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0-03-16 06:43

ㆍIP: 1.xxx.128

봄 내음을 즐기며 오른 검단산(檢丹山) (제1편)

봄 내음을 즐기며 오른 검단산(檢丹山)
(기행 수필 제1편)

루수/김상화

구름이 하늘을 엷게 덮었다. 쌀쌀한 날씨지만 상쾌한 기분이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오늘은 산행을 하면서 새 생명이 탄생하는 신비로움과 봄이 오는 기쁜 소식을 보고 또 듣고 올 것이다. 그토록 산행하는 것을 좋아하였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근 한 달 보름이나 가지 못했다. 모든 산악회가 그로 인해 활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매주 주말이 되면 산 사나이가 되고 싶었다. 산행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건강을 위해 서다. 신선한 공기도 마실 수 있고 자연과 대화하며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오랫동안 산을 타지 못하니 몸살이 날 지경이다. 필자는 일생동안 꼭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이것은 나에게 주어진 운명인지도 모른다. 긴 세월을 자신과 싸우며 우리나라 300대 명산을 수필에 담아보겠다는 나와의 굳은 약속이다. 이 작업을 시작한 지가 어언 1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앞으로도 4~5년은 더 산을 오르 내리며 작업을 해야 끝맺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산을 좋아하는 모든 분들과 후세를 위해 기필코 해내고 말 것이다. 필자 생각엔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수필에 담아내는 글이 아닌가 싶다.

어느 산이나 그 나름대로 매력적인 보물을 간직하고 있다. 그것을 접할 때마다 경이로운 생각을 해본다. 자연을 감상한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자연은 거짓이 없다. 눈에 보이는 순수함 그대로다. 그래서 누구나 자연을 갈구(渴求)하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러한 무리의 한 사람이다. 오늘은 등산하며 내 몸에 숨어있는 못된 욕심과 악한 마음 정제되지 못한 모든 것들을 깨끗이 씻어 내고 싶다. 그래야 내 몸이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숨어있는 그러한 마음을 청소하기 위해 미지의 세계를 가는지도 모른다. 등산은 외롭기도 하고 보람도 느끼지만, 또한 고통과 위험도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신 뒤 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필자는 산에 가면 감미롭게 조잘대는 새소리, 태고의 전설을 싣고 졸졸 흘러 내려오는 물소리, 자연과 노래하며 불어오는 바람 소리를 듣는다. 이렇게 자연의 신비로운 소리를 들을 때면 무아지경(無我之境)으로 빠지고 만다. 자연의 소리는 아무리 들어도 신비로움 그 자체다. 또 때로는 필자가 자연과의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하늘에서 내려준 복이다. 누가 아름다운 보석을 선물로 준대고 해도 이것보다 더 기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송광 김문환 선생과 함께 검단산을 가기로 약속했다. 잠실역에서 그곳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한다. 30-5나 30-3번 버스라고 한다.

잠실역에서 8시 50분에 출발한다기에 그 버스를 타려고 석촌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걸었다. 봄기운을 먹은 벚나무들은 머지않아 꽃을 피울 준비가 한창이다. 호수의 파란 물엔 몇 마리의 백조처럼 보이는 흰 오리가 유유히 물을 가르며 즐긴다. 참으로 평화로운 석촌 호수다. 잠실역 7번 출구에서 송광(松光) 선생을 만났다. 담소를 하며 얼마 기다리지 않아 버스를 탔다. 오늘은 신선한 공기를 맞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기쁨의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너무도 상쾌한 기분이다. 40여 분 달리던 버스는 검단산 입구에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앞까지 왔다. 여기서 하차를 했다. 송광 선생께서 산울림 산악회 서용오 산 대장이 온다고 기다리자고 한다. 우리는 싸늘한 바람을 마시며 약 30분 이상을 기다린 것 같다. 드디어 서 대장이 버스에서 내린다. 미남인 서 대장을 모처럼 만나니 기쁘다. 오늘은 함께 마음껏 즐길 것이다.

