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9-04-05 20:14

ㆍIP: 1.xxx.128

태백산 정상엔 장군봉과 천제단이 기다리고 있다 (태백산 제2편)

태백산 정상엔 장군봉과 천제단이 기다리고 있다
(태백산 제2편)

루수/김상화(金相和)

신선한 공기를 가슴에 안고 장군봉까지 올라왔다. 올해는 기해년(己亥年) 황금 돼지의 해다. 황금 돼지를 토실토실 살찌워보려고 삼전가족은 영산(靈山)인 태백산(太白山)에 온 것이다. 이곳은 하늘에 제(祭)를 지내는 천제단(天祭壇)이 있다. 필자는 하늘과 제일 가까운 이곳에서 천기(天氣)를 받고 싶어 올라왔다. 태백산(太白山) 정상에서 받은 기(氣)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혼신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기해년(己亥年)엔 영혼을 맑게 가다듬고 하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해 힘차게 달려보자. 이젠 삼전 가족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수많은 등산객이 이곳에 몰려들었다. 이 많은 사람 중 삼전가족을 찾는다는 것은 모래사장에서 잊어버린 구슬을 찾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도무지 찾을 길이 없다. 시간이 없어 여기서 더 머뭇거릴 수도 없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없다해도 이곳을 다녀간 흔적을 남기려면 사진을 찍어야 한다. 그래서 장군봉 표석으로 달려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사진 한 장 찍어줄 사람조차 없다. 염치를 무릅쓰고 모르는 옆 사람에게 부탁하니 쾌히 응해준다. 사진을 찍기 위해 제일 먼저 장군봉 표석에 입맞춤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마치 애인의 촉촉한 입술을 지그시 물었을 때 감미로운 촉감이 느껴지듯 한다. 이러한 환상이 사라지기 전에 몇 장의 추억이 될 사진을 부탁해 찍었다. 내가 포즈를 취하는 대로 능수능란하게 찍어준다. 모르는 젊은 여성이지만 내가 취하는 자세가 우스웠는지 빙그레 웃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장군봉에도 천제단(天祭壇)이 있다. 이곳에 있는 것은 장군단(將軍壇)이라 하는데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설치한 천제단 중 하나다. 이곳은 천왕단(天王壇)으로부터 북쪽 300m 지점에 떨어져 있다. 둘레 20m, 높이 2m의 타원형으로 천왕단(天王壇)에 비해 작으며,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추억을 만들고 싶어 정성을 다해 사진기에 담았다. 태백산 천제단(天祭壇)은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228호로 지정되었다. 천제단(天祭壇)은 우리 조상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설치한 제단이다. 만들어진 시기나 유래 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삼국사기를 비롯한 옛 서적에 의하면 "신라에서는 태백산을 삼산 오악(三山五嶽) 중의 하나인 북악이라고 하고 제사를 받들었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태백산은 예로부터 신령스러운 산으로 섬겨졌음을 알 수 있다. 태백산 정상에 위치한 천제단은 천왕단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단, 남쪽에는 그보다 규모가 작은 하단(下壇)이 있다. 이렇게 천제단(天祭壇)은 3기(基)로 구성되어 있으며, 돌을 쌓아 신역(神域)을 이루고 있다. 이 3기로 이루어진 천재단은 고대 민속 신앙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삼산오악(三山五嶽)이란 중국의 명산을 표현할 때 주로 쓰는 말로 삼산(三山)은 세 개의 선산[仙山]으로, 봉래[蓬萊]·방장[方丈]·영주[瀛洲]를 말하며, 오악은 태산[泰山]·형산[衡山]·화산[華山]·항산[恒山]·숭산[嵩山]을 말한다.}

