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23-10-02 11:13

ㆍIP: 119.xxx.138

日曜放談, (가마우지)

日曜放談, (가마우지) 소운/박목철

사람을 위해 사냥하는 동물을 들라 하면 매를 떠 올리게 된다.
개를 이용해 사냥하기도 하지만, 개의 역활은 사냥이라기보다는 사냥감을 찾아주고
몰아 주는 보조 역활이 주된 임무라 할 수 있으니 스스로 사냥하고 사냥물을 바치는?
동물은 매가 유일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일본 기후현(岐阜県) 기후시(岐阜市) 나가라강에서 가마우지를 이용해 고기 잡는 현장을
보여 주는 관광코스가 있다고 하여 찾게 되었다. 밤에 횃불을 켜고 하는 행사라 하여 더욱
궁금증이 더했다. 단체 관광으로는 대하기 어려운 체험이라 렌터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주차가 어려워 혹 시간을 놓칠까 하는 곤혹스러움에 마음을 졸이기도 했지만 제시간에
행사에 참석할 수 있어 다행스러웠다.

참석인원 미달이면 행사가 취소될 수도 있다 했는데 시간이 되자 외국인을 포함한
많은 관광객이 몰려 한적하던 나루터가 순식간에 시끌벅적한 관광지 분위기로 변했다.
행사에는 열 척 정도의 나룻배가 참가 해 기계식 동력원을 쓰지 않고 사공이 삿대를 이용해
배를 움직였다. 아마도 동력원의 소음으로 고기가 달아날까 하는 우려이거나, 자연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가 아닐지 추측했지만 삿대로 미는 배는 처음이라 오히려 좋아 보였다.

어둠으로 주변이 덮히자 뱃전에 환한 횃불을 매단 배가 나타나 사냥을 시작했다.
불빛을 보고 모인 고기떼를 향해 줄에 묶인 가마우지들이 연신 물속으로 자맥질을 시작했다.
고기를 낚았다고 보이는 가마우지를 거두어들이기에 바쁜 하얀 수염의 나이 든 어부의 동작을
보며 흡사 꼭두각시 인형을 조정하는 배우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삼키지도 못하는 고기를 연신 물어내는 가마우지도, 가마우지의 입을 벌려 물고기를 빼앗아야
하는 사람도 모두 제 뜻과는 상관없는 몸짓으로 보여 단순한 공연으로 보이지 않았다.

한동안의 시끌한 가마우지 사냥 쇼가 끝나자 채판에 담긴 물고기를 든 어부가 나타나 관광객
에게 가마우지가 잡은 물고기라며 회람시켰다. 가마우지의 노력에 비하면 초라하게 느껴지는
손바닥 크기에 못 미치는 물고기들이 채반 바닥에 깔려있었다.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 소리가
울리고 일본인 특유의 호들갑스러운 감탄사가 어우러져 배 안이 한동안 소란스러웠다,

어부가 사람들에게 가마우지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시작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오다 노부나가를 연신 들먹이는 것을 보니 가마우지
사냥이 오다 노부나가와 관련이 있겠다고 짐작했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사공의 설명에 사람들이 앞쪽에 관심이 모인 사이 배 뒷전에서는 가마우지를 거두어 커다란
풀라스틱 물통에 가두고 있었다. 꽥꽥거리는 가마우지의 발버둥, 투박해 보이는 풀라스틱 뚜껑,
-답답하겠구나- 가마우지가 안됐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가마우지를 다 가두자, 통에서 한마리 씩 꺼낸 가마우지의 입을 벌려 회람시켰던 물고기를
집어넣었다. 공중으로 향한 가마우지의 입에 물고기를 넣으면 쏘옥 빨려 들어가는 게 신기했다.
뭘 먹인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고 그냥 밀어 넣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두당 물고기 두 마리, 통 안에 가둔 가마우지 무리의 식사 시간은 순식간에 끝나고 뚜껑이 닫혔다.
열심히 잡은 물고기는 잊고, 사람이 주는 물고기 두 마리를 기다려야 하는 가마우지의 신세,
"날씨가 나빠 행사가 없는 날은 굶어야 할 것 같아요"
"어쩌면 먹이 주는 사람이 가마우지에 대한 애정이 조금도 없어 보이냐"

영상을 본 딸이 가마우지가 불쌍하다고 했다.
문득, 삶의 현장에서 힘겹던 지난날이 떠 올랐다.
열심히 일하고, 월급이라고 주는 몇 푼에 감지덕지 한생을 보낸 처지가 가마우지와 뭐가 다를까?
슬퍼졌다.

