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모리구찌(守口), 요도강(淀川)유역의 농촌, 평야지대.

  3년생의 시작 무렵 전황이 불리하게 되자, 중학생은 군수공장에 근로 명령이 떨어지고 초등학생은 3년생부터 6년생까지 소개 령이 낫는데 연고가 있는 사람은 연고소개로, 연고가 없는 사람은 집단소개로 나누워, 집단소개 대상 아이들은 교육당국의 주관으로 시골 여관이나 큰 사찰을 빌려 함께 기숙하게 되었다.

  나는 누나와 함께 모리구찌의 박 씨네 집에 보내졌는데 박 씨는 아버지더러 할아버지라 불렀고 나더러는 아저씨라 불렀으니 그 집의 차남인 규조는 나의 손자가 되는 셈이었다. 규조는 나보다 한 살 위였고 위로 누나들이 두 명, 형이 한 명 그리고 남동생이 하나 있었던것 같다.

  그런데 누나와의 기억은 토요일에 손을 잡고 전철을 타 남바 역까지 가서 집에 다녀오는 일 외에는 전혀 기억이 없다. 이것은 아마도 누나는 규조의 누나들과 어울리고 나는 규조와 붙어살았기 때문인 것 같다.

  학교도 규조와 함께 오고간 기억 밖에는 없다. 학교 이름도 기억이 안 나지만 잊을 수없는 것은 학교엘 가려면 다리를 열 몇 개쯤 건너야 하는데 요도 강에서 관개한 수로가 바둑판처럼 설치되어 있어서 수로를 만날 때마다 작은 다리들을 건너야 했던 것이고 학교도 울타리는 사면이 모두 수로로 경계가 되어서 정문이나 후문은 어디나 다리가 있었다. 그러므로 수로를 따라 흐르는 물은 여름의 햇빛을 받아 흡사 별빛이 투영되어 반짝이는 것처럼 아름답게 보였다.

  요도 강 제방의 건초냄새는 잊을 수 없고 그 곳에서부터 펼쳐지는 논에서 메뚜기를 .한 병 가뜩 잡아가지고 집으로 가져오면 규조 어머니가 웃으면서 볶아 주던 일과 그것을 맛있게 먹었던 일과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규조네 집은 요도 강 제방에서 약 500M 떨어져 평행으로 달리고 있는 도로에 제방을 바라보면서 10여 채가 나란히 붙어서 똑같은 모양으로 지어진 주택이었으며 뒤란에는 관개수로가 콸콸 흘러 생활용수로도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뒤란에서 오른 쪽으로 보면 한집만 지나면 도로위에 놓여 진 작은 다리에 닿는다.

  규조는 2,3M되는 로프와 화약을 준비를 하고 큰 나무통을 꺼내와 나하고 둘이서 수로위에서 그 나무통을 타고 손으로 노를 젓고 다리로 갔다. 다리에 닿으면 규조는 가지고 온 로프 끝에 화약을 달아 메고 그 끝을 다리 난간에 묶고 다른 한쪽 끝은 나무통에 묶어 두고 화물자동차가 닥아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다리 위를 통과 할 즈음 힘껏 노를 젓어 로프가 팽팽하게 되도록 끌어들면 “빵!”하고 화약이 터진다. 그러면 화물차 멈추는 소리가 나고 조금 있다가 “빵꾸 안 났는데”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화물차는 떠난다. 우리는 그것이 그렇게 통쾌했던지 다리 밑에서 서로 마주 보면서 큰 소리로 읏었다.

  이 다리에서 제방 쪽으로 약200여M 내려가면 수로는 제 형태를 잃어버리고 주변이 갈대가 욱어진 작은 강으로 변한다. 여기에서 형들이 가물치를 낚는 것을 구경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개구리를 잡아서 낚시 끝에 달고 수면 위에 껑충 껑충 올렸다 내렸다 하면 가물치는 살아있는 개구리로 착각하고 힘차게 뛰면서 덥썩 문다, 그 순간 가물치는 포획 되는 것이다. 그러면 모두가,

  “다이왕이다, 다이왕이다.”

하고 외쳤는데 나는 지금도 다이왕의 뜻이 무엇인지 모르며 다만 크다는 뜻으로 외친 것이 아닌가 싶다.

  수로위에 흐르는 물빛에 반사되는 햇볕이 시들어지기 시작할 무렵 규조네 식구는 귀국을 준비 하고 있었고 누나와 나는 또 다시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된다. 이 때 규조네 가족이 귀국하지 아니 했다면 규조네 형은 신풍특공대(神風特攻隊)로 출정해 전사했을 것이 틀림없었다. 왜냐하면 그 형은 그 당시 소년비행단 단원으로 훈련 중이었기 때문이다. 미리 귀국 했기에 규조네 형은 특공대로 뽑혀 태평양에서 전사하는 것을 간신히 면하고 지금도 땅 끝에서 건강하게 농사를 짓고 있다.

