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0-05-16 07:40

ㆍIP: 1.xxx.128

대모산은 서울 시민의 휴식처

대모산은 서울 시민의 휴식처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봄의 향기를 담아 엷은 햇살이 쏟아지는 아침이다. 봄 내음이 그리워 배낭 하나 메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새들의 아름다운 소리도 듣고 자연의 신비로움도 감상하고 싶다. 연두색으로 막 피어나는 나뭇잎도 보고 싶고, 사랑하는 임을 보고 반가움을 참지 못해 웃고 있는 꽃도 보고 그 향기도 음미 하고 싶다. 그들은 얼마나 향기롭고 아름다울까? 생각만 해도 입가엔 행복한 미소가 피어난다. 산을 걸으며 자연이 주는 봄 향기를 가슴에 가득 담아 올 것이다. 오늘은 우리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대모산으로 간다. 수십번을 다녀왔지만, 그곳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수필에 담아내지 못했다. 봄의 향기와 꽃의 향기도 담고 베일에 가려있는 자연의 신비로움도 마음껏 담아 올 것이다.

전철을 타고 갈까 걸어갈까 망설였다. 새벽에 석촌호수를 5km 걸었기 때문에 전철을 타고 가기로 했다. 9호선 전철을 타고 선정릉에서 분당선으로 갈아탔다. 그리곤 대모산역에 내렸다. 혼자서 콧노래를 부르며 대모산 정상을 향해 걷는다.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을까? 마치 오랜만에 반가운 임을 만난 기분이다. 너무도 기뻐 파란 하늘로 둥둥 날아갈 것만 같다.
숲이 우거지고 새가 노래하는 아름다운 대모산(大母山)은 강남구 일원동과 수서동, 개포동 일대에 있다. 나지막한 산으로 울창한 숲과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산이다. 올라가며 보니 도심 속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뿐 아니라 등산코스까지 잘 정비되어 있다. 이 산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도심 속의 자연공원이다.
필자는 산에 올 때면 늘 듣고 싶은 소리가 몇 개 있다. 그중 제일 듣고 싶은 소리는 청량하게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다. 그들이 모여 대화하는 소리와 지저귀는 소리는 아무리 들어도 신비롭게 들린다. 그리고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나뭇잎을 스쳐 가는 바람 소리다.

역시 산은 산인가 보다. 땀을 흘리며 힘들게 올라갈 때 산비탈에 피어있는 진달래꽃이 활짝 웃으며 반긴다. 그때 어디선가 날아온 까치 한 쌍 필자를 보고 반갑다고 짖어댄다. 또 이름 모르는 새들의 향기로운 노랫소리가 은은하게 들려 온다. 자연은 이렇게 보고 듣는 것이 아름답고 향기롭다. 그것뿐 아니라 곱게 피어서 이 산을 아름답게 장식할 꽃봉오리가 처녀 가슴처럼 나뭇가지 끝에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다. 야들야들하게 막 피어난 연두색 잎이 보이고, 새들이 정겹게 지저귀는 소리와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들려온다. 이렇게 감미로운 소리를 들을 때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이러한 기분을 맛보기 위해 필자는 등산하는지도 모른다. 오늘은 봄이 가져다준 자연의 향기를 마음껏 마실 것이다. 정상엔 많은 분이 모여 앉아 자연을 노래하며 기쁨을 나누지 않을까?

대모산(大母山)의 유래를 간단하게 적어본다. 대모산(大母山)은 옛날엔 "국수봉"이라고 불렸는데 언제부터 대모산으로 부르게 되었는지 확실치 않다. 대모산의 높이는 293m이고 산 모양이 늙은 할미와 같다 하여 할미산으로 불리다가 태종의 헌릉(獻陵)을 모신 후 어명으로 대모산(大母山)으로 고쳤다고 한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구전에 의하면 산 모양이 여승이 앉은 모습과 같다 하여 대모산(大母山)이라고 하는 설과 여자의 앞가슴 모양과 같다 하여 대모산(大母山)이라는 설이 있으며, 이산에는 불국사(약 사절)를 비롯하여 수질 좋은 약수터가 있다. 산 입구 쪽에는 각종 희귀나무 등을 심어 놓은 자연학습장이 있어 학생들의 야외교육장 및 주민들의 산책, 등산로로 사랑받고 있는 산이다.

