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종덕
ㆍ작성일	2017-04-10 21:03

ㆍIP: 168.xxx.229

딸에게

딸에게

                                                      물 길 / 김 종 덕

딸아, 너는 참 맑은 날 태어났다.
너가 태어 난 오월은 더욱 푸르렀고,
금낭화가 만발해 있었단다.

너가 소리 없이 자랄 때
나는 사회 초년생이어서
너를 잘 달래지도 업어 줄줄도 안아 줄줄도 몰랐다

지금의 너와 같이
나는 학업을 계속하고 싶은 것에 눈이 팔려
약국의 문을 열어 두고도 집중하지 못했었다.
그래도 생활은 영위했어야 했기에 말없이 약국에 집중하였다.

이것이 너의 엄마에겐 아주 못마땅하게 보였나 보다.
그래서 약국에서보다 실험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어느 길이든 내가 좋아하고 집중할 수 있는 길을 택하는 것이
우리 가족을 위하는 길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약국 앞에는 커브진 길을 끼고 있었는데
정신없이 여길저길 헤집고 다니는 너에게 집중하지 못하여
너가 짐 차에 치이는 일이 일어 났다.
정신없이 싣고 가서 여러 가지 검진을 받았는데 아무런 이상은 없었으나
하룻밤 정도는 지나봐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에 그렇게 하기로 하고 입원을 했다.

너는 그렇게도 고집 센 놈이었다.
괞찮은데 왜 집에 가지 않냐고 병원이 떠나가도록 열을 내면서 소리질러 어떠한 달램도 너에겐 필요없었다.
저게 누구 고집인가하고 생각해 봤다.
지 뜻대로 안되면 아예 죽고 말겠다는 심사였고, 그래서 정말로 키우기 힘든 놈으로 단정했다.

이름을 너무 크게 지어서 그런가하고 생각을 해봤다.
한솔은 우리말로는 그냥 커다란 소나무이다.
좀 더 크게 생각해보면 나라 한(韓)자이고, 거느릴 솔(率)자이다. 하나의 나라를 거느린다는 말인데, 이름이 너무 커서 너의 고집은 막을 수 있겠으나, 이름이 너무 커면 이름에 짓눌려 뜻을 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의 이름을 한자로는 등록하지 않았다. 대신에 너가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라는 뜻으로 이름을 너에게 주었다. 이것은 너가 충분하게 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이름값을 해달라고 빚을 지우는 것이다.

그래서 너의 길을 찾을 수 있는 방향으로 대학원 쪽으로 방향을 틀어준 것이다.
너의 고집은 적중했다고 나는 판단한다. 그래서 끈기 없는 고집은 아무 곳에도 쓸 수 없지만 너의 끈기와 고집으로 이루어낸 현재까지의 집념은 괜찮은 것으로 판단해주고 싶다.

이제 너의 힘으로 아니, 부부의 합친 힘으로 타국에서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긍정의 불빛이 너희를 찾아 올 것으로 아빠는 믿는다.

항상 성실하게 살아라. 노력해라. 그리고, 배려해라.

부부사이에서 잘 못을 논하는 것 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다. 항상 좋은 말로써 대화해라.

꼭 화 낼 일 있었으면, 먼저 화해를 하고, 서로의 칭찬으로 마무리 해라.

그리고, 보이는 현재에 고달파하기 보다는, 추운 겨울을 겪어야만 예쁜 꽃이 필 수 있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겨 두어라.

유학 생활 즐겁게 마무리 짓고,

또한, 잘 살아야한다.


                                                                                                  2017. 06

                                                             결혼식 날 아빠가.

김경렬

2017-04-10 22:32

금쪽같은 따님을 시집 보내며
사랑가득한 격려와 용기를 주시는 자랑스런 부성애가 훈훈하게 느껴 집니다.
감동입니다.
따님 결혼을 축하합니다.


김종덕	김경렬 작가님, 저가 해 줄수 잇는 일이 거의 없는 것 같아 딸에게 잘 살아야한다는 편지를 보내고 싶었읍니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때에 마음을 다잡는데 도움이 되었으면하는 마음입니다. 지금 쯤 메일로 보내면 마음을 다스리는데 좀 도움이 될까싶어서입니다. 여기까지 들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시옵고.	4/11 19:40

이석희

2017-04-11 08:31

김종덕 시인님!
부모로서 귀엽지 않은 자식이 있을까마는 아들은 든든하고 딸은 깜찍하다고 합니다.
저도 맨 위로 아들 하나에 딸 둘을 키웠습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어느 덧 중년이 된 그들이 간혹 집에 오면 아들은 '아버지!'라 부르고
딸은 의례히 '아빠!'하고 부릅니다
아들은 "예!"하고 대답하고 딸은 언제나 "응!" 하고 대답합니다.
그래도 탓하지 않습니다. 예쁘니까 그렇겠지요.
아들 장가를 보내면 잔치 한다고 말하고
딸을 시집 보낼 때에는 딸 치운다고도 합니다.
그래도 딸 시집 보내는 날 노부부가 마주 앉아 눈물 흘리는 건 아버지라고 합니다.
얼마나 서운 하셨을까 잠작이 갑니다.


김종덕	이석희 작가님, 오늘도 평안하십니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 결혼 전에 말이라도 건네고 싶어 편지를 썼읍니다. 모두가 지산들의 힘으로, 책임으로 살아가겠지만 아버지의 말이 조금이라도 가슴에 닿기를 바래보며 오늘 메일을 보내려고 합니다. 항상 건강히시옵고, 감사합니다.	4/11 19:43

김상훈

2017-04-12 01:14

부모님 몸빌어 태어났으니 생의 경작은 온전히 누구든 본인 몫이곤 합니다. 하지만 몸을 빌려준 부모는 죽을 때까지 자식 경작의 농사꾼이 되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겠지요. 훌륭한 부모보다 좋은 부모되기란 참으로 어려운 듯합니다.


김종덕	김상훈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자식경작의 농삿꾼 참 정겨운 말씀이네요. 그러게요, 계절에 관계없이 경작을 해야하니 여러가지 뜻대로 잘 되지 않겠지요. 싻으로부터 곱게 자란다는 말이 참 다가옵니다. 지난 세월 참 많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농사꾼이 계절을 잘 못 맞춘것 같기도하고요. 들러주시고 좋은 덕담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4/12 16:56

사위에게

민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