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19-11-30 11:33

ㆍIP: 175.xxx.194

소운放談(卒도 있어야)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세상에서 가장 머리 좋은 민족이 유대인과 한국인이라는 얘기를 흔히 듣는다.
머리가 좋은지는 알 수 없으나 재능이 뛰어난 민족이란 점에는 수긍할 만하다고 머리가 끄덕여지게 되는
경우를 현실에서 자주 보게 된다. 날고 긴다는 외국의 대형 마트나 편의점이 한국에서는 맥을 쓰지 못하는
경우도 그렇고, 유치해서 못 보겠다던 한국 영화나 가수들의 노래가 어느새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 것을 넘어
K-팝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의 젊은이들을 열광케 하기도 하고,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기도 하니 말이다.

개개인의 자질이 뛰어난 한국인에게 따라다니는 단점은 단결력이 약하고 모이면 다툰다는 것이다.
못난 사람이 없으니 각자 뛰면 창의력이 발휘되어 좋은 결과를 도출하지만, 조직이 되려면 누군가는 윗자리
에 누군가는 아랫자리에 있어야 조직이 원활하게 작동되고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하게 마련인데,
내가 뭐가 부족해서 저 사람의 지시를 받아야 하나? 라는 자존심이 조직의 힘을 약하게 만들거나 다툼을
일으켜 조직이 깨지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되는 것이 한국사회의 약점이 아닐까? 반성해 볼 일이다.

한국인의 이런 특성이 전문성을 깊게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연장통 들고 대목(大木)을 따라다니며 일을 배우기 1년 남짓인 초짜 목수가 소위 나도 -오야지- 라며
일감을 따러 다니기도 하는 게 한국 사회의 단면이다. 이같은 내가 왜 저 사람 밑에서 졸병 노릇을 해야 하나
하는 심리가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결과가 뿌리 없는 어설픈 조직이나 전문가 연하는 무리가 설쳐대는
덜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도 하는 것이고 피해는 국민 각자의 몫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지금은 소위 밴드라는 분야에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한때는 카페라는 온라인상의 조직이 성하기도
했다. 한국인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낸 분야가 카페가 아닌가 할 정도로 너도 나도 카페 창설에 나서는
통에 한때는 카페 가입이나 회원 등급 올리는 것을 놓고 힘깨나 쓰던 카페지기가 있던 시절은 가고, 그런
때도 있었나 싶게 지금은 회원 모시기에 급급할 정도로 카페는 많고 회원이 적어 카페지기끼리 서로
품앗이를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대장감은 많은데 졸병이 없는 난감한 모양새를 여기서도 본다.

지난 얘기지만 모래시계라는 영화의 인기에 영합해 한국 사회에 검도 붐이 인 적이 있었다.
**검도 인가하는 단체가 잘 나간다는 소문에 똑똑한 卒들이 너도 나도 협회 창설에 나서는 통에
결국은 모두가 주저앉는 결과를 지켜보기도 했다. 필자는 체육인이고 문학인이니 굳이 남의 분야
얘기까지 할 이유는 없다. 검도를 예로 들었지만, 합기도니 하는 타 분야도 단체가 한둘이 아닌데,
모두가 대장감이 많은데 卒兵 할 사람이 없다는 공통점에 주목하게 된다.

우연히 인터넷을 조회하다 새로 창설된 문학단체를 보게 되었다.
다 아는 사람들이고 같은 문단에 속했던 분들이라 "아니 ?" 하는 마음에 관심 있게 살펴보았다.
대학 성적이 수석이었다고 출판기념회에서 동창들이 치켜 세우던 분이 역시 대장으로 나섰고
上位卒들의 자리에는 뜻밖에도 아는 분들이 많이 보여서 연륜이 있으신 분들이, 하는 의아심도 들었다.
뭐 문학단체에서 행하는 여러 행사를 보며 참 우리 문단의 복사판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이 단체도 조직이나 방향이 원래 소속되어 있던 문단과 다른 점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그러려면 굳이 다른 단체를 새로 만들 이유가 있을까?- 하는 오지랖 넓은 생각을 해 보았다.

능력이 뛰어난 분들은 나름 펼치고 싶은 뜻이 있을 것이고, 그런 의지가 사회 발전의 선 기능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너보다 못한 점이 뭐야? 하는 마음이나, 난 대장이 좋지 졸병 노릇은 체질에 맞지 않아서-
이런 생각이라면 생각을 바꾸시라고 권하고 싶다.
애국자이신 김구 선생님이 시키시고, 시킨 행동을 복종하고 이행한 안중근 의사나 이봉창 의사가 계신
탓에 치욕적 식민통치 기간에 저항한 흔적이라도 있는 것이 아닌가? 대장감은 한두 명으로 족하지만
卒들이 많은 세상이라야 편한 사회라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못난 卒로 만족하며 사는 것도 사회에 대한 기여이다.-

* 이사 등 중요 보직에, 문단 출신이 아닌 분은 심사숙고하라는 필자의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

김상화

2019-12-01 00:20

11월 마지막 날이네요
이렇게 올 한해의 카렌다는 달랑 한 장만 벽에 걸렸습니다.
아무것도 해놓은 것 없이 2019년이 흘러가네요
박목철 작가님 반갑습니다
아무리 머리가 좋으면 뭐 합니까?
좋은 머리를 잘 써야 하는데 이 나라 정치가들의 하는 행태는 정말 마땅치 않습니다
소운放談(卒도 있어야)란 제목의 글 잘 읽고 갑니다
작가님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박목철	주변에서 못난 사람을 보기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너도 나도 모두 잘난 사람 뿐이지요, 나름 생각한 바가 있어 글을 쓰려했는데 막상 필을 드니 더듬거리네요, 우리 모두가 묵묵한 조직원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님, 조만간 공시인과 같이 소주 한잔 하도록 합시다. 평안하시고 겨울 행사 때 뵙겠습니다.	12/3 20:12

장선희

2019-12-01 19:07

박목철 작가님의 글 잘 보고 갑니다~

"대장감은 많은데 졸병이 없는 난감한 모양새" 란 글에 공감하면서
제일 윗선의 자리가 막중함은 무슨 단체든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마음과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이 필요합니다
뛰어난 능력을 절실히 필요한 곳에 써준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점점 낮아지는 기온에 항강 건강유지 잘 하시길 바랍니다.


박목철	반갑습니다. 좋은 조직은 잘난 사람은 적고 보통사람이 많아야 한다는 생각에 몇 자 적어 보았는데 오해 는 없었으면 합니다. 날씨가 차갑습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글 많이 지으시고요,	12/3 20:15

전병일

2019-12-02 11:04

박목철 작가님 !

안녕하세요!
12월의 시작이자 첫주의 시작입니다
12월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되시고
이번한주는 멋진 한주 되세요

조직의 구조는 피라미드가 맞지요
졸들이 많아야 조직이 유지되지
대장들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지요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이 있듯이
금수저나 낙하산도 조직의 수장이 될수 있지만
주요 요직에도 경력이 있어야 조직을 이끌수 있지요
작가님의 심오하신 글 잘배람하고 갑니다
멋진 12월 되세요


박목철	전병일 작가님, 찾아 주시고 주신 댓글 감사히 가슴에 담습니다. 뭘 조금만 하면 나도 대장, 하는 풍조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주신 댓글에 전적으로 공감입니다. 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서재에서 뵙겠습니다.	12/3 20:20

소운放談(보자기)

태국의 자존심을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