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대수
ㆍ작성일	2020-06-08 10:58

ㆍIP: 175.xxx.110

엄마! 안녕

집주인이 멀리 아주 멀리 여행을 떠났습니다. 노쇠하고 병들어 이미 집을 비운 지 오래되었는데 이번 여행지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곳이 되었습니다. 손때 묻은 물건이며 살림도구들 그리고 옷들과 가구들…구석구석 많은 추억을 남겨놓고 여비도 없이 먼 길을 가셨습니다. 한평생 가난과 씨름을 하시면서 죽어라 일을 해야 했고 반평생을 병마와 싸우며 생사의 기로를 몇 번이나 넘나들며 억세게 살으셨지요. 마지막은 다행히 여동생이 근무하는 요양병원에서 여러 해를 계시면서 잘 드시는 찬거리들을 수시로 만들어 드리는 딸의 살뜰한 보살핌과 때마다 남매들이 주문해간 떡과 고기를 환우 분들과 나누며 소박한 즐거움을 더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설날에도 자손들의 문안에 기뻐하며 손자가 드리는 용돈에 좋아라 하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러다 얼마 후 병실냉장고 앞에서 넘어지면서 머리를 바닥에 심하게 부딪힌 다음부터는 기력이 급격히 나빠지더니 그나마 전화기로 들을 수 있었던 목소리마저도 힘들어지기에 또 동생의 중간 중간 전달해주는 소식으로 마음에 준비를 하면서도 일말의 희망을 가졌었는데 끝내 이 세상에 여정을 마치고 아련히 홀로 요단강을 건너고 계셨습니다. 서로 만지며 웃고 들을 수 있었던 목소리도 많이 아쉽지만 이제는 남아있는 사진으로만 더듬으며 기억해야 합니다.

2005년 먼저 떠나신 아버지로 눈물이 좀 마를 정도로 세월이 지났는가 싶던 2020년 5월 25일 어머니가 뒤이어 하늘나라로 가셔서 닥친 슬픔에 한층 굵어진 눈물은 나이를 더 먹어서일까요? 아니면 헤어짐의 애달픔일까요? 엄마와의 안녕 앞에 코로나19가 창궐해 서 너 달간 병원에 면회조차 안 되고 얼굴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악마 같은 괴질이 제발 진정되기만을 오남매는 오매불망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러다 맞이한 안타까운 이별에 아쉬움보다는 원망스러웠기에 슬픔은 더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수많은 조문객들의 애도와 마지막 인사가 마무리되고 아버지가 계시는 장지로 출발하는 날은 그동안 어머니를 모시고 있던 여동생이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는 끔찍한 일도 벌어져서 모두가 크게 놀랐는데 다행히 빠른 수술로 경과는 좋아지고 있어서 한숨은 돌렸습니다.

주인 없는 집에는 남겨진 사람들이 청소를 하고 유품을 정리하면서 물건들을 하나씩 둘씩 내다 버릴 때마다 수십 년간 들었던 정을 버리는 것 같아 몇 번이고 잡았다 놓았다 망설이면서도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더 가슴이 미어집니다. 멀쩡한 물건들은 재활용 창고에 잘 두며 필요한 사람들에게 요긴하게 쓰이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떠나보냅니다. 어머니는 이것들로 자식들을 먹이고 살리는 기쁨과 생명의 도구였을 텐데 용도를 다한 물건들을 치운 빈공간은 마치 이가 빠져나간 것처럼 허전해 보여 죄송했습니다. 살아계실 때에는 복잡하다고 지저분하다고 심지어 더럽다고 하면서까지 버릴 것을 종용하다가 몰래 버리기까지 했는데 이제는 기억으로 남겨두려고 합니다.

장례절차를 마치고 영원한 안녕을 하면서 울적함을 달래기 위해 가끔 걸었던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며 눈에 담고 카메라에 꼭꼭 눌러 담은 후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차 안에서는 무거운 침묵에 마음은 그렇다 치더라도 몸까지 얻어맞은 사람처럼 심하게 아파왔습니다. 인생을 무상, 아침이슬, 나그네, 공수래공수거…라고들 말하면서 살지만 실감하지 못하다가 막상 숨이 끊어진 어머니 앞에 서서 말없이 누워계시는 모습을 보는 순간 "아~~ 이것이 인생이었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아등바등 치열하게 사는데 결국은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야 된다는 것을 눈앞에서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 계몽주의 철학자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 고 했는가 봅니다.

엄마! 험난한 세상에서 우리들과 용감하게 살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엄마와 함께 살았음에 행복했습니다. 이제는 이별과 고통이 없는 천국에서 안녕히 쉬십시오.

일상으로 돌아와 수고해주시고 물심양면으로 위로해주셨던 많은 마음과 손길에 깊이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장래에 떠날 여행준비를 착실히 해야겠습니다.