정상에 올라왔다. 천제단(天祭壇)은 정상 제일 높은 곳에 있다. 이것을 천왕단(天王壇)이라한다. 사방을 둘러보았다. 이곳에 있는 천왕단(天王壇)을 중심으로 옆에 1기가 있고 장군봉에 1기가 있는 것이다. 바로 옆에는 큼직한 정상 석이 있다. 정상석엔 "太白山"이라고 한문으로 글씨를 써 세워놓았다. 정상에 올라가면 어느 산에서나 느끼는 것이지만 민족의 영산(靈山)인 이곳에서는 더욱 감격스럽다. 사진을 찍으려니 등산객이 너무도 많이 몰려들어 찍을 수가 없다.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야만 했다. 줄을 서고 약 1시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내 차례가 왔다. 너무도 반가워 바로 정상 석에 뛰어올랐다. 그러곤 모르는 청년에게 카메라를 주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필자는 정상에 올라오면 언제나 정상 석에 입맞춤을 한다. 여기서도 예외 없이 사진을 찍으려고 정상 석에 입을 맞추고 있을 때였다. 난데없이 군중으로 부터 폭소가 터져 나온다. 웬일인가 하고 등산객들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폭소를 터트린 그들은 나에게 손을 흔들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낸다. 왜 나에게 손을 흔들며 폭소를 터트렸을까? 아마도 나이 든 사람의 행동거지가 신기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나 역시 부끄럽긴 했지만 고맙다는 인사로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산에 올라와 이런 함성과 박수를 받기는 처음이다.

천왕단(天王壇)은 둘레 27.5m, 높이 2.4m, 좌우 폭 7.36m, 앞뒤 폭 8.26m의 타원형 계단을 자연석으로 쌓았다. 돌로 만든 단이 아홉 단이라 하여 9단 탑이라고도 불린다. 매년 개천절에는 이곳에서 제사를 받드는데, 중앙에 태극기와 칠성 기를 꽂고 주변에는 13천기(天旗)와 28숙기(宿旗)를 세우며 9종류의 제물을 갖춘다. 천왕단(天王壇)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이곳 제단에는 "한배검"이라고 쓴 비석이 있다. 한배검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 사전을 찾아보았다. 단군을 높여 이르는 말이라고 쓰여있다. 제단 위에는 사과 밤 대추가 너절하게 놓여있다. 아마도 등산객들이 기도하기 위해 차려놓은 것 같다. 이곳 주변의 계곡 일대에는 치성을 드리는 기도처로 사용된 크고 작은 적석탑과 석단(石壇)들이 있으며, 함부로 짐승을 잡거나 나무를 꺾는 일을 금하고 있다고 한다.

천제단은 편마암으로 쌓은 원형 제단으로, 위쪽은 원형이고 아래쪽은 네모꼴이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난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사상을 나타낸 구도다. 이곳은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는 동안 방백 수령과 백성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고, 구한말에는 나라를 구하고자 우국지사들이 천제를 올렸던 곳일 것이다. 천제단에서 망경사로 이어지는 등산로 옆에는 단종 비각이 세워져 있다. 이 비각은 영월 청령포에서 객사한 단종이 백마를 타고 와서 태백 산신으로 좌정했다 하여 단종을 기려 세운 것으로, 수백 년간 제를 올려 왔다 한다. 정상 동쪽 아래 자리 잡은 망경사는 신라 시대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로 6,25 때 소실되었다가 1979년 중건된 건물이다. 경내에는 우리나라 명수백선(名水百選) 가운데 으뜸으로 친다는 용정(龍井)이 있다

겨울인데도 또한 여기를 오기까지는 하늘에서 눈이 내릴 것처럼 하였는데 이곳 영산(靈山)인 태백산(太白山) 정상에 올라오니 파란 하늘에 구름 몇 점 동동 떠다닌다. 참으로 상쾌하고 따사로운 날씨다. 필자의 마음은 새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며 신비로운 자연을 감상하고 싶다. 그때 신승식 산 대장께서 전화가 왔다. 내가 눈에 보이지 않아 궁금했나 보다. 정상에서 내려가려고 한다고 했더니 안심을 하는 것 같다. 너무도 반가웠다. 내려가는 길을 잘 몰라 신인희 회원께 전화했다. 자세히 알려준다. 항상 친절과 상냥함이 몸에 배어있는 분이다. 길을 찾아 부지런히 내려갔다. 망경사란 절까지 내려와 보니 반갑게도 삼전 가족이 절의 앞길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점심을 즐기고 있다. 필자도 합석하여 맛있는 식사를 함께했다

