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0-04-2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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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혼이 녹아 있는 아차산과 용마산 (아차산 제1편)

고구려의 혼이 녹아 있는 아차산과 용마산
(아차산 제1편)

루수/김상화

아차산(阿且山)을 가자. 따사로운 봄 햇살이 외로운 내 영혼을 감싸주는구나!! 오늘은 해피 가족과 함께 그 영혼을 마음껏 불살라 보고 싶다. 아차산은 어떠한 산인가? 고구려의 혼(魂)이 녹아 있는 산이 아니던가!! 삼국시대 전쟁을 하느라 여기저기 무수히 많은 흔적을 남겨놓은 애처로운 산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서울 시민과 구리시민의 휴식처(休息處)이자 연인들이 속삭이는 사랑의 동산이다. 서울과 구리시에 걸쳐 있는 아차산은 해발 295.7m의 야트막한 산으로 산세가 험하지 않아 시민들이 가족동반 해서 가벼운 산행을 하려고 수시로 찾는 곳이다. 그리고 사랑이 고픈 연인들은 사랑을 속삭이기 위해 이 산을 오른다. 그때 유유히 흐르는 한강 물을 바라만 보아도 사랑이란 묘한 감정이 온몸에 녹아내릴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것 때문에 이산을 좋아하고 찾는 것이 아닐까?

약 50분 정도 등산로를 오르면 한강과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이고 동쪽으로는 구리시가 내려다보인다. 몇 년 전 정월 초하루 새벽에 이곳을 와서 해맞이를 한 적이 있다. 새벽부터 몰려든 서울 시민들의 표정을 필자는 유심히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간절히 무엇인가를 원하는 표정이 지금도 생각이 난다. 그때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 동쪽에서 하늘로 솟아오르는 태양은 마치 둥근 불덩어리였다. 그 찬란한 광경을 바라보며 소원을 비는 시민들의 모습이 너무도 진지해 보였다. 그래서 그 모습을 필자는 영영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신비롭고도 황홀하게 떠오르는 태양으로부터 무엇을 구하려고 소원을 비는 것일까? 그때는 마치 태양이 신처럼 보였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고 나라의 안녕을 비는 참모습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이다.

