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한영택
ㆍ작성일	2020-05-10 08:08

ㆍIP: 110.xxx.89

개통 전 고속도로(영덕-상주 간)를 달리다

개통 전 고속도로(영덕-상주 간)를 달리다

한영택

경북 영덕군 영덕읍 동해대로 4874에 집결 약 3,000여 명이 참가한 대회이다. 아무에게나 주어질 수 없는 평생에 단 한 번뿐인 기회 개통 전 고속도로를 달려보는 것이다. 천 년의 맛을 간직한 대게의 고장이기도 한 영덕군은 매년 여름 ‘해변 전국마라톤대회’도 개최하고 삼사해상공원을 비롯해 고래불해수욕장 등 해양 레저관광지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로망이 충분치 않아 그간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에게 다소 불편함이 있었지만, 많은 투자와 교통망 확충으로 더 빠르고 편리하게 동해안 관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영덕요금소에서 상주까지 총 107.6km로 (영덕→청송→안동→의성→상주) 나들목 7개(영덕, 영양, 동 청송, 청송, 동 안동, 북 의성, 서 의성, 동 상주), 분기점 2개(안동, 상주), 휴게소 3개(청송, 점곡, 의성), 터널이 37개소(35.0km), 교량이 115개소(17.3km)가 있다. 이로 인해 영덕에서 상주 간 소요 시간도 3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되어 낙후된 경북 서북부와 동부지역의 접근성 강화 및 관광자원 개발 촉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경주 동아국제마라톤(16.10.16) 풀코스 뛴 이후 달구벌마라톤(16.10.13) 양산하프마라톤대회(16.12.04) 등 경기가 있었지만 바쁜 일들로 참가할 시간이 없었다. 마라톤은 야외운동이라 겨울철에는 맘껏 뛰기도 어렵다. 단거리는 몰라도 장거리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차보다 먼저 고속도로를 달려본다는 것에 꼭 한번 뛰어야겠다고 블루시티 영덕마라톤대회(16.12.18)에 풀코스 신청을 해놓았다. 경주 동아국제마라톤 직후 풀은 그만 뛸 것이라고 해놓고는 의욕이 앞섰기 때문일까? 대회 날짜가 가까웠지만, 연습도 못 하고 추운 날씨에 무리한 레이스는 안 될 거 같아 하프로 바꿨다.

영덕-상주 간 고속도로는 주왕산국립공원을 끼고 산악지대를 통과하기에 교량과 터널의 비중이 40%나 된다. 해서 마라톤코스도 풀코스 기준 출발점(남산리. 영덕요금소)에서 반환점(지품리)까지 12개의 교량과 터널이 있다. 5km 반환점은 상직3·2·1교를 지나 영덕터널 안(총길이 2.86km) 2.5km 지점에서, 10km는 터널이 끝나는 5km 지점에서, 하프는 달산3·2·1터널을 지난 10km 지점에서, full은 지품10·9·8·7·6·5·4·3터널을 지난 지점에서 돌아오는 코스이다.

겨울철에 체온 유지에도 신경 써야 한다. 숏 팬츠나 티셔츠보다 긴 소매에 스피드 타이트바지가 낫다. 찬 바람을 막으려면 스포츠용 스카프도 필요할 것이고 장거리에 적합한 신발도 지녀야 한다. 반복적으로 계속되는 자세에서 몸은 그만큼 민감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발 신호와 함께 하프 참가자 중간지점에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디딘다. 아침 기온이 5°C 마라톤 하기에 적합한 온도다. 출발점에서 상직3교는 내리막이고 상직2교를 지나는 구간은 오르막인데 초반이라 그런지 발걸음도 가볍고 순조로운 느낌에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제 페이스를 찾아가는 것 같다. 같이 출발한 동료도 보이지 않고 혼자서 열심히 달리고 있다.

2km 정도 지나자 먼저 출발해 앞서가던 사람 중엔 팔목에 끈을 매고 시각장애인과 같이 달려가는 사람도 있었고, 동호인들끼리 그룹을 지어 달리는 사람도 있었고, 경기 때마다 출전해 입상하는 선수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상직1교를 지나 영덕터널에 들어서려니 저만치 앞에 아직 앳되게 보이는 아가씨와 남자가 호흡을 맞추면서 잘도 뛰어가고 있다. 아마도 연인관계인 듯하다. 거리는 좀 떨어져 있었지만 조금씩 속도를 내어 달리다 보니 터널 중간지점에서 따라잡혔다. 이에 뒤질세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데 옆에 남자는 순위권에 들어갈 아가씨를 위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듯하다.