점심을 먹고 잠시 망경사을 둘러보았다. 용정(龍井)에 대한 알림판을 만들어 놓았다. 용정(龍井)의 유래는 샘에다 용각(龍閣)을 짓고 용신에 제(祭)를 올려 옛부터 용정(龍井)이라 불리고 있다. 그래서 옛날부터 천제(天祭)를 지낼 때 제수로 사용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1,470m)에 위치한 이 샘은 동해에서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제일 먼저 받아 우리나라 100대 명수(名水) 중 으뜸이라 한다. 옆에는 단종비각(端宗碑閣)이 있다.

단종비각(端宗碑閣)은 조선(朝鮮) 제6대 임금인 단종(端宗)이 영월에 유배되자 고을 추익한(秋益漢) 전 한성부윤(前漢城府尹)이 태백산의 머루 다래를 따서 자주 진상(進上)하였는데 어느 날 꿈에 산과(山果)를 진상(進上) 차 영월로 가는 도중 곤룡포(袞龍袍) 차림으로 백마를 타고 태백산으로 오는 단종(端宗)을 만나게 되었다. 추익한(秋益漢)이 이상히 여겨 영월 땅에 도착해 보니 단종(端宗)이 그날 세상을 떠난 것이다. 서기 1457년 영월에서 승하(昇遐)한 뒤 태백산 산신령(山神靈)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그 후 주민들이 의논하여 단종(端宗)의 영혼을 위로하여 산신령(山神靈)으로 모시기로 하여 매년 음력 9월 3일 제(祭)를 지내고 있다. 지금의 비각(碑閣)은 1955년 망경사(望鏡寺) 박묵암 스님이 건립하였으며 조선국(朝鮮國) 태백산단종대왕지비(太白山端宗大王之碑) 라고 쓴 비문이 안치되어 있다. 비문과 현판 글씨는 오대산 월정사 탄허 스님의 친필이라 한다.

절에서 하산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주목 군락지가 나온다. 제멋대로 자란 주목들이 매우 아름답다. 협곡의 산마루에는 태백산을 지킨다는 장군바위가 비장한 모습으로 내려다본다. 태백산은 하늘로 통하는 성스러운 산으로 하늘나라에서 파견된 장군이 많은 군사를 이끌고 태백산 주위를 지켰다고 한다 이 장군의 임무는 신선한 태백산을 부정한 사람들이나 악한 귀신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장군이 연화산 옥녀봉의 옥녀에게 반하여 임무를 게을리하는 틈을 타고 성역으로 못된 잡귀가 들어오게 되었다. 이에 하늘신이 대노하여 급히 돌아오던 장군과 병졸들을 뇌성 병력을 쳐서 돌로 만들어 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성역으로 돌아온 잡귀는 벼락을 쳐서 백산의 신령 굴에 가두어 버렸고 신령 산의 신령으로 하여금 지키게 하였다고 한다.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이다. 그런데 오른쪽에 단군(檀君)을 모신 단군성전(檀君聖殿)이 눈에 들어온다. 단군(檀君)을 이곳에 모셨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성전(聖殿)에 들려 묵도를 한 다음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성전(聖殿) 안에는 단군 할아버님의 영령(英靈)과 영정(影幀)을 봉안하여 우리 민족의 상징으로 기리고 있다. 몇 발짝 더 내려오니 태백산 눈 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거대하게 눈을 쌓아놓고 여러 형태의 집과 백악관도 조각해 놓았다.