우리 세 사람은 검단산(檢丹山)의 정상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검단산(檢丹山) 입구부터 신작로처럼 길이 넓다. 아기자기한 오솔길을 걸으며 봄이 오는 기쁨을 만끽하고도 싶고 봄의 찬가를 부르고 싶었다. 또 파릇파릇하게 돋아나기 시작한 신선한 아기 새싹들을 보고 싶었는데 신작로를 걸으니 그러한 마음은 산산조각이 난다. 그러던 찰라, 송광(松光) 선생께서 오른쪽 샛길로 들어선다. 역시 산의 대가로 리더답게 움직이신다. 걷다 보니 양지바른 곳에는 성미 급한 풀들이 봄 내음을 맞고 뾰족뾰족 신비롭게 올라오기 시작한다. 봄은 역시 봄이다. 엄마 뱃속인 줄 알고 겨우내 땅속에서 잉태된 식물들이 앞다퉈 올라오기 시작한다. 무럭무럭 자라 아름답게 꽃도 피고 탐스럽게 열매도 맺을 것이다. 봄은 역시 이러한 것들을 세상 밖으로 인도한다. 나무들도 잎과 꽃을 피우려고 몽우리를 맺었다. 마치 처녀 젖가슴처럼 볼록하고 예쁘게 부풀려 있다. 봄은 이렇게 세상을 변화시킨다. 그러니 얼마나 좋은가!!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광경을 보기 위해 봄을 기다리나 보다.

산이 매우 가파르다. 깔딱고개가 시작된다. 매주 산행을 하다 몇 개월 산행하지 않아서인지 몸이 무겁고 몹시 힘이 든다. 두 분은 약 30m 앞에서 사뿐사뿐 걷는다. 너무도 부럽다. 한편 생각하니 약도 오른다. 그러나 어찌하랴, 나이 먹음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글을 쓰기 위해 사진을 찍다 보니 항상 뒤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위안 삼는다. 걷는 것은 나의 몸에 보약을 공급하는 것이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 이마에선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울퉁불퉁한 돌길이라 걷기가 더욱 힘이 든다. 유길준(兪吉濬) 선생 묘까지 왔다. 선생의 묘까지 자동차가 다닐 정도로 넓다. 그런데 우리는 한적한 오솔길을 택해서 걸었다. 내려다보이는 선생의 유택(幽宅)을 한참 바라보았다. 우리나라에 새로운 신문화를 전파한 훌륭한 선생님이셨는데 하며 속으로 선생의 업적을 생각하며 걷는다.

유길준(兪吉濬) 선생에 대해 잠시 알아본다. 구당(矩堂) 유길준(兪吉濬) 선생은 1856년 10월 24일 서울 계동에서 태어났다. 선생은 전통 한학(漢學)을 배우며 성장했다. 11세 되던 1866년에 프랑스 함대가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한 것을 구실 삼아 강화도를 점령하였다. 이때 그의 가족은 선영(先瑩)이 있는 경기도 광주로 피난했다. 선생은 우리나라 최초의 일본 미국 유학생이다. 실학과 관련한 서적을 탐독했다. 19세 되든 해는 과거 시험을 포기하고 개화의 뜻을 둔 김옥균 박영효 서광범 등과 교류하였다. 근대한국사의 선각자이며 계몽사상가이다. 한국 최초의 미국 국비유학생으로 서양의 정치, 사회, 문화, 교육제도 등 선진화된 문물을 국내에 알렸으며 서유견문(西遊見聞)과 국한문혼용(國漢文混用) 문법책인 대한문전(大韓文典)의 저자다. 1894년 근대화를 위한 갑오개혁이 추진되자 선생은 내각 총리, 내부협판(內部協辦), 내부대신(內部大臣) 등 여러 직책을 맡아 조선의 정치 개혁을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그러나 을미사변(1895:명성황후 시해 사건), 아관파천(1895) 등 국내외 정세가 급변하면서 이러한 노력은 거두지 못하고 보수와 친 러시아 세력의 보복을 피해 일본으로 망명했다. 선생은 교육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하셨으며 특히 그 근본은 여성에게 있음을 설파하셨다.
*내부협판(內部協辦)=조선 말기, 내부대신의 바로 아래 벼슬
*내부대신(內部大臣)= 조선 말기, 내무행정을 맡아보던 내부의 으뜸 벼슬
*아관파천(俄館播遷)= 조선 말기인 1896년 2월 11일부터 다음 해 2월 25일까지 고종 황제와 세자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옮겨서 거처한 사건

