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9-02-22 00:31

ㆍIP: 1.xxx.128

남한 산성의 성곽을 돌아보니 (제1편)

남한 산성의 성곽을 돌아보니
(기행 수필 남한산성 제1편)

루수/김상화

무술년이 저물어 간다. 과연 우리는 무술년에 어떠한 삶을 살았을까? 한해를 되돌아보는 순간이다. 오늘은 겨울인데도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져 마치 봄 같은 기분을 느낀다. 이렇게 좋은 날 산울림 가족은 남한산성 입구에 모여 무술년을 마무리하는 송년 산행을 하기로 했다. 산행이 끝나면 모 식당에서 푸짐한 잔치를 한다고 한다. 필자는 남한 산성을 30여 차례 다녀왔지만, 성곽을 한 번도 돌아보지 못했다. 이참에 그토록 쓰고 싶었던 남한산성 탐방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송광 김문환 선생께 전화를 걸었다. 우리 먼저 출발해서 남한산성 성곽을 돌자고 했더니 그렇게 하자고 한다. 남한산성에 대해 부분적인 글은 몇 편 썼지만, 이렇게 역사적인 산을 지척에 두고 성곽 산행기를 쓰지 못해 늘 아쉬움이 있었다.

문화생태 탐방로로 해서 남한산성 성곽을 돌기 위해 8시에 집을 나왔다. 잠실 롯데백화점 앞에서 송광 선생을 만나 마천동 남한산성 입구까지 가는 3155번 버스를 탔다. 입구엔 느티나무 한 그루가 수호천사 처럼 서 있다. 이 정자나무는 여름엔 그늘이 무성해 산행하러 오가는 등산객들의 잠시 쉬어가는 안식처다. 또 각자 와서 모일 때는 느티나무 아래서 만나기로 약속도 하는 약속 장소다. 이렇게 유명세를 띄고 있다. 없어서는 안 될 만큼 만인을 행복하게 해주는 나무다. 송광 선생과 함께 "토성 산성 어울길"로 향했다. "토성 산성 어울길"이란 몽촌토성(夢村土城)과 남한산성(南漢山城)을 아우르는 말이다. 몽촌토성과 남한산성을 잇는 성내천(城內川)을 따라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유적들에 얽힌 이야기를 벗하며, 격조 있는 우리 옛 문화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길이다. 우리 두 사람은 일장천 약수터 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이마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여름엔 그토록 잎이 무성했던 나무들은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앙상한 알몸으로 안타깝게도 차디찬 겨울을 버티고 있다.

일장천 산우회(日長泉山友會)에서 만들어 놓은 운동 시설을 보고 지나자마자 검은 청설모 한 마리가 나타나 애교를 부린다. 이놈은 춥지도 않은가 보다. 검은 털로 무장한 청설모는 힐긋힐긋 우리를 쳐다본다. 그러곤 나무를 올라 내리며 반갑다는 신호를 보낸다. 서문 쪽에 있는 성곽까지 올라왔다. 우리는 서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토끼굴처럼 생긴 암문(暗門)을 통해 성안으로 들어갔다. 성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아름드리 금강송이 반긴다. 솔향을 은은하게 뿜어내며 잠시 쉬어가라 한다. 한참을 솔향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도록 몽롱했다. 우리는 반가웠지만, 시간이 없어 쉬지 못하고 수어장대(守禦將臺) 쪽으로 걸었다. 걸으며 서울의 경치를 바라보니 역시 아름다운 우리의 수도 서울이다. 매우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이 실감 난다. 수어장대까지 왔다. 그러나 수어장대(守禦將臺)는 산성을 올라올 때마다 들린 곳이라 지나가기로 했다. 그래도 수어장대에 대한 역사적인 것을 적어본다. (암문(暗門)이란 성곽에 문루를 세우지 않고 뚫은 문을 말한다. 전시에 적이 모르도록 비밀스럽게 물자를 이송 할 수 있도록 만든 문이다)

