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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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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김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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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수 수필가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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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정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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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22-02-21 1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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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성귀의 블로그
2009년 3월 9일 블로그를 시작하였다. 아니 컴퓨터를 알아가기 시작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씩 나름대로 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블로그가 뭔지, 카페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블로그를 한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었다. 하룻강아지가 범에게 덤비는 격이고, 무식한 사람의 무모한 도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21세기의 디지털 시스템은 주변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환경도 많았다. 게다가 아날로그에 익숙한 사람은 컴퓨터가 옆에 있어도 데면데면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컴퓨터를 켜고, 꺼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미디어 시대의 원시인이었다. 컴퓨터는 전산분야, 방송, 교육, 학습, 업무용이나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기계로 생각했다.
그러다가 컴퓨터로 "고스톱" 하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현금이 오가는 것이 아닌 친숙한 게임이기에 흥미를 가지고 한동안 구경을 하는데 재미가 솔솔 해서 방법을 배웠다. 컴퓨터로 하는 게임도 처음이었지만 직접 해보니 정말 재밌는 것이다.
"원고, 투고, 쓰리고, 포고"
"갈 때까지 가자"
"죽어도 고다."
그때부터 시간만 나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게임에 열중했고, 어느덧 중독이 되어 생활에 일부가 되다시피 했다.
게임머니가 쌓여가는 것이 꼭 내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는 것 같아 기쁘고 든든해서 자랑도 하였고, 게임머니를 잃게 되면 내 돈이 없어지는 것 같아 열도 받고, 허전하기도 하고, 짜증도 났다. 게임은 마냥 이기면 좋겠지만 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면서도 덤빈다. 특히 욕심을 부리다가 바가지를 쓰면 그나마 가지고 있던 머니를 다 잃고, 낙심을 하며 머리끝까지 분노가 치밀기도 한다. 게임을 하면 성격이 난폭해진다는 말이 사실이었다. 그냥 재미 삼아하다가도 이상한 성부 욕에 사로잡혀 이성을 상실하고 컴퓨터에다 욕설도 하며 성격이 거칠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더 깊숙이 빠져들고 게임에 미쳐서 일상생활도 팽개치는 사람들의 심리를 조금은 이해하는 경험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온라인 게임에 빠지면서 컴퓨터와는 다소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낯설었던 부분도 조금씩 이해되고 기계와의 부담이 줄어들자 하나 둘 궁금한 것들이 생기게 되어 검색, 메모, 워드, 저장 등의 단순 기능들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인터넷 세상을 기웃거리다가 문득 나만의 공간도 가질 수 있는지에 의구심이 들게 되었다. 일기 형식의 글도 쓰는 방법이 있는지를 물어보았더니 블로그를 추천하면서 단편적으로 보여주는데 구미가 당겼다. 하지만 어려워 보였다. 여행, 요리, 맛집, 산행, 시인, 작가, 일상 체험 등의 블로그를 두루 구경하고 댓글로 시작하면서 의욕은 더욱 불붙었다.
무조건 방을 만들었다. 빈 방이다. 무엇이라도 방을 꾸미고 채워 넣어야 하는데 마땅한 것도 없다. 그래서 좋은 글이나, 지식정보, 작품 등을 복사해서 옮기는 것을 시작했다. 그것도 잘못하면 저작권법에 걸릴 수 있다는 경고에 놀라서 지웠다. 블로그를 시작하면 많은 이야기들로 채우려고 했는데 막상 시작하니 아무것도 할 것이 없었다. 의욕만 앞섰지 방법도 모르는 컴맹에다 자료도 없으니 막막하기만 했다. 역시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포기하기에는 이상하게 미련이 머리를 맴돌아 일기 형식의 글을 두서없이 썼다. 펜으로 글을 쓰는 것이 빠르고 편했지 컴퓨터로 글을 쓴다고 자판을 두드리는 것은 속 터지는 일이었지만 시작했다. 손과 눈이 자판에 고정되어야만 글이 탄생된다는 독수리타법(秀-打法)도 그때 알았다. 하지만 동영상은 고사하고 캡처한 사진 한 장 없으니 마치 반찬 없는 밋밋한 밥상 같았다.
