편에 새로 단장해 모셔놓은 부처님이 보이고 뜰에는 팔각 오층석탑이 있다. 초파일이 얼마 남지 않아 연등을 가득 달아놓았다. 옆에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수호신처럼 말없이 서 있다.
팔각오층석탑은 남양주 운길산 중턱에 위치한 수종사에 전해오는 조선 시대 석탑이다.
수종사는 조선 세조 5년(1459)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석탑은 원래 사찰의 동쪽 능선에 있었으나 후대에 대웅전 옆으로 옮겨졌다. 1957년 해체 수리 중에 1층 탑신과 옥개석 등에서 19구의 불상과 1970년 이전 도중에 2층, 3층 옥개석에서 12구의 불보살상(보물 제1788호)이 각각 발견되었는데 함께 발견된 묵서명(墨書銘)을 통해 성종 23년(1493)에 건설되었고 인조 6년(1628)에 중수된 것을 알 수 있다.
석탑의 형태는 고려 시대 팔각석탑의 전통을 이으면서 규모가 작아지고 장식적으로 변모한 조선 초기 석탑의 형태로 지대석 위에 팔각의 대석을 올리고 그 위에 팔각형 기단석을 올렸다. 수종사 팔각오층석탑은 현재까지 확인된 조선 시대 석탑 중 유일한 팔각오층석탑으로 건립 연대가 확실하고 비교적 작은 규모임에도 안정적인 비율과 지대석에서 상륜부까지의 섬세한 조각으로 인해 역사적, 학술적 가치는 물론 높은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묵서명(墨書銘)= 제청 중간에 있는 도리에 먹으로 글을 써서 기록하는 것을 말함.

경내는 묵언(默言)이란 글씨를 큼직하게 써서 세워놓았다. 불공드리는데 시끄럽고 잡념이 들까 봐 말을 삼가고 조용히 감상하라는 뜻인 것 같다. 그것을 본 산객들은 조용히 조심스럽게 경내를 살펴볼 수밖에 없다. 사찰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절이 오래되었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저만치서 어마어마하게 큰 은행나무가 보인다. 그곳에 가서 보니 2그루의 은행나무가 있다. 500년 된 은행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받았다.
*묵언(默言)= 말을 하지 말라는 뜻

부스럼을 앓던 세조가 오대산 상원사에서 문수보살을 만나 깨끗이 낫고 한강을 따라 환궁하는 길이었다. 양수리까지 오니 밤이 이슥해 쉬어 가는데 운길산에서 종소리가 들려왔다. 신하가 알아보니 천년 고찰 터 암굴 속에 십팔 나한상(十八羅漢像)이 앉아 있고 천정에서는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종소리를 내는 것이라 했다. 세조는 이곳에 절을 복원해 수종사라 부르고 이 은행나무(500년)를 하사했다고 한다.
*나한(羅漢)= 불제자 중에서 번뇌를 끊어서 인간과 하늘 중생들로부터 공양을 받을 만한 덕을 갖춘 사람을 이르는 말
*나한상(羅漢像)= 불교의 수행자 가운데 최고의 경지인 나한을 새긴 상을 말한다. 즉 불경에서는 나한을 성문사과(聲聞四果)의 하나로 놓으며 모든 번뇌를 끊고 끝없는 지혜를 얻어 세상 사람들의 공양을 받는 성자를 의미한다.

수종사 사적기에 대해 알아본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이곳 운길산 수종사는 멀리 신라 시대부터 내려오는 옛 가람이다. 고려 태조 왕건이 상서로운 기운을 쫓아 이곳에 이르러 구리 종을 얻음으로써 부처님의 혜광을 통해 고려를 건국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세종 21년(1439)에 이르러 세종의 여섯째 아들 금성대군이 정의 옹주의 부도를 세우고 금제 9층 탑 수정사리함(사리 14과)을 청자 항아리에 담아 부도 안에 모셨다. 1458(세조 4년) 세조가 두물머리에서 머물다 새벽에 들려오는 종소리를 따라 올라와 보니 그 종소리는 다름 아닌 바위 굴 속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였다. 세조는 굴속에서 18 나한을 발견하고 5층 돌계단을 쌓았으며 팔도 방백에 중창을 명하였다. 도랑은 이러한 연유에 의해 수종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이때 은행나무 두 그루를 심고 다음 해인 1459년에 수종사 탑을 건립하였다.
*가람(伽籃)= 승려가 살면서 불도를 닦는 곳