가마우지, 소운/박목철

가마우지 사냥을 보았다.
목에 묶인 줄이 조여
잡은 고기 삼키지도 못하는데
주인을 위해
연신 힘겨운 자맥질을 했다.

잡아 바친 물고기가 얼마인데
보상은 달랑 두 마리
감지덕지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며
밤하늘 반짝이는 별을 보았을까?

열심히 살았는데,
펴보니
빈 손바닥
가마우지 자맥질이 낯설지 않았다.

황영칠

2023-10-02 12:08

존경하는 박목철 작가님
여행 중에 가마우지가 고기 잡는 모습을
눈에 보이듯이 잘도
표현하셨습니다.
가마우지를 텔레비젼에서 보기는 했습니다 만
이렇게 세세하게 물고기를 잡는 상황을
기록한 글은 처음입니다.
가마우지의 팔자가 안쓰럽기는
하지만 어부들로 봐서는
참으로 고마운 새 이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앞으로 작가님의 수필 서재에 자주 와서
애독하고 많이
많이 배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목철	추석 전에 다녀오느라 새벽 비행기를 타는 바람에 힘들었답니다. 덕분에 공항이 한가하여 수속은 빨랐습니다. 간 곳이 일본전통 문화가 잘 보존된 곳이라 아주 좋았습니다. 편의점 외에는 가게가 거의 사라진 일본인데 철물점 양복점 가게 등 옛 모습이 정여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시인님 좋은 휴일보내시기 바랍니다.	10/2 19:51

장계숙 2023-10-19 13:27	감동의 글입니다. 어느 곳이든 그 문화의 특성을 자랑하는 독특한 볼거리가 많습니다. 어부들의 편리와 이기가 가마우지에겐 슬픈 삶이네요. 특유의 풍속을 보며 신기해 하고 즐거워하는 이 있겠지만 작가님의 글속에 꾸짖음은 자유롭게 살지 못하고 인간의 굴레에 갇혀 도구로의 존재로 사는 삶이 안타깝기 때문이겠지요. 멋진 시향에 맘 얹고 생각 합니다. 세상의 힘든 삶이 모두 사라지길... 다른 이들과 달리 여행길에 느낀 감정을 이렇듯 값진 글꽃으로 피워주시니 덕분에 작가님의 뜻깊은 여행에 앉아서 누리며 얻는게 많습니다. 감사함으로 다녀갑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최미봉 2023-12-06 20:01	가마우지 뉴질랜드에 낚시터에 가면 떼 지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지요 이곳은 고등엇과에 속하는 카와이와 도미가 쉽게 잡히기도 하는데 잡자마자 피를 뽑고 바닷물에 내장을 던지면 서로 달려와서 먹고 바쁘게 울음소리를 냅니다 처음엔 오리인 줄 알았기에 지나치기 일 수였죠 자연스럽게 노니는 것이 뉴질랜드에서 만 볼 수 있을 거예요 여행길에 많은 것을 느끼시고 가마우지와 삶을 비유하셨네요 멋진 글에 잠시 쉬었다 갑니다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최하정 2024-01-02 21:15	안녕하십니까 박목철 작가님 반갑습니다 12월에 등단하여 작가서제에 머물게되어 인사차 작가님의 멋진글에 들려 인사드립니다 감동적인 멋진글 배람하며 자주 뵈러 들어오겠습니다 좋은글 많이 집필하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소운의 일요放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