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길

소통이란 말은 양자 간에 의미가 전달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뜻이 상대에게 전해져 메아리처럼 행동으로 다가오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적, 정치적, 윤리적, 학문적, 문화적인 부분에서 소통을 요구한다. 이는 소통이 원활하자 않다는 뜻이다.

정말로 면벽소통, 벽에다 대고 말을 하면 의미 없이 소리만 되돌아오는, 극히 정신적 파괴를 가져오는 소통이다. 말이 소리로 되돌아 올 때는 극히 비참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말은 나름대로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소리는 의미를 포함하지 않는다. 흔히,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말을 우리는 쓰고 있다. 서로의 입장이 틀릴 때, 다른 입장으로 화가 날 때 이런 말을 쓴다. 보라.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가. 그러나 그 의미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저 근성으로 하는 말 밖에 되지 않을 것이나, 말의 의미, 뜻의 의미는 알고 쓰는 것이다. 좀 더 보면, 나는 말을 하는데 상대방은 그것을 소리라고 한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하여 다음의 대화를 이어나갈 마음이 생기겠는가.

이 소통을 누구에게 배워야 할까를 생각해 본다. 사람들은 말을 할 줄 안다. 서로의 아집 때문에 뜻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물에게는 일방적인 소통을 할 수 있다. 동물도 감정을 가지고 있어 주인의 소리의 강약에 순종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인이 생살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또한, 동물은 사람이 알 수 없는 소리로 의사 표시를 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의미가 있는 말이건, 의미가 없는 소리건 뱉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 한 방향 이상의 소통이 될 수는 있다.

나는 거의 매일 말을 할 수 없는 생명체를 대상으로 나의 의사를 타진하여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는, 또는 존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부터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를 배우고 있다. 내가 키우는 세균이 있다. 이 놈들은 의사소통을 생명을 걸어 놓고 한다. 이 들은 말을 할 수 없기에 하나하나 내가 물어서 그 답을 구해야 한다. 나는 이 세균이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환경이 좋은지를 모른다. 그러면, 좋아하는 음식을 여러 가지를 먹여 본다. 그러면 좋아하는 음식을 먹은 놈은 그 성장으로 뜻을 나에게 전해준다. 얼마나 고마운가. 일방적인 소통으로도 그 뜻을 알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어떤 환경이 좋으냐고 물어봐도 되돌아 오는 소리조차 없이 씹어버린다. 어쩌겠는가? 사람의 체온을 기준을 낮은 온도, 높은 온도, 얼마나 낮고, 또, 얼마나 높은 지는 이 들이 행동으로 보여준다.

암세포가 왜 겁이 나는가? 인간과의 소통을 거절하기 때문에 겁나는 것이다. 암세포가 좋고 싫어하는 음식, 환경 등을 말로 표현한다면 그 처치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래서 나는 세균을 배양하고, 세포를 키울 때는 아침, 저녁으로 가서 인사를 하고 소통을 한다. 소통이나 대화 없이 하루만 지나가도 저 놈들은 아예 생명을 져버린다. 왜 생명을 걸까? 소통을 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저렇게 애절하게, 또는 억지로 생명을 걸고 소통을 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하든 조금의 의미는 통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소통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소리로 전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너무 작아 눈에도 보이지 않는 저 미생물보다 그 뜻이 작아서 그렇지는 않을른지.

그래도 저 미생물들은 단 하나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10조개 이상의 세포를 가지고 있는 인간을 괴롭히고 있는 현재를 생각해보라. 지금도 우리는 미생물들을 관리하지 못하여 온갖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소통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그 대상이 무엇이든 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세균에서처럼, 도저히 말이 안 통할 경우에는 소통하고자하는 자가 자신을 끝없이 낮추어 그 대상이 요구하는 것을 온 몸으로 맞아 찾아내어야 한다. 말 못하는 미생물의 반응을 쳐다보면서, 그래도 의사 전달 수단이 있는 인간들 사이에는 벽과 마주치는 것보다는 나을 것 만 같기도 한데 왜 서로를 잘 알 수 없는 것일까? 아집이라고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너 자신을 알아라‘고 되돌아 칠 것이다. 이에 필요한 것은 고집덩어리 편도체를 훈련시키는 일인데 이것은 꼭 같은 일을 되풀이하여 편도체에 기억되어 있는 프로그램을 바꿀 수밖에 없는 일로써, 이성을 바탕으로 배려하는 덕을 계속 쌓을 수밖에 없는 것일 지도 모른다.

사람은 서로 기대어 살 수 밖에 없는 시회적 동물로서, 미생물과 다른 것은 어느 정도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말인가, 소리인가는 되돌아오는 화살이 마음에 닿는가, 편도체에 닿는가에 달려 있다.

어쩌면, 배려는 단세포인 미생물로부터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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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

맨 눈으로 보이지 않으나 살아 있는 생물, 현미경이나 전자현미경을 통하여 볼 수 있으며, 병을 일으키는 병균, 바이러스, 조류독감, 구제역,녹조, 적조 생물 등을 예로 들 수 있으며, 단 하나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지구의 나이와 비슷하게 환경에 잘 적응하여 인간에게 유익한 기능을 제공하기도 하고(발효), 해를 끼치기도 하는 생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