불국사(佛國寺)는 강남의 남단 대모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창건연대는 고려 공민왕 2년(1353) 진정국사가 창건한 절이다. 창건 당시 사찰 이름은 약사 절이라 했다. 그런데 절 아랫마을 농부가 밭을 갈다 땅속에서 돌로 만든 부처님이 나와 마을 뒷산에 모시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진정국사가 현 위치에 절을 짓고 약사 부처님을 모신 절이라 해서 약사 절로 불리었다. 그 후 조선말 고종황제가 대모산 남쪽 헌인릉에 물이 나는 것을 보고 당시 주지 스님께 방지책을 문의하니 대모산 동쪽 현 성지 약수터에 수맥을 차단하면 된다고 하여 그렇게 하니 신기하게 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고맙게 여긴 고종 황제가 불국정토를 이루라는 뜻에서 불국사란 절 이름을 내렸다고 한다.

불국사는 6.25사변으로 인해 사찰이 소실되고 약사부처님만 남아 있었다. 1964년 관악산 삼막사 주지이던 권영선 스님에 의해 법당, 칠성각, 나한전, 요사채 2동이 건립되었다. 그 후 절이 낡고 협소하여 1993년부터 김영길 주지 스님에 의하여 약 3년간의 불사 끝에 나한전을 제외한 전 건물을 헐고 현 법당을 건립하였다. 그래서 본존 약사부처님을 모시고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상단 목 탱화와 신중 목조 탱화 등을 새로이 봉안하였다. 특히 약사부처님은 600년 이상 된 고불로서 원근 각처에서 기도 발원하여 소원을 이루고 가피를 입은 영험 있는 부처이다. 정교하게 조각된 목조 탱화는 문화적 가치가 있게 보인다. 불국사에서는 불교회관건립 및 종각 불사, 일주문, 석탑 등의 불사를 계속 추진할 예정이라 한다.
*불사(佛事)= 사찰의 건조, 불상의 조상, 불화의 조성 등을 가리키나 넓게는 승려에 대한 공양이나 각종 불교 행사 일반을 가리키기도 한다는 뜻이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도중 6살 정도의 어린 여아(女兒)를 보았다. 엄마 손을 잡고 올라가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예쁜지 마치 천사처럼 보여 한참을 바라보았다. 어찌 생각하면 안쓰러운 마음도 든다. 저렇게 어린아이가 이 높은 산에 와서 무엇을 느꼈으며 또 무엇을 배워갈 것인가? 엄마 손을 잡고 왔지만 얼마나 힘이 들까? 아마도 엄마 생각에는 스파르타식 교육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교육이란 뚜렷한 기준이 없다. 어린아이의 소질과 재능을 발굴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서 재능과 소질에 따라 그것을 잘살려 나가는 것이 참된 교육이 아닐까 생각된다. 교육은 늘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 스파르타 교육= 고대 스파르타에서 행하던 엄격한 훈련의 성격을 띤 교육 형태를 말함.
* 백년대계(百年大計)= 먼 장래까지 내다보고 세우는 큰 계획

필자는 자연의 신비로움에 흠뻑 빠져 있다. 그래서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흥얼거리며 정상까지 거의 왔을 때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같은 성당에 다니는 안변현(올리버) 형제를 거기서 만났다. 얼마나 반가운지 손을 꼭 잡고 한참을 머물렀다. 올리버 형제는 하산하려다 필자를 따라 정상에 다시 올라온다. 이것이 사랑이고 끈끈한 정인가 보다. 정상에서 몇 마디 대화를 나누며 서울의 아름다운 전경을 바라보았다. 역시 우리의 서울은 아름답다. 기념사진을 찍곤 하산하기 시작했다. 사랑이 담긴 봄 햇살이지만 그래도 덥다. 땀방울이 이마에 송골송골 맺는 느낌이다.

우리는 수서역 쪽으로 내려가다 수서 공원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하산한다. 거의 하산했을 때였다. 전에 보지 못했던 아파트촌이 눈에 들어온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 마을을 막 지나려 할 때 마을 한쪽엔 발굴한 유적지를 재현해 놓았다. 필자는 깜짝 놀라 샅샅이 살펴보았다. 보물을 만난 듯 기쁘기도 했다. 기와를 굽는 가마를 만들어 놓고 재현하는 모습을 형상화(形象化)했다. 전시장은 깔끔하게 단장해 놓았다.
* 형상화(形象化)= 형체로는 분명히 나타나지 않은 것을 어떤 방법이나 매체를 통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형상으로 나타내는 것

