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백낙은
ㆍ작성일	2016-02-12 15:05

ㆍIP: 118.xxx.62

쌍꺼풀 수술 이야기

쌍꺼풀 수술 이야기 // 황우 목사 백낙은.

며칠 전의 일이다. 세 딸과 아내가 무슨 공작이라도 하듯 수군거리는 것이 보였다. 뭣 때문인지 짐작은 하지마는 인제 와서 아내와 딸들이 하는 일에 간섭을 하는 것이 뭣해서 모르는 척하고 가만히 있었더니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언제부터 아내가 눈꺼풀이 처진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수술을 할만 큼은 아니었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더니, 딸들이 제 어미를 데리고 대구에 갔다가 돌아왔는데 색안경을 쓰고 돌아왔다. 눈이 퉁퉁 부어 있었고 얼음찜질을 해야 한다면서 안대를 하고 들어 누워 아프다면서 쩔쩔 매는 것이 아닌가.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는 것도 아니어서 기분 나쁜 내색을 하지는 않았다. 그것도 그럴 것이 하루 밥, 세끼를 다 공양 받는 삼식이 처지니 내 기분을 누를 수밖에 더 있겠는가 말이다. 내 속으로만 “다 늙어서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네.”라고 하면서 말이다.

웃기는 이야기지마는 우리나라 여인네들은 하도 더운 것을 좋아해서 열가마나 뜨거운 찜질방에 가서도 “시원하다”를 연발하니 염라대왕이 노여워 지옥을 더 뜨겁게 리 모델링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요즘 여인들이 하루가 멀다고 그 형색을 바꾸니 염라대왕도 헷갈려 “네가 누구냐?”라고 묻는다고 하지 않던가? 이제는 눈은 물론 코도 뜯어고치고, 얼굴형도 갸름한 계란형으로 만들고, 이마의 자글자글한 주름도 펴고, 머리에는 별의별 색깔로 물감을 칠하고, 키도 10cm 정도는 컸다가 줄었다가 하니 헷갈린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에 어디에서 본 사건인데, 두 부부가 결혼하여 아기자기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얼마 후에 아기를 낳았는데 얼마나 못생겼는지 도대체 누구를 닮은 것인가를 가지고 부부 싸움을 하곤 했단다. 알고 보니 그 부인이 처녀 시절에 대대적인 리 모델링을 했다는 것이 밝혀 진 것이다. 그래서 그 부부는 부부싸움 끝에 이혼하고 말았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이다.

요즘은 딸을 결혼시키려고 하면 먼저 성형외과에 가서 견적을 뽑아야 한단다. 적게는 몇 백만 원으로 끝나지만 어떤 사람은 억대의 견적이 나온다니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말이다. 당 사자가 아니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 남자는 결국 속아서 결혼한 것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늙은이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지만 세대가 그러니 어찌하겠는가.
우리나라가 어느새 성형 천국이 되어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등지에서 성형관광을 오곤 한다니 기뻐해야 할 일인지 슬퍼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

아내 치료 때문에 성형외과에 두어 번 가 보았는데 내가 병원에 있는 두세 시간 동안에도 십 수 명이나 다녀가는 것을 보았다. 보아하니 한 공장에서 나온 작품이라 천편일률(千篇一律)적이다. 사람은 누구나 개성미가 있고 또 있어야 한다. 그 개성을 살리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자꾸만 서양 사람을 닮으려고 애쓰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누구이든 간에 미를 추구한다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신이 인간에게 심미감(審美感))을 주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치다는 것이 문제이다. '물질만능주의'에 편승하여 '외모지상주의'가 극에 달하고 있어 하는 말이다.
인간의 아름다움은 꼭 외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아름다움은 내적으로 꽉 차 있을 때 참 인간다운 향기가 나는 법이다. 외모는 아름다우나 속이 비어 있다면 “골빈 인간”이라 속이 빈 양철통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지정의(知情意), 즉 지성(知性) 감정(感情) 의지(意志)라는 세 가지 심적 요소가 있으므로, 외모만 아름답다고 인간의 심미감이 충족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외모는 좀 못생겨도 지성(知性)미, 예절(禮節) 미, 순결(純潔) 미, 영성(靈性) 미(이런 말들이 타당한지는 잘 모르지만) 등 아름다운 것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는 데 말이다. 요즘 사람들이 세상의 잘 못된 굴레에 갇혀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고 서글프기까지 한다.

일찍이 톨스토이는 “진심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의 외모나 조건 때문이 아니다. 그에게서 나와 똑같은 영혼을 알아보았기에 사랑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급속도로 성형 천국이 되어가는 이 마당에서 우리가 모두 이 말을 다시 한 번 음미해 보아야 할 시점이라 여긴다.

