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백낙은
ㆍ작성일	2016-02-05 10:00

ㆍIP: 118.xxx.62

색소폰 배우기

색소폰 배우기 // 황우 목사 백낙은.

우리 가족은 음악 가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음악에 소질이 있다고 여긴다. 아내는 일흔 하고도 다섯이나 되었지만, 아직 교회에서 바이올린 연주도 하고 성가대를 하고 있으며, 큰딸도 꽤 큰 교회에 성가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아들도 기타를 잘 다뤄 다른 사람을 지도할 만큼은 된다. 둘째 딸은 피아노를 전공하여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유학을 하고 왔으며 막내딸도 성악을 전공했다. 그런데 유독 나만 어떤 악기도 다루지 못한다. 하지만 음치는 아니어서 남들과 섞일 만 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나도 한번 악기에 도전해야지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차일피일 미뤄왔다. 지난해 섣달 초순경 갑자기 어떤 악기를 좀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일어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 나이 7학년 9반인데 지금 악기를 배운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 한참을 망설이다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적기”라는 말이 생각나서 결단을 내렸다.

무슨 악기에 도전할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음악을 전공하신 어떤 장로님에게 자문했더니 색소폰을 권하는 것이다. 색소폰은 너무 흔한 악기이니 다른 악기를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그래도 색소폰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시면서 적극적으로 권하는 것이었다. 아마 내 나이를 생각해서 가장 쉬운 악기라고 생각하여 추천한 것이라 여긴다.

악기가 결정되었으니 구체적으로 악기를 구하는 일이 남았다. 색소폰을 구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았으나 넘고처지는 것이다. 대부분이 중국산이지마는 중고라도 어떤 것은 수백만 원이나 하고 기종도 다양하여 선뜻 구매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소식을 들은 막냇사위가 자기가 불던 것이 있다고 하여 그것을 가지고 왔는데, 중국산이지마는 꽤 괜찮은 수준의 것이었다. 우선 금빛이 번쩍여 보기에도 있어 보여 좋았다.

그다음 단계는 스승을 찾는 일이다. 여기저기 수소문해 보았으나 마땅치 않아 색소폰 전문학원에서 배우기로 하였다. 우리 집에서 자가용으로 약 30분 거리에 있지만 3개월을 계약하였다. 처음 한 달 동안은 1주일에 두 번, 그다음부터는 한 주간에 한 번씩 가는 것인데 아직 두 달이 채 되지 못했지만 재미가 쏠쏠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색소폰은 알토 색소폰인데 가만히 살펴보니 얼마나 정교하게 잘 만들었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알토 색소폰의 경우 23개의 키(단추)가 있다. 그 키들을 아직 다 사용할 줄도 모르지만 신기하다 못해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 악기가 저절로 생긴 것은 아닐 터인데, 이 악기를 처음 만든 사람이 얼마나 노심초사(勞心焦思)했을까!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試行錯誤)를 경험했을까를 생각하니 저절로 머리가 조아려진다.
그러나 악기 중의 제일은 우리 인간의 몸통이라 여긴다. 물론 사람마다 몸의 대소나 사용 기법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이보다 더 신비로운 악기가 또 어디 있겠는가. 이 좋은 악기를 선한 용도로 잘 사용해야지 잘 못 사용하면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소음만 내는 양철통이 되기 때문이다.

어떻든 색소폰을 시작하고 보니 자꾸만 그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소리를 내는 것조차도 어렵고, 호흡도 딸려 제소리를 내기도 힘들어 삑삑거리는 소리가 자주 나서 식구들에게 민망스럽기도 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제 음이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때는 가래가 끓는 것 같은 소리와 애간장을 녹이는 것 같은 그 음색이 나에게 애원을 하는듯하여 더욱 나를 매료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좋은 것은 찬송가를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쉬운 곡을 100여 곡은 어렵게라도 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그뿐이 아니라, 옛날에 부르다가 잊어버린 가곡이나 가요를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옛날 어린 시절 뒷동산에 올라가 목이 터져라. 고성방가를 했던 추억에 사로잡히기도 하여 회춘을 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내가 전문 연주가가 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다듬고 연마하여 교회의 소규모 모임에서라도 한 번쯤 연주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특히 우리 협회 행사 때 꼭 한번 연주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연습 중이다. 할 수 있다. 아자 아자.