올라가다 보니 알림판에는 아차산의 유래에 대해 코믹하게 적어놓았다. 옛날에 삼청동에 점을 잘 친다는 사람이 있어서 임금이 그 사람을 불러들였다. "네가 점을 잘 친다고 하니 한번 쳐봐라." 하고는 통 속에 쥐 한 마리를 감춰 놓고 "이 안에 있는 쥐가 몇 마리냐?" 하고 물었다. 이에 그 점쟁이는 세 마리가 들었다고 대답했다. "나쁜 놈!" 한 마리인데 세 마리가 들었다고 하니 이놈을 죽여버려라."라고 임금이 말했다. 여러 장정이 달려들어서 그 점쟁이를 붙잡아 나 간 후 임금이 이상해서 쥐를 잡아 배를 갈라보니 새끼가 두 마리 있었다. 그래서 임금은 사람을 급히 보내 죽이지 말라고 했는데, 달려가면서 이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손을 들어 표시하는 것을 본 백정이 빨리 죽이라는 것인 줄 알고 죽여버렸다. 그래서 아차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아차산성에 대해 적어본다. 사적 제234호다. 삼국사기에는 아단성(阿旦城), 또는 아차성(阿嵯城)이라고 했다. "삼국사기"에 이 성을 286년에는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이 성을 빼앗았으며, 475년에는 백제 개로왕이 이 성 아래에서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1997년과 1999년에 성벽과 성 내 부에 대한 조사가 부분적으로 이루어졌다. 아차산성은 부정 육각형의 포곡식 산성으로 둘레는 1km가 조금 넘는다. 성벽은 높이 7m가량으로 추정되는데 안팎 모두 잘 다듬은 돌로 쌓았다. 성벽 바깥쪽 기저부는 별도의 보강 성벽을 쌓은 후 흙으로 다져서 덮었다. 해발 203m의 북쪽 모서리 가장 높은 곳에는 장대가 설치되어 있고, 동, 서, 남쪽에 문 지가 남아 있다.
계단상 지형을 이루고 있는 성 내부에서 여러 기의 건물터와 연못, 우물, 배수구 등이 확인되었다. 기록에 따르면 아차산성은 백제가 수도 한성을 방어하기 위해 쌓았으나 나중에 고구려와 신라가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아있는 성벽과 시설물들은 7세기 이후 신라가 축조한 것이다. 이 산성은 한강 유역을 둘러싼 삼국의 각축을 보여 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따사로운 햇살을 먹고 솟아오르는 식물들은 머지않아 이 산을 파란 숲으로 만들 것이다. 경쟁하듯 자기가 더 빨리 자랄 것이라고 외쳐댄다. 사람만 경쟁하는 것이 아닌가 보다. 하물며 식물까지도 경쟁하니 조물주께서는 생명을 가진 모든 것에 경쟁하도록 만들어 놓았나 보다.
대성암 쪽으로 걸었다. 그때 대성암 쌀바위란 희한한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의 대성암 자리는 삼국시대 신라의 유명한 승려인 의상대사가 도를 닦던 곳이었다. 의상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이 대사의 가르침을 받으려고 찾아왔으며, 수도 자리 뒤의 바위 구멍에서는 쌀이 나와 많은 사람에게 공양 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밥을 짓는 사람이 하늘이 내려준 이 천공 미(米)를 좀 더 많이 얻고자 욕심내 바위 구멍을 더 크게 넓히려고 하자 쌀이 하나도 나오지 않고 쌀뜨물과 타버린 쌀이 수삼일 동안 나오다가 멎었다. 그리고 그 뒤로는 다시는 쌀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아차산(阿且山)은 다른 산에 비해 보루(堡壘)가 많이 있다. 아차산 일대 보루군(阿且山一帶堡壘群)이란, 이곳 아차산은 용마산과 망우산 등 주변 산지와 연결되어 있고, 조선 시대까지는 이 모두를 아차산이라고 불렀다. 아차산에는 능선을 따라 작은 봉우리마다 "보루(堡壘)"라고 하는 군사유적이 있다.
보루(堡壘)란, 적을 막거나 적의 움직임을 살피기 위해 주로 산꼭대기에 만들어진 요새를 말한다. 점령지로서 일반인이 거주했던 산성과 달리 교통로 확보를 위해 주변 전망과 감시를 주로 하는 곳이었으며, 여러 개가 조를 이루고 있다.

아차산(阿且山)의 보루들은 삼국시대 고구려가 만든 것으로, 475년 고구려(장수왕 63년)가 한강 유역에 진출한 후 551년 신라와 백제에 의해 물러날 때까지 사용되었다. 삼국시대 한강 유역은 백제와 신라에게는 중국과 교류할 수 있는 교통로로서 매우 중요하였고, 4세기 중반 이후부터 남진 정책을 펼치던 고구려에게도 한강 남쪽 공략을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만 하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특히, 아차산의 보루군은 백제 한성기(漢城期)의 도성(都城)인 풍납토성과 한강 건너 남쪽 지역이 한눈에 조망되는 곳에 있어, 한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 관계에 있었던 당시의 고구려와 백제의 긴장된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아차산에 산재한 약 20여 개의 보루는 각각의 위치에 따라 저마다의 기능이 있다. 가장 북쪽의 수락산 보류에서는 남쪽의 아차산 일대가 잘 보이며, 임진강 유역으로부터 양주 분지, 중랑천, 한강 유역에 이르는 고대 교통로를 감시하기에 적당하다. 망우산 보루에서는 북쪽 의정부에 이르는 길목까지 볼 수 있고, 용마산 보루들은 중랑천 일대를 방어하기에 적당하며, 아차산 줄기의 보루들은 왕숙천변을 방어하기에 유리하다. 한강 변의 낮은 구릉에도 지금은 사라졌지만, 구의동 보루와 자양동 보루가 있어 아차산 일대와 한강 변 평지를 조망할 수 있었다.

