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염규식
ㆍ작성일	2022-01-06 10:33

ㆍIP: 211.xxx.61

가슴 한 쪽 서린 날

소 천/ 염 규 식

겨울 저녁의 새벽까지 여자의 가슴속으로 우는 울음이 조금씩 비집고 나오는 소리는 고요한 밤에 판자촌의 방음 안 된 벽사이로 흐르는 눈물은 늦게 자지 않는 나의 귀에는 천둥소리와 같다. 옆집에 기름 장사하는 40대 후 반의 아저씨가 폐결핵과 중풍으로 고생하시다가 지병으로 돌아가신 것이다.

나는 고3학생으로 주경야독하며 대입을 준비하는 어린 학생시절이었다. 밤늦게 우는 당사자는 첫 돌을 지낸 아이의 엄마, 죽은 기름집 아저씨의 미망인이다. 나는 내가 아는 상식으로 시신을 수습할 초와 탈지면과 소독약을 준비해서 염을 끝내고 위로하고 돌아왔다. 당시엔 폐병과 중풍으로 죽은 시신은 누구도 겁이 나서 돌아보지 않지만 평소에 공부할 때 쓰라고 이면지 연습장을 내게 주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홀로 계신 엄마를 위로해드리라”며 격려해주신 기름집 아저씨의 시신을 수습하는 것은 무섭지는 안했지만 아줌마의 밤늦게 서러운 울음소리가 내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누구나 가끔은 한 번씩 울고 싶은 날이 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공터에서 마음껏 울고 싶은 날이다. 너무도 건강해서 천 년 만 년 동안 살 것 같았던 나의 건강이 갑자기 시한부도 아니고 언제든지 쓰러져도 하나도 이상할 것 없다는 심장내과 주치의의 진료결과이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아픔이 가슴을 도려내어 가슴을 치고 있다. 몸과 마음이 나뉘어져 어린 시절의 기름집 아주머니의 절규가 나의 뇌리를 스친다. 아직도 내가 세상에서 짐을 들어주고 정리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고 아직도 앞만 보며 살아오다가 여행 한번 다니지 못했고, 억울하다.

그리고 나로 인해 아파했던 사람들을 위로해줘야 하는 모든 것들, 나에게 의지하고 있는 직원들, 사랑하는 사람들 등이 나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한다. 톨스토이는 “죽음에 저항하는 모든 활동을 인생이라고”했다. 하루 또 하루를 보내며 아침에 일어날 때의 살아있다는 감사함으로 새 하루를 시작하는 나의 삶은 유서를 써놓고 매일을 마지막같이 생각하며 평소에 고맙고 만나지 못한 사람 감사한 사람 하나, 하나를 챙기고 삶의 마무리를 조용히 준비하며 오늘 또 하루를~~오늘도 대견함으로 무사함을 감사히 보낸다.

장선희

2022-01-08 12:50

`염규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염규식 작가님 새해에 반갑게 인사드립니다
겨울이라 날씨도 쌀쌀한데
마음 서늘해지는 이야기 들어봅니다
나이 들수록 더욱 소중해지는 건강이지요
사는 날 까지 건강하게 살려고
최선을 다해봅니다
매일 활동하는 일에 즐거움이
가득하시 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염규식	격려의 고운 말씀 감사합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요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휴일밤되십시요--^	1/9 21:37

정찬열

2022-01-09 19:37

`염규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염규식 작가님~
"가슴 한 쪽 서린 날" 심오한 옥고에
가슴 따뜻한 작가님의 고뇌를 세김니다
그것도 성인이 아닌 학생 시절에 따뜻한 용기와
기백에 박수를 보내며 한결같이 나보다는 이웃과 주변을 위해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 감히 쉬운일이 아닙니다만
항상 자신과 주위를 감사하며 살아 가심에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유수같은세월은 벌써 壬寅年을 시작이 반으로 끌어가고 있습니다
항상 뜻하시는 소망 이루시고 가내 건안과 행운을 기원 드립니다.


염규식	격려의 고운 말씀 감사합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요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휴일되십시요--^	1/9 21:37

배정숙

2022-01-17 21:52

`염규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염규식 작가님!
안녕하세요
우연히 서재를 ...
어린 시절 소풍 가서 여기저기 숨겨져 있던 보물을
찾으면 세상을 다 가진 자처럼 환히 웃음 짓던 코 흘리게
소녀가 떠오릅니다
가슴 한쪽 서린 날 감사히 배독하며
머물다 갑니다
작가님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염규식	격려의 고운 말씀 감사합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요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휴일되십시요--^	1/18 12:11

박목철

2022-01-22 11:39

한 해가 다르게 몸이 달라진다는 사실에 당황하게 됩니다.
년 말에 공단에 들러 생명 연장 장치 포기 각서를 작성하고 왔습니다.
갑자기 의식을 읽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불안에서 였습니다.
올리신 글을 읽으며 가슴 깊이 공감하게 되니 세월을 같이 한 공감인 듯 싶습니다.
좋은 글 많이 쓰시고 행복하시기를 빌겠습니다.


염규식	시인님 늘 건강 유의하시구요 우리의 삶은 주관하시는 이가 따로 있지 않습니까 힘내시구요-늘 강건하셔서 좋은 작품 기대하구요 설 연휴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1/27 11:47

박목철 2022-02-19 15:28	염규식 작가님, 저도 며칠 전에 공단에 들려 생명 연장 포기 등록을 하고 왔습니다. 갑자기 정신을 잃게 될 경우 살리려고 애쓰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였습니다. 심폐 소생이나 인공호흡 등을 하지 말았으면 했으나, 뇌사 판정 후라고 해서 실망햇습니다.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툴툴 털고 가는 가벼운 마음으로 살고 싶은데, 동병상린 이라고 작가님의 글을 읽고 넋두리를 턴 듯 합니다.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

송근주

2022-03-03 15:11

염규식 작가님~
"가슴 한 쪽 서린 날" 읽으니
격한 감정이 이는군요.
한편의 아픈 감정 감상하게
되는군요. 나이 따라 시간이
우리를 가두고 있습니다. 점점
노쇠하여 약해져 가는 몸을
지탱하는 것 같습니다. 건강
아무리 강조해도 만족해지지
않습니다. 자기 관리하여 건강하게
유지관리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의 몸 상태 보존하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사랑합니다.


염규식	격려의 고운 말씀 감사합니다 아참저녁 날씨가 많이 추워요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휴일되십시요--^	3/6 18:25

* 무정한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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