수어장대(守禦將臺)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호다. 장군이 군사들을 지휘하던 곳으로 남한산성에 4개의 장대(將臺)가 있었는데 오로지 지금은 수어장대(守禦將臺)만 남아있다. 성안에 남아있는 건물 중 가장 화려하고 웅장하다. 인조 2년(1624) 남한산성 축성 때 단층으로 지어 서장대라 불리던 것을 영조 27년(1751) 유수 "이기진"이 왕명을 받아 이 층으로 다시 짓고 "수어장대(守禦將臺)"라는 편액을 달았다. 수어장대 2층 부에는 '무망루(無忘樓)'라는 편액이 달려 있었는데, 병자호란 때 인조가 겪은 시련과 8년간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다가 귀국하여 북벌을 이루지 못하고 승하한 효종의 원한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영조가 지은 것이다. 현재 무망루 편액은 수어장대 오른편에 보호각을 지어(1989)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보관하고 있다.

수어장대(守禦將臺)가 있는 산을 청량산이라 하는데 일반적으로 남한산성으로 통한다. 청량산이란 이름을 따서 이곳에 청량당을 세워놓았다. 청량당은 남한산성을 쌓을 때 동남쪽 축성의 책임자였던 이회(李晦)장군과 그의 부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건립되었다. 이회는 공사비를 탕진하고 횡령하여 공사에 힘쓰지 않아 기일 내에 공사를 마치지 못했다는 억울한 모함을 받아 죽임을 당했다. 이 소식을 들은 부인 송씨는 남편의 성을 쌓는 일을 돕기위해 삼남 지방에서 축성자금을 마련하여 돌아오는 길에 남편의 소식을 듣고 한강에 몸을 던져 따라 죽었다. 이회는 죽을 때, 자신의 죄가 없으면 매 한 마리가 날아올 것이라 예언을 했는데 과연 매가 날아와 그의 죽음을 지켜보았다고 한다. 후에 누명이 벗겨지고 그가 맡은 공사가 가장 잘된 것으로 알려지자 사당을 지어 초상을 안치하고 넋을 기렸다. 원래의 청량당은 6.25 전쟁 때 소실되어 다시 지었다.

수어장대(守禦將臺)를 지나 아름다운 서울을 보면서 성곽을 따라 걷는다. 걷다 보니 영춘정(迎春亭)까지왔다. 아담하고 예쁘게 세워놓은 우리의 영춘정(迎春亭)이다. 옛 선비들은 아름다운 낭만이 깃들어 있고 자연을 즐기는 것도 참으로 멋들어진 것 같다. 현대인과는 자연을 즐기는 영혼이 달랐나 보다. 봄을 기다린다는 뜻으로 정자의 이름을 지었으니 얼마나 품위 있고 고상한 이름인가! 그런데 지금 한창 공사 중이라 들리지 못하고 바라만 보고 가는 아쉬움을 남긴다. 송광 선생은 손으로 가리키며 저기를 보라고 한다. 무엇을 보라는 것인지 영문도 모르고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곳엔? 성곽 밖으로 멀리 보이는 청계산과 대모 산이 마치 아리따운 아가씨의 탱글탱글한 젖가슴처럼 솟아올랐다. 어찌나 아름다운지 여자의 아름다움을 두 봉우리가 대변하는 듯했다. 이래서 영춘정을 이곳에 세운 것이 아닌가도 생각된다. 안타깝게도 영춘정의 현판을 도둑맞았다고 한다. 언제 가져갔는지조차 모르는 형국이다. 소중한 문화재를 누가 가져 같단 말인가? 참으로 안타깝다.

영춘정(迎春亭)을 지나니 비탈길이다. 이곳은 음지라 엊그제 온 눈이 녹지를 않아 미끄럽다. 살살 달래며 조심스럽게 비탈길을 내려갔다. 얼마 걷지 않아 남한산성에서 가장 웅장하고 큰 지화문(至和門)이 나온다. 이문을 남문이라 한다. 지화문(至和門)은 정조 3년 성곽을 개보수할 때 지화문이라 칭하였고 4대문 중 가장 크고 웅장한 중심 문이며 유일하게 현판이 남아있다. 또한 현재는 성남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 현판은 지화문(至和門)으로 설치되어 있다. 선조 때의 기록을 보면 동문, 남문, 수구문의 세 문을 수축하였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남문은 인조 2년(1624) 수축하기 이전부터 이미 있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남문은 정조 3년(1779) 성곽을 보수할 때 개축하고 지화문(至和門)이라 하였다. 1976년 문루를 복원하였고 2009년 정조의 글씨를 집자하여 전면에 현판을 설치하였다. 병자호란으로 인조가 처음 남한산성에 들어올 때 바로 이 문을 통해서 들어왔다고 한다.

