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6-07-09 10:37

ㆍIP: 1.xxx.162

방태산의 원시림을 뒤로하고 자작나무숲에서 핀 사랑

방태산의 원시림을 뒤로하고 자작나무숲에서 핀 사랑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밤새도록 비가 내렸다. 메마른 대지를 흠뻑 적셔놓고 시들어가는 초목을 깨끗이 목욕시켰다. 목욕을 마친 풀과 나무는 새로운 세상을 만난 듯 생기를 회복하고 고개를 들었다. 긴 숨을 내쉬며 나도 이젠 세상을 위해 좋은 일 해야지 하고 빙그레 웃는다. 비는 소강상태를 이루더니 자기도 많은 생명체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는 듯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신께서 우리 인간에게 선물로 내려주신 자연은 유기적(有機的) 관계를 이루어 서로 도와주고 도움을 받으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자연의 법칙을 만들어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데 좀 더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라는 뜻에서 선물로 주신 것이다

내일은 태고의 숨결을 느낄 수 있고 원시림의 보고를 볼 수 있는 인제에 꼭꼭 숨어있는 방태산을 트래킹하기로 했다.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방태산을 횡단하여 아침 가리 골을 가서 물장구도 치고 야생화의 고운 자태도 감상해보는 날이다. 건강과 친목 회원 간의 따사로운 사랑과 우정이 넘쳐 흐르도록 해피송파 집행부에서 심혈을 기울여 계획한 날이다. 며칠 전부터 일기 예보에선 장마철을 맞이해 주말엔 많은 비가 내린다고 뉴스 시간마다 방송해댔다. 나는 토요일마다 산행하기 시작한 것이 꽤 오래되었다. 세상에 둘도 없는 사랑의 보금자리를 좌지우지하는 사랑스러운 처가 다가와 조용히 말한다. 사랑이 가득 담긴 어조로 여보, 내일은 산에 가지 마세요. 장맛비가 내일부터 많이 내린답니다 하며, 극구 말린다. 그 말을 듣고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잠시 생각했다. 우선 처를 안심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알겠어요. 하며 한 발짝 물러섰다. 새벽녘이다. 방송에서 예고한 대로 장대비는 아니지만, 가랑비가 주렁주렁 내린다. 꼭 가야겠다는 생각에 처가 자는 틈을 타 배낭을 챙겨놓았다. 그러곤 6시경에 처가 일어나자마자 산에는 가지 않고 회원들과 함께 좋은 공기 마시며 맑은 정신에 글 한 편 쓰고 싶어 다녀왔으면 합니다, 하고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섰다. 나는 오늘 자연에 푹 빠져보고 싶은 마음에 사랑의 거짓말을 토해내고 말았다.

오늘은 방태산을 트레킹하며 아침 가리 골을 가서 자연도 감상하고 맑은 공기를 한 아름 마시고 올 것이다. 또 물놀이에 흠뻑 빠져 세상 근심 걱정 모두 던져 버리고 즐기러 가는 것이다. 버스는 방태산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아직 하늘은 찌푸려 있고 구름은 산허리를 휘감고 있다. 산골짜기마다 안개꽃을 피운 구름은 음산한 날씨를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들어 준다. 우울했던 기분을 한 껍질 벗겨 행복한 정신세계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버스는 방태산을 오르는 초입 방동약수 입구에 멈췄다. 여기서 방태산 산행팀과 아침 가리 골 팀으로 나뉜다. 날씨 관계로 산행팀은 불과 19명에 불과하다. 우리는 걷기 시작했다. 길옆으론 태고로부터 자란 적송이 빼곡히 들어서 있고 산은 온통 안개가 뒤덮여 운치 있고 환상적인 산으로 변했다.

