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종 덕

삶은 강요되는 것이든 자발 적인 것이든 선택에 의하여 엮어 나가진다. 그 중에는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계절은, 그리고 날씨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자연이기 때문이다. 자연은 항상 우리에게 주는 것만 하고 있다. 이것은 선택이라기보다는 자연으로부터 은혜를 입는 것이라 보는 것이다. 그것이 은혜이든 파괴이든 우리에겐 선택할 권리가 없다. 어쩌면 우리 안에 깊숙이 들어와 삶을 훈련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자연조차 선택할 수 있다면, 인간은 더 발전 했을 것 같은가? 아마도 부정적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노력하지 않아도 먹을거리가 생기고, 억지로 덥거나 추운 날씨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자연은 사람은 일을 하여 곡식을 먹고 살 수 있도록 만들었고, 동물은 사람들의 시중을 드느라 곡식을 재배할 수 없기 때문에 길가의 풀을 먹어도 살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살아가다가 한 번 정도는 뒤돌아 보며 자연의 숭고함을 깨닫게 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상대가 자연인 것을 제외하면, 사람은 항상 선택의 귀로에 서있게 된다. 저 예쁜 아가씨를 사랑하고 싶으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선택이 필요하고, 어떤 회사를 들어가려면 자신이 선택을 해야 하고, 들어가 자신이 번영을 할는지 쇠퇴하려는 지는 자신의 몫으로 되어있다. 선택은 우리의 능력위에 있는 경우기 많다. 그래도 사람이라 조금은 더 나은 것을 선택하기 위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 이상의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교묘하게도 선택은 항상 자신의 책임을 동반한다. 누구에게 뒤집어 씌울 수도 없는, 그리고 인정할 수도 없는 일들을 스스로 겪으며 세상 탓을 한다. 선택이 되지 못했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선택은 우리의 것이 아니고 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며 의지하기도 한다. 좀 비겁한 이야기지만 자신의 책임을 회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신이시여 이번 한번 만 도와주십시오!’, 자신의 소원대로 되면 자신의 선택보다는 신의 은총이 커서 그런 것으로 스스로 인정하려고 한다. 그 어디에도 자신의 선택의 결과라고 믿지는 않는 듯하다.

사랑부터 시작하여 결혼을 하고, 아기를 갖고, 아기를 키우면서, 아이가 잘 되도록 욕심을 부리는 것에도 선택을 하지 않으면 그 자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적응해 가고 있다. ‘나는 왜 이럴까’하는 자조적인 생각도, ‘나는 왜 이것밖에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항상 자신의 능력보다 그 위의 것을 선택하려는 것 때문일 것이다.

집을 사고 싶은데, 마음에 꼭 드는 집은 있는데, 나의 선택 능력 위에 있을 때, ‘이 놈의 세상’이라고 탓하기 보다는 나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아닌가.

분명한 것은 우리는 선택에 대하여 너무 어려운, 힘에 버거운 일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듯하다. 이 세상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항상 내 능력 위에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현재의 자신의 위치에 도달할 때까지의 경로를 한 번 살펴보면, 모든 것은 자신의 선택의 결과이었다는 아주 고마운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마음이 가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모두 최선의 선택을 해온 결과임에는 분명할 것이다. 어쩌면 어릴 때는 자신의 선택이라기보다는 부모님의 선택으로 자신의 길을 들어섰을 것이나, 부모님 역시 자식들을 잘되기 바라는 선택을 했을 것이기에 과거는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신의 선택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되돌아가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하는 생각을 많이 할 수도 있다. 그건 잘못된 생각일 것이다. 다른 길로 갔다하더라도 그 길은 자신이 그 결과를 볼 수 없었기에 아쉬워하는 것일 것이다.

결국 자신이 잘 선택한 결과로 여기에 있다. 다르게 표현해보면, 당신의 선택이 없었다면 결코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선택은 자신에게 부담을 주기는 하겠지만, 선택하고 선택을 당한다는 것은 자신이 발전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 시험이 없으면 본인은 더 나은 곳으로 선택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시험은 사람을 잘 못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전진하기 위한 수단이다라는 것을 어른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선택은 스스로를 발전시키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며, 다소 강제성을 띤 선택이라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선택은 자신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것도 우리답게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사랑이 더욱 깊어 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