전병일

2020-06-08 11:26

정대수 작가님 안녕하세요
사랑하는 어머님을 보내셨군요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빌어들입니다
우리들의 어머님들 어려운 세월 그렇게 살아오셨습니다
저도 아버님 먼저 돌아가시고 큰 궁궐에 어머님 홀로계십니다.
연세가 연로하시어 돌발스런 사고가 생기거든요
아무튼 서운한 마음 언제가는 이별을해야 하는 심정으로 추스리세요
동생분도 천만 다행입니다
날씨가 많이 더워지내요
건강관리 잘하시고 행복한시간 되세요


정대수	전병일 작가님 반갑습니다. 방문과 위로의 글을 남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언젠가는 맞이해야 할 이별인데도 참 힘들지요. 특히나 가족이면 더욱... 우리들의 어머님은 정말 위대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의 모친께서도 홀로 지내고계시는군요. 부디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가 아직도 말썽입니다. 더위가 시작되었으니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6월에도 좋은 일들로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6/9 12:47

한영택

2020-06-08 13:20

정대수 작가님 안녕하세요?
모르고 지난 사이에 작가님 어머님이 돌아가셨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필이면 중요한 시기에 ‘코로나19’ 로 하고 싶어도 다하지 못한 효도의 눈물이 애달프게 다가옵니다.
안타까운 이별에 아쉬움 보다 원망의 슬픔이 더 아프게다가 온 작가님께 위로를 드립니다.
그래도 여동생 요양병원에서 가실 때 까지 모셔드렸기에 다행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제 중년의 나이입니다. 인생 2/3 는 살았다 볼 수 있지요.
한번 왔다가는 인생 죽음 앞에 서면 다 부질 없다는 거 알면서 아등바등 잊고 살아갑니다
남은 인생 건강하게 후회 없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슬픔을 위로하고 작가님의 글에 다녀갑니다.
건안 건필하시고 행복하세요
파이팅입니다~~!!!


정대수	한영택 작가님 반갑습니다. 우리가 사는 순간순간에도 참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또 지나가지요. 삶과 죽음도 그 한 부분이고요. 상을 당하고 참 정신없이 시간이 갔습니다. 방문하시고 조의와 위로를 주시니 넘 고맙습니다. 이제 우리도 중년이죠. 시간을 뜻있게 만들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주의하시고 여름 더위에 건강관리 잘 하셔서 행복한 6월되시기 바랍니다.^^	6/9 13:06

김상화

2020-06-09 06:41

정대수 작가님 무어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머니란 인생은 오직 자식을 위해 계시는 분이지 싶습니다.
자식이 잘되기만 바라고 살아가지요
때로는 자식이 위험에 빠져 있을 때는 자기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어머니 십니다
그런데 자식들은 자기 홀로 태어나 어머니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밖에 모릅니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현실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저세상으로 가지만 천년만년 살 것처럼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정대수 작가님 이렇게 글로 소식을 들으니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우리 작가님들도 전화, 번호라도 교환해 서로 오가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010-3880-6767입니다. 입력하시기 바랍니다

슬픔이 오래갈 것입니다
서서히 그 슬픔 가라앉히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정대수	김상화 작가님 반갑습니다. 어머니라는 이름은 정말 위대하지요. 그리고 언제나 감사할 수 밖에 없는 분이고요. 그런분과의 이별은 참 가슴아프지요. 작가님의 조의와 위로가 큰 힘이되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경황이 없어 알리지 못한것을 부끄럽다 말씀하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작가님의 전화번호는 입력하도록 하겠으며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코로나19가 아직도 비상입니다.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고 행복한 6월 되시기 바랍니다.^^	6/9 23:07

정찬열

2020-06-10 23:17

정대수 작가님
어머님을 떠나 보내야 하는 가슴아픈 이별을 맞이 해야 했군요
더욱히 코로나창궐로 병원에 요양병원에 면회마저
힘든 시기에 이별의 아픔이 그어느때 보다 크시겠네요

얼마나 정든 어머님을 떠나 보내시기가 아쉬워
뇌출혈로 쓰러진 동생은도 천만다행이였네요
늦게나마 다시한번 삼가 故人의 명복을 빕니다.

언젠가 받아 들여 야하는 이별 이지만 어머님과의
이별은 더욱 가슴아픈 슬픔이 허전하기 만 합니다.
부디 가내 건안에 유념 하시고 행복한 일상이 되시길 바랍니다.^*^


정대수	정찬열 작가님 반갑습니다. 코로나19로 얼굴도 못본 상태에서의 이별이었기에 더 원망스러웠지요. 아직도 돌아가신것이 실감이 나질 않고... 동생마저도 쓰러지는 바람에 난리가 났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회복중인데 좋아지고 있다니 감사하지요. 바쁘신 중에도 왕림하셔서 조의와 위로를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코로나19가 아직도 비상입니다.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셔서 좋은 나날과 행복한 6월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6/11 10:18

김종덕

2020-06-19 13:40

정대수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고독한 이별을 하셨네요. 엄마를 잃는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지요.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어머님의 소천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굉장히 아립니다. 약사이던 제가 할 수 있었던 일도 있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운명을 하셨는데는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그 뒤 약국을 하지 않고 다른길로 들어 섰습니다. 참 너무도 허무하여, 목련 꽃이 필때면 우리엄마 치마가 생각나서 한 참동안이나 헤메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작가님도 슬픔의 의미를 이젠 알 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정대수	김종덕 작가님 반갑습니다. 동병상련이라고 작가님께서도 어머니와의 이별이 무척 가슴아픈 내용이네요. 특히나 약사이시니 더욱 마음에 짐이 크다 하시겠어요. 저는 코로나19로 답답할 정도로 발만 구르다가... 목련꽃이 필 무렵이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아름다운 계절인데요. 이해가 됩니다. 그래도 다시 힘을 내야합니다. 그래야 코로나19도 이겨내지요. 이번 6월 행사도 코로나19로 연기 또는 취소가 되었습니다. 많이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건강하시고 행복한 여름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6/19 16:12

숨바꼭질

턱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