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대수
ㆍ작성일	2020-05-14 11:08

ㆍIP: 175.xxx.110

턱걸이

턱걸이
턱걸이 해보셨나요? 몇 번이나 하실 수 있나요? 무슨 말인가 하실 겁니다. 턱걸이를 해본 게 아마도 몇 십여 년 전인 것 같습니다. 그때는 집 주변에 운동기구들이 있어서 시간 나는 데로 여러 가지를 하곤 했지요. 당연히 턱걸이도 한번 매달리면 거의 십 여회는 하였답니다. 그런 이후로는 못했는데 얼마 전에 산을 가기위해 약수터에서 일행을 기다리다가 마침 철봉이 보여서 모처럼 해볼 요량으로 맨손체조를 가볍게 하고 철봉에 매달려서 있는 힘을 다해 당기는데 몸은 돌덩이 마냥 무거웠고 다리는 땅에 심어놓은 듯 꼼짝을 안 합니다. 순간 당황하고 어이가 없기도 해서 일단 내려와서 숨을 가다듬고 다시 도전했지만 여전히 하나를 못했습니다. 그러기를 여러 번하다보니 체력도 바닥나고 더 이상은 무리일 것 같아서 포기를 하고 산행을 하는데 기분이 영 찜찜했습니다.

운동은 꾸준히 해야 되기도 하지만 소질도 좀 있어야하고 체력도 뒷받침이 되어야 좀 잘 한다 소리를 듣는데 저는 이도저도 아닌데다 오랜 세월을 철봉 근처에도 안 갔는데 하나도 못하는 건 당연하지요. 그렇게 위안을 삼고 얼마간 지나다가 또 약수터 근처로 가게 되었는데 여러 사람들이 기구에서 운동하는 모습이 참 남달라 보였지요. 그래서 혹시나 하고 다시 도전해 보기로 하고 철봉에 매달려서 안간힘을 썼는데도 오늘도 빵 개였습니다. 괜히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 같아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조용히 또 시도 또 시도… 그러나 이날도 완패당하고 돌아오는데 정말 기분이 우울해지더군요. 이제는 턱걸이 하나도 못하는 사람이 되었구나 싶은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 지 더라구요. 나이가 그렇게 되었지 하고 자기최면을 하는데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 만이라도 하자!" 아주 저렴하게 목표를 정했습니다. 퇴근 후 집에서 계회도 나름대로 세운 게 우선 팔굽혀펴기와 아령으로 팔의 힘을 키워야겠다 싶어 바닥으로 엎어져서 푸시업을 하는데 이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십 회 정도를 하니 벌써 호흡이 거칠어지고 팔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배가 자꾸만 바닥으로 내려앉으며 침몰하고 굽어지는 팔의 각도가 차츰 직각이고 엉덩이만 오르락내리락 헉 헉 헉…ㅎ 아들이 사용하던 아령은 보기에도 제법 컸고 무게도 중량인데 처음 몇 개는 가볍게 하는 듯 했지만 차츰 무게감이 강하게 왔으나 턱걸이 하나를 위해 이를 악물고 땀을 흘려가며 한참동안 몸부림을 쳤지요.

문제는 다음날 아침입니다. 출근하려고 일어나는데 몸이 천근만근인데다 곳곳이 아파서 걷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차를 타고 앉으면 졸립고 뻐근한 상태로 일하다가 집으로 오니 운동은커녕 바로 드러눕고 싶은 거의 환자가 되어버렸지요. 갑자기 안하던 운동을 심하게 했으니 몸이 놀란 거지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는데 의욕이 앞서서 단숨에 쇠뿔을 뽑을 듯이 요동을 쳤으니 체력도 약한데다 소질 없는 운동을 악으로 했으니 몸이 임자를 잘못만난거지요. 이로서 턱걸이 하나의 목표는 물거품이 되는가 하면서도 틈틈이 나름대로 운동을 하면서 티브이를 보는데 노익장을 과시하는 분이 턱걸이를 가볍게 하는 것을 보고 놀랍기도 하면서 다시 불굴의 의지가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몇 주후 홀로 약수터로 갔습니다. 맨손체조를 하며 "하나만" , 하나 만이라 도를 중얼거리며 아주 얌전하게 철봉을 잡고 힘껏 잡아당겼는데 조금씩 올라갔지만 미처 합격선까지 도달하지 못한 2% 부족하게나마 하나를 하고는 내려와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는데 전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운동을 많이 하고 숨 고르기 하는 모습 같았을 겁니다. "그래! 이정도면 됐어" "이제 시작이야"를 되 뇌이며 주먹을 불끈 쥐고 기분 좋게 물 한바가지 들이켰지요. "이게 힘나는 약수다!" 캬~~ 자신감 회복을 하고 다음 주 기대를 하며 철봉 앞에 다시 썼습니다. "오늘은 하나를 제대로 해봐야지." 기도하듯 중얼거리며 철봉으로 뛰어 올랐는데 어라??? 또 하나도 안 됩니다. 매달리는 것 조차도 버거울 정도여서 내려온 후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하자." 급하게 먹은 떡이 체한다고 편하게 마음먹기로 하고 집에서 운동 기구가 될 만한 것들로 앉으나 서나 턱걸이 하나를 위해 힘을 키워나가다가 또 주말이 되었습니다. 이제 날씨도 완연한 봄이고 해서 천천히 허리운동부터 시작해서 근육을 이완시킨 후 철봉으로 갔지요. 무슨 시험 보는 것도 아닌데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세를 가다듬은 후 철봉으로 뛰어 올라 팔에 힘을 주어 당기자 올라갑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두 번 씩이나 겨우 했지만 성공했습니다. 믿기지가 않아서 다시 해봤는데 또 올라갔습니다. 야호!! 휘파람을 불며 신나서 주변을 한 바퀴 막 돌았지요. 일종의 세레머니…ㅎ 당당히 자랑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2월에 시작해서 5월이 되었고 턱걸이는 4회까지 가능하게 되었답니다. 이제 목표는 10회인데 12월까지는 가능하도록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아무것도 아닌 턱걸이를 하면서 또 많은 것을 배우고 얻게 되었음에 감사하며 "정대수 살아 있네!!!" 라고 외치며 살고 싶습니다.