등산 초입부터 어디선가 목탁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온다.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는 요란한 물소리와 잔잔한 바람 소리 새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다. 사람이 만든 목탁소리와 자연이 준 소리가 마치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를 듣는 느낌이다. 우리는 우산과 우의를 쓰고 이슬비를 맞으며 걷는다. 신께서 주신 아름답고 환상적인 자연을 감상하며 회원들과 함께 트레킹 할 수 있다는 건 나에게 큰 축복을 내려준 것이다. 좀 걸었다고 몸에선 땀이 흘러 보슬비와 결합하는 순간이다. 즐거움과 행복이 뇌리를 스치며 오늘 산행 잘 왔다고 머리에 있는 뇌파가 칭찬한다

간밤에 내린 비 때문인지 길옆에 있는 초목은 신이 난 듯 싱그러움을 자랑하며 빙그레 웃는다. 올라가는 길은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있다. 눈에 보이는 초목은 우리가 반가운지 고개를 숙여 환영해준다. 신비로운 자연에 감사 하지 않을 수 없다. 목적지를 향해 걷는 우리는 내려오는 등산객으로부터 방태산 정상까지 밖에 갈 수 없다고 한다. 물이 많이 부러 위험이 손짓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강을 건널 수 없어 아침 가리 골은 갈 수 없다고 한다. 모처럼 비를 맞으며 강행하는 우리에게 벼락 치는 소리다. 그러나 자연의 향기로운 내음은 코를 자극한다. 산허리를 맴돌고 있는 구름은 하늘과 맛 닫고 모락모락 연기를 뿜어내는 듯하다. 이 아름다운 자연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머리에서 맴돌기만 한다. 도무지 표현할 방법이 없다. 안개는 흰 물감이 되어 군데군데 그림도 그려놓았다. 한 장면 한 장면이 천하에 제일 가는 한 폭의 그림이다. 자연은 무언(無言)으로 우리에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안겨준다. 그것뿐 아니라 우리에게 삶의 의욕을 주고 아름다움을 주고 신비로움과 행복까지 준다.

방태산을 횡단하여 아침 가리 골을 가지 못하고 돌아오는 심정 어디에 비교해야 할까? 내려오면서 아쉬움에 젖어 뒤돌아보길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우리는 버스정류장까지 왔다. 그때 12시가 막 넘었다. 점심을 먹고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가기로 했다. 버스정류장에 자리를 깔고 점심을 즐겼다. 점심시간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회원 간에 아름다운 정이 오간다. 즐겁고 행복한 점심시간도 끝이 났다. 자작나무숲을 가려고 버스에 올랐다. 우리는 비록 아침가리 골은 가지 못했지만, 마냥 즐거웠다. 자작나무 숲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혼자서 허구의 세계를 머리에 그려본다. 버스가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길옆으로 방태천에선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물이 흐른다. 해님은 간혹 구름 사이로 나와 나 여기 있어요, 하며 숨바꼭질을 한다. 아마도 오늘 뜻을 이루지 못한 우리가 가여웠나 보다. 차는 자작나무 숲 정류장에 멈췄다. 주차장은 관광버스로 가득 메웠다. 우리와 같이 방태산을 횡단하지 못하고 이리로 온 것 같다.

자작나무 숲을 향해 가는 길옆엔 하얗게 핀 망 초대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골짜기마다 내려오는 오묘한 물소리는 자연을 행복하게 감상하며 즐기라 한다. 한참을 걷다가 구슬프게 울어대는 새 소리를 들었다. 산골짜기에 울려 퍼지는 울음소리가 너무 가엽게 들린다. 너는 어찌 그렇게 슬프게 우는고! 사랑하는 임을 잃었느냐? 혹 새끼를 잃은 것이 아닌지 궁금하구나! 그만 슬피 울 거라, 시간이 흐르면 다 잊힌단다. 하며 나 혼자 속으로 중얼거렸다. 자연의 신비로움에 취해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온몸에서 땀이 흐른다. 골짜기를 아름다운 소리로 가득 채운 매미의 울음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올해 들어 처음 듣는 매미 소리가 그리 반갑고 향기로울 수 없다. 좀 있으면 너의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힘찬 소리가 삼천리금수강산을 노래교실로 만들 것이다.

