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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박목철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20-12-31 14:51
ㆍIP: 175.xxx.194
소운放談 -소발에 쥐잡기-


경자년 한해가 딱 하루 남았다.
세상을 살며 보내고 맞고는 수도 없이 겪은 일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떠나보냄 앞에서는 서운한 마음이나
착잡한 미련 같은 아쉬움이 잔상으로 남아 쉬이 지우지 못하게 마련인 것이 세상 사는 이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경자년 한해는 모든 일상이 멈춰버린 한 해였기에 아쉬움보다는 잊고 싶고 지우고 싶은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역병은 처음 발생부터 많은 의혹이 일기도 했다.
미생물 연구소에서 일부러 만들어 퍼트렸다는 설부터, 비위생적인 야생동물 식육 시장에서 번진 질병이라느니
이를 발설한 연구원이 행방불명 되었다는 흉흉한 얘기까지 더해 더욱 음산한 기운이 가득한 한 해였다.

한국인은 누구나 십이지신의 띠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삶을 살다 가게 되어 있다..
좋은 띠에 태어나기를 원하기도 하고, 사람을 평가할 때 그의 띠를 연상하여 그 사람의 성품을 빗대기도 한다.
뱀띠여서 사람이 차갑다거나, 원숭이띠여서 재주가 날렵하다는 등이 그것이다.
띠로서의 쥐는 먹을 복이 있다는 말도 있지만, 동물로서 쥐를 좋아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본 적이 없다.
2020년 경자년 한해는 누가 했다는 말처럼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악몽 같은 한해였다고 할 수 있겠다.
일손을 놓고 수입이 끊긴 채 한 해를 보낸 분들이 주변에 가득함을 보면 할 말을 잊게 된다.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한 이후 수많은 위기가 닥쳐왔지만 이를 극복하고 살아남아 지금의 문명을 이룩한 끈질
김을 보여 왔으며 그 저변에는 희망이라는 끈을 놓지 않는 간절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인이 같은 질병에 걸릴까 전전긍긍하며 혹은 죽기도 하는 코로나 사태는 인류에게 닥친 위기 중의 위기이다.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민족은 더욱 나은 내일을 위해 도약할 것이며 그렇지 못하면 몰락의 나락으로 추락할
것이다. 척박한 땅에 자리 한 우리 민족은 어느 민족보다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인정한다.
IMF의 위기를 단시간에 극복해 낸 저력을 보인 것도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이제 고난이 가득했던 쥐해 경자년이 저물고 있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 라는 말이 있지만, 햇볕은커녕 음산한 웅크림 만 강요한 경자년 한 해가 지고 있다.
2021년, 신축년 소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소 중에서도 순백의 하얀 소라고 하니 음산함을 물리기에는 제격이다.
소의 우직함을 모르는 이는 없다. 코로나 따위에 기죽을 소가 아니다.
우리가 우연한 행운을 흔히 -소발에 쥐잡기- 라고 표현한다. 신축년 새해에는 우연이 아니라 민족의 저력을 모아
백신도 개발하고, 강한 면역력도 갖추어 움츠렸던 개구리가 뛰듯 힘차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비록 반도 끝에 위치한 작은 나라이지만, 대 제국 중국에도 몽골에도 일본의 침략에도 꿋꿋이 버텨 낸 저력이 있는
우리 민족이다. 하잖은 코로나에 무너질 나라가 결코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다.
어렵지만 용기를 잃지 말고 희망을 놓지 말자! 우리는 할 수 있다. 힘들 내시라!


경자년을 밟고 신축해가 뜬다.     소운/박목철


경험해 보지 못한 재난에
자유로운 이 없이 떨고
년년이 이어온 끈끈한 이웃 情마저
을러대는 코로나 기세에 넋을 놓았다
밟는다고 속절없이 스러지랴
고난에 굴한 적 없는 민족인데
신년에는 辛丑年에는
축복이 온 누리에 가득하리라
해 오름이 찬란하다
가라! 庚子年 쥐해의 아픔이여
뜬 눈을 더욱 부릅떠
다가올 신축년을 희망으로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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