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0-05-2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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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가다가 운길산(雲吉山)에 걸려 쉬어 갔다네(제1편)

구름이 가다가 운길산(雲吉山)에 걸려 쉬어 갔다네
(운길산 제1편)

루수/김상화

운길산은 얼마나 아름다운 산일까? 구름이 가다가 산에 걸려 멈춘 곳이 운길산이라 한다. 오늘은 운길산(雲吉山)에 걸려 길을 잃은 구름과 벗이 되어 놀다 오고 싶다. 그곳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고독도 사랑으로 품고 즐길 것이다. 상상의 나래를 달고 꿈을 꾸듯 집을 나섰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운길산(雲吉山)이기에 두려움이 앞선다. 험하지는 않을까? 나 혼자 감당 할 수 있는 산일까? 여하튼 한 줄의 글이라도 쓰기 위해선 아무리 험하고 위험이 닥친다 해도 가야 한다. 산 사나이는 그러한 것을 두려워한다면 애당초 산에 대한 기행 수필 쓰기를 시작하지 말았어야 한다. 가자!! 운길산(雲吉山)으로~^^

필자는 고독을 벗 삼고 외로움을 달래며 하루의 일과를 시작할 것이다. 잠실역에서 전철을 타고 왕십리역까지 왔다. 여기서 경의 중앙선으로 갈아타고 운길산역까지 간다. 바로 전철이 오기에 무심코 올랐다. 전철 안에서 하루의 일과를 설계하고 있을 때였다. 무심코 밖을 내다보니 수색역이 보인다. 웬 수색역!! 하며 깜짝 놀라 일어나 전철 노선도를 보았다. 전철을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을 탄 것이다. 무려 열 한 정거장을 더 왔다. 아마도 20분 정도는 온 것 같다. 아침부터 내가 왜 이러지, 하며 그때서야 정신이 든다. 여기서 다시 전철을 바꿔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를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래, 그럴 수도 있다. 아차 하는 순간에 발생한 일을 어찌하겠는가!! 인생은 뜬구름인 것을!! 약 한 시간 정도 늦게 갈 따름이다. 그것으로 인해 내 인생의 여정에 금이 가지 않을 것이다. 혼자서 위로하고 달래며 운길산(雲吉山)역까지 왔다. 지금부터 고독과 싸워야 한다. 여기서부터 산 정상까지 외로움에 싸여 고독과 싸우기보다는 친구가 되어 올라갈 것이다. 몇 분의 등산객이 앞에 가기에 혹시 잘못 길을 들지 않았나 의심스러워 물어보았다. 이 길로 가는 것이 맞는다고 한다. 10여 호에 불과한 마을을 지나니 운길산 등산길이 나온다.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조그마한 개울을 건넌다. 개울엔 물이 거의 마른 상태다. 심심하지 않으려고 콧노래도 부르며 걷는다. 그때 날쌘 동물 한 마리가 쏜살같이 나무 위로 올라간다. 청설모같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청설모보다 덩치가 크고 잘 생겼다. 검은 털로 치장한 이놈은 윤기까지 흐른다. 도대체 이놈의 정체는 무엇이며 어떤 동물일까 하고 궁금하게 생각했다. 그때 어떤 분이 담비다!! 하고 외친다. 정확하진 않지만, 그때야 담비라는 것을 알았다.
이 산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 등산객이 불과 네다섯 명밖에 보이지 않는다. 운길산(雲吉山)은 흙으로 이루어진 산인 것 같다. 위험한 곳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매우 가파른 산이라 올라가기가 힘들다. 오솔길엔 봄꽃들이 향기롭게 피어 있지만, 발자국을 뛸 때마다 흙먼지가 펄펄 나른다.
*담비= 족제빗과에 속하는 동물로 한자어로는 산달(山獺)이라고도 하며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담비에는 산달과 검은담비 2종이 있다. 검은담비는 족제비와 비슷하나 몸집이 다소 커서 60㎝ 정도 된다.

8부 능선까지 올라왔을 때다. 진달래 아가씨가 필자를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쉬어가라 한다. 가파른 깔딱 고개를 올라오느라 힘이 들어 거친 숨을 토해낸다. 이마에선 땀이 뚝뚝 떨어진다. 깔딱 고개를 올라오느라 조금 지친 필자를 본 진달래는 안쓰러웠나 보다. 피로를 풀겸 예쁜 진달래 아기씨 곁으로 가서 앉았다. 그 아가씨는 빙그레 웃으며 잘 오셨다고 수줍게 말을 한다. 그러면서 필자를 바라보곤 피로가 빨리 풀리라고 고운 향기를 뿜어 내준다.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다.
그렇게 행복한 순간을 맞이한 필자는 잠시 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하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반할 정도로 아름다운 조망이 눈 앞에 펼쳐진다. 구름이 가다가 이 산에 걸려서 멈췄다고 해서 운길산이라 하니 얼마나 아름다운 산인가!!
그런데 이산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 것은 강원도 금강산에서 발원하여 화천, 춘천을 거쳐 약 371km를 흘러 내려온 북한강물과 대덕산에서 발원하여 영월, 충주를 거쳐 흘러 내려온 남한강물이 서로 만나는 지점에 있어 산수(山水)가 수려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 냈기에 아름다운 것 같다.

