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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11-12-02 12:15
ㆍIP: 58.xxx.46
초하룻날의 행복
초하룻날의 행복 / 임정수


 

그토록 기다린던 초하루가 돌아왔다.
초하루엔 부처님 공양과 더불어 신도들과도 만남의 시간을 가질수 있어 좋다.

특히, 이번 초하루는 연등과 영가등을 달 수 있어 더욱 기다리는 지도 모른다.

부정을 치며 한해의 복과 소원성취를 기원하고
각가정의 영가들에게도 더욱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앞길을 닦아는 날이기에
의미있는 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초하루 법회가 시작되고 신도들도 하나 둘 모여들었다.
시간이 없어 못왔었다는 신도들도 있었기에 그다지 기대를 하지도 않았었는데
늘 바쁘다던 신도들이 많이 동참하여 기분이 좋았다.

'다 믿으면 온 성불이요, 반만 믿으면 반 성불이라 했던가.'

믿음이 강할수록 성불도 빨리 받는 것 같다.
그것은 도량을 관리하고 이끌어 나가는 나 보다도 신도들이 잘알기에
나 또한 신도들에게 오라가란 말은 하질 않는다.

세수를 하더라도 자신의 얼굴은 스스로 씻어야지,
남이 대신 씻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진심으로 부처님을 믿고 의지하며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하다보면
반드시 성불은 따르게 마련이다.

법당의 연등이 하나둘 불을 밝힐수록 저마다의 소원이 눈앞에 성큼 다가온 것 같다.

절의 규모를 보고 오거나 스님을 보고 오는 신도는 없을 것이다.
어딜가든 부처님은 한 분 뿐이기에 부처님을 보고 오는 것이지,
스님을 보고 오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래도 이제 막 꾸려나가는 우리 도량을 찾는 신도들이기에
그저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나도 그들을 위해 밤을 낮삼아 정성스럽게 기도하고 축원할 것이다.

마치 한가족 친형제처럼 조금도 부담감을 갖질 않고
스스럼없이 찾아와 마음의 문을 열어주니 부처님의 도량엔 밝은 빛이 가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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