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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11-12-02 12:04
ㆍIP: 58.xxx.46
야간운행
야간운행 / 임정수




사방이 암흑뿐인 밤길을 운행한다는 건 정말이지 위험천만한 일이다.
시야가 탁 트인 주간보다는 시야의 폭이 좁은 야간 운행은
어느누구든 조심스럽고 하기싫은 운행 중의 하나일 것이다.

가끔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아주 좋은 도로가 있다.
그러나 그것도 주간일 경우엔 그렇게 좋을수가 없어도
야간엔 그것이 큰 오산이란걸 뼈저리게 느낄수 있는 계기가 되는 곳도 있다.

특히, 아무 생각없이 시골길을 달리다 길가에 툭 튀어 나오도록 세워둔 경운기며
야광이나 아무런 표식도 없이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고 자전거를 운전하는 아저씨를 만날 때면
간담이 서늘해지도록 놀라고 또 놀라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가로등도 없는 도로를 달린다는 것...
불빛이라곤 앞만을 밝히는 서치라이트의 고르지 못한 불빛을 따라
묵묵히 달리다 보면 때때론 지루해서 졸음이 몰려오기도 한다.

누군가 목을 빼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도 조바심이 생기고
성질은 괴팍해지며 운전대를 잡은 손은 점점 더 난폭해지는지 이유를 알순 없지만,
이 또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운전대를 잡는 사람들이라면 공통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야간운행...
저 앞은 어둡고 캄캄하다.
그러나 목적지에 다다르면 분명 환한 길이 보인다.

우리네 인생사도 그럴 것이다.
비록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렵고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어도
무작정 달리다보면 미래도 보이고 행복도 보이는게 우리네 인생사가 아닐까.

주간운행이든 야간운행이든 운전대를 부여잡고 달릴 동안에는
이런저런 상상으로 행복도 불행도 맘대로 쥐었다 놓았다 하면서
우리는 스스로가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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