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대수
ㆍ작성일	2020-07-01 15:44

ㆍIP: 175.xxx.110

숨바꼭질

나는 밤마다 술래가 됩니다. 꼭꼭 숨은 아이들을 찾아 나서는 술래놀이냐고요? 그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밤마다 찾아오는 불청객 모기 때문에 숨바꼭질의 괴로운 술래가 된 것입니다. 문을 열어두는 것도 아니고 철통같은 수비를 하고 있는데 도대체 모기는 어디로 들어오는 걸까요? 아니면 알을 배양하고 성충이 되기까지는 13~20일 걸린다는데 모기가 집안에서 생산되기라도 하는 걸까요? 잠자리에 들기 전 까지는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다가 한참을 자다가 당하는 모기의 기습공격에 일어나 상황을 보면 이미 서너 방 공격을 당했습니다. 긁고 또 긁어도 가려움이 가시지 않는데 적을 찾아보지만 놈은 이미 꼭꼭 숨었습니다.

분사용 모기약도 사용해보고 동그란 모기향을 피워보기도 했지만 효과는 잠시뿐 사람만 죽을 지경이어서 전자모기향으로 방법을 바꿔보았지만 광고하는 만큼 결과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모기가 특히 좋아하는 혈액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여간 야외에서도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휴식을 취하는데 유독 저만 모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게 정말 괴롭기까지 할 때가 많았습니다. 모기가 피를 빨아먹고 간 자리는 시뻘겋게 부어오르면서 매우 가려워 피가 날 정도로 긁기를 계속하다 보니 곳곳이 상처투성입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무기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바로 전기 모기 채인데 잠자리에 들기 전 구석구석을 꼼꼼히 점검하기에는 좋겠다 싶었지요. 또 날아다니는 놈을 전기로 한방에 잡을 수도 있으니까 아주 효과적이란 생각을 했지요. 그리고 모기 체에 걸리면 따다닥 하고 타는 소리에 모기로 인한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통쾌함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예전에는 파리채로 벽에 붙어있는 모기를 때려잡다 보니 벽도 혈흔이 난잡하고 또 실패할 확률도 높았는데 전기 모기 채는 성공률이 높은 편이고 벽지도 깔끔하면서 적을 제압할 수가 있지요.

대부분이 새벽 서너 시 정도가 활동시간인 것 같은데 물린 곳을 긁다가 깹니다. 일차 공격을 하고 놈은 숨어버리지요. 이때부터가 본격적인 숨바꼭질의 술래가 되는 것입니다. 무기를 들고 구석구석 뒤져도 보고, 앉아서 멍~하게 기다려도 보고, 방 주위를 두리번거려도 보지만 숨어버린 적은 움직이질 않습니다. 적은 상대를 잘 아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상대가 지쳐 잡기를 포기하고 다시 잘 때를 가만히 기다리는 치밀함까지도 한 수 위인 것 같았지요. 아니나 다를까 모기를 잡아야겠다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은 지쳐가고 몸은 반 드러눕습니다. 적은 이때를 노리고 나타나서 상대를 약 올리기라도 하듯 귓가까지 와서는 왱~~ 신호음을 내고는 또 숨어버립니다. 잠은 다시 달아나고 강태공이 낚싯대를 드리워 놓고 물고기를 기다리듯이 새벽 전쟁은 쌍방 간 인내의 싸움으로 진행됩니다.

한참 후에 좁은 방 한 구석에서 녀석이 드디어 모습을 보입니다. 허둥지둥 무기를 들고 쫓아가 보지만 적은 나보다 빠릅니다. 적이 나타났던 주위를 뒤져봐도 흔적은 없고 다시 기다림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지쳐 아예 얇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다시 드러누워 자다가 답답함에 이불을 걷어차기를 모기는 노리고 있었는지 또 공격을 합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혼자 미친놈처럼 "이번에는 꼭 잡는다."를 중얼거리며 가려운 부분을 손톱을 세워 분노로 막 긁어댑니다. 이 녀석이 흡혈을 많이 해서 배가 불러 잠을 자는지 나타나지 않다가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고 날렵하게 다가가서 전기 모기 체를 휘둘렀고 따다닥 소리와 함께 마침내 적을 잡았습니다. 덤으로 파리나 잡 벌레등 바퀴벌레를 잡는데도 아주 좋다는…ㅎ