필자는 진달래 아기씨의 고운 향기를 맡고부터 잠시 피곤도 잊은 채 행복에 빠져들었다. 아름다운 전경이 산 아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쏟아지는 행복을 주체할 수 없었다.
감당하지 못할 행복을 가슴에 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데크로 된 계단을 뚜벅뚜벅 걸어 올라간다. 정상을 오르기가 깔딱고개라 힘들었나 보다. 햇살이 쏟아져 더운 데다 올라가느라 힘이 들어 몸에서는 땀이 정신없이 흘러내린다. 정상 30m 전방까지 올라왔다. 정상에 세워놓은 표지석이 필자를 기다리는 듯 바라보고 있다. 필자도 표지석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 반가움이 솟구쳐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정상까지 힘겹게 올라왔다. 너무도 기뻐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 밀려온다. 정상은 300평 정도 나무 데크를 깔아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무엇보다 필자는 정상 표지석과 상봉하는 것이 제일 기쁘다. 표지석으로 달려가 반갑게 끌어안았다. 왜 이리도 행복할까? 정상 표지석은 운길산이라고 한 글로 썼고 그 밑에 610m라고 새겨 놓았다. 정상에 올라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표지석이 늘 사랑하는 애인처럼 느껴진다. 이곳에 있는 표지석도 다른 산과 다를 바 없이 사랑하는 애인이다. 그 애인과 입맞춤도 하고 함께 사랑스럽게 기념사진도 찍었다. 마침 그 자리엔 송파에서 오신 박정규 님 부부가 계셨다. 이곳에서 처음 보는 분들이다. 그런데 얼마나 친절한지 그분께서 사진까지 찍어주신다. 같은 송파구에서 왔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데 사진까지 찍어 주니 얼마나 고마웠겠는가!!

기념사진을 찍고 사방을 바라보았다. 이곳에서 바라본 세상은 온몸에 전율이 흐를 만큼 아름답다. 눈길이 가는 곳마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풍광이 놀라울 정도로 신비에 싸여있다. 대자연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산의 능선이 꾸불꾸불 곡선을 그리듯 아름답게 펼쳐진다. 그 가운데 파란 강물이 유유히 흐른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친 양수리 두물머리가 한눈에 보이는가 하면 물의 정원과 북한강 철교로 기차가 달리는 것을 바라보았을 땐 참으로 환상적이다. 아름다운 전경이 눈앞에 보이고 또 움직이는데 어찌 환상적이라 하지 않겠는가!

운길산 1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2편에서는 하산하는 장면과 수종사의 역사와 전경 그리고 전설을 그려낼 것이다.

2020년 4월 12일

정찬열

2020-05-24 16:36

안녕하세요
루수 김상화 작가님~!
오랜만에 산악회원과 함께 하실수가 없어
너무친한 산과 동무하시기 위헤 가쁜걸음에
지하철 역방향까지 반대방향을 달렸네요

얼마나 산을 좋아하신지 알수 있을듯합니다.
작가님이 올려주신 기행문덕분에 가만히 앉아
반가운 산행을 하는 우리가 아닌가요
높은 산에는 한참 연분홍 진달래가 한창이겠지요

5월도 끝마무리 해애하는 한주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고
알차고 보람있는 산해이 되시길 바랍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답글이 늦어 대단히 미안합니다. 그놈의 코로나 19로 인해 산에 가는 단체가 모두 중단입니다 아무리 산행을 하고 싶어도 회원이 오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혼자서 전철로 갈 수 있는 곳을 택해 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그런대로 재미가 있네요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일 년 12개월 중 가장 살기 좋은 계절의 여왕 5월도 마지막 주일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5월도 행복과 건강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5/26 21:22

한영택

2020-05-24 18:38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산을 참 좋아하십니다.
아직도 산악회를 통한 산행이 어려우니 혼자 나서는 불편함도 더러 있겠습니다. 운길산이라~~~
정상에 올라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친 양수리 두물머리와 물의 정원, 북한강 철교로 달리는 기차를 보면
구름도 가다가 산에 걸려 멈출만하겠습니다. 아름다운 산이군요.

‘코로나19’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나 했는데, 이태원 클럽 발 확진자의 산발적 발생으로 또 경제활동이 위축되려합니다. 지루한 싸움은 계속될 거 같네요. 암튼 산이라도 찾으며 무료함을 달래고 건강을 지켜야 하겠습니다. 건필하시고 건강하십시오.


김상화	안녕하세요. 한영택 작가님 산을 좋아는 사람이 마음껏 갈 수가 없습니다 코로나 19가 삶의 형태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바로 끝이 날 일이 이닌둥 싶네요 이젠 걸리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는 수 밖엔 없습니다 작가님 지금 저는 혼자서 전철이 다니는 곳만 찾아 산행합니다 그것도 그런대로 다니고 보니 재미가 있네요 작가님 바쁘심에도 오셔서 댓글 주시니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도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5/26 21:53

전병일

2020-05-26 10:03

루수 작가님 안녕하세요
이번 산행은 구름이 가다가 쉬어간다는 운길산에 다녀오셨군요
그곳에서 진달래 아가씨와 눈을 마추고 멸종위기 담비도 보고
왔으니 행운을 가지고 오셨군요
아름다운 기행수필 작가님을 통해서 만날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운길산 제2편을 기대하겠습니다
오월의 끝자락 마무리 잘하시고 항상 안전산행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상화 작가님


김상화	반갑습니다. 전병일 작가님 많이 바쁘셨지요 요지음은 가보고 싶은 산을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혼자서 전철을 타고 갈 수 있는 곳만 명산을 찾아 다닙니다. 그런대로 그것도 재미가 있네요 빨리 코로나 19가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요 전병일 작가님 바쁘심에도 고운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5/26 22:02

아름다운 운길산 수종사의 역사와 전설(운길산 제2편)

대모산은 서울 시민의 휴식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