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9-03-08 07:17

ㆍIP: 1.xxx.128

남한산성은 어린이들의 현장 교육장이다(남한산성 제3편)

남한산성은 어린이들의 현장 교육장이다
(남한산성 제3편)

루수/김상화

겨울이 무르익어가는 12월 하순이지만 봄처럼 따사로운 햇살이 대지를 어루만진다. 또 겨울 내음 가득한 남한산성은 상쾌한 향기까지 흐른다. 어찌 이리도 자연은 남한산성을 향기롭고 아름답게 꾸며 놓았을까? 눈에 보이는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때면 필자의 마음은 푸르고 잔잔한 바다가 된다. 그 향기로운 자연에 사로잡혀 필자의 몸에 기생한 피로도 사르르 녹아내린다. 송광(宋光)선생과 필자는 오늘의 행복을 한 아름 담아갈 것이다. 남한산성의 험난했던 역사적 산물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은 그 유산으로 하여금 전 세계인의 보물이 되었다.1626년에 축성된 남한산성은 우리나라에선 100대 명산의 하나이기도 하지만 2014년에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 우리의 남한산성인가! 앞으로 더욱 잘 가꾸고 보존시켜 후세에 큰 자산으로 물려줘야 할 것이다.

장경사를 구경하고 걷기 시작했다. 조금 걷다 보니 군포지(軍舖址)란 알림판이 보인다. 군포(軍舖)란 성을 지키기 위한 초소 건물이다. 남한산성에는 125개소의 군포(軍舖)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한 곳도 남아있지 않다. 또 여장(女墻)이란 알림판도 있다. 호기심이 유발하여 자세히 보았다. 여장(女墻)은 사적 제57호다. 여장(女墻)이란 성 위에 낮게 쌓은 담으로, 이곳에 몸을 숨겨 적을 향해 효과적으로 총이나 활을 쏠 수 있게 만든 시설을 말한다. 남한산성 여장은 다른 성곽에서 보기 힘든 전돌(塼乭:자연석을 쪼개 만든 벽돌)로 축조한 평여장이다. 그러나 여장은 축조 시기와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여장 재료는 일반적으로 하부는 석재로 상부는 전돌을 사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장은 수평 되게 축조한 것이 기본 형식이나, 급경사지에서는 계단식으로, 일부 완만한 경사지에서는 지형에 따라 경사지게 조성한 예도 보인다. 여장에는 중앙에 근총한 1개와 좌우에 원총안 2개 등 3개의 총안과 여장과 여장 사이에는 활을 쏘기 위한 타구가 마련되어 있고, 남한산성 여장 규모는 길이 4.2m, 높이 1.3m, 폭 0.8m 내외가 일반적이다.

너무도 힘이 들어 잠시 쉬어가려던 참이었다. 넓은 터가 눈에 들어와 여기서 잠시 쉬어 물 한 모금 마시고 가려고 앉았다. 사방을 둘러보니 쉼을 할 수 있게 간이 의자를 만들어 놓았다. 경치까지 아름답다. 연인들은 앉아서 담소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를 한다. 또 젊은 부부가 아이와 함께 와 아이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성의 역사와 성이 생기게 된 원인 등 성에 관한 모든 것을 엄마가 자세히 설명해준다. 아이는 엄마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말솜씨로 보아 엄마가 역사에 대한 지식이 꽤 유식해 보였다. 이곳에 와서 좋은 광경을 보고 간다. 모든 엄마 아빠들이 휴일에 아이들과 산책 나와 이렇게 아이들에게 현장 교육을 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참으로 행복해 보인다.

그런데 우리가 쉬고 있는 이곳이 동 장대터(東將臺址)라고 한다. 장대(將臺)란 지휘와 관측을 위해 군사적 목적으로 지은 누각 건물로 남한산성에는 5개의 장대(將臺)가 있었다. 이곳은 동장대가 있던 곳으로 성 동쪽에 있다 하여 동장대(東將臺)라 불린다. 이곳에는 남한산성에 주둔하던 수어청에 소속된 5영 중 좌영장을 지휘하던 곳이다. 동장대는 인조 2년 산성 수축 시에 설치되었고 누각도 함께 건립되었으나 18세기 초에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 18세기 중엽에 이르러 남장대와 서장대는 다시 수축하였으나 북장대와 동장대는 다시 짓지 않았다. 한봉성과 연주봉옹성의 축성으로 동장대나 북장대는 상징적인 의미만 있을 뿐 군사적인 실효성이 없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동장대터(東將臺址)에서 성 밖을 내다보니 길게 뻗어있는 고골이 평화스럽게 내려다보인다. 서울서 맛있는 음식이 생각나거나 바람을 쐴 겸 간혹 찾아가는 음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는 고골은 천하의 명당으로 보인다. 고골 서쪽 자락엔 하남과 남한산성의 산줄기가 연결되어 있는 금암산(金岩山:322m)이 있고 건너편엔 이성산(二聖山:209m)도 보인다. 엷게 안개가 깔려 시야에 지장을 초래하지만, 너무도 기분 좋은 날이다. 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송광 김문환 선생께서 옆에서 자세히 설명을 해 주시니 너무도 좋다. 아마도 풍수 지리학에 일인자이기 때문에 산세나 지형을 보는 것이 남다른 것 같다.