긴 터널 안에 비치는 불빛에 뛰어가는 발걸음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터널 안에 설치된 식수대도 있었지만, 갈증이 없기에 그냥 지나친다. 2.86km의 긴 터널에서 한참을 뛰다 나온 탓인지 대서천교 위를 달리노라니 햇살에 눈이 부신다. 보폭을 같이하는 남자와 아가씨 옆에서 같이 달려가니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계속 보조를 맞추며 달산3터널을 통과한다. 춥지 않은 날씨에 몸에 열을 받아서인지 터널 안도 시원하게 느껴진다.

8km 지점에서 달산2터널을 가자 오르막 경사가 심한듯하다. 여기만 통과하면 반환점이기에 체력조절을 잘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달리던 아가씨는 오르막에서 힘겨워하는 듯하다. 자칫 레이스 중반에 체력소모가 심하면 막판에 무지 힘들어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대회 때마다 10km 이상 경기에선 꼭 파워 젤을 챙겨온다. 힘에 부칠 때 먹으면 몇 분 뒤에는 곧바로 효과가 있어 권했더니 바로 받아서 먹는다. 조금은 속도를 줄이고 뛰다 보니 어느새 다시 기운을 찾은 듯하다.

용덕교 10km 반환점에서 돌아서니 이젠 자신감이 붙는다. 하지만 내리막에서 너무 빨리 달리지 말라고 권한다. 줄곧 페이스를 잘 지켜야만 지치지 않고 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리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앞서가는 한 사람만 따라잡으면 하프 여성 부문에 입상할 수 있다고 한다. 이 페이스로만 가면 가능하다 하여 옆 남자친구와 필자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주기로 했다. 예측건대 16km 지점에서는 또 힘겨워질 것이니 막판에 힘을 내기 위해선 그때 파워 젤 하나를 더 먹어야 할 것이다 하고 열심히 따라오라며 앞장서 달렸다.

달려온 역순의 구간을 통과하고 첫 터널이었던 영덕터널을 지나는 순간이다. 달려온 거리 17km 남은 거리 4km의 표지판이 보이는데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주던 남자친구가 지치는지 쳐지기 시작하고 아가씨도 힘이 드는지 속도감이 줄어든 듯하다. 남은 파워 젤 하나를 뜯어 주고는 힘내라 하면서 좀 천천히 달려주었다. 상직2교 내리막에서도 속도감이 떨어져 힘들어하는 것 같았는데 골인 지점 상직3교에 다가오니 엄청 빠르게 달려오고 있다. 역시 파워젤 효력 때문이었을까? 골인 후 돌아보니 곧바로 포토 세례를 받으며 힘차게 들어오는 모습에서 또 한 번 짜릿함을 느낀다. 하프 기록 1:47‘08, 뒤이어 아가씨 1:47’26(여자 13위)으로 골인 아주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같이 뛰면서 도움을 주고 페이스메이커를 해준 덕분에 잘 뛸 수 있었다며 고마워하는 아가씨 대전에서 왔다는데, 뒤늦게 골인한 남자친구와 같이 멋진 추억의 순간을 찰카닥! 남겼다. 누구나 처음부터 다 알고 관계하는 것이 아니다. 일이나 스포츠 또는 취미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혀 예기치 않았든 사람과 함께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필요의 순간에 작은 도움이 힘이 되어준 것이 서로에게 기쁨을 가져다준 시간이었다.