  4.오까다우라(岡田浦). 오사까만의 작은 포구, 어촌지대.

  오까다우라는 남바를 중심으로 해서 볼 때 남쪽에 위치한 오사카만의 한가한 어촌이었다. 그러던 곳이 지금은 간사이(關西)국제공항이 건너편 섬에 건설되고 공항을 잇는 긴 다리가 놓이고 보니 꽤 번화한 관광어촌으로 탈바꿈 했으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어떤 연유로 그곳의 일본인인 사자키(佐佐木)씨집에 맡겨졌는지 알 수 없다. 아마도 사자끼씨가 어민회의 간부로 있으면서 어선에 필요한 금속 기계 기구를 아버지 공장에 주문 제작하는 과정에 서로 친절한 사이가 되었으리라 추측 할 뿐이다.

  그 어촌은 신작로를 중심으로 해서 둘로 구분되어 있었다. 바다 쪽에는 모래톱 위쪽 초원지대에 전통 일본식 가옥으로 지어진 순수한 어민들의 동네가 형성되어 있었고, 비탈진 언덕길을 오르면 신작로에 점포들이 늘어 서있고 신작로 건너편에 학교와 관공서들과 국철및 전철의 역이 있었다.

  누나와 함께 그 어촌에 살게 된 것이 아마 추석 대보름 전이 아니었나 싶다, 고 말하는 사유는 모래톱 위쪽에 있는 초원지대에서 추석 날 밤에 열광적으로 춤추며 노는 어민들의 단결심에 탄복한 나머지 그 추석날의 민속춤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민들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 한데 모여 우리나라의 강강수월래 처럼 둥그렇게 원을 그리고 가운데에는 모닥불을 피우고 빙글 빙글 돌면서 춤을 추는데 온 몸을 다하여 온 마음을 다하여 온 뜻을 다하여 미친 듯 뛰는 것이다.

  “여보게 춤꾼들이여!” 소리꾼이 선창하면

  “왜 불러, 무엇 때문인가?” 군중이 합창하고 곧 이어 소리꾼이 소리를 먹이면

  “그렇고말고 얼씨구 하 좋아.”

 4,2 4,2 박자를 강 약, 강 약 으로 발을 딛으면서 두 팔은 힘껏 펼쳤다가 박수를 쳤다가 하며 앞으로 넘어질듯 너무도 열광적으로 뛰며 지치면 원 밖에서 새 사람이 들어 와 교대를 해주면서 오랫동안 그치지 않고 춤을 추는 것이 마을의 단합심을 확인하기 위한 행사인 듯 보였다. 어느 한 사람도 참여 하지 않은 사람은 없는 듯  온 마을 사람들이 일체 단결하여 춤을 추지 않은 사람은 원을 둘러서서 박수를 치면서 소리소리 지르는 것이니 어릴 적 천진난만했던 유년의 여린 마음으로는 무서우리만치 감동 감격했다고 할 수 있다.

 사자끼씨의 집은 전형적인 전통 일본 어가로 여느 집보다도 크게 보였다. 이상하게 생각되는 점은 대문에 들어서면 마당이 있고 바로 거실에 안내 되도록 디딤돌이 놓여 있고 오른 쪽에 우물이, 왼 쪽에 화장실이 있는데 이 모두가 한 지붕 아래 있다는 점이다.

 거실은 꽤나 넓은데 한가운데에 사각형의 화로자리가 다다미 보다 약간 깊이 파져있고 그 한 가운데는 천정부터 쇠줄이 내려져서 쇠줄 끝 갈고리에 주전자가 노상 걸어져 있었다.

 거실을 가로질러 가면 사자끼씨 부부의 침실 미닫이에 이루고 그 왼편의 정원을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인 사랑방을 우리 남매에게 내 주었고 그들의 딸 둘에게는 거실 오른 쪽의 방을 쓰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거실 왼 쪽은 정원이 보이는 유리문으로 여닫게 되어 있었다. 이들 방과 방 사이는 모두 미닫이로 막아졌고 거실 쪽도 모두 미닫이로 여닫게 되어 있으니 이 집은 대문 쪽의 담과 ㄱ자의 벽체위에 지붕을 얹힌 구조의 어가라고 할 수 있다. 왼 쪽의 화단에는 조그만 연못을 파고 축산을 만들어 그곳에 소나무 한 구루와 몇 구루의 상록수가 심어져 있으나 아주 빈약해 보였으며 연못은 관리가 되지 않아 물이 말라 있었다. 화단의 빈터는 농사 밭으로 활용 하는 듯 채소가 심어져 있었고 그 경계는 담을 쌓아 동네 골목길과 접해 있었다.