임정수 2016-02-12 18:11	요즘은 옛날과는 달라서 돈을 모아서 저축을 하는게 아니라 자신에게 치장하며 전신을 뜯어 고치는데 쓰고들 있어서 부부라해도 잠자리에 들기 전하고 잘 때의 모습하곤 너무나 달라서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기라도 하는 날엔 늘 보던 사람이지만 왠지 낯설은 느낌이 들때도 있죠. (하이고~ 아직 결혼도 못한 총각이 못하는 말이 없네요. ㅎㅎㅎ) 하지만 아무리 나이가 들고 쭈구렁 망탱이가 되어도 이쁘게 가꾸고 치장하고자 하는 것은 아마도 여자로서의 본능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젊고 이쁘게 가꿀려고 하는 것은 결국은 누군가에게 그만큼 젊게 보이고 싶어서이기도 하겠죠. 그런 마음을 이해하고 잘 헤아려주는 아량... 알고도 모른 척 해주는 미덕이야 말로 가정의 화목과 사랑과 행복을 일구어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좋은 글밭에 머물다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욱 건강하신 모습으로 고운 글을 많이 빚으시길 빕니다.^.^

백낙은 2016-02-12 20:00	《Re》임정수 작가님,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나이가 들어 고지식하여 이해를 잘 못하는가 봅니다. 그래도 가정의 화목을 위해 참고 지나간답니다. 어쨌던간에 이쁜 것은 좋은 것이니까요. 아직 총각이라시기에 깜짝 놀라 서재 맨 앞을 보니 주지스님이시군요. 그것도 모르고 올해는 결혼, 내년 초엔 득남의 대박 내시라고 썼다가 다시 고쳤습니다. 득도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자주 글 올려 주시기 바라며 평안과 건필을 기원합니다.

김경렬 2016-02-14 03:58	한국인은 손재주가 탁월해서 성형 수술를 잘하므로 대륙에서 성형하러 몰려 온다고합니다. 사모님이 예뻐지실테니 걱정 마세요. 나이들면 눈거풀이 내려 와 불편한 분들이 많아요 제 주위에도 몇 분 했어요. 일석 이조이니 더 할 나위 없어요. 따님들이 큰 효도 했네요. 재미있게 엮으신 쌍거풀 이야기 속빈 강정 말씀은 동감입니다. 연예인들 남녀노소 성형을 않한 사람 별로 없는것 같아요. 성형으로 인물이 낮설고 미워진 얼굴도 많은데 그것 마져 유행인지... 위원장님! 이방저방 수고가 많으 십니다. 식구가 점점 늘어 나네요. 건강 하시고 늘 즐거운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백낙은 2016-02-14 09:40	《Re》김경렬 작가님. 아내도 이제는 부기가 빠지고 자리를 잡으니 조금 볼만 하답니다. 우리 수필서재 식구가 차츰 늘어나서 좋습니다. 열심히 댓글 달아 주시는 작가님의 공이 큽니다. 늘 수고하시는 작가님께 큰 박수를 보냅니다. 늘 강건하시고 보람된 나날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정찬열 2016-02-15 16:31	항우작가님 저역시도 병원을 집드나들듯 하다보니 그런 현장을 자주 목격 합니다. 몇일전에는 나이가 쾌나 많이 드신 남자분이 조금은 못마땅해 하며 본인의 얼굴에 점을 뺏는지 얼굴에 여러곳의 살색 딱지를 붙이고 주위 눈치를 보시며 도망치듯 나가시고 사모님 되신분이 계산에 쩔쩔매는 걸 보면서 세상 많이 달라 졌구나 하고 속으로 중얼댔지요 그렇게 세상은 먹고살기 위함이 아니고 살아가기위해 예쁘게 하기위해 변한 세상입니다. 작가님의 좋은 글에 크게 동감의 박수를 보냅니다. 늘 편안 하시고 행복한 시간 되시길 빕니다. ^^

백낙은 2016-02-15 21:13	《Re》정찬열 작가님, 늙어 노망 났다는 소리를 듣지나 않을까하고 걱정했는데 작가님이 동감의 댓글 주시니 용기가 생깁니다. 고지식하여 새 것을 수용 못하는 사람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래도 제 나름대로는 열심히 따라가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박수 소리가 여기 까지 들리네요. 감사합니다. 은안하시길 기도합니다.

이순향 2016-02-19 10:27	저도 요즘 무분별한 성형에 대해서는 못마땅하지만...사모님의 쌍꺼플 정도는 이해가 된답니다..ㅎ 예뻐졌다고 해주세요..헤헤...~~ 여자의 변신은..범위가 허용하는 선에서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백낙은 2016-02-19 15:05	《Re》이순향 작가님, 집사람에게는 아무 말도 못하고 내혼자 푸념을 했는데 오셔서 보셨군요. 아직 자리를 안 잡아선지 예쁘다는 말이 안 나온답니다. 나이가 들어 자리를 더디 잡는답니다. 예뻐졌다는 말 한번 하려고 잔뜩 벼루고 있습니다.ㅎㅎㅎ 고맙습니다. 은안하시고 건필하소서.

이은경 2016-02-26 11:48	여자의 입장에서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약간 당황스러운 느낌 입니다. 다 맞는 말씀이지만, 여자들은 그래도 더 이뻐진다면, 하는 생각은 공통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함께 갖춘다면 바랄나위가 없겠지요, 남자들이 속아서, 이 말씀에 한참 웃었습니다. 정말 그렇거든요, 따끔한 훈육을 받고 갑니다. 좋은 깨우침을 얻었고요,

백낙은 2016-02-26 20:29	《Re》이은경 님 , 이 늙은이가 여류 작가님을 당황스럽게 했군요. 나이 들면 외골수가 되는 것이랍니다. 이해를 바랍니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훈육 조의 글이 되어 죄송합니다. 40년 목회를 했으니 그 버릇 어디 가겠습니까. 찾아 주시고 고운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봄의 화기가 귀 가정과 작가님 위에 충만 하심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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