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6-04-08 00:41

ㆍIP: 1.xxx.183

달이 머물다 간 월류봉(月留峰)의 하루

달이 머물다 간 월류봉(月留峰)의 하루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오늘은 한 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고 싶어 산행하는 날이다.
H.P 산악회에서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월류봉(月留峰)이란 산으로 가기로 했다.
아름다운 산을 간다고 환영이라도 하듯 파란 하늘엔 몇 점의 흰 구름이 내려다보며 기뻐한다.
또한, 구름은 이리저리 서성거리며 오늘을 마냥 즐기고 우리를 잘 다녀오라 한다.
달리는 도로의 양옆엔 상큼한 봄의 향기를 맡아보려고 물이 오르기 시작한 나무는 파란 얼굴을
보이기 시작했다. 뾰족이 올라와 얼굴을 내민 풀은 신바람 났다.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영동의 월류봉을 향해 달린다. 관광버스 안에는 웃음바다를
이루고 있다. 잠시 후 누구에게나 부드러운 이웃집 아저씨 같은 선한 웃음을 간직한 S G 회장이
인사말을 한다. 빙그레 웃으며 회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구름까 지 쉬어가는 명산 월류봉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 오시길 바란다는 행복이 담긴 인사말을 한다. 사회자에게 마이크를 넘긴다.
빙고 게임을 시작하는 회원들은 구수한 사회자 말솜씨에 배꼽을 잡고 웃는다

달리는 버스는 옥산 휴게소에 멈췄다. 우리는 잠시 볼일을 보고 차에 올랐다. 차 안은 몇 분간
침묵이 흐르다 즐거운 대화가 익어가기 시작한다. 진지하고 재미난 말이 쏟아질 땐 입가엔 아름다운
미소가 번진다. 참으로 보기 좋은 장면이다. 달리는 버스 차창으로 내다보니 어디쯤인가 도로변에
노란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이놈들은 메마른 고속도로를 밝고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까치는 봄이 왔다고 신혼 생활을 할 둥지를 틀기 위해 나뭇가지를 물어 나르는 장면도 보았다.
봄이 날아온 세상은 힘이 솟아올라 대지를 아름답게 변화시킨다. 나는 미인 I S님과 자리를 함께했다.
늘 칭찬을 해도 아깝지 않은 재주가 뭉쳐있는 분이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 이야기도 나눴다.

버스는 신탄진을 거처 대전을 지나 옥천까지 사정없이 달린다. 쏟아지는 햇살은 곱고 포근하다.
오늘은 월류봉을 정복해 기도 많이 받고 봄을 즐겨볼 것이다.
봄을 즐기려면 몸과 마음이 우선 건강해야 한다. 또 하고자 하는 모든 일도 기를 듬뿍 받아
에너지가 축적되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11시에 황간 요금소를 통과하여 드디어 차는 월류봉
등산로 주차장 에 도착했다.

산악대장의 구령에 맞춰 가볍게 몸을 풀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을 오르자마자 입구엔
현호색이란 야생화의 보라색 꽃이 앙증맞게 피어 있다. 올봄에 첫 야생화 꽃을 보았다. 참 아름답다.
사군동에서 이어지는 기암절벽(奇巖絶壁)의 빼어난 봉우리로 형성된 아름다운 산이다.
조선 시대의 동국여승람(東國與勝覽)에 의하면 고려때 원촌에 있었던 심묘사 경내의 팔경 중 하나다.
제1경으로 달이 머물다 갈 정도로 매우 아름다운 경치를 간직하고 있다는 산이다. 주위에는
지방 기념물인 송우암(宋尤庵) 유허비(遺墟碑)와 한천정사 등 많은 유적지가 있다.

기분 좋게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산 초입부터 깔딱 고개다. 더구나 자갈이 깔린 길이라
대단히 미끄럽다. 처음부터 너무도 힘들다. 나도 모르게 거친 숨을 토해낸다. 다행히도 분홍
빛으로 얼굴이 달아오른 진달래가 여기저기서 활짝 웃으며 위로해준다. 힘은 들었지만 월류봉까지
아름답게 웃고 있는 진달래를 바라보며 무사히 올라왔다.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황산면 마산리가
평화스러운 모습으로 눈에 들어온다.

월류 2봉을 향해 걸었다. 여기도 역시 깔딱 고개다. 오르다가 하도 힘이 들어 앞에 있는 진달래 나무를
잡았다. 잡는 순간 아프다고 엄살을 부린다. 내 가지가 꺾이면 아파서 눈물이 날 것이다. 그러니 살짝
잡으라고 충고한다. 그 말을 하곤 나를 바라보며 빙그래 웃는다. 혼자 예쁘게 꽃을 피웠지만,
많이 외로웠나 보다. 다행히 당신이 손을 잡아줘 오늘은 행복한 날이라 한다. 이렇게 진달래와
이야기를 나누다 월류 2봉에 도착했다. 가는 곳마다 아름답게 펼쳐진 절경은 혼자 보긴 너무도 아깝다.