태백산은 국립공원으로 백두대간의 중심에 있으며 최초로 등장하는 지명이다, 또 우리 민족의 영산(靈山)이다. 하늘에 제를 올리는 밝은 산 백산(白山)이라 하였고 그중에서도 가장 크고 밝은 산이 바로 태백산(太白山)이다. 순우리말은 "한 밝달"이다. 배달민족의 어원도 박달-밝달-배달로 변한 것이다. 한강과 낙동강, 삼척의 오십천이 발원하는 한반도 이남의 젖줄이 되는 뿌리 산이기도 하다. 민족의 영산이라 일컫는 태백산은 주봉인 높이 1,567m의 장군봉과 높이 1,517m의 문수봉으로 이루어진 높은 산이지만 가파르거나 험하지 않다. 그래서 등산이 수월하며 남성다운 웅장함과 후덕함을 지닌 토산이다. 겨울철에는 눈이 많이 내리기도 하지만 산에 하얀 자갈이 많아 아래에서 바라보면 마치 흰 눈이 쌓인 것처럼 밝게 빛난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산 정상에는 예로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天祭壇]이 있어 매년 개천절에 태백 제를 열고 천제를 지낸다.

삼전 가족은 기해년(己亥年)을 맞이해 우리의 영산(靈山)인 태백산(太白山)에서 기(氣)를 많이 받아 왔다. 회원 모두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올해는 태백산에서 받아온 기로 인해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잘 이루어 지리라 본다. 정상춘 회장과 이문부 고문님을 비롯해 삼전가족 여러분 오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2019년 1월 13일

김경렬

2019-04-05 22:41

태백 줄기를 섭렵하시며 수고 많으셨습니다.
한달음에 배독하며 함께한 산행 감사합니다.
늘 건강 하시고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


김상화	바쁘심에도 불구하고 오시어 첫 댓글을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김경렬 작가님 태백산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200대 명산을 다니려면 아직 3~4년은 더 다녀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건강해서 무난하리라 봅니다만, 그것은 제 생각일 뿐입니다. 열심히 해보렵니다. 오늘은 경기도 가평에 있는 청우산을 다녀왔습니다. 작가님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4/6 20:04

김상훈

2019-04-07 03:05

천제단은 들어본 바가 있어서
천왕단과 단종비각은 루스 작가님 덕분으로......ㅎㅎ
아무튼 대단하시다는 말씀만 전해드립니다.
수년간 싸이클을 해오던 제가
2년 전에 손을 놓았더니 하체가 영 부실해졌습니다.
산을 그렇게 오르시다니 존경스럽습니다.
그렇더라도 산행은 결국 야생이나 다름 없으니
늘 조심에 조심을 하셨으면 합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김상훈 위원장님 사이클도 타셨었군요 위원장님은 이 시대의 팔방 위인이십니다. 바쁘신데도 오셔서 댓글 감사합니다 산행할 때 염려해 주신 것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조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이네요 이 한주도 무엇보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4/8 07:03

정찬열

2019-04-10 18:12

루수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민족의 영산(靈山)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1,470m)에 위치한
샘이며 동해에서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제일 먼저 받아 우리나라 100대
명수(名水) 중 으뜸이라 하는 곳이며, 옆에있는 단종비각(端宗碑閣)
민족의 영산이라 일컫는 태백산은 주봉인 높이 1,567m의 장군봉과
높이 1,517m의 문수봉으로 이루어진 높은 산 작가님께서는 눈도 많이
오는 추운날에 모두가 가보지 못해 말로만 전해듣고부러워하는곳
"태백산 정상엔 장군봉과 천제단이 기다리고 있다(태백산 제2편)"
을 통해 많은것을 배우고 감동으로 느껴 감니다.
항상 일천 고지가 넘는 산악길을 오르시는 작가님 안녕를 기원드립니다.


김상화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려 좀 쌀쌀해 졌네요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셨는지요 허접한 글 읽으시느라 욕보셨습니다 작가님 태백산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민족의 영산(靈山)입니다 시간이 되시면 한 번 다녀오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쌀쌀한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4/10 19:39

한탄강 얼음 트래킹은 내 평생 최고의 행복이었다

태백산(太白山)은 우리민족의 영산(靈山) (태백산 제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