등산하며 곳곳에 새겨놓은 알림판을 유심히 보았다. 아차산 일대는 삼국시대 고구려·백제·신라가 국운을 걸고 싸움을 벌였던 최대의 격전지다.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한성을 방위하던 제1의 요새인 아차산성과 적의 움직임을 살피기 위해 산꼭대기에 만든 군사시설 보루군은 아차산의 아픈 과거 역사를 그대로 나타낸다. 정상에서 바라본 풍광은 감히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하나 되어 유유히 흐르는 장면은 정상에 올라가서 보지 않고는 감히 말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구리 토평벌과 예봉산 검단산을 에워싸듯 흐르는 한강 물은 서울 시민과 구리시민의 애환(哀歡)을 싣고 무심히 흐른다. 한강 둔치엔 봄이 왔다고 노란 유채꽃이 바람이 부는 대로 물결친다. 아마도 가을이면 이곳엔 코스모스 살랑살랑 춤추는 광경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차산에서 바라본 광경은 필자에게 감동을 안겨주는구나!!

눈길이 가는 곳마다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진달래는 연분홍 치마를 입고 바람이 부는 대로 나부끼며 향기를 토해낸다. 젊은 연인들은 사랑을 속삭이기 바쁘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물밀듯 모여든 인파의 열기는 대단하다. 이렇게 아차산은 가족 간에 사랑 연인 간에 사랑 동료의 사랑 친구 간에 사랑의 열기로 가득하다. 아차산 제1편은 여기서 마무리한다.

2020년 04월 04일

한영택

2020-04-25 09:43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시민들의 휴식처와 연인들의 만남의 장소 아차산에 가셨군요
서울 근교라 쉽게 찾을 수 있고, 해맞이 장소에다 야경은 더 황홀하겠습니다
겉만 보고 속은 볼 줄 모르는 아둔함 ‘아차산’ 잘못을 저질렀군요. ㅎㅎㅎ
꽃샘추위에 냉해를 입은 봄꽃이 피다가 시들어 피해가 많습니다
피는 꽃도 적당한 수분과 따스함을 필요로하겠지요?
아차산 다녀온 작가님의 글 다녀갑니다
즐겁고 행복한 연휴 보내십시오.


김상화	반갑습니다. 한영택 작가님 바쁘심에도 한 걸음에 달려 어셨네요 계절답지 않게 추위가 몰아칩니다 서울엔 콩알만 한 우박도 내렸답니다 작가님 집에서 가장 가까운 산을 등한시한 것 같아 그래서 요즈음은 서울 근교에 있는 산을 다니고 있습니다 한영택 작가님 아직 코로나 19가 물러가지 않고 있네요 좀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합니다 늘 건강 잘 살피시기 바랍니다	4/26 07:41

전병일

2020-04-27 11:53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아차산을 다녀오셨군요
초록의 싱그러운 봄산행 생명의 힘찬 기운 많이 담아 오셨겠군요
저는 산을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마음만 저편에 쌓아놓고
농번기를 지나고 농한기에 모아서 간답니다
요즘 고르지 못한 일기에 산불까지 겹치네요

사월의 끝자락 건강유의 하시고
행복 가득한 오월 되세요~~^^


김상화	감사합니다. 전병일 작가님 벌써 4월도 마지막 월요일이네요 그러고 보니 올 한 해가 삼 분의 일이 가버렸습니다 농번기라 매우 바쁘시겠습니다. 아직 코로나 19가 잠들지 않고 있네요 늘 코로나 19 조심하시고 행복과 행운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4/27 22:18

고구려의 혼(魂)이 잠든 사랑의 동산 아차산 (아차산 제2편)

산수유 내음 풍기는 추읍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