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6-08-10 17:05

ㆍIP: 1.xxx.162

자연의 보물 창고 공작산을 다녀오다

자연의 보물 창고 공작산을 다녀오다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지구가 몸살이 날 것 같다. 연일 달구어 대는 작렬한 햇살이 밉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고맙기도 하다. 밉다는 것은 우리를 괴롭힘 때문이고 고맙다는 것은 농작물이 쑥쑥 자라 잘 익어 풍년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맘때면 불청객으로 나타나 괴롭히는 열대야가 어젯밤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더위를 이기지 못해 엎치락뒤치락하며 잠을 설쳤다. 해님은 우리가 더위로 인해 밤새 고생한 것을 알고 달려왔나 보다. 어둠을 뚫고 달려온 해님이 얼굴을 내밀며 빙그레 웃는다. 오늘은 해피에서 공작산 수타사 계곡을 가는 날이다. 작년에 다녀온 곳이지만 가보지 못한 곳이 있어 다시 한 번 가기로 마음먹은 곳이다. 또 수타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도 싶다.

피서철이라 도로가 붐빌 것 같아 아침 7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신천역 집결지를 향해 기도하며 한발 한발 길바닥에 수를 놓듯 가볍게 걸었다. 관광버스는 벌써 도착해 있다. 더위에 어서 들어오라고 문이 활짝
열려 있다. 많은 회원이 도착해 반가움을 참지 못하고 수다를 떨고 있다. 언제 어디서 보아도 늘 반가운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회원들이다. 피는 나누지 않았지만 한 형제자매 같은 느낌이다. 차에 올라 담소를 나누며 서로의 끈끈한 정이 오간다. 호호 하하 하는 장면이 귀를 즐겁게 한다. 이런 것이 인간의 참된 삶이며 향기로운 인정이다. 참으로 아름답고 정이 담긴 풍경이다. 정이란 억지로 만든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마음이 통하고 지내온 연륜이 쌓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해피가족은 수년에 걸쳐 쌓아온 바탕 위에 아름다운 행복의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이것은 이상갑 회장과 장선덕 본부장을 비롯한 집행부 간부들과 그리고 각 회원의 노력한 결과의 산물이다.

버스는 목적지를 향해 팔월의 뜨거운 햇살 먹은 나비가 춤을 추듯 달린다. 차창으로 내다본 산천은 싱그러움이 넘쳐 흐른다. 진 녹색 잎이 온 산을 뒤덮어 아름다움과 시원함을 주고 농부들이 피땀 흘려 가꾸어 놓은 농작물이 무럭무럭 자라 가을 추수에 약속이라도 한 듯 풍년을 향하고 있다. 어디를 가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이 숨 쉬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내 조국을 어떻게 하려는지 정치하는 사람들은 여, 야를 막론하고 차기 대선에 선점을 잡기 위해 난투극을 벌리고 있다. 나라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이 나라가 정치인 몇 사람에 의해 흔 들린다. 정치인들은 알려는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나라 전체가 아비규환(阿鼻叫喚)이다. 내 조국의 앞날이 걱정된다. 정치인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고 국토는 영남과 호남으로 양분된 지 오래되었다. 충청도 강원도는 온데간데없이 유명무실하다. 누구는 호남 편에 붙고 누구는 영남 편에 붙어 한마디씩 거들 따름이다. 그러나 몇 분의 정치가는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한다. 이렇게 살기 좋은 이 나라가 과연 무너지고 말 것인가? 정치인들이여! 사리 사욕을 버리고, 후손을 위해 좋은 생각으로 누구나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정치를 해주실 것을 간곡히 바란다. 나도 이 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버스는 단숨에 공작산 수타사 정류장에 도착했다. 그때가 10시 30분이다. 작년 이맘때 이곳을 왔었는데도 낯설기만 하다. 한 번도 와보지 않은 곳을 처음 온 것 같은 기분이다. 믿음직한 정상헌 대장의 구령에 맞춰 가벼운 체조를 하고 걷기 시작했다. 조금 걸어 올라가니 수타사란 아늑한 절이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우리를 반긴다. 경내를 조금 둘러보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작렬한 햇살이 쏟아져 내린다. 우리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오솔길을 걷는다. 다행히 나뭇잎이 해님을 가려 그 사이로 떨어지는 얇은 황금 햇살을 밟으며 걷는다. 오솔길은 양쪽으로 아름드리 참나무가 빼곡히 들어섰다. 태고의 숨결을 느끼는 듯한 착각도 든다. 고즈넉하고 고요한 오솔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별의별 아름다운 수식어를 동원해 혼자만의 행복한 무아지경(無我之境)에 빠진다. 이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걷는다.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도 하고 자식 이야기도 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나누며 함께 걸으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나이가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오른쪽은 소나무 참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졌고 왼쪽 아래는 맑은 물이 졸졸 흐른다.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바람에 깎이고 빗물에 시달림당한 바위다. 또 전설을 싣고 흐르는 물의 이야기를 듣다 자기도 모르게 다듬어진 바위가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방석이 되었다. 그래서 오가는 등산객의 휴식처가 되어준다. 어디론가 정처 없이 흐르는 물은 맑은 거울과 같고 그 소리는 마치 하늘이 준 타악기의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듯하다. 거기다 새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산자락을 타고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그것뿐이랴, 이 세상 태어나 장가도 한번 가지 못한 매미는 기어코 신방을 한번 차려 보겠다고 사력을 다해 울어댄다. 숫놈의 매미가 그렇게 가엽고 불쌍해 보인다. 행여 내 임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짝을 찾는 울부짖음의 안타까움이 나의 애간장을 도려내는 듯하다. 자연의 오묘하고 신비로움을 총망라해 놓은 오솔길을 우리는 지금 걷고 있다. 만물을 창조해주신 그분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참으로 고맙고 행복하다.