 그런데 모리구찌의 박씨 집에서는 전혀 기억이 안 나는 식사장면이 왜 이곳 사자끼씨 집에서의 그것은 지어지지 않는 것일까? 아마도 어촌의 식사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어린 시절의 괴로움 탓이라 여겨진다. 식사시간에는 거실의 화로를 중심으로 하여 누나와 내가 대문을 등지고 앉고 사자끼씨 내외가 맞은편에 두 딸이 좌우로 앉아 식사를 하는데 모든 배식은 사자끼씨 부인이 맡아 했다.

 아침밥은 노상 죽인데 말이 죽이지 희멀건 밥물에 밥알이 드문드문 떠 있고 고구마 덩어리가 한두 개 들어 있는 밥공기를 상상 해보면 우리 남매의 그 때 그 심정을 짐작 하리라 믿는다. 이 죽을 세 공기를 먹고 학교를 가면 첫 시간을 마치기가 바쁘게 배가 고파 견딜 수 없게 되므로 누나는 네 번째의 배식을 받기 위해 빈 공기를 입에 대고 오른 손으로 내 허벅지를 찔벅거린다.

 누나가 두세 번 집적거리면 나는 용기를 내고 내 공기를 앞으로 내민다.

 “한 공기만 더 부탁 합니다” 그러면 누나도 뒤 따라서,

 “저도 부탁 합니다”

 학교에 오갈 때는 누나와 함께 있었던 기억은 전혀 없다. 학교의 모양은 정문이 철문으로 되어 있었고 울타리 밖 학교 담 옆 도로를 청소했던 기억만이 너무 생생하다. 그것은 빗살 무늬로 쓸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45도 각도로 빗살무늬를 곱게 내면서 쓸어가다가 끝판에 반대 방향의 빗살무늬로 쓸어 와서 끝내는 돌 자갈과 휴지오물만 주어내는 방식으로 청소를 하는 것이 기본방침으로 되어 있는 학교여서 모두가 그 방식으로 빗질을 했다.

 청소 후 빗살무늬가 참 보기 좋았고 그렇게 보기 좋게 청소를 함께 한 것이 자랑스럽기도 했다. 이 빗살무늬 빗질은 그 후 나와 평생을 함께 한 셈이다. 조국에 돌아 와 편입한 학교에서도 남들은 불규칙적으로 아무렇게나 빗질을 하지만 나만은 빗살무늬를 곱게 만들면서 청소를 하곤 했다.

 오사카만의 어촌에도 가을이 가고 온화하기로 이름 난 관서지방에 첫 눈이 내린 어느 날, 겁 없는 나의 누나는 내가 깜짝 놀랄 대 만용을 내게 보여 주게 된다.

 “야스짱, 오늘 밤 내가 맛있는 야식을 줄 터이니 기대하시라.”

 “무슨 야식?“

 “그런 거 있어, 그런데 말이지, 사자끼씨 부부는 우리한테 너무 한 것 아니냐? 엄마한테서 들었는데 우리 아버지가 매월 쌀 한가마니에 찬값을 얹혀서 드린다는데 우리한테 이렇게 푸대접할 수가 있는 거니? 전시 중에 구하기 어려운 귀한 쌀을 한가마니 씩이나 받고도 우리에게 죽을 먹이다니 ........ 오늘 저녁도 보아! 세상에 밀감을 달랑 한 개만 주고 ....... 한번 본때를 보여 줘야지.”

 그날 밤, 드디어 나의 대담무쌍한 누나는 행동을 개시했다. 사자끼씨 부부가 깊은 잠에 빠져 코 고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누나는 슬그머니 일어나 미닫이문을 조심히 열고 사자끼씨 부부의 침실로 기어 들어가 앞닫이 농문을 열어 와까야마산 밀감 두 개를 꺼내고 돌아오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 후가 가관이다. 훔쳐 온 밀감을 거리낌 없이 먹어 치우고 정원 쪽 미닫이문을 열어 밀감껍질을 정원에 두려움이 전혀 없이 던져 버린다.

 누나의 이런 만행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보기만 해도 덜덜 떨렸던 나와 대조되는 것은 단순한 연령 차이에서 오는 것일까? 아니면 성격상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그 사건이 있었던 날의 주말 누나와 함께 남바에 다니러 간 날, 나는 누나의 간절한 부탁을 배신하고 어머니에게 누나의 만행을 일러바쳤다.

 어머니는 얼굴이 새파래지도록 충격을 받았고 그날 밤 아버지에게 큰 소리로 항변하였다.