나는 한발짝 한발짝 걸으며 글을 쓸 자료를 발굴하여 기재를 한다. 그래서 항상 대열에서 이탈되어
제일 끝에 따라간다. 이것을 알고 있는 Y.S 대장과 S.J 님이 혹여 내가 길을 잃을까 걱정되나 보다.
그래서 즐거워야 할 산행을 나로 인해 즐겁지 못한 산행이 되지 않나 걱정된다. 미안한 마음이 들어
잠시도 마음이 편치 않다. 우리는 힘은 들어도 월류 3봉을 향해 사부작사부작 걸었다. 마침 월류
3봉에 도착했다.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신기하게도 한반도 지형과 같이 보이는 곳이 있다.
자연이 만들어준 한반도 지형을 이곳에서 본다. 신기한 일이다. 이곳은 달이 서쪽으로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능선 모양따라 서쪽으로 흐르듯 달이 머물다 사라진다고 한다. 이러한 유래와 그윽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마치 한 폭의 절경을 곱게 그린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풍광은 눈을 호강시킨다. 월류 4봉을 오르는 곳도 깔딱 고개다. 힘은 들지만
하늘이 내려주신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힘든지도 모르고 걷는다. 4봉을 거쳐 월류 5봉을 향했다. 이곳
역시 깔딱 고개다. 이마에선 땀이 흘러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쓰리다. 등에서는 도랑물 흐르듯 주체하
기 힘들 정도로 땀이 흐른다. 속 옷이 흠뻑 져져 걷는 것도 불편하다. 드리어 월류 5봉에 도착했다.
너무도 신이 났다. 오늘도 해냈다는 자부심이 가슴을 두드린다. 내가 생각해도 한없이 장하다.

우리는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늘진 편편한 곳에 자리를 깔았다. 집에서 싸온 점심을 모두 풀러
놓았다. 오늘도 역시 예쁜 Y.O 님이 잔치를 벌이듯 푸짐하게 싸왔다. Y.H 잉꼬부부는 나를주려고 찰밥을
싸왔다. 잉꼬부부가 싸온 음식을 행복하게 먹었다.
이렇게 감사 할 수 없다. 여기서도 인간은 역시 사랑을 먹어야 즐겁고 행복하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내가 싸온 음식은 모두 나눠 주었다. 식사시간은 즐거움이 넘쳐난다. 호호 하하하는 소리가 메아리친다.
어찌나 재미있는지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다.

식사를 마치고 사방을 둘러보니 밑으로 한천 강이 흐르고 사방으로 잘 닦인 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한적하게 보이는 시골 마을 풍경도 정겹다. 하산하기 시작했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가는 것보다
더 힘이 든다. 내리막길도 깔딱고개다. 자갈이 깔려 미끄러우므로 잠시도 방심할 수 없다.
이렇게 힘이 든대도 S.C 부회장은 위험을 무릅쓰고 카메라 셧다를 연신 눌러댄다. 조금이라도 회원들
추억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는 보습 아름답고 향기롭다.
너무도 힘들게 내려왔다. 와서 보니 한천 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물 만난 고기처럼 신이 났다.
양말을 벗고 발을 물에 담그고 물장구도 쳤다. 미인 부대는 오늘도 역시 아름다운 추억 만들기 바쁘다.
우리는 한천 강에서 신을 벗고 물장구를 치며 어린 시절로 돌아가 즐거움을 만끽했다. 산행이 아니라면
어찌 이렇게 젊음의 맛을 볼 수 있겠는가? 행복한 시간을 원 없이 맛본다. 이렇게 오늘 하루는
월류봉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한 아름 배낭에 담았다.

황간면 원촌리에 깎아 세운 듯한 월류봉(月留峰)의 여덟 경승지를 한천 팔경이라 부른다. 이곳은 또한
우암 송시열 (尤庵宋時烈)선생이 머물던 한천정사에서 이름을 땄다. 산 아래로 금강 상류의 한 줄기인
초강천이 흐르고 깨끗한 백사장 강변에 비친 달빛 또한 아름다워 양산 팔경에 비할 만큼 아름답다.
이곳은 "충북의 자연환경 명소"로 지정된 곳이다. 이산의 높이는 400.3m나 되는 제법 높은 산이다.
달이 머문다는 이 봉우리는 달이 머물다 갈 만큼 아름답다. 이곳에서 달이 서쪽으로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능선 모양을 따라 서쪽으로 흐르는 듯 달이 머물다 사라진다고 한다.