제2남옹성(第2南甕城)이란 이름을 써 놓았다. 옹성(甕城)은 일반적으로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성문 밖으로 한 겹의 성벽을 더 둘러쌓은 이중의 성벽을 말한다. 그러나 남한산성의 옹성(甕城)은 성벽으로 접근하는 적을 3면에서 입체적으로 공격하고, 요충지에 대한 거점 확보를 위해 성벽에 덧대어 설치한 시설물로 다른 성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남한산성에는 모두 5개의 옹성(甕城)이 있는데, 이 중 3개의 옹성(甕城)이 산성 남쪽의 완만한 지형을 보완하고 신남성(新南城)으로 부터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설치되었으며, 제2남옹성은 이 3개 중 중앙에 있는 두 번째 옹성(甕城)이다. 제2남옹성은 둘레가 318m이며, 다른 옹성과는 달리 이중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색이다. 옹성 끝에는 포대가 있는데, 그곳으로 들어가는 홍예문이 있으며, 포대는 동, 서, 남 3방향으로 설치되어 있다. 본성과 연결되는 지점에는 전투 시에 성내로 출입할 수 있도록 암문을 설치하였다. 남한산성에 설치된 옹성 중 규모가 가장 크다.(신남성(新南城)이란 남쪽 새로운 성이라는 뜻이고 또 부속 방어시설이란 의미도 있다.) 남한산성 1편은 여기서 마무리 한다.

2018년 12월 23일

정찬열

2019-02-22 16:35

루수작가님 안녕 하세요
타고난 필력과 정교한 풍경을 그려주시여 단숨에 배독합니다.
산울림 가족이 남한산성 입구에서 무술년을 마무리하는 송년 산행
이며 듣도 보지 도 못한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호인 수어장대(守禦將臺)이며.
남한산성에서 가장 웅장하고 큰 지화문(至和門)은 정조 3년 성곽을 개보수할 때
지화문이라 칭한 4대문 중 가장 크고 웅장한 중심 문이며 현판이 남아있는 유일한문과
현재는 성남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현판은 지화문(至和門)으로 설치되어
남한산성에는 모두 5개의 옹성(甕城)이 있는 것이며 이 중 3개의 옹성(甕城)이
산성 남쪽의 완만한 지형을 보완하고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설치되었으며,
제2남옹성(둘레가 318m)은 두 번째 옹성(甕城)등 작가님께서 올려주신곳
언젠가는 한번 들러 보고싶은 생각이 납니다.주말 잘보내시고 편안한 시간 되세요


김상화	2월이 여울목에 도달했습니다. 내일 모래면 기다렸던 3월이네요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그간 잘 계셨지요 남한산성을 아직 와보지 못하셨나 봅니다 매우 아기자기하면서도 역사가 숨쉬고 있는 산이지요 시간이 되시면 꼭 한번 산행하실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작가님 3월 2일엔 장성에 있는 축령산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곳에서 하루종일 편백나무 향기를 음미하며 숲길을 트래킹한답니다 작가님 밤이 깊었네요. 행복한 꿈 꾸시기 바랍니다	2/27 23:39

박목철

2019-02-22 17:18

영화 남한산성을 보고 감상기를 쓰기 위해 남한산성을 찾은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산성의 나라라고 할 만큼 산성이 많지만 실제로 전투를
한 곳으로 온존히 보존 된 곳은 많지 않습니다. 남한산성은 지키기는 쉽지만
최악의 경우 달아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때 조선과 일본 성의 비교라는 책을 써보고 싶어서 일본을 가면 성을 꼭 돌아
보곤 했습니다. 일본의 성에 비하면 쉽게 뚫리겠구나 하는 게 우리 성이지요,
그런 시각에서 보면 남한산성은 그런대로 성 구실을 하겠구나 하는 성으로 보였습니다.
엄동설한에 성루에 내 몰린 병사들의 고충이 어떠했을까 가슴도 아렸답니다.
남한산성 답사기, 소중한 글, 잟 읽고 갑니다. 작가님,