산림감시 초소에서 자작나무숲까지 약 3.2km를 홀로 걸으며 호젓하게 명상도 해본다. 자작나무 숲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 아름다움을 상상하며 무작정 걸었다. 바람이 솔솔 불어 후덥지근한 날씨를 그나마 잠재운다. 땀을 흘리며 정상까지 왔다. 정상에는 아름드리 적송이 태고의 전설을 들려주려는 듯 옹기종기 들어서 있고 그 밑으로 자작나무 숲이 장관을 이룬다. 빼곡히 들어선 자작나무 숲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태고의 숨결이 흐르는 원시림인 적송과 자작나무가 우리를 반긴다. 껍질이 하얀 자작나무를 만져보았다. 감촉 역시 매끄러우며 껍질이 없는 듯 아기 궁둥이를 만지는 것 같았다. 이것 역시 신비로운 나무다. 자작나무 숲으로 들어가 기념 촬영도 하고 좋은 공기도 흠뻑 마셨다.

나무들이 파란 하늘을 그리워하며 쭉쭉 하늘로 뻗어 올라간 하얗고 늘씬한 자작나무의 싱그러움 속에서 연인들은 환상의 꿈을 키울 것 같다. 세상 어디에서도 구경할 수 없는 아름다운 숲이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1974년부터 1995년까지 138ha에 자작나무 690.000본을 조림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오지라 할 수 있는 인제는 심산유곡 그 자체다. 가는 곳마다 원시림이 울창하게 들어섰고 또한 맑은 물이 계곡을 따라 흐르며 생태계의 보고이자 청정 지역으로 조금도 손색이 없다. 거기다 인제 국유림 관리소에서 정성을 쏟아부어 세계적인 자작나무 숲을 조성해 관광 명소를 만들었으니 큰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답고 환상적인 자작나무숲을 보노라니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기분이다. 빼곡히 들어선 광활한 시베리아 벌판을 온 듯한 느낌도 든다. 사랑 하는 임과 함께 이 아름다움을 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앞을 가린다. 언제가 꼭 같이 와서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같이 감상하고 느껴볼 것이다.

인터넷을 인용해 본다. 자작나무 열매 이삭은 길이 2-3cm, 폭 8-9mm다. 열매에 날개가 있다. 세계적으로 일본, 러시아, 중국에 분포한다. 마른 나무가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불에 잘 탄다는 데서 우리말 이름이 붙여졌다. 낙엽 활엽 큰키나무다. 줄기는 높이 15-20m이며, 줄기 껍질은 흰색이고 윤기가 있다. 잎은 어긋나며, 넓은 난형 또는 삼각상 난형으로 길이 2.5-7.0cm, 폭 2-6cm이고, 끝은 점점 뾰족해진다. 잎 가장자리는 고르지 않은 겹 톱니가 있다. 잎 앞면은 털이 없고, 뒷면은 털이 없거나 조금 있다. 곁 잎 줄은 5-8쌍이다. 잎자루는 길이 1.0-2.5cm다. 꽃은 4-5월에 암수한그루로 핀다. 수꽃 차례는 아래로 처지며 길이 6cm쯤이다. 암꽃 차례는 짧고 아래로 드리운다. 열매 이삭은 길이 2-3cm, 폭 8-9mm다. 열매는 소견과 이며, 날개가 있다.

일기예보가 빗나가 바보로 만든 오늘 자작나무 트래킹은 그 자체가 즐거움 덩어리였다. 다만 이 아름답고 환상적인 자작나무숲과 원시림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 하루도 저물어간다. 서울을 향해 달릴 버스에 몸을 싫었다. 비록 방태산을 거처 아침 가리 골을 가진 못했지만, 회원들은 즐겁고 행복함이 눈에 역력하다. 버스 안은 잠시 노래방으로 변했다. 해피 회원들은 노는 것 역시 고품격을 갖춘 유머 감각이 뛰어난 분들이다. 얼마나 웃기는지 허파가 튀어나올 정도로 웃어댔다. 웃음은 건강과 복을 불러온다고 했다. 실컷 웃고 즐겨보자는 마음에서 회원들과 함께 마음껏 웃었다.
이상갑 회장과 장선덕 본부장 김영식 산악대장을 비롯해 회원 여러분 덕분에 행복한 하루였다. 칠월 한 달 내내 건강 행복 행운이 같이하고 하고자 계획한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길 기원하는 바이다.