우리는 걸으며 희한한 단어를 보았다. 귕소라는 처음 보는 단어다. 귕소 출렁다리라는 이름도 붙여놓았다. 귕소는 강원도의 속어로 소의 먹이를 담는 통(나무로 움푹하게 파서 여물을 담는 그릇)을 말하는 것이다. 오늘 가고자 하는 곳은 신봉동 다리 까지다. 가는 곳마다 야생화가 활짝 웃으며 반긴다. 안타깝게도 야생화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지 않아 이름을 많이 모른다. 그저 예쁘기만 하다. 어떤 야생하는 보라색으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거기 다 아름다운 향기까지 뿜어내 우리를 반긴다. 또 어떤 꽃은 살짝 미소 지으며 수줍어 어찌할 줄 모른다. 꽃과 새들은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나무가 뿜어내는 신선한 공기는 우리 마음을 가다듬어 차분하게 만든다. 이것 역시 신께서 우리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 아마도 열심히 살되 이처럼 아름다움과 행복한 소리를 듣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선행을 실천해 보라는 교훈을 주는 것 같다.

오늘의 목적지인 신봉 다리까지 모두 무사히 걸어 왔다. 짧은 거리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행복한 트래킹이다. 여기서 되돌아가다 그늘진 좋은 장소가 나오면 점심을 먹기로 했다. 한참을 걸으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다시 감상하고 만끽해 본다. 참으로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위해 아기자기하게 만물을 창조해 놓으셨다. 또 그것을 감상하여 즐거움을 찾고 마음의 평안과 선한 생각을 같게 한다. 사람을 대할 때 긍정적이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 같다. 때로는 뙤약볕도 받으며 괴로움을 참고 걷기도 한다. 트레킹은 인간의 삶 일부지만 어찌 생각하면 삶의 전 과정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늘진 숲길이 있으면 또 뙤약볕이 쏟아지는 길도 있다. 걷기 편한 평지가 있는가 하면 울퉁불퉁한 험한 바윗길도 있다. 재미난 이야기로 꽃피우며 걷는 길이 있다면 힘들고 괴로워하며 걷는 짜증스러운 길도 있다. 이래서 우리가 평생 살아가는 인생길과 똑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생을 더 배우고 갈고 닦으려고 산행을 즐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참을 내려오다 점심을 먹기 좋은 편평한 바위를 발견했다. 여기에 자리를 깔았다. 그런데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풀을 김옥자 회원이 보고 여기도 돌단풍이 있네 하는 것이다. 돌단풍이란 풀 자체를 처음 보는 것이고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이 풀은 조금이라도 오염된 곳에는 살지 못하고 청정 지역에만 서식하는 풀이라 한다. 관심이 쏠려 상세히 보았다. 물이 자작자작 흐르는 바위틈에서 수줍음을 감추지 못하고 올라와 있다. 돌단풍은 산속의 물이 흐르는 습한 암벽에 붙어산다고 한다. 인터넷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계곡 바위틈에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로 중국 동북부 지역에도 분포한다. 뿌리줄기는 굵다. 잎은 뿌리에서 모여나며, 5-7갈래로 갈라진 단풍잎 모양이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잎자루는 길다. 꽃은 4-5월에 뿌리에서 난 높이 30-50cm의 꽃줄기에 원추형 취산꽃차례로 피며, 연한 붉은색을 띤 흰색이다. 꽃받침 잎은 5-6장이며, 긴 난형, 흰색, 끝이 뾰족하다. 꽃잎은 5-6장이며, 흰색, 꽃받침과 비슷하지만 크기가 작다. 수술은 5-6개이며, 꽃잎보다 짧다. 열매는 삭과이며, 난형이다. 항암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집에서 싸온 점심을 풀어놓고 줄기며 회원 간의 우정이 오간다. 행복했던 점심시간도 막을 내렸다. 이어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된다. 맑고 파란 물로 모두 뛰어들어 잠수도 하며 물장난으로 꽃을 피운다. 회원들의 얼굴에는 행복과 즐거움이 가득하다. 웃음이 깔깔 터져 나오고 따라서 행복도 쏟아진다. 웃음소리는 골짜기를 가득 메운다. 새들과 매미도 덩달아 목청 높여 노래 부른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울려 즐기고 호흡하는 순간이다. 참 재미있다. 오늘 산행의 추억을 여기서 한 보따리씩 만들어 간다. 집에 가서 심심할 때 앨범 보듯 펼쳐놓고 혼자서 깔깔 웃을 것만 같다. 가만히 보고만 있는 나도 덩달아 즐겁고 행복하다. 이런 것이 우리의 살아가는데 행복한 삶이 아닐까요?