도전에 연속으로 마침 집에 있던 소형 디지털카메라도 사용법을 알아보았다. 코닥 카메라는 오래전에 전자 제품이 들어올 때 사은품으로 따라왔기에 성능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그랬다.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컴퓨터로 옮겨서 큰 화면으로 보자 사진의 상태가 가관이 아니다. "초보와 싼티"가 사진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또 다른 문제는 건전지였다. 후진 카메라에 건전지 소모는 왜 그렇게 빠른지 감당이 안될 정도였다. 1.5V 동그란 로케트 건전지나 에너자이저를 사용했는데 소모가 너무 빨라 사진을 찍다가 방전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때문에 여러 개의 건전지는 항상 가방에 있었다. 그때부터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가방에 카메라를 넣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가 추위에 약하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겨울 산행을 하다 보면 카메라가 얼어서 작동이 안 되는 것이다. 그래도 다년간 주인을 따라다니면서 바닥에 떨어지기도 여러 번 흠집투성이에 깨지고 후레쉬는 망가지는 등 많은 고생을 하고 은퇴 후 지금은 집에서 쉬고 있다.
사진을 찍으면서 습관 하나가 생기게 되었다. 곤충, 식물, 새, 동물, 자연과 사물들을 자세히 보면서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움직임이 없을 것 같지만 카메라를 들이대고 자세히 보면 가만히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무엇이든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오래 머물며 자세히 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시가 찰떡같이 느껴졌다.
개그콘서트에서 사물 개그로 서남용의 인기는 한때 폭발적이었다. 사물을 한마디 말도 없이 몸으로 흉내를 내어 웃음으로 승화시킨다는 것은 타고난 끼도 있겠지만 오랜 노력의 결과였을 것이다. 글을 쓰며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난다.
사진 찍기에 몰입하며 좀 더 멋있고, 아름답고, 현장감 있는 생생한 촬영을 하려는 의지는 좋았다. 하지만 결과물은 실망스러웠다. 일 못하는 사람이 연장 탓을 한다고 카메라 탓도 했다. 그렇다고 전문가도 아닌데 고가의 카메라를 구입하기에는 부담도 컸다. 과거에는 이름깨나 날렸던 아날로그 카메라가 집에 있지만 쓸모는 없고 큰 카메라를 메고 다니는 사람들의 전문가 포스에 기가 죽고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카메라도 후지고, 실력도 모자라면 노력을 하자는 생각으로 많은 발품을 팔고 다니며 꾸준히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그러다 보니 카메라와도 어느 정도 친숙해지고 작동에도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차츰 결과물도 나름대로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가 또 생겼다.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에 저장된 사진들을 컴퓨터로 다운 로드하고, 캡처해서 블로그로 이동하는 것이다. 여차 실수를 하여 키보드를 잘못 누르면 그동안 공들였던 사진들이 몽땅 사라져 버린다. 같은 곳을 다시 가기를 반복하며 카메라와 넘어지는 등 동고동락을 하며 촬영된 사진들이 한순간의 실수로 날아가면 고스톱 게임머니를 다 잃는 것보다 더 황망했던 것이다. 요즘에야 스마트 폰으로 촬영하면 컴퓨터로 자동 저장이 되고 블로그로 옮기는 것도 간편한데 2009년도까지만 해도 여러 과정을 거쳐야 했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덕분에 사진작가들의 고생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되었고 작품을 편안하게 감상하는 호사에 감사를 드리는 눈과 마음이 열리게 되었다. 특히 카메라 기자들의 사명감은 직업을 떠나 사선(死線)을 넘나들 때가 있다. 그랬기에 1960년도 부산일보 허종 기자가 찍은 김주열 열사의 사진 한 장은 세상을 뒤집기도 하였다.
코로나 팬데믹 3년 차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는 2022년 2월 4일 제24회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개최되었다. 하지만 경향신문 차준철 논설위원은 "폐쇄 루프(Closed Loop)" 올림픽으로 역사에 남을 것 같다고 논평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개최된 올림픽인 만큼 선수들은 올림픽 정신으로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좋겠는데 쇼트트랙 남자 경기에서 중국 선수들의 반칙은 도를 넘었고, 그것을 묵인하는 판정으로 우리나라도, 선수들도 억울함에 격분했는데 결승에서 헝가리 선수 리우 샤오린 산도르가 1위로 통과하고도 중국 선수를 손으로 밀어냈다는 편파 판정으로 헝가리 선수는 실격되고 중국 선수가 금메달을 따게 되었다. 이 장면들이 카메라에 찍혀 세계 여러 나라들로 보내지면서 항의가 빗발쳤다. 세계의 많은 눈이 지켜보았고 기자들은 찰나의 순간들을 놓칠 리가 없다. 프로니까. 그런데도 대놓고 반칙을 하는 중국 선수들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분이 좋았을까? 판정단은?
