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감문주
ㆍ작성일	2006-01-1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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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증언
아버지의 증언
감문주: 글

그때는 가을인데. 창원역전으로 집결하라는 마을구장의 통보다.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창원역집결지로 걸어가는 마음은 참으로 참담하드란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십 삼매를 낳아 제일 못난 아들하나, 큰누이, 누이동생 둘, 사남매를 남기고 모두 천연두 홍역으로 잃어버렸단다. 한 달에 서너 명씩 갖다버릴 때는 부모마음이 어디마음이겠느냐고, 아버지 말씀에 이슬이 맺혔다.

부모님을 두고 또 어디로 끌려가서 개죽음을 당할지? 아무도 모르는 지옥 길을 스스로 걸어가는 것은 할아버지대신 지원 하여 나서는 것이었다. 외동아들을 징용 보내는 부모님의 통곡소리가 멀어지고 멀리 개짓는 소리에 부슬거리는 비조차 야속하드라고 했다.

창원역전 앞에 창원면 소제지에서 모여 들은 징용자들은 나란히 열을 지여 마산군청으로 걸어갔다. 마산군청에 도착하니, 그곳에는 각 면 ,읍, 군소제지 관할 사람들이 엄청나게 모였는데, 옹기종기 수근 대는 이야기로는 이 길로 가면은 죽어서 돌아오지 못하는 길이다. 라고 모두의 얼굴 표정은 어둡고 심란하여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처럼 무거운 얼굴이다.

그날 저녁밥을 마산군청에서 얻어먹고, 군청 강당에서 하루 밤 새우잠을 자고 아침 일찍 기상하여 그곳에서 주는 징용 의복을 갈아입고 마산역으로 출발하여 부산가는 기차를 탔다. 그리하여 부산 부두에서 일본가는 배를 타고 가는데 갑판 밖으로 못나오게 하고 캄캄한 선실 속에서 배 멀미로 똥물까지 다 토하고 이러 저리 서로 포개지면서 무슨 짐짝처럼, 개, 돼지처럼 하여 일본 해상을 건너 집결지 부두에 도착했다고 밖으로 나오라는 확성기로 고래고래 질러대는 소리에 갑판으로 엉금엉금 기어 나오는데 얼마나 웅크리고 왔으면 다리오금이 펴지지 않았다. 해상에서 혹시 자살 소동방지, 염려에서 선실 출입문을 밖에서 잠가 버린 모양이다.

일본 땅에 오기 전에 3월에서 5월 달 까지 60일을 진해역 뒤편 야산마루에서 저수지공사 (일본병역 수송용 물 확보. )에 강제 노동을 하고 왔던 아버지는 일본 놈들의 빈틈없는 개발계획이 어마어마한 야심의 계획이라는 것을

새삼스러운 것도 없겠지만, 부두에 내걸린 헌 수막 간판에는 (도리시마구미)라는 집단 건설회사 의 명칭이 걸려있었다.
이 건설회사는 일본 바다를 매워나가는 ( 강제징용자들을 이용하여 돌산을 파서 반공 호를 만들고 그곳에서 나오는 돌을 실어다가 바닷가에 갖다 부어 육지를 넓혀나가는 간척건설을 하는 모양이다.

그들은 확성기로 “야 이놈의 무식한 놈들아! 너희고향 부모형제는 너희들이 노동하여 벌어주는 돈으로 잘 먹고 잘 지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부모가 그렇게라도 한다면 내 뼈 간지 가 부숴 진들 아깝지 않으리라. 그러나 거짓말이다 사실은, 아니면 마산군청에 있는 일본 감독자가 받아먹었느냐? 창원 면장이 털어 썼느냐? 아니면 아예 무료노예로 끌어다 이용했는가? 그것도 아니면 허수아비 보다 못한 대한민국 임금이 받아 먹었는가? 그 당시 그 놈들은 참으로 무서운 긴 칼을 꺼내들고 위협하면서 가죽 채찍으로 후리치면서 악랄하게 당금 질 하면서 노임 노임이라는 돈에 귓속을 들어 막아버렸으면 좋겠다고.

그 자들은 아직 나처럼 살아 있을 것이고. 그들은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다. 그 당시 마산 군청 행정은 대한민국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 모두 다 죽어 을까? 왜? 진작 못 밟혀 을까? 자유당시절에 행정을 누가 보았는가? 일제 강정시대에 행정이 그대로 자유당시절로 이어졌고 그대로 혁명으로 세월 가는 데로 죽어 갈사람 가고, 남아있는 사람富를 축제 하지 않았는가? 과거사 이것 너무 늦었다. 지하에 썩어 빠진 시신이라도 일으켜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누가 누구 몇 사람이 아니라 행정 자체가 일본 앞잡이 아니었는가? 경남도청에서 공지, 시달하고, 마산 군청에서 행정하달하고, 창원 면사무소에서 마을 구장에게 통보하고, 마을 구장은 마을에 남아 있는 늙으나 젊은 남자들에게 동원시키고. 누가? 일본친일파인가? 바로 내나라 내 관청이 누구를 위하여 강제 막노동을 한국에서, 일본으로 데리고 가서 시켰느냐? 말이다. 그 당시에 개같이 살아서 일본 관리 발바닥이라도 혀 바닥으로 닦아가면서 굽실거리면서 내 조국 내 민족의 피를 빨아 먹은 일본 놈이나 내나라 사람이나 돈을 끌어 모은 사람들은 잘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당하게 노동하고 장사하고 일본 사회 속으로 무역하여 청명하게 살은 사람들도 많다. 왜? 그 때나 지금이나, 불순한 관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일본사람들이라고 모두가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회산) 甘氏 조상 묘가 일본 관리의 이름으로 등기된 땅에 묻혀있어 아버지의 할아버지가 그 일본 관리 집으로 수 백 번 찾아가서 조상이 묻혀있는 땅을 사고 싶다고 애원 했더니 그러면 자기 집에 하루 한 번씩 와서 안마당 바깥마당을 쓸어 달라 고 했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하겠노라, 하여 몇 달을 아주 성심껏 청소를 해주었더니, 조상 묘地를 위하여 지극정성이라고 하면서 청소도 그만하고 묘지 땅 등기를 넘겨주더란다. 지금도 사화동 (등매 )산에 산소가 있고. 윗대로부터 아버지와 오촌 아우, 그리고 큰 아우의 이름으로 등기 되어38대 손으로 이어 내려 갈 것이다.
경남창원지역에 그 시절 일본관리 이름으로 등기가 되어있는 땅을 해방되면서 일 년에 벼 가마니 얼마로 하여 논을 연부로 샀다는 사실기록이 있다.