뜻하지 않은 수서의 유적을 알림판엔 다음과 같이 적어 놓았다
강남구 수서동 540번지 일원 대모산 북동쪽 사면부에 위치한 수서동 유적은 "수서동 절골 사지"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던 곳으로 서울주택 도시 공사에서 추진하는 세곡2 공공주택지구에 포함되어 2012년 3월부터 발굴 조사를 실시하여 2016년 10월 보존 조치를 완료하였다.
발굴 결과 북동쪽 1구역에서는 건물지 9기 및 부속 시설이 확인되었고, 남서쪽 2구역에서는 기와가마 4기와 가마 사용 이후 시기의 건물지 3기가 확인되었다.
대칭인 건물지들의 규칙적인 배치와 발굴된 연화문막새, 범어문막새로 보아 사찰 유적일 가능성이 크다. 명문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고지도와 문헌 사료로 볼 때 대모산 북쪽의 "봉헌사"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발굴된 용무늬 암막새로 보아 왕실 관련 시설일 가능성도 있다.
전용 기와가마를 설치하여 건물을 유지 보수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상당이 중요한 건물 유적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연화문막새= 조선시대 숫기와와 암기와 끝에 달려있는 기화임

오늘 산행은 봄 향기도 맛보고 새들의 아름다운 향연도 들었다. 6살 된 여자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산에 올라가는 모습은 마치 천사처럼 보여 감동이었다. 새로 발굴해 만들어 놓은 유적지도 보았다. 이것을 본 것만으로도 오늘 대모산 산행은 대단한 수확이다. 이러한 것들은 마음에 행복이 아름답게 물들어 있지 않으면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행복하게 산행했음을 자부한다.

2020년 4월 11일

한영택

2020-05-17 08:52

김상화 시인님 안녕하세요?
이번엔 대모산으로 가셨군요. 살면서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아간다는 건 큰 행복입니다.
대모산 자락에 자리 잡은 불국사의 유래와 불국정토를 이루라는 뜻으로 지어진 불국사의 역사와 오늘날 이르기까지 내용 잘 봅니다. 새들의 지저귐 꽃향기 물씬 풍기는 장미의 계절에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 속에 즐거운 산행이 되셨습니다.

늘 기쁨으로 가득 채우시는 행복한 산행길 이어가십시오
휴일 잘 보내시고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김상화	감사합니다. 한영택 작가님 년 이틀 동안 산을 다녀왔더니 좀 피곤했나 봅니다. 매번 좋은 말씀 전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글이라는 것은 독자의 마음을 감동을 줘야 하는데 그렇게 쓰는 재주가 없나 봅니다 아름다운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더 좋은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영택 작가님 아직도 코로나 19를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늘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5/18 13:00

전병일

2020-05-19 18:06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서울시민의 휴식처 대모산을 가셨군요
산의 지명이 여러가지 유래가 있고 불국사도 대모산자락에도 있군요
미세먼지와 송홧가루 비가와서 모처럼 깨끗한 초록의 산야를 볼수가 있네요
아름다운 산행 엔돌핀 듬북받고 오셨네요
오월의 중하반 건강 유의하시고
여름행사때 만나뵙기를 소원합니다
행복한시간 되세요...


김상화	반갑습니다. 전병일 작가님 요즈음 농사 철이라 많이 바쁘시리라 봅니다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물고기가 넓은 물을 만나면 좋아하듯 나 역시 연휴를 맞이하니 내 세상인 양 4일을 산행했습니다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런데도 임신 7개월 된 뱃살은 그대로 있네요. ㅎ 작가님 이 아름다운 5월 즐겁고 행복한 달 되시기 바랍니다 아직도 코로나 19가 극성입니다. 항상 조심하시고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5/20 00:28

정대수

2020-05-22 16:20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대모산을 다녀오신 작품이군요.
서울 도심에 이런 산들이 있다는 것은 아마도 축복일 것입니다.
그래서 운동을 많이 해서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난히 코로나에 강하다는...ㅎ
불국사가 경주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대모산에도 있었네요.
새롭게 알게되는 부분도 덕분에 많았습니다.
늘 안전산행 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대수 작가님 오늘은 초여름처럼 더위가 밀려왔습니다. 작가님 말씀처럼 서울 사람은 복이 많습니다 근교에 아름답고 유명한 산들이 둘러싸여 있습니다. 도봉산 관악산 북한산 등 많은 산이 있습니다 정대수 작가님 아직도 코로나 19가 극성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 각자가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늘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5/23 17:41

구름이 가다가 운길산(雲吉山)에 걸려 쉬어 갔다네(제1편)

백봉산(柏峰山)의 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