수타사(壽陀寺)에 대한 자료를 문헌과 인터넷을 통해 간추려본다. 수타사는 홍천 공작산 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708년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 강원도에서는 가장 오래된 보기 드문 누강당 형식의 건물이다. 처음에는 일월사라 불렀고 1569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지었다. 이후 중창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1636년 인조 때 다시 복원 중추 하였으며 1811년 순조때 절 이름을 정토세계(淨土世界)의 무량한 수명을 상징하는 수타사로 고쳐 오늘에 이른다.
홍천 수타사 흥회루(興懷樓)는 효종9년 건립된 누각 형식의 건물이다. 정면 5칸.측면 3칸의 맞배지붕으로 된 주심포식(柱心包式) 건물로 조선 후기 건축 양식을 잘 나타내고 있다. 흥회루는 대적강전(對敵綱典)과 마주 보며 개방되어 있어 설법을 위한 강당으로서의 기능 및 수륙재(水陸齋)와 같은 대형 불교 의식을 거행하던 장소로 활용되었다. 사찰의 중심 공간으로 들어갈 때 루 아래로 드나드는 경우가 많은데 수타사 흥회루는 단층으로 되어 옆으로 돌아들어 가는 진입방식을 지니고 있어 독특하다.

모두 행복한 얼굴로 공작산 주차장에 모였다. 여기서 간단하게 뒤풀이하고 출발하기로 했다. 뒤풀이하는 모습까지 역시 해피 가족답게 향긋한 사랑의 미소가 오간다. 무려 36도라는 수은주는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씨인데도 많은 인원이 아무런 사고 없이 산행을 끝냈다는 것은 신께서 보살핌이 아닌가 싶다. 김영식 정상헌 정명화 산악대장과 정은지 총무 수고 많이 했습니다. 강영희 심명자 두 부회장 예쁜 미소을 회원들께 나눠주어 고맙습니다. 시간이 되어 모두 차에 올랐다. 충청도 어조로 김용연 산악대장의 구수하고 달콤한 사회가 진행된다. 이상갑 회장의 마무리 인사에서 산행을 잘하고 무사히 도착해 감사하다. 구월에는 더 좋은 산행이 되도록 회원들께 약속한다. 그리고 회원들 가정에 건강과 행복 평화가 함께하길 바란다는 짤막한 인사말로 맺는다.

2016년 08월 06일

정찬열

2016-08-13 10:16

루수 작가님! 해피 가족과 함깨하는 등산 모임 참부럽습니다.
찌는 듯한이더위에도 빠짐없이 함께 하시는 회원 님들도
대단하시고 섬세한 관찰과 유머스럽게 펼쳐주신 기행수필
함께 하지 않아도 현장을 함께 한듯 즐감 입니다.
참!"귕소 출렁다리"의 귕소 라는 단어 물론 강원도 속어라는데
전라도에서는' 여물통' 이라고 부르는데 참 별난 단어 입니다.
그리고 공작산이며 원효대사가 창건하였으나 일제 강점기에
소실되고 다시 중창된 수타사등 너무 재미있게 써주신 글에
저도 한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아무쪼록 무더위에도 무탈없이
다녀오신 산행 축하드리고 다음 산행지 수필문이 기다려 집니다.
편안한날 되시고 즐거운 8월의 한주 되세요? 루수 작가님!


김상화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세요 대단히 죄송합니다 무더울 때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저는 시원한 9월 가을이 와서 답글을 드리네요. 미안합니다 정찬열 작가님 그간 안녕하셨지요. 올여름은 유난히도 더웠습니다. 이제 시원하고 살맛 나는 가을이 왔으니 작가님도 저도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이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9/1 20:03

황금산에서 캐온 진주 알

매미의 환상적인 공연을 들으며 일대 기를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