한영택

2020-05-14 18:06

정대수 작가님 안녕하세요?
턱걸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힘은 떨어지고 몸은 무거워지고 평소에 꾸준히 운동한다 해도 현상 유지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안 하는 것 보다 하는 것이 나으니 꾸준히 하셔야겠습니다. 저도 운동을 많이 하지만 한참 쉬어버리면 다시 시작하는데 애를 먹습니다. 올해는 마라톤대회도 못가고 ‘코로나19’로 지장이 많습니다. 작가님은 12월까지 턱걸이 목표 달성하시기 바랍니다. 파이팅~~~!!! 건필하시고 건강하십시오.


정대수	한영택 작가님 반갑습니다. 몸이 많이 무거워진 반면에 팔에 힘은 떨어지고 근육도 허물허물...ㅎ 운동은 꾸준히 해야 되는게 특히 나이를 먹을 수록 그런가 봅니다. 응원에 힘내서 꼭 10회 달성하여 다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19가 아직은 조심해야 합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작품으로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5/15 09:44

김상화

2020-05-15 18:07

반갑습니다. 정대수 작가님
턱걸이 때문에 고심을 많이 하셨군요
시작을 하면 반은 성공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살이쪄 몸이 무거워 지나 봅니다.
한 번도 하지 못하던 턱걸이를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금은 두 번을 하신다니 박수를 보냅니다.
연말까지 10번이 목표라 하시니 무난히 성공하시라 믿습니다
저는 산을 그리 많이 다니는데도 임신 8개월 된 임산부 같습니다. ㅎ
매일 10km를 뛰다 3년 전부터 뜀을 멈추었더니 이렇게 정신없이 나오네요
저도 작가님처럼 목표를 정해 뱃살을 빼야겠습니다
작가님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정대수	김상화 작가님 반갑습니다. 나이를 먹을 수록 몸은 무거워지고 팔에 힘은 빠지는가 봅니다. 목표를 정하셔서 뱃살줄이기에 도전을 해보시는 것도 좋은 듯 합니다. 우와 매일 10km를 달리셨다니...놀랍습니다. 그러니까 산행도 많이 하시는 체력이 되시는군요. 저는 그랬다간 몸져 눕습니다.ㅎ 코로나19가 아직은 불안합니다. 건강에 각별히 주의하시고 기분좋은 나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5/18 12:51

정찬열

2020-05-16 05:51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정대수 작가님!
저역시도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거기다 두팔을 이용하는 건 흉내도 낼수 없는
형편이니 겨우 성성한 두다리로 휴일 날에야
가급적 평길을 이용해 걷기 운동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래도 의지를 갖고 철봉을 계획하시는 작가님 응원합니다.

사람은 주워진환경에서 열심히 사는 것이 보람이니까요
아직 COVID-19가 끝나지 않아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고
계획하신 꿈과 목표달성에 건강과 행운을 기원 합니다.^*^


정대수	정찬열 작가님 반갑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에서 사고 사연을 읽고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한 작가님의 글에서 진한 감동을 느끼며 접하고 있습니다. 많이 부족한데 바쁘신중에 귀한 걸음하셔서 응원과 힘을 주시니 참으로 고맙습니다. 코로나19가 아직은 불안합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좋은 일들로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드립니다.^^	5/18 13:07

엄마! 안녕

속담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