제1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제 2편에서는 정상의 아름다움을 그려낼 것이다.

2020년 03월 07일

한영택

2020-03-16 16:41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한동안의 공백을 깨고 모처럼 검단산 산행을 하셨군요
요즘 단체 활동을 못 하니 개별로 움직이심이 안전하다 생각되네요
300대 명산을 오르고 기행수필로 남기시겠다는 작가님의 의지에 박수를 보냅니다
기록으로 남김도 좋지만, 건강을 위해서 자주 산을 찾으심도 좋겠습니다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들으며 봄기운에 생기가 도는 숲길 걸으며
잠시라도 어려운 현실을 잊게 되니 얼마나 좋겠는지요?

유길준 선생에 대한 행적에 이어 검단산 정상에서의 아름다운 기행수필 기대해봅니다
‘코로나19’ 국내도 심각하지만, 외국에서는 더 심각한 상황이 닥치고 있네요
지금의 어려운 고비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건안 건필하십시오.


김상화	반갑습니다. 한영택 작가님 첫 번째로 제방을 방문하셨네요 대단히 감사합니다 300대 명산을 글로 남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작가님 말 마따나 좋은 공기 마시고 자연과 대화하러 산을 간다고 생각하면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300대 명산을 10년 전에 시작은 했지만,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 때로는 짜증도 난답니다 그러나 시작한 것 끝은 맺어야 하겠지요 작가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코로나 항상 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3/16 21:20

전병일

2020-03-17 07:41

루수작가님 안녕하세요
코로나에 멈추었던 산행 시작하셨군요
저도 산을 오르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지만은 마음대로 안되네요
산악회에 가입하였다면 일정대로 산에 가겠지요
혼자 산행한다는것은 마음의 결심이 확고해야 갈수가 있지요

300대 명산 기행수필 기록에 도전하는 작가님을 존경합니다
그 목적 달성을 위해 응원합니다
그래도 건강해야 그 목적을 달성할수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향필 하시길 기원합니다...


김상화	고맙습니다. 전병길 작가님 코로나로 인해 약 2개월간 산행을 하지 못햇습니다. 너무도 힘든 세월이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중단할 수 없어 대여섯 명이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곳부터 다녀오려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안정을 조금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작가님께서 응원해 주신 덕분이라 봅니다. 전병일 작가님 코로나 잘 이겨 내시고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3/17 12:26

정대수

2020-03-17 13:02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검단산을 다녀오신 후기군요.
참 좋은 산행을 하셨습니다.
저도 다녀온지가 오래되었는데 감회가 새롭습니다.
코로나19에 건강에 유의하시고요.
다녀가신 걸음 고맙습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대수 작가님 다녀가신 발걸음 고맙습니다. 저는 수필에 산만 담아낸답니다. 처음 오셔서 좀 낯설겠지만 좀 지나면 친숙해집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마음 놓고 다닐 수가 없네요 아무쪼록 건강과 행복 행운이 늘 함께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3/17 23:51

검단산(檢丹山) 정상에서 바라본 세상은 천당 같다 (검단산 제2편)

축서사(鷲棲寺)를 품고 있는 문수산 (제2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