무슨 연례행사도 아니고 해마다 이놈과의 숨바꼭질을 하다 보니 전기 모기 체도 몇 군데 비치를 해둡니다. 어떤 때는 모기에 신경을 안 쓰고 자고 싶어서 제가 좋아하는 막걸리를 제법 먹고 자기도 했는데 글쎄 모기가 탄산가스를 좋아 한다 네요. 모기에게 잔치 상을 차려준 샘이 되었죠. 모기는 지구상에 3,500여 종이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는 9 속 56종이나 있다고 합니다. 수컷은 식물의 즙액이나 과즙을 빨아먹고 흡혈은 암컷이 하는데 모기가 알을 낳는데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서 동물의 피를 흡혈한다고 하니 그동안의 모기에게 흡혈당한 게 억울하고 기가 막히기까지 했지요. 2020년 어느 여름밤에도 어김없이 모기와의 숨바꼭질을 하다가 빼앗긴 잠을 대신해 적군도 잡을 겸 술래는 가려운 기다림으로 글을 씁니다.

김상화

2020-07-02 07:07

정대수 작가님 반갑습니다
벌써 칠월이네요. 올해도 절반을 넘고 말았습니다
모기와의 전쟁을 어쩜 이리도 맛깔스럽게 표현하셨는지
감동적입니다
누구나 여름철이면 모기와의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자기의 후세를 번식하기 위해 동물의 피를 빨아 먹어야 하는
모기입니다만 거기에 우리 인간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정대수 작가님
장마철이 시작된 듯합니다
감기 걸리기 쉬운 철입니다
코로나 19도 잘 이겨내셔야 하고 감기도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칠월이 시작되었습니다.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정대수	김상화 작가님 반갑습니다. 모기의 수명이 고작 한 두 달인데 목숨을 걸고 흡혈을 하는 것을 보아서는 사람으로 치면 생활력이 무척 강하다고 해야겠지요. 아무튼 모기는 너무 싫습니다. 장마철에 무더위와 코로나19 까지 우리가 잘 극복해야 할 대상이 많습니다. 관리 잘 하셔서 건강한 7월과 좋은 일들로 기쁨이 넘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7/2 12:43

정찬열

2020-07-03 06:59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정대수 작가님~!
누구와 숨바꼭질일까 했는데 결국 불청객 과 싸름을 하시는 군요
나이가 드신 분 누구나 힘겹고 모기에 몸서리 치지요
제경험으로 봤을때 요즘 누구나 수세식 변기를 사용하고
싱크대와 방이 거실로 통합니다.

우리가 쓰는 오든 오폐수는 지하저장고 모기 번식 장소로 흘러 갑니다.
그놈들이 하수구 관을 타고 들어 와 화장실에 있다 밤중에 화장실
문을 열자마자 곧바로 방안으로 숨어들다 공습입니다.
너무 심하면 옛날 처럼 모기방장을 칠수 밖에 없지요
또한 모기가 흡혈한곳에 모기약을 분사해버리면 금방 괜찮을 것입니다.
단숨에 즐감 했습니다
코로나와 장마철 감기에 유념하시고 건강 하시길 빕니다.^*^


정대수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세요. 모기의 이동 경로를 잘 파악하고 계시는군요. 역시 경험에서 우러나는 작가님의 지혜로운 대처이십니다. 모기약 분사로 깔끔한 마무리까지의 처방에 존경을 표합니다. 모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시기인데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더위도 기승을 부리고 장마철인데다 코로나19는 아주 심각합니다. 각별히 건강에 유의하시고 행복한 여름나기가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7/3 12:40

손 이야기(나의 이야기-1)

엄마!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