김경렬 2016-02-05 18:58	할수있다. 아자!아자! ㅉㅉㅉ!!! 큰 박수 보냅니다. 아구 부러워 죽겠습니다. 폐활량이 좋으신것 같습니다. 저처럼 힘이 약한 사람은 돈다발 붙혀 준데도 몬 합니다. 현관문 센서조차, " 비밀 번호가 맞지 않습니다"~~ 두세번 꽉꽉눌러 대야 삐리리~ 하고 열립니다. 옆지기 뒤에서 ~ "아고 다됐다"~~~ 아고 불쌍한 지고~~ 어짭니까? 섹스폰에 비하면 쥐방울 같은 하모니카도 헥헥 합니다요. 설명절 즐겁고 행복 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목사님의 섹스폰 연주를 고대 하면서~~~~

백낙은 2016-02-05 20:22	《Re》김경렬 작가님, 박수 소리가 여기 까지 들리네요. 이래뵈도 작년에 속리산 문장대와 설악산 울산바위까지 올랐던 사람 아닙니껴. 아직은 팔팔하답니다. 색소폰을 불어 보니 복식 호흡도 해야 되고 하니 폐활량이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하모니카 좋습니다. 불어 보세요. 옛 추억도 되살아 나고 좋답니다. 기회가 되면 작가님과 함께 연주도 하면 좋겠네요. 그러고보니 설이 코앞이네요. 정이 넘치는 명절 쉬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정찬열 2016-02-05 22:01	그리고 쫙쫙쫙 박수를 보냅니다. 비록 한소뿐이기에 이렇기 글로 말입니다. 가족이 재능이 뛰어난건 작가님의 유전인자 를 닮음이 아닐까요 그리고또한 그 연세에 무한 도전을 하시는 열정에 다시한번 감탄입니다.^^ 목사님의 가족의 합주를 들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과한 욕심은 접어두고 목사님의 색스폰 연주가 기다려 집니다.^^ 우리의 설명절 즐겁고 행복한 시간 되시길 빕니다.^^

백낙은 2016-02-05 22:26	《Re》정찬열 작가님. 한 손으로 치는 박수가 내 손 바닥과 맞아 더 큰 소리가 나네요. 우리 가족의 재능이 뛰어 난 것은 아닙니다. 남에게 뒤지지는 않을 정도이지요. 제가 색소폰을 불어 보니 저 역시 재능은 조금 있나 봅니다. ㅎㅎㅎ 작가님이 한 손으로 타자하시는 것을 생각하면 신기하기 짝이 없답니다. 작가님이야 말로 특별한 재주꾼입니다. 노력의 결과겠지만요. 다른 사람의 댓글 보다 스무배는 더 감사함을 드립니다. 우리 명절 설이 코앞이네요. 자녀들 모두 오겠지요. 즐거운 명절 되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권기화 2016-02-08 00:22	우와~~ 목사님 정말 대단하셔요. 올리신 글 감동적입니다. 타고나신 재능이 탁월하시나봐요. 가족모두 음악을! 색소폰 연주하시는 모습 보고 싶습니다. 저는 악기 다루는 데는 젬병인가봐요. 피아노도 기타도 손가락이 말을 안들어서 배우다가 포기했습니다. 색소폰 연주하시면서 더욱 더 젊어지세요. 그리고 즐거운 명절, 가족과 행복한 시간 되세요~^^

백낙은 2016-02-08 08:35	《Re》권기화 님 , 이곳 까지 찾아 오셨군요. 오시는 걸음도 고마운데 댓글로 격려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나이가 드니까 해 보고 싶은 것이 아주 많답니다. 제 연주는 값이 좀 비쌉니다. ㅎㅎㅎ 그래도 고려는 해 보겠습니다. ㅎㅎㅎ 설 명절이네요. 솟아 오르는 해와 같이 맑고 밝고 뜨겁고 아름다운 한 해 되세요.

김수잔 2016-02-08 12:47	백낙은 작가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작가님들 방에 나들이 했습니다 좋은 글이 많아서 참 행복한 시간입니다 작가님 집안은 정말 음악 가족이시군요 참 부럽습니다 늦게나마 작가님도 섹소폰을 배우신다니 대단하시고 축하드립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적기' 라 하신 말씀 동감이고 저에게도 용기가 생깁니다 저의 집안은 음악 가족은 못되지만 좋아하는 편이라 딸이 전공은 아닌 부전공으로 피아노 렛슨을 줄 정도고 아이들도 남편도 악기를 조금씩 만지는데 저 혼자만 못해서 요즘 배우기 쉽다는 하모니카와 남편한테 기타 렛슨을 받고 있는데 손가락이 말을 잘 안들어서 그만 둘까도 싶었는데 작가님의 글을 읽으니 저도 힘이 납니다 음악 가족이신 작가님의 집안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오늘 구정 설 명정인데 모두 모이면 멋진 오케스트라 멘버가 되겠어요 부럽고 축하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작가님.

백낙은 2016-02-09 11:17	《Re》김수잔 님 , 밤 늦은 시간인데 자리에 들지 못하셨군요. 저도 어제 밤에 잠 못들고 뒤척였답니다. 배우신다는 하모니카나 기타 모두 좋습니다. 폐활량도 좋아지고 손까락 끝을 자극하므로 치매예방도 된답니다. 이제 백세시대인데 나이 들어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간구해야 한답니다. 모쪼록 승리하시는 한 해가 되시기를 바라고 온 가족이 두루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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