조금 걷다 보니 제1 군포터(軍鋪址)가 있다. 군포(軍鋪)는 성을 지키기 위한 초소 건물이다. 중정남한지(重訂南漢志 1848년) 기록에 의하면 남한산성 내에는 125개소의 군포(軍鋪)가 마련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한 군데도 남아있지 않다. 조사 결과 이 군포지는 주변보다 약간 높고 평탄한 대지 위에 정면 3칸, 측면 1칸의 주춧돌이 발굴되고, 다수의 와편(계와 조각)과 조총 탄환이 나왔다. 군포(軍鋪)는 목조가구로 된 건물에 기와를 얹고 토석벽을 두른 건물로 보이며, 초소 건물 기능에 맞게 정면은 트여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내부에서 온돌이나 난방용 시설은 확인되지 않았다.

북문까지 왔다. 여기까지 오고 보니 거의 다 왔다는 기분이다.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도 해냈다는 기쁜 마음에 힘이 솟아난다. 그래도 힘이 들었었나 보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지지게 한번 켜니 피곤했던 몸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북문(北門)은 전승문(全勝門) 이라고도 한다. 남한산성에는 동, 서, 남, 북에 4개의 대문이 있다. 북문은 병자호란 당시 성문을 열고 나가 기습공격을 감행했던 문이다. 싸움에 패하지 않고, 모두 승리한다는 뜻에서 전승문(全勝門) 이라고도 하였다. 당시 영의정 김류의 주장에 의해 군사 300여 명이 북문을 열고 나가 청나라군을 공격하였으나, 적의 계략에 빠져 전멸하고 말았다. 이를 "법화골 전투"라 하는데,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서 있었던 최대의 전투이자 최대의 참패였다. 정조 3년(1779년) 성곽을 개보수할 때 성문을 개축하고 이름을 붙여 전승문이라 한 것은 그때의 패전을 잊지 말자는 뜻이었을 것이다. 선조 때의 기록을 보면 산성 내에 동문, 남문, 수구문 총 3개의 문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북문은 인조 2년(1624년)에 신축된 성문이라고 생각된다.

북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북장대터(北將臺址)가 있다. 장대(將臺)란 지휘와 관측을 위해 군사적 목적으로 지은 누각 건물로 남한산성에는 5개의 장대(將臺)가 있었다. 이곳은 북장대가 있던 곳으로 성의 북쪽에 있다 하여 북장대라 불린다. 북장대는 인조 2년 남한산성 수축 시에 단층 누각으로 지어졌던 곳이다. 남한산성의 장대는 18세기 초에 붕괴하였고 18세기 중엽에 이르러 난장대와 서장대는 다시 수축하였으나 북장대와 동장대는 다시 수축하지 않았다. 한봉성과 연주봉옹성의 축성으로 동장대나 북장대는 상징적인 의미만 있을 뿐 군사적인 실효성이 없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힘들여 이곳까지 왔지만, 남한산성의 무궁무진한 볼거리와 숨어 있는 역사를 볼 수 있어 즐거웠다. 다음 4회를 남겨놓고 여기서 3회를 마감한다.

2018년 12월 23일

이정연

2019-03-08 12:40

작가님! 반갑습니다.
남한산성의 역사를 탐방하신 글. 섬세한 글향으로
햔편의 시를 읽는 듯 감미롭습니다.
"몸에 기생한 피로도 사르르~, 2014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의 반가운 소식,
125개의 군포가 없어진 안타까운 사연 , 여장의 축조 방식 " 설명은
역사책의 기록 같았습니다.
풍수지리 학자 송광 김문환교수님과의
좋은 인연으로 건강도 챙기시고 행복하신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법화골 전투" 는 슬픈 역사입니다.
벌써 4회가 기대 됩니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어제보다
덜 한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이정연 올림.


김상화	이정연 작가님 고맙습니다. 산을 좋아하다 보니 오직 산에 대한 기행 수필만 습니다 산에 대한 기행수필을 쓰기 시작한 지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도 200대 명산을 글로 엮어내려면 아직 3~4년은 더 산을 다녀야 합니다 매주 주말이면 산을 다니지만 그리 쉽지 않네요 첫 번째로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향기로운 봄과 함께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3/8 20:48

정찬열

2019-03-10 18:41

루수작가님 안녕하세요
"남한산성 제3편 의미 깊게 배람했습니다.
남한산성 그것도 일부만 구경차 들려본때가 40여년도 넘으니
더욱섬세하게 지펴주신 글이기에 새롭교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기회가 있으면 언젠가는 한번더 가봐야 겠다고 하지만 그또한
쉽지 않으리라 작가님 글에 가슴세겨 배독했습니다.
항상 멋진글 올려주신 작가님께 감사 드리며 돌아오는
봄행사때 뵐수 있기를 희망 합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봄이 익어가기 시작합니다 다음 주면 서울에 개나리가 필 예정이라 합니다 남쪽엔 매화가 방끗 웃고 있다는 소식입니다만 가서 보지 못해 아쉽습니다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잘 쓰지도 못한 글 매번 칭찬을 해주시니 얼굴이 뜨겁습니다 향기로운 봄과 함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3/10 22:00

김경렬

2019-03-12 02:10

김상화작가님!
남한산성 탐방기를 배독하면서
작가님의 열의에 감동합니다.
세세히 기록해주신 동서남북의 역사를 새겨봅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존경하는 김경렬 작가님 창밖엔 봄비가 예쁘게 내리고 있네요 풍족하게 내리길 비는 마음 간절합니다 산에 다니는 것은 열성을 다해 다닙니다만 글 쓴 것이 늘 부족해 부끄럽습니다 작가님 앞으로도 많은 지도편달 기대합니다 행복한 화요일 되소서	3/1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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