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5-03-23 17:33

ㆍIP: 115.xxx.86

베팅 (39회)

“준식아, 마령, 별정, 핸디캡 경주란 게 뭐야?”

정보지를 펼쳐 넘기다 보니 경주마다 그런 용어가 붙어 다녀서 궁금하던 차에 선우가

준식에게 물었다.

“어떻게 설명해야 경마 초보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려나...”

그는 목에 힘을 주고 어깨를 으쓱하고는 선우에게 강의하기 시작했다.

“먼저 마령경주란 모든 경주에 적용하는데 단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말의 연령과 성별

에 따라 부담중량에 차이를 두어 뛰게 하는 경주지. 미성숙한 어린 말에게는 좀 적은 부

담중량을 부여하고 성숙한 말에게는 더 많이 부여하는데 최소 53kg부터 최대 57kg까지

그 차이가 4kg이야. 마령경주는 2~3세 어린 말, 능력 검증단계에 있는 하위 군의 말 등

에서 대부분 시행하고 있지.

그리고 별정경주란 최근 1년간 획득한 상금 규모에 따라 부담중량을 감하여 경주를

하는 거야. 한마디로 어떤 말이 최근 1년 동안에 1∼3착을 한 경우, 그 말이 벌어들인 착

순상금에 대해 일정률을 산정하여 누적시킨 승군점수에 따라 부담중량을 증감하는 것이

지. 따라서 별정경주에 출전한 말 중에서 1∼3착을 많이 한 말은 증량되고 1∼3착을 적

게 한 말은 감량된다고 보면 돼. 이는 말들의 능력을 비슷하게 맞추어 경주를 박진감 있

게 하기 위한 것이야.

핸디캡 경주란 핸디캡퍼가 말의 능력에 따라 부담중량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것

으로 경주조건, 등록마의 과거 전적, 부담능력, 최근 컨디션, 등록마간 능력차, 마체 상

태, 조교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핸디캡을 부여하지. 강한 말에게는 부담중량을

무겁게 하고 약한 말에게는 가볍게 하여 출전하는 말 모두에게 동등한 우승 기회를 부여

하는 경주야. 어떤 면에서 핸디캡 경주는 적자생존 법칙에 어긋나고 우승열패에 반하는

경주라고 할 수도 있어.

그러나 거의 모든 나라가 한정된 마필 자원으로 많은 경주를 반복하기 때문에 상위등급

일수록 말들 간에 능력 차이가 심한 것이 현실이야. 그래서 그 차이를 최소화해 박진감

과 흥미를 제고하기 위해 각국은 저마다의 실정에 맞는 핸디캡 경주를 시행하지. 현재

영국은 50% 이상을, 호주는 95% 이상을,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마카오는 98%

이상을, 한국은 15~16%를 핸디캡 경주로 치르고 있어.“

‘짝. 짝. 짝.’

“젊은이 보기보다 경마지식이 대단하네그려.”

뒤에 앉아 있던 노인이 듣고는 박수를 보내며 감탄했다.

“헤, 헤... 뭘요, 이 정도는 교과서 수준이지요.”

곧이어 준식이 ‘내가 보기에 어때서. 그 노인네, 말에 뼈가 있네’ 라며 언짢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준식아, 그러면 경주당 마주, 조교사, 기수의 상금 분배는 어떻게 되는데?”

이 물음은 선우가 전부터 궁금하던 것이었다.

“1위부터 5위까지 상금이 지급되는데 마주 78%, 조교사 9%, 말관리사 7%, 기수 6%

식으로 배분되지.”

일사천리로 대답하는 준식의 지식에 놀란 선우가 정보지를 보고 또 물었다.

“혼전경주가 뭐야?

“너, 조선말 몰라?”

“응?”

“한마디로 진흙탕 경주란 말이잖아!”

준식은 노인네에게 상한 감정을 선우에게 화풀이하듯 짜증을 냈다.

“짜식, 까칠하긴.”

그는 준식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슬쩍 들었으므로 빙긋 웃으며 넘어갔다. 그때 민기가

선우에게 바짝 다가와 그의 귀에 작게 속닥였다.

“선우 형, 처음 경마장에 왔을 때 형이 물어본 것처럼 내가 혼전경주가 뭐냐고 준식 형

에게 같은 질문을 했었거든. 그런데 뭐라 한 줄 알아?”

“뭐라고 했는데?”

“결혼하기 전에 뛰는 말 아니야?”

‘큭, 큭, 큭.’ 선우가 도저히 못 참겠는 듯 소리 죽여가며 웃었다. 준식이 영문도 모른

채 그와 눈이 마주치자 따라 미소를 지었다.

“민기야, 부담중량이 구체적으로 뭐야?”

전광판에 예시장에서 돌고 있는 말이 지날 때마다 부담중량이란 용어가 표시되었기 때

문이다. 물론 조금 전에 준식에게서 들었지만 그 내용은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

“부담중량이란 말이에요. 말의 연령, 성별, 유전적 특징 등에 의해 나타나는 능력 차이

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경주마가 짊어지고 뛰게 되는 무게를 말하는 거예요. 부담

중량에 해당되는 것으로는 기수 체중, 부담중량 조정물품, 기수 장구, 안장 등이 있어

요.”

“다른 건 알겠는데 부담중량 조정물품은 뭔데?”

“웨이드 패드라고 안장 밑에 납판을 넣은 납주머니로 이걸 차고 뛰는 거지요. 일반적으

로 부담중량 1㎏는 약 2마신 차이가 나요. 경주기록 1초에 평균적으로 6마신 차이가 나

니, 부담중량 3kg을 더 받으면 대략 14.4m를 손해보고 뛴다는 결론이 나오죠.

“그러면 1마신이란 간격이 어떻게 되는데?”

이 물음은 선우가 관람석을 들어서는데 한 사내가 1마신 차이로 졌다며 친구인 듯한 사

람에게 하소연하는 모습이 떠올라서였다.

정찬열 2015-03-28 12:06	이인철 작가님 혹시 대한 문인협의회 봄행사에는 못뵙는 것 같은 데 바쁘셨든 모양입니다. 내심 인사정도는 드리고 싶었습니다. 베팅 38-9회를 탐독 하면서 경마에 무래한이 많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 물론 사채시장의 현실도 말입니다. 소설도 현실에 버금가는 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계속되는 베팅 다음 호를 기다립니다 주말입니다. 늘 편안 하시고 즐거운봄날이 되세요

이인철 2015-03-30 19:39	《Re》정찬열 님 , 정찬열 작가님! 촉박한 공모전 출품 관계로 참석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음 모임에는 참석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족한 졸작에 격려를 보내주심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멋진 작품 많이 산고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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