시간이 남아 노근리 평화공원을 들렸다. 이 고장은 6.25동란으로 인해 양민이 피를 흘린 곳이다.
즉 노근리 양민학살사건[老斤里良民虐殺事件]이다.1950년 7월 26일 미군이 노근리 경부선 철로 위에
영동읍 주곡, 임계리 주민 500여 명을 피난시켜 주겠다며 모아놓고 무스탕 전투기로 기관총을 휘둘러
죽인 사건이다. 당시 미군 전투기의 폭격을 당한 피난민들은 철교에서 뛰어내려 굴다리(노근쌍굴)로
숨었으나 미군은 굴다리 앞 야산에 기관총을 걸어놓고29일까지 굴다리를 빠져나오는 양민을 차례로
쏘아 죽였다.

이 사건으로 영동 군청에 신고된 피해자 수는 사망 177명 부상 51명 행방불명 20명 등 248명이다.
이 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파헤쳐 전 세계에 알린 3명의 AP기자는 이 보도로 2000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전쟁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전쟁은 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준 사건이다.
지금은 노근리 평화 공원을 잘 조성해 놓았다.

평화공원 견학을 끝으로 하산 주를 한잔 마시고 차에 올랐다. 차 안은 산데리아 없는 무도장으로 변했다.
하루의 피로를 노래와 춤으로 푸는 듯 흥이 넘쳐난다. 끝으로 S.G회장의 인사말을 한다. 여러 회원님
덕분에 아무 사고 없이 산행을 즐겁게 마쳤습니다. 여러분 가정에 건강 행복 행운이 길이 머물기 바란다.
또 5월 산행 때 건강한 몸으로 다시 만나자는 아쉽고 행복한 인사말로 맺는다.

신이 선물로 내려준 아름다운 산을 즐겁게 감상했다. 월류봉(月留峰)의 정기를 듬뿍 받고 추억을 한 보따리
만들어 가는 행복한 산행이었다. 회원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2016년 04월 02일

김경렬

2016-04-08 15:25

월류봉의 하루/
자세히 기록을 해 주셔서 능선마저 눈앞에 펼쳐 지는듯 합니다.
달뜨는 밤이면 멋질것 같습니다.
독자들이 궁금해 할만한 노근리 사건은 미군들의 잘못된 생각에서 벌어진 사건이었습니다.당시 미군의 하달된 문서에 피난민을 적으로 생각 하라는 때문에 그런 참상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2001년에 진상이 밝혀 지면서 미국 대통령이 유감을 표하고 정부에서는 인권 복구 사업을 진행하였다고 합니다.
좋은 산행 무사히 다녀오시고 기행문을 올려 주셔서 더불어 동행한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수고 하셨어요.
늘 건강 하시고 행복한 산행 하시기 바랍니다.


김상화	존경하는 김경렬 작가님 안녕하세요 좋은 말씀과 알지 못했던 노근리 사건에 대해 자세히 열거하여 기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에 작가님께서 상세히 기록해 주신 것을 삽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작가님 오래도록 뵙지를 못했네요. 지난번 행사에도 참석을 하지 못해 뵙지를 못했습니다. 아직 걸음마를 하는 저에게 늘 용기를 주셔서 힘이 납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길 기도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경렬 작가님!	4/8 23:10

백낙은

2016-04-13 13:57

김상화 작가님.
달도 머물렀다는 월류봉에 다녀 가셨군요.
제 고향이 김천인지라 월류봉은 소풍 놀이터 였습니다.
교인들을 모시고 가기도 하고 가족이나 동료들이 가서 놀다 오기도 많이 했습니다.
특히 여름철 피서지로는 그만한 곳도 잘 없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이태백이 달처다보듯 밑에서 처다만 보았답니다.
지금이라도 기회를 만들어 정상 정복을 한 번 시도해 봐야 작가님의 기분을 알 것 같네요.
그리고 노근리 사건도 되색임질 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거기도 자주 들렸던 곳이랍니다.
기분 좋은 산행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늘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백낙은 위원장님 해외는 무사히 잘 다녀오셨는지요 월류봉은 처음 가본 산입니다 그 아름다움은 가보지 않은 사람은 감히 짐작도 하지 못하리라 생각합니다. 매우 감명 깊게 보고왔습니다 위원장님 가는 곳마다 꽃이 만발했네요 주말엔 사모님과 꽃구경하시며 즐기시고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4/15 12:28

시인들의 나들이

기를 듬뿍 받아온 마니산(摩尼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