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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김락호


purple01_next.gif감문주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감문주
ㆍ작성일 2006-01-27 11:51
ㆍIP:
늙은 호박
햇살 깔끔한  가을날이다.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높은 하늘을 보니 내 오장 육부를 죄다 꺼내 맑은 물에 흔들어 빨아 가을볕에 잘 말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날이 영글어 가는 대추 한쪽 뺨이 불 그래 젖어 들고 단감나무에 매달린 감 몸맵시도 제법 어울러졌다. 가을 열매들이 주렁주렁 나무 가지에 그네를 탄다. 이것저것 보기만 해도 배불러 오는 계절풍경을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은 가을날의 수채화 동화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련다.

지나간 여름 내내 자주색 꽃으로 아름다움을 과시하던 패랭이 꽃대 밑으로 황새씀바귀 꽃씨가 하얗게 익어간다. 잡초로 우거진 논두렁사이에서 햇살 한번 얻어 마시기도 서럽던 고난 속에서도 저 닮은 분신들을 한 아름씩 껴안은 자태가 아름답구나. 종족의 욕망이 세상을 유지하는데 이유 없는 이유겠다. 한없이 번창 시켜 보자구나. 결국 살아남는 자가 이 지구를 지킬 것이다. 저항 없이 말없이 반란도 없다. 그들만의 온유 체제를 되풀이 할뿐이다.  

육십 평생이라는 나이에 유년시절을 빼고 어른 되어 삼년이란 세월도 길다는 강산이 세 번을 훨씬 넘었다.  아이탄생 금침 줄 치는 댁이 점점 줄어들었다. 댁네 자녀 수 가 서너 명을 넘어서면 부끄럽다고 하여 본인들이 자녀 자랑에 입을 다물었던 세월이다.  가가호호 일천세대 속에 한집건너 그 집에 고추 곶아 숯 끼워 금침 줄 쳐놓고 씨종자요, 살림밑천이로세,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사람마을 살아가는 재미 가  있을 것인데 골목마다 마주치는 주름진 늙은 얼굴,  노화가 급속도로 밀려오고 있다. 그 현실이 걱정이다. 싱싱한 풋 열매 냄새조차 귀 하구나. “요 이놈 소상아 저러가서 놀 거라” “이리 와서 먹어라” 그랬던 세월은 아마 자연 친환경 시대 기생충하고 어울러 살아가던 시대였던가 보다.  

가족계획으로  밥숟가락 줄이고 생활비 절약하여, 어미아비는 배불러  왔는데 세상 흐름이 배만 부르다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했다. 가난 할수록   배우야 된다는, 구호에 교육 투자가치가  평생이득이라 하여 교육에 허리 휘는 2세대 3세대,  감투세상  돈 세상에  돈이 귀하여 사람 씨앗 못 거둔 다. 이것이 말이라고 해야 되느냐?    질 높은 교육문화 수준에 어버이 등골이 빠진다는 것이다.   천지사방에 퉁퉁 늙은 호박이 안방차지 하여 무겁게 깔고 앉으니 그것도 도리요. 인륜지 효성이라 버릴 수 없는 법칙이다. 이래저래 비좁은 땅, 푸성귀 맞이할 빈틈과 오늘 날 사과나무하나 심을 땅 한 뼘이 아쉽고 귀하다.  

맑은 가을하늘아래 운동회한다고 왁자지껄, 아이들이 놀아야 할  운동장에  노인 화가가 전시회를 한다. 폐교 에 늙은이들이 능구렁이처럼 모여들었다. 시골잔치 상차림에 술잔이라도 기웃거리듯, 대단한 연세의 권한으로 후세를 밀어내고 들어 닥쳤다. 지금은 이래 늙었지만,  옛날에는 한몫했지,  그렇고 말구!  옛날에야 반듯한 얼굴에 힘깨나 썼다는 자랑을 귀 따갑게 들었지. 글쎄   말일세,   지금도 불 시효를 넘긴다는,  이런 저런 늙은이 변명은 우리네가 또 그렇게  닮아가는 연년 세월이겠다. 미워만 말고 그래도 맛이 달콤하게 곰삭은 연륜, 지난겨울 유류 파동,  한파 속에서도 얼어 죽지 않고 거뜬히 이겨 내는 저 늙은 호박으로 오는 설날 시루떡이나 쪄 먹어 볼가.



















   




   






舌覺이진영: 감문주 수필가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만나뵙네요.
     반짝이는 불빛을 따라 와보니
     늙은 호박 의 이야기가 펼처진
     풍경입니다.
     수필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시골의 앞마당과 텃밭
     무수한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다가오는 명절  잘 보내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01/27-23:18]-
도선/설동필: 감문주 선생님,벌써 명절쇠려 시골에 온 느낌이 듭니다.
     항상자상하신 친정어머니 같고 장모님 같은 너그러운 자태로 한가롭고 넉넉한 새해 원단의 대길상 되소서  -[01/27-23:33]-

감문주 : 이진영 선생님 ,  고맙습니다.
     따듯한 마음으로 한식구로 챙겨주시니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선생님 , 수필방도 따근 따근 하게
     모닥불을 좀 지펴야 되겠습니다.ㅎㅎㅎ ~  -[01/30-12:38]-
감문주 : 설동필 선생님 , 너무 반갑습니다.
     자주 이렇게 만나보게되니 정이
     새록 새록 들어서 마음이 포근해지면서
     자구 글을 쓰야 되겠구나. 하고 의욕이 생기네요.
     설선생님 , 올해는 선생님의 소설이 날개를 펼쳐 날으기를
     기원드리겠습니다.   -[01/30-12:41]-
도선/설동필: 감문주 선생님,이달의 시인으로 추천되심을 누구 보다 마음 깊이 축하 드림니다.
               기다리던차 감선생님의 좋은 소식 접하니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금년 내내 좋은 작품 내시고 문운 형창하시길 바랍니다.   -[02/01-20:20]-
감문주 : 도선 시인님 , 이달의 시인을 추천 된것을 저는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ㅎㅎㅎ 좋은 격려에 깊은 우정을 느끼면서 , 선생님의 인품을 존경합니다.  -[02/01-20:40]-
이길선: 감문주작가님! 오늘도 뵙고 싶은 마음에
     이곳 수필방에 머물다 갑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셨는지요?
     오늘 아들 면회 갔었답니다 - 예천에서 거슬러 올라가
     뵙고 싶은 마음을 꿀꺽 삼키느라 혼났죠 -ㅋ 훗날 꼭 한번 가겠습니다.  -[02/06-01:30]-
감문주 : 마음도 달래면서 아들면회도 다니시면서 시도 쓰시는 이길선님~
     존경합니다.  -[03/04-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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