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6-06-17 00:42

ㆍIP: 1.xxx.162

월령봉과 대각산에서 바라본 환상적인 풍광을 담아오다

월령봉과 대각산에서 바라본 환상적인 풍광을 담아오다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자랑이라도 하듯 신께서는 신선한 아침을 선물로 주신다. 오늘은 고군산군도 신시도 199봉과 월령봉 그리고 대각산 산행을 가는 날이다. 어제 원주에 있는 아름다운 치악산을 다녀왔다. 그래서 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어서 선 듯 길을 나섰다. 모처럼 "갯" 내음 맞으며 파란 바닷물이 파도에 밀려 철썩대는 소리를 들어보자! 파도가 밀려와 공중으로 떠오르면 순식간에 바닷물은 하얀 알갱이 되어 부서져 내리는 아름다운 광경도 보고 싶다. 갈매기 가벼운 몸짓으로 얕게 나르며 친구 하자고 손짓하는 것도 보고 싶다. 그러곤 먹을 것 달라고 까욱까욱 하는 소리도 듣고 싶다. 그것뿐이랴 망망대해 바라보며 꼭꼭 숨겨놓은 사랑이 잠든 시 한 수 멋들어지게 읊어 보고 싶다. 오늘은 향기로 가득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올 것이다.

삼전 산악회는 매월 첫째 일요일을 택해 산행한다. 나는 이 산악회를 몇 개월 만에 참석하는 산행이다. 신승식 산악회장이 승용차로 모시겠다고 한다. 인원이 너무 많아 고혜숙 총무 승용차가 한 대 더 가는 것이다. 승용차엔 고 총무를 비롯해 5명이 승차했다. 좀 비좁긴 했지만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버스가 군산을 향해 출발한다. 우리는 그 뒤를 따라가기로 했다. 한참을 가 다 보니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할 수 없이 내비게이션을 켜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게 웬일일까? 내비게이션이 말을 듣지 않는다. 핸드폰에 있는 길 안내를 이용해 가는 수 밖에 없다. 처음 가는 길이라 몇 번 길을 잘못 들어 애를 먹었다. 그러나 고 총무는 그럴수록 상황을 차분하게 판단하여 능수능란하게 대처한다. 이런 훌륭한 점은 누구나 본받아야 할 좋은 장점이다. 뒤에 타고 바라만 보고 있었지만, 감탄사가 연발 쏟아져 나온다. 사랑이 담긴 말로 서로 위로하며 가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우리가 사는 사회가 이렇게 아름다운 사회로 변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한참 동안 머리에 되새겨 보았다.

공주 방향을 지날 때 산은 온통 밤나무 단지로 형성되었다. 노랗게 핀 밤꽃으로 산을 뒤덮었다. 꽃 내음이 창을 통해 쉴 새 없이 들어온다. 특유의 밤꽃 내음이 향기롭기도 하지만 야릇한 냄새를 풍긴다. 아마 벌들은 꿀 따느라 한창 바쁠 것이다. 버스는 지금 어디까지 가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나를 못 견디게 한다. 나를 위해 승용차로 배려한 것인데 글을 쓰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 가슴을 조여온다. 오늘 가는 목적은 기행 수필을 한 편 쓰기 위해 서다. 수필을 쓰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나에겐 없다. 그러나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다. 나를 배려해준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총무의 노련한 운전으로 군산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새만금 방파제가 눈에 들어온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먼저 떠난 버스에서 회원들이 내리고 있다. 우리와 거의 같이 온 셈이다.