징용이야기에서 선산이야기로 이어진 것은 아버지 내력이 이곳에서 오래전 부터 뿌리를 내렸다는 첫 번째 증거요. 두 번째 증거는 아직도 아버지께서 생존해 계신다는 것이다. 만약 아버지께서 돌아가신다 해도 강제징용에 대하여서는 그 증거가 없어 질수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그 시절 엄청난 비리를 덮어놓고 가는 역사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 사실을 일본이 숨기는 것 보다. 대한민국이 숨겨놓은 뼈저린 역사의 지독한 무관심이다.

아버지 목구멍에는 당신의막내아우 16세 소년이 진해 저수지 공사현장에서
나무달구지에 치여 죽은 시채가 가로걸려있다면서. 날마다 토악질이다. 그놈의 일본 강제 노동부역에 아버지가 일본징용가고 난 뒤 10월에 끌려 나가서 그 다음해 3월에 사고로 현장에서 하체가 으스러져 진해 어느 병원에서 한 많은 사연을 남겨놓고 죽었다. 너무 어린 소년이 강제부역에서 사망하고 보니 그들도 사람이라 말을 못하고, 다만 면사무소에서는 강제부역 사망을 인정 못하겠다는 이유로 해방되고도 자유당시절에도 일제 앞잡이 그 놈 들이였고 70년도 2월에 사망신고가 되었다. 왜? 사망신고를 받아주지 않았는가? 미성연자는 동원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데 아버지가 20세에 일본으로 징용가고 난 뒤 할아버지를 동원 시키니, 그 시절 15세 소년으로 혈기왕성하여 아버지 대신 내가 나가겠다. 하여 나섰던 길이 마지막 죽음으로 마쳤다.

할머니할아버지는 자식을 저세상으로 보낸 죄인이 되어, 키도 크고 잘 생긴 막내아들을 잃고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큰아들도 죽은 줄 알았는데1943년 9월달에 가서 1945년 .해방되여 10월 달에 집으로 돌아온 큰아들 앞에 팍 엎어져 통곡하며 일어나지를 못하더란다. 마당에 서 있던 아버지는 막내가 강제부역에서 죽었다는 말에 시골 넓은 안마당을 대굴대굴 구르면서 울었다고, 그때부터 막내아우의 육신이 내목구멍에 가로걸려 있다고 하신다.

일제강제징용자는 신고하라, 과거사를 바로 하겠다. 의문死 을 신고하라, 친일파를 가려낸다는 작업을 할 수 있을까? 어느 선에서 어디까지가 제왕의 용포자락일까? 몹시 의문스러운 마음과 음흉한 뒤안길을 무슨 태양빛으로 밝혀 보겠는가?

※아버지 증언
1943.3월~5월
강제노동 60일
한국에서는 경남진해 저수지공사현장
일본에서
징용회사는 도리시마구미 건설회사
일본 : 도야마겐 : 지바겐 지역에서 돌산을 파고 돌을 트럭에 실었다.
강제 막노동1943.9월~1945년.10월 까지
감영태 만14세
진해 저수지공사강제동원 6개월
강제부역 동원으로 1943년.10월 ~1944년 3월20일 사망

김경미: 근대사를 살아오며 우리 민족이 당했던 처참함은 이루말로다못하지요. 그분들의 원한은 어디서 보상받아야할까요? 저희 어머니도 올해78살이 되십니다.17세되던해 처녀들을 잡아들인다는 정신대를피해 얼굴한번 보지못한 아버지에게 시집와 홀시아버지에 어린 시동생에 눈물로 한세월을 사셨습니다. 세월을 잘못만났다시며 회한섞인 말씀을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일제치하 억울하게 살다가신분들의 합당한 보상과 재조명이 꼭이루어졌으면 합니다. -[01/18-10:35]-

舌覺이진영: 감문주시인님 제서재에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찌그리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아버님의 증언이 가슴을 아프게 하네요.
제 아버지께서도 그런 얘기를 종종해주셨습니다.
늘 건필히시고 젊음이 넘치시기 바랍니다.

-[01/18-11:47]-

도선/설동필: 감문주 선생님,석굴암의 부처님 미소부터 모두 읽었는데 석굴암 부처님 미소가 저의 취향에 가장 와 닿습니다 (모두 옥고이지만 굳이 제 취향이라면....그리고 정성들인 흔적이 역력합니다 자주 뵙도록하겠습니다.
-[01/18-17:13]-

감문주 : 설선생님, 정성을 들인 흔적이라는 말슴에 쥐구멍이라도 찾고싶습니다. -[01/20-18:16]-

감문주 : 이진영 선생님 , 이렇게 찾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종종 회초리 들어주세요. -[01/20-18:18]-

감문주 : 김경미선생님 , 언제든지 제곁에 계시니 든든합니다. -[01/20-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