성종 24년(1493) 후궁 명빈 김 씨가 목제 불감과 설법 도가 그려진 금동 불감에 금동불 보살상 등 14좌를 봉안하고 후궁들의 발원문도 함께 넣어 탑 안에 모셨다. 1628(인조 6년) 정의 대왕대비가 금동 비로 자나 불 좌상을 시주하였으며 1890년 주지 풍계혜일은 고종 황제로부터 두 차례 시주를 받아 수종사를 중창하였다. 이때 불상에 빛이 발하였다. 1939년 일조 태욱화상이 중수하였으나 6.25 전쟁 때 불에 탔다. 1974년 혜광 화상이 대웅보전을 1981년 규원당 대웅 화상이 약사전과 종각을 지었다. 1999년부터 금해당 동산은 응진전 선불장 삼정헌 경학원 미륵불 일주문 등을 세워서 격을 완성하며 서거정이 천하제일의 명당이라 찬탄했던 절의 풍광을 다시 복원하였다.
수종사는 조선 후기 초의 다산 추사를 비롯한 다선 묵객들이 당색과 신분을 따지지 않고 함께 모여 담론을 했던 사회변혁의 꿈이 깃든 곳이다. 후인을 위해 수종사와 함께했던 선인의 발자취를 따라 사적기를 적는다.

운길산 수종사와 한음 이덕형(1561-1613) 선생은 산수가 빼어난 운길산을 사랑하시어 바쁜 중앙정치의 와중에도 여가를 내어 사제 촌에서 수종사로 이어지는 돌길을 따라 자주 걸으셨다고 한다.
수종사의 주지가 되어 사제촌(莎堤村)의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 선생을 인사차 찾아온 덕인(德仁) 스님에게 준 시에서 선생과 스님과 사제촌을 둘러싼 겨울 풍광이 그대로 드러난다.

운길산 스님이 사립문을 두드리네
앞 개울 얼어붙고 온 산은 백설인데
만첩청산에 쌍련대(雙練帶) 매었네
늘그막의 한가로움 누려봄 즉 하련만

운길산 산행은 매우 뜻깊은 하루였다. 많은 것을 보고 배워가는 산행이었음을 자부한다. 좀 가파르고 높은 산이었지만 경치가 빼어나고 아름다운 산이다. 운길산은 수종사란 역사의 한 토막을 간직한 절을 품고 있으며 한 번 더 다녀왔으면 하는 여운을 남게 하는 산이다. 운길산 1, 2편을 여기서 맺는다.

2020년 4월 12일

한영택

2020-05-29 16:46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운길산 정상에 오른 후 수종사로 발길을 재촉하셨군요. 수종사로 향하는 중 만난 다람쥐 한 마리가 작가님을 반겼으니 몹시도 반가웠겠습니다. 일전에 전 설악산 봉정암 오르다 다람쥐가 보여서 먹을 것을 주니 손등위로 올라옵디다. ㅎㅎㅎ

수종사에 전해지는 전설과 유래, 팔각오층석탑의 불보살상의 내용 잘 봅니다
주지가 되어 사제촌의 한음 이덕형 선생을 인사차 찾아온 덕인 스님에게 준 시가 좋습니다.
많은 것을 보고 배워가는 산행 여운을 남게 하는 산행이라 좋았겠습니다.

‘코로나19’가 수도권에서 조금씩 확산되는 추세네요. 건강관리 잘 하시고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작가님의 글에 다녀갑니다. 오월 끝자락 다가오는 6월에는 더 행복하십시오.


김상화	반갑습니다. 한영택 작가님 우길산은 참으로 아름다운 산입니다 정상도 아름답지만, 정상에서 눈길 가는 대로 바라본 풍광은 감히 어디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신비롭습니다. 이 아름다운 곳을 뒤로하고 돌아서려니 발길을 옮기기 조차 힘이 들었습니다. 수종사로 갈 때 다람쥐가 얼마나 귀엽던지 한참을 바라보았지요 5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수종사는 역사와 전설이 가득한 사찰입니다. 한영택 작가님 코로나 19가 아직도 모든 사람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젠 조심해야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5월 마지막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5/29 21:52

정찬열

2020-05-30 15:05

루수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제2편" 아름 다운 운길산 수종사의 역사와 전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이곳 운길산 수종사
소상하고 운치있게 엮어주신 산행기행문 즐감으로
배람했습니다.
항상 단체로 산행하시다 오직 즐겨하시면 혼자서도
아름다운 곳이라면 찾아가시고 기행문으로 남겨주시여
항상 고마움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역에 그칠줄모르고 또 발발하는 코로나에 항상
건안하시고 복되고 알찬 6월달이 되시길 빕니다.^*^


김상화	안녕하세요. 정찬열 작가님 이렇게 글로나마 만날 수 있어 반갑습니다 어제는 산을 다녀왔는데 갑자기 더워서 산행하는데 매우 어려웠습니다. 이젠 봄이 끝나고 여름이 온 듯하네요 작가님 요즈움은 코로나 19로 인해 단체 산행을 하지 못하고 혼자서 거의 가고 있습니다 때론 외롭기도 하지만 그런대로 재미있네요 사모님께서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하셨는데 언제 그런 끔찍한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작가님 아직 코로나 19가 떠날 준비를 안 합니다 늘 건강 유념하시고 가내 두루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5/3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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