2016년 07월 02일

김경렬

2016-07-09 19:25

17년전 인제면 기린성당(오지) 수녀님 위문을 갔었지요.
그때 주변에 있는 방태산 골짝기에 맑은 계곡물을 끌어들여
숭어 양식을 하는 신자를 수녀님과 함께 방문 했었어요.
방태산의 계곡이 너무 아름답던 그 가을의 단풍을 잊을수 없답니다.
인제는 여름에도 일기가 서늘한 곳이라 자작 나무가 잘 자란다고 합니다.
작가님 덕분에 즐거운 추억 한자락 꺼내는 날이 되었습니다.
명산 순례에 좋은 정보까지 감사합니다.
자작 나무 공부 잘하고 갑니다.
건강하신 7월 보내시기 바랍니다.


김상화	존경하는 김경렬 작가님 이제 답글을 드립니다 17년 전에 방태산을 다녀오셨군요 더욱이 수녀님과 함께 신자 집까지 방문하셨고요 방태산은 원시림이 숨 쉬고 있는 아름다운 산입니다 그러나 비로 인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자작나무 숲을 구경하고 왔습니다 오히려 더 잘된 일이었지요 작가님 연일 찜통더위가 계속되네요 늘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7/30 22:30

백낙은

2016-07-09 20:48

가랑비가 내리는 중에도 방태산 산행을 하였군요.
비가 내리고 있어서 가리 골은 가지 못했다고 하시니
안타깝긴 하지만 산행은 모두에게 안전이 최고랍니다.
다행히 자작나무가 690.000본이나 자라고 있는 숲속을 거닐었다고 하시니 많이 부럽습니다.
옛날 초등학교 운동장에 자작나무가 있었지만
그 후로는 눈여겨 보지 못했는데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산행을 통해서 더욱 건강하시고 건필하소서 샬롬입니다.


김상화	백낙은 위원장님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인사를 늦게 드려 죄송합니다 위원장님께서 매번 좋은 글로 댓글을 달아 주셔서 저는 큰 힘이 됩니다 저는 한 달에 4번 정도 산행을 합니다 언제 시간이 되면 위원장님을 모시고 산행을 한번 했으면 합니다 날씨가 대단히 더워요 위원장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기도드리겠습니다	7/30 22:43

정찬열

2016-07-10 11:55

가리골을 가는데는 강을 건너야 하고 또역시 그곳을 지나야
목적지 방태산을 가는길이군요 내심 방태산이 궁금하여
인터넷에 접속하니 강원도인제에 있는 방태산은 100대명산중
88번째 아름다운 해발1444m로 대체로 등사하기 쉬우며
휴양림이 있고 야생화 천국이라고 나오는 아름 다운 곳이군요
이상화 작가님 그좋은곳을 가시지 못해 아쉽겠지만
작가들이 좋아하는 자작나무숲 군락지 를 다녀 왔으니
그래도 다행입니다. 현장에 다녀온듯 실감나게
써주신 글 잘 배독하고 갑니다.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무더위에 늘 건강 하시고 즐거운 한주 되세요
김상화 작가님!


김상화	안녕하세요. 정찬열 작가님 일찍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방태산은 2년 전에도 한 번 다녀왔습니다 매우 아름다운 산이며 원시림이 우거져 있는 산입니다 아침 가리 골은 산을 넘지 않고 돌아서 갈 수 있습니다 그날 비로 인해 아침 가리 골을 가지 못하고 자작나무 숲을 보고 온 것이 오히려 잘한 것 같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요즈음 더위가 대단히 심하게 기승을 부립니다 잡짓 건강 해칠까 걱정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찬열 작가님!	7/30 23:15

아름다운 안양천을 트래킹하다 (서울 둘레길 제10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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