블루시티 영덕마라톤대회 (16.12.18)

정찬열

2020-05-11 06:44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마라토너 한영택 작가님~
그동안도 별고 없이 잘계셨겠지요
언젠가 경부선 청주쪽에서 상주와
영덕을 잊는 고속도로를 달려본것 같은데
2016년도 고속도 개통전의 마라톤 코스였군요

나는 또 새롭게 최근에 개통한 구간인가 하고
지도를 펼쳐보았습니다.
평소에는 자동차로 운도은 마라톤으로 궁짝이
잘맞는 멎진 취미에 박수를 보냅니다.
5월도 중순으로 접어들었습니다.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한영택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세요 늘 열정적으로 활동하시는 작가님 제 2시집 출간 축하드립니다 영덕 상주 간 고속도로 개통(16.12.25) 일주일 전(16.12.18) 달려보았습니다 주왕산국립공원을 끼고 산악지대를 통과하기에 교량과 터널이 많았습니다 공기도 좋고 주변 경관이 좋아 달리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일이 그렇다 보니 하체 근력운동을 많이 해야 합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감사합니다.	5/14 06:01

김상화

2020-05-11 08:34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반갑습니다. 한영택 작가님
마라톤 이야기가 작가님으로 터 나오면 참 부럽다고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여 년을 달리기를 했지만, 대회를 한 번도 나가질 못해서 인가 봅니다
읽다보니 그 코스가 아름다운 주왕산이 나오는 군요
고속 도로를 개통하기 전 마라톤을 했으니 얼마나 신바람이 났을까 싶습니다

한영택 작가님
가장 좋은 계절의 여왕 오월입니다
4월 한 달 봄을 맛보는가 했는데 벌써 초여름 날씨를 보이네요
온 국민을 마스크를 씌워 괴한으로 만들어 놓은 코로나 19도
이제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라고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한영택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하다 보니 여러 곳으로 다니며 달리게 되었습니다 클럽을 통한 대회 참가는 몰라도 혼자서는 다니려면 어려움이 많지요 년 중 대구엔(새해알몸, 대구국제, 영남하프, 달구벌, 달서마라톤) 경기가 있지요 전국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는 년 중 약 230개 (월 19개)나 되지만, 그중 가보고 특별한 곳, 가고 싶은 곳만 골라서 다녔습니다 ‘코로나19’로 올해 들어서는 모두가 올 스톱 중입니다 빨리 안정을 찾고 좋은 날 오기를 기다립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감사합니다.	5/14 06:12

전병일

2020-05-13 13:49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영덕 마라톤대회의 수기이군요
오래전부터 줄곧 달려오셨네요
페이스메이커와 순간의 인사를 나누셨군요
아무튼 주왕산 국립공원 저희 연수원이 청송에 있지만
주왕산을 다녀오지 못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주왕산 한번 다녀오고 싶어요

코로나가 또다시 발생하고 있네요
건강관리 잘하시고 행복한시간 되세요


한영택	전병일 작가님 안녕하세요 이곳저곳 경기를 다니며 경험한 것을 글로 적어보았네요 같이 뛴 여성은 초반부터 골인점까지 호흡을 맞추며 잘 뛰었습니다 연수원이 청송에 있다면 주왕산엔 꼭 한번 가보셔야겠습니다 연휴 지나서 생활 방역으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코로나19’ 안정을 찾고 다시 활기를 되찾아 가려나하는데, 이태원 소재 클럽방문자 확진으로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작가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5/14 06:26

정대수

2020-05-14 12:55

한영택 작가님 안녕하세요?
개통하기전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참 좋으셨을 것 같습니다.
영덕하면 대게로 유명하지요.
그리고 요즘은 관관지로도 좋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역시 달리기에는 새로난 길이 제격이죠.
작품에서 저도 따라 달리다 갑니다.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어서 주의를 요합니다.
언제나 좋은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한영택	정대수 작가님 안녕하세요 고속도로를 차보다 사람이 먼저 달려본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ㅎㅎㅎ 마라톤은 대부분 일반 차도를 달리지만, 고속도로에서 뛰는 건 어렵지요 매년 10월 부산바다마라톤에서는 광안대교(7.42km)를 달리는 대회가 있습니다 차량 전면통제 바닷길을 마라토너의 행렬이 이어지니 정말 가관이지요 영덕터널 안(2.86km)을 탄성을 지르며 달리는 묘미도 짜릿했습니다 두 발로 뛰면서 자연을 만끽하고 즐길 수 있으니 정말 좋지요 작가님도 년말까지 턱걸이 목표 꼭 달성하세요 건필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5/14 18:27

비슬산 참꽃

낙동강 줄기 따라 안동댐으로 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