 “얼마나 하찮은 위인한테 자식들을 맡겨 배 곯리게 해서 우리 세쓰짱을 도둑년으로 만든단 말이요?!”

 아버지도 큰 충격을 받고 말없이 담배만 피우며 고뇌에 잠겼다.

 그도 그럴 것이 아버지가 어떻게 해서 오늘날의 사장이 될 수 있었던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일본 땅으로 홀로 건너 와 오늘에 이루기까지 아버지에게서 정직을 빼면 아무것도 남을 것이 없다 할 정도로 정직은 아버지의 알파와 오메가인데 누나의 도둑질을 그대로 안 들은 척 넘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우수영 심상소학교를 졸업하고 열아홉의 나이로 열여덟의 어머니와 결혼한 후 청운의 꿈을 안고 일본 땅 오사카를 찾아 나섰으니 그 용기가 얼마나 가상한가? 아마도 내가 짐작하기로는 아버지의 젊은 시절에는 돈이 있어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은 도쿄로 가고, 아버지처럼 돈이 없는 사람은 오사카로 갔던 것 같다. 어떻게 오사카에 정착했는지 그 과정에 관하여는 들은바 없기 때문에 얘기할 수가 없고 아버지가 일본인 히로다(廣田)사장 슬하에 사환으로 취업하게 된 것은 참으로 행운이라 할 것이다.

 히로다사장은 철공소를 경영하는 사람으로 무남독녀를 둔 고독한 분이며 정직과 성실을 기본신조로 삼고 살아가는 건실한 사업가였다. 이 히로다 사장이 아버지를 시험하기 위해 일본권 지폐 1원권 5원권 10원권등을 사무실과 응접실 심지어 화장실에 까지 떨쳐 놓고 그 귀추를 관찰하였으니 그 기간이 대강 6개월 정도였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히로다 사장께 습득신고를 하기를 여남은 번쯤 했을 때, 히로다 사장님이 아버지를 불러 앉히고 다짐을 받았다.

 “나는 정직을 신조로 삼아 살아 왔기 때문에 정직하지 못한 사람과는 함께 살지 못한다. 그런데 김 군을 겪어보니 정직함을 알겠고 부지런하고 성실하니 오늘 내가 김 군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내가 너를 대학교육까지 마치도록 하겠으니 그 대가로 내 밑에서 10년간을 일하겠느냐? 확실한 대답을 해라.”

 교육이라고는 심상소학교가 전부인 아버지로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제안인지라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침식을 맡아 주시는 것도 고마운데 교육까지 맡아 주신다니 그 은혜 백골난망입니다.”

 이리하여 아버지의 앞길은 탄탄대로 탁 트이니 낮에는 사장님의 심부름도 하다가 공장의 기술도 배우다가 하면서 저녁이 되면 야간학교에 나가 공부를 하면서 오사카 고등예비학교를 졸업하고 관서공업 전문대학을 졸업하게 된다. 대학 졸업장과 함께 조선총독부에의 임용추천서를 받아 보신 히로다 사장님이

 “가거라! 조국에 가서 봉직 하여라! 지금 토목측량엽무가 폭주하여 할 일이 많다고 들었다. 여기서 일했듯이 정직하고 부지런히만 한다면 너는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다, 전에 약속했던 10년 봉직의 약속은 오늘로서 파기한다.”

 “아닙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현해탄을 건너 올 때 저는 성공하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습니다.”

 “조선총독부에서 일하게 되는 것 이상 큰 성공이 어디 있다고 생각하느냐?”

 “아닙니다. 저는 사장님께서 저를 걷어 주시고 교육을 책임져 주시기로 선언하실 때에 저는 10년이 아니라 100년이라도 사장님의 밑에서 봉직할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이 철공업계에서 성공 할 수 있도록 끝까지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결국 아버지의 청원이 승리하여 히로다 사장님의 철공소의 정식직원으로 출발하게 된 아버지는 그로부터 3년 만에 공장장에 오르고 그 후 2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여 경영자로서의 수업을 수행하게 된다. 이 무렵 현 공장이 협소하여 신종 기계 한대도 앉힐 여지가 없어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간파한 히로다 사장이 공장 확장계획을 수립하고 새 공장을 크게 신축하여 확장경영을 하게 된다. 이런 연고로 히로다사장이 현 공장을 운영할 수 없게 되어 현 공장 전부를 아버지께 양여하면서 부자회사(父子會社)로 거래하기로 약속하였으니 아버지는 사장으로 취임하고 히로다 회장을 모시게 된 것이다. 그리고 철공소의 이름도 가네다(金田)철공소로 개명하여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렇게 성공의 발판을 정직에서 얻은 아버지인데 누나의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대단히 궁금한 일이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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