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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5-01-11 14:59
ㆍIP: 115.xxx.86
베팅 (25회)
 
 음식점 밀실에 천사의 집 원장이 빚을 지고 있는 대부업체 헬프머니의 직원과 세두가
 
함께 있었다.
 
 “우리야 빚만 받으면 누구에게 채권서류를 넘겨도 상관없지요.”

 “모두 얼마라고 하셨지요?”

 “원금 3억과 연체이자를 포함하여 3억 6천만 원입니다.”

 “그럼, 그 채권을 저희에게 넘긴다는 양도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류를 주시면 바로 돈을
 
드리겠습니다.”

 직원이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그에게 주고 곧이어 두 사람이 양도계약서 작성을 마쳤
 
다. 안주머니에서 세두가 수표 한 장을 꺼내 그에게 주었다.
 
 “이제부터 이 채권은 저희 겁니다.”

 직원이 나가자 문을 닫은 그가 다시 서류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한순간 채무액이 3억 6
 
천만 원에서 4억으로 바뀌었다. 서류작성을 마친 그가 지나에게 휴대폰을 걸었다.

 “이자는 우리 방식대로 급전으로 고쳤습니다. 채무자는 어차피 연락이 안 되니까 걱정
 
안 해도 될 겁니다. 그리고 약속하신 것은 꼭 지키셔야 합니다.”

 다짐받듯 말한 세두는 전화를 끊고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금문성 방의 소파에서 차를 마시던 지나가 갑자기 아양을 떨기 시작했다.

 “나, 금 사장에게 개인적으로 부탁할 게 있는데 들어줄 거지?”

 “뭔데, 민 여사가 애교를 부리나. 오래 살고 볼 일이네.”

 싫지 않은 금문성의 얼굴이다.

 “글쎄, 친척이라서 믿고 돈을 빌려 줬는데….”
 
 “얼만데?”

 “원금은 3억인데 그동안 이자까지 합치면 4억 정도 돼.”

 “그 놈 인적사항 줘봐.”

 “며칠 전에 죽었어. 그리고 그렇게 쉬운 일이면 금 사장에게 부탁하겠어.”

 “그래도 남은 가족은 있을 거 아냐?”

 “알아봤는데 완전히 개털이야. 그런데 보증인은 있어. 내가 누구야.”

 “그러면 됐네. 해결해 주면 내 배당은?”

 “20%! 어때?”

 두 눈을 위로 치켜뜨고 잠시 후 그가 말했다.

 “30%!”

 그녀는 속은 쓰리나 겉으로 화통한 척했다.

 “그래, 어차피 포기한 돈이었으니까. 30% 낙찰!”

 그녀는 핸드백에서 한통의 서류를 꺼내 금문성 앞에 던졌다. 이미 서류에 채권자는 민
 
지나로 이자 방식 등도 변경되어 있는 서류를 뒤적이던 그가 흠칫 놀란다.
 
 “친척이라며 이자를 이렇게 세게 받았어?”

 “친척이건 친구건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다른 것 매한가지야.”

 학을 뗀다는 표정의 금문성이다.

 “알아보니까 보증인에게 현금으로 받기는 불가능해. 다행히 부동산이 있으니까 경매보
 
다는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게 서로에게 배당이 커. 무슨 뜻인지 알지?”

 지나의 윙크에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쓴 미소를 보냈다.

 사무실에 있는 세두를 부르려 인터폰을 누르려는 금문성의 팔을 그녀가 급하게 잡았다.

 “이 일은 조 실장 말고 최 실장을 시키는 게 어때?”

 “왜?”

 “보증인에게 돈을 받는다 하더라도 원래 빚진 사람이 나랑 친척 관계잖아. 어차피 나중
 
에 그쪽에서도 알 텐데 일이 시끄러워지면 내 입장이 좀 그렇잖아. 안 그래?”

 “듣고 보니 그러네.”

 “그런데 조 실장은 일처리가 거칠잖아. 저번에도 사고 쳐서 금 사장이 혼났다며?

 “어떻게 알았어!”

 “나 천리경, 만리경 서너 개 갖고 있어. 하나 빌려 줘?”

 그녀가 조롱하며 놀렸다.

 “말도 마. 글쎄, 채무자 얼굴을 갈아 버렸지 뭐야. 그쪽에서 폭력으로 고소해서 원금만
 
받고 겨우 합의했잖아. 사건 담당한 김 형사를 다행히 알아서 그렇지 아니면 일이 커질
 
뻔 했어. 김 형사 떡값에, 부서 회식비에, 돈이 솔잖게 들어갔다니까. 아마 조 실장이
 
충신만 아니었다면 벌써 파묻었을 거야.”

 그의 충신이라는 말에 지나가 속으로 비웃었다.

 “그래서 일처리가 깔끔한 최 실장에게 맡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사실 조 실장 보다는
 
최 실장의 마무리가 조용하고 확실하잖아. 가까운 친척만 아니면 상관없는데 말이
 
지….” 

 “그래, 알았어.”

 그의 호출로 세두가 방으로 들어왔다.

 “조 실장, 선우에게 연락해 들어오라고 해.”

 금문성 몰래 두 사람의 눈빛이 교환되고 동시에 회심의 미소가 교차했다.
이름아이콘 정찬열
2015-01-15 21:28
회원사진 		피도눈물도 없는 대부업체의
실상이 계속되네요

을미년 새해 승필을 기원드리며
多福建安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이인철 작가님!
   
이름아이콘 이인철
2015-01-25 14:28
회원사진 		《Re》정찬열 님 ,
정 작가님의 변함없는 응원에 늘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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