김상화	반갑습니다. 박목철 작가님 2월과 함께 추위도 모두 갔나 봅니다 바람이 아침저녁으론 약간 차지만 향기로운 봄바람입니다 남한산성은 서울 시민의 휴식처입니다 산이 위험한 곳도 없고 아기자기하면서 매력적인 산이지요 단 부끄러운 역사를 간직한 산이라는 것이 좀 아쉽습니다 늘 좋은 글로 알려주시니 고맙습니다 작가님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2/27 23:52

김종덕

2019-02-26 13:43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항상 다른 숙제를 주십니다. 가보고 싶다거나, 타임머신으로 되돌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합니다. 저헐 옛날에 한번 살아 봤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게합니다. 많은 노력으로 읽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김상화	오랜만입니다. 김종덕 작가님 작가님께서는 주로 해외로 여행을 다니시느라 보기가 어려운 모양입니다 한 달에 한 번정도 뵙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국내 계시면 자주 뵙기를 희망합니다 김종덕 작가님 이젠 봄입니다 머지않아 꽃들이 만발하고 향기를 뿜어내겠지요 우리 아름다운 꽃을 보기 위해 행복하게 3월을 맞이합시다 작가님 밤이 깊어가네요 행복한 꿈 꾸시고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2/28 00:02

김상훈

2019-02-27 03:46

남한산성에 얽힌 정사나 비사는 여러 경로를 통해 읽고 듣고 해서
대충은 알고 있지만, 언젠가 영화가 나왔길래 단번에 보았는데
솔직히 역사적 배경보다는 그 영화에 등장한 김윤석이가
한 때 저랑 연극밥을 같이 먹었던 후배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영화적 가미로 약간은 오버한 느낌이 들지만
아무튼 또 작가님의 글을 통해 새삼 다시 한번 감상하는 결과였습니다.
남한산성은 서울에 살 때 몇 번이나 가본 기억이 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소풍 코스로 아예 붙박이가 되었던 곳이지요.
잘 읽고 갑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김상훈 위원장님 늦은 밤에 답글을 씁니다 하루라는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빛처럼 지나갑니다. ㅎ 작가님께서도 남한산성을 자주 다니셨던 곳이군요 참 부끄러운 역사를 간직한 산이지만 아름다운 산입니다 언제 부산 갈 기회가 되면 위원장님께서 하시는 연극을 보고 싶습니다 위원장님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고 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또 하시는 일마다 잘 이루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2/28 00:16

김경렬

2019-02-28 11:05

남한산성에대한 자세한 묘사에
다음 방문때는 남다른 감회가 들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많으셨어요.


김상화	작가님 오늘은 완연한 봄날입니다 얼마나 따사로운지 금새 꽃이 활짝 웃을 것만 같습니다 내일부터 마음껏 산을 다니라고 연휴네요 존경하는 김경렬 작가님 늘 감사합니다 3월에는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2/28 14:58

이정연

2019-03-08 13:02

작가님! 반갑습니다.
아쉽게도 남한산성 2, 3편을 읽고 1편을 읽었습니다.
솔향을 맡으며 서울경치를 바라보는 멋진 곳의 탐방입니다.
이화장군의 억울한 누명이 늦게나마 벗겨지고 청량다을 지어
넋을 위로 했다하니 다행스럽습니다.
"영춘정" 현판을 도둑 맞다니. 유물이나 문화재관리가 부족한 것이
지금의 현실 입니다.
선생님의 남한산성 탐방기. 감사히 읽었습니다.
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고 좋은 날 되시길 바랍니다.
이정연 올림.


김상화	와~^^ 이정연 작가님 안녕하셨지요 대단히 미안합니다 오늘서 댓글을 보았습니다 작가님 꽃샘추위도 지나간 듯 하네요 이젠 아름다운 꽃들이 세상을 장식해 놓을 것입니다 희망의 봄에는 작가님께서 하시고자하는 모든일 잘 이루어 지시길 바랍니다. 작가님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랄께요!	3/16 21:57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남한산성 장경사까지 가다 (제2편)

고독을 달래며 외롭게 오른 명성산(鳴聲山) 정상 (제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