어쨌든 손으로 쓰는 일기로는 다소 만족스럽지 못했던 갈증들이 블로그에서 해갈되기 시작했다. 소소한 나의 일상을 글과 사진으로 게시하면서 조금씩 재미가 붙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컴퓨터와 씨름을 하였다. 그러다 보니 이웃도 생기고 서로 왕래를 하게 되었다. 얼굴도, 이름도, 사는 곳도, 직업도, 나이도,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이웃이며 친구다. 그럼에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안부를 묻고 건강을 염려하며 사랑을 표시한다.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친구가 많아진 것이다. 바쁠 때는 너무 많은 친구들의 방문에 일일이 답을 못할 때도 있지만 친구들의 의리는 뜨겁다. 블로그 친구들은 말이 친구지 나로서는 감히 명함도 못 내밀게 대단하신 분들이다. 그럼에도 보잘것없는 사람을 친구로 받아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게다가 연잎차, 감, 고구마, 사과 등을 선물로 보내준적도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착하고, 고마운 분들이 많다는 것을 블로그를 통하여 다시 느끼게 되었다.
블로그에도 닉네임이 필요했다. 대부분 취향, 개성, 직업에 따라 멋있고 격이 있는 예명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던 중에 두 가지가 생각났다. 하나는 "글밭"이다. 80년대 울산에서 작은 만화방을 몇 년간 운영할 때 간판 글로 사용했던 글귀다. 집은 고사하고 못쓰는 땅뙈기 한평 없었던 지난 세월에 설움이자, 한이 되었고, 로망처럼 된 것이 밭이었다. 땅은 주인이 뭘 심느냐에 따라 보리밭, 콩밭, 감자밭, 고구마밭, 옥수수밭, 딸기밭 등으로 이름이 지어진다. 땅이 아닌 만화방이지만 마음의 밭으로 생각하며 글을 심고자 했던 것이다. 비록 만화지만 말이다. 학업과 문학에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을 간판으로나마 위안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간판은 하얀색 바탕에 펼쳐진 책 한 권과 검은색 두 글자로 디자인을 의뢰해서 걸었다. 낮에는 깔끔해서 보기 좋았고 저녁이 되어 불을 켜면 환하고 제법 운치가 느껴져서 밤늦게까지 불을 밝혔던 기억이 난다. 만화방이라는 일반적인 글귀보다는 이미지를 쇄신해보고 싶은 마음과 책을 사랑하는 남다른 의지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만화책을 대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달라 보였고, 빌려갔던 책도 찢겨서 오거나 훼손되지 않는 등 반응은 좋았다.
두 번째는 "푸성귀"다. 11살이 되었을 당시 어머니는 시골 동네 끝 막다른 곳에 월세로 단칸방이 있는 집을 빌렸다. 한적한 곳이어서 월세도 쌌을 것이고, 우리 다섯 형제들이 마음껏 떠들고 놀아도 되면서, 호구지책으로 텃밭 있는 집을 선택하신 것 같았다. 그때부터 푸성귀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당시에는 푸성귀라는 말은 전혀몰랐고 채소나 나물 정도로 알고 있었다. 푸성귀는 "사람이 가꾼 채소나 저절로 난 나물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어머니는 텃밭을 기회로 생각하셨는지 여러 가지를 심어셨다. 문제는 물이다. 우리나라를 금수강산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당시에도 동네는 물이 귀했다. 동네 공동우물이나, 빨래터, 개천이나 강으로 나가야 물 구경을 할 정도였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물 부족 국가가 되었단다. 동생들은 어리기에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물을 길어 오고 주는 일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학교를 다녀오면 제법 먼 거리의 동네 우물로 간다. 두레박으로 물을 퍼올려 양동이에 채우고 물지게로 지고 나르는 일은 그리 만만치가 않았다. 지게 양쪽으로 물통을 걸고 일어서면 물이 흔들리고, 물통도 흔들리고, 사람도 흔들리고, 휘청거리다가 물은 파도를 치고 양동이 밖으로 튀어 나간다. 중심을 잡고자 안간힘을 쓰다가 술 취한 사람처럼 넘어지기도 한다. 양동이 소리도 요란하다.
"엄마야, 놀래라"
"니, 안 다칬나"
"아이고, 아가 고생이 많네"
"택고가 뭐꼬"
"배반 댁 큰아들 아인교"
"통~이리 보자, 물 담아주게"
"쪼끔씩 담아 가라, 또 넘어질라"
동네 할머니, 어머니들은 모든 아이들의 어머니, 할머니였다. 그 물은 식수가 되고, 밥도 하고, 설거지, 청소, 세면, 텃밭까지 가꾸기에 물을 지고 나르는 일은 연중무휴다. 어느덧 나는 물장수 빰치는 선수가 되었다.
"글밭"과 "푸성귀"로 고민하다가 푸성귀로 정했다. 어머니는 푸성귀를 참 좋아하셨다. 그 중에서도 시나나빠를 특히 좋아하셨다. 봄이 되면 텃밭에서 바로 따서 된장에 찍어 먹거나, 밥과 비벼서 먹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에 나는 풀을 뜯어먹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선택은 탁월했다. 올해도 어느덧 입춘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다. 코로나로 얼굴도 보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니가 그리워지는 봄이 또 오고 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시나나빠에 노란 꽃이 피면 나비도 날고 , 벌도 날고, 따스한 햇살을 받아 수채화 같았던 텃밭이 생각나는 봄이 다시 오고 있다. 어머니의 말을 빌리자면 "코 따까리 만 한 땅"이라고 하셨지만 우리에게는 귀중한 땅이었다. 남의 집이고, 남의 땅이었지만 잠시나마 내 것 같은 착각을 하며 억척스러웠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가난한 봄도 참 아름다웠다고 또 어머니 품속같이 향기로웠다고 말했으면 얼마나 기쁘 하셨을까. 아쉬움은 왜 지나고 나면 더 깊은 그리움이 되는지 안타깝다.
"푸성귀"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를 시작하자 신기방기 방문자수가 늘어난다. 그리고 축하와 격려의 글도 달린다. 때로는 푸성귀 전문 블로그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방문에 답방은 신세계를 탐험하는 것 같이 설레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도중에 방을 닫을 위기도 있었다. 그럼에도 2022년 임인년으로 블로그 14년째가 되었다. 그동안 수많은 이웃들이 거쳐갔다. 방은 여전히 헙수룩하며 아직도 버벅거리는 타법에 독수리는 날지 못한다. 하지만 나만의 메타버스를 타고 세상을 다니며 여행을 하고, 작품과 음악을 감상하며, 모르는 것을 배우며, 일상을 공유하고, 안부를 나누는 등 삶의 일부가 되고 있다.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면 컴퓨터를 켜고 친구들에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좋은 말,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 하루를 시작한다. 블로그는 나를 많이 생각하게 하였고 부지런하게 만들었다.
우연이였을까, 인연이였을까 어머니를 통해 텃밭의 푸성귀와 연이 되었고, 블로그로 이어가게 될 줄은 그 누가 알았을까. 사람일은 모른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다. 그래서 블로그는 나를 가꾸는 텃밭이 되었다. 푸성귀는 나의 다른 이름이고, 삶이다. 시작한 날은 생일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지지하는 지역을 텃밭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더불어 민주당은 호남지역을 자신들의 텃밭이라고 말하며 애면글면한다. 2022년 3월 9일은 나라의 일꾼이요, 리더이자, 지도자인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공교롭게도 푸성귀의 블로그가 시작된 날과 겹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 같다. 2월 15일 선거유세가 시작되면서 거리에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들의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가 인쇄된 현수막이 걸렸다. 더불어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차별 없는 나라, 일하는 시민의 대통령",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바르고 깨끗한 과학경제강국"을 내세우고 텃밭의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거리는 매우 소란스럽다. 3월은 푸성귀들이 자라는 봄이 시작되고 텃밭의 주인들은 바빠지는 계절이다. 과연 누가 제20대 대통령으로 푸성귀의 블로그에 기록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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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희
`정대수`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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