유월 초의 불볕더위는 모처럼 푸른 산과 바다를 감상하러 산행 온 나에게 땀으로 선물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바라보며 즐기고 싶은데 이마에서 흐르는 땀이 방해를 놓는다. 환경단체에서는 하루가 멀게 데모하는 광경을 매스컴에서 비춰주었고 숱한 논란 속에 공사중단이란 극한투쟁까지 벌였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 새만금 방조제는 사람들 입에서 설화처럼 오간다. 옛것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상상하지 못할 고군산군도의 찬란한 비경을 만들어 세상에 선보이고 있다. 199봉에서 내려다보는 군산 군도의 낙조는 연실 감탄사가 쏟아진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199봉에서 발길을 월령봉으로 돌렸다 올라갔던 길을 다시 내려와 건너편에 있는 월령봉으로 간다. 삼전 산악회는 몇 사람 알지만, 아직 친숙하질 않아 혼자서 외롭게 산행을 해야 한다. 가는 곳마다 아름답고 신비롭게 자연이 만들어 놓은 경이로움에 감탄사가 연발 터진다. 신께서 내려주신 묘하게 조각된 풍광을 바라보며 험한 바윗길을 오른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길을 네발로 더듬더듬 기어 월령봉 정상까지 올라왔다. 정상에는 최치원에 대한 글을 써놓은 글 판이 보인다. 여기서 등산 오신 분께 부탁해 몇 장의 기념 촬영을 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일행이 어느 쪽으로 내려 간지를 도무지 알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어 직진을 한참 하다 오른쪽으로 길이 있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려가는 길이 자갈이 깔려 얼마나 미끄러운지 몇 번을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했다. 근처에는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다. 오직 나 혼자다. 다만 바람 소리와 새 소리만 간혹 들린다.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고독과 외로움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고독을 씹으며 한참을 내려가다가 산악회장께 전화를 걸어다. 보이는 곳을 자세히 설명하니 깜짝 놀라며 그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험한 길을 다시 오르려고 생각하니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이것을 어찌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어 낸다. 기왕 저질러진 일인데 어떡하겠나? 내가 저지른 일내가 해결할 수 박에 다른 길이 없다. 안간힘을 다해 다시 정상까지 올라왔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때야 가는 길이 파악되니 긴 숨을 몰아쉬어 불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혼자 한발 한발을 조심스럽게 띄며 다치지 않게 최선을 다했다. 몸에서 흐르는 땀이 속옷을 흠뻑 적셨지만, 무사히 월령봉을 내려왔다. 신도로가 건설되어 지금 한참 공사 중인 아스팔트 길을 건너니 바다 내음이 밀려온다. 이젠 살았다고 하는 마음이 들어 기분이 상쾌해진다. 물 한 모금 마시며 한참을 서서 바다를 바라보며 바다 내음을 모처럼 흠뻑 맛보았다. 여기서 대각산 오르는 길을 물어 오르기 시작했다. 오르는 길은 완전 자갈이 깔렸고 돌이 튀어나와 위험하기 짝이 없다. 돌은 슬레이트를 연상하게 한다. 1 센지 정도의 두께의 돌 판이 수십 개 겹쳐놓은 돌이다. 하느님께서는 가는 곳마다 돌까지도 생김새가 다르게 만들어 놓았다. 참 신기한 일이다. 오르는 길이 너무도 위험하다 자칫 발을 잘못 디디거나 발에 쥐가 난다면 꼼짝없이 황천길로 가는 것이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오직 나 혼자 남아있기 때문이다.

쓸데없이 약한 생각이 들 때면 나도 모르게 머리카락이 쫑긋하게 서는 느낌이다. 이래서 혼자서는 절대 산행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네발로 기다시피 목적지 100m 전방까지 올라갔다. 그때 산악회장을 비롯해 4명의 회원이 내려온다. 얼마나 반가운지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기뻤다. 이름도 모르는 젊은 여자 회원이 물과 먹을 것을 준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니 혼자서 절대로 올라가면 안 된다고 말린다. 지금 정상에는 아무도 없고 또 길이 위험해서 혼자 간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한다. 그 소리를 들으니 은근히 겁이 났다. 약 1시간만 거르면 100m 정도 갈 수 있는데 눈물을 머금고 함께 하산하기로 마음먹었다. 회원들과 몇 장의 사진을 찍고 하산하기 시작했다. 내려오며 사방을 바라보니 끝이 없이 탁 트인 바다가 펼쳐 저 있고 옹기종기 보이는 섬이 그리도 아름다울 수 없다.

정상에 있는 전망대까지 가지 못하고 8부 능선에서 발길을 돌린 것이 마음을 괴롭힌다. 이 바보야 얼마 남지 않은 그곳을 정복하지 못하고 오는 사람이 또 어디 있느냐? 남자의 의지가 그렇게 약해 무엇하느냐? 글은 아무나 쓰느냐? 오직 끝까지 정복하는 자만이 글을 쓸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등 수많은 생각이 뇌리에 떠오른다. 앞으로는 무슨 일이 닥칠지라도 끝까지 가서 깃대를 꽂고 오라는 주문도 한다. 많은 교훈을 배워가는 참다운 산행을 한 것 같다.
일행과 함께 회원들이 모여있는 곳까지 무사히 내려왔다. 모여 앉아 점심과 막걸리 한잔을 곁들이며 오늘 있었던 일들을 자랑하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한다.

군산이 낳은 유명한 채만식 작가와 최치원에 관한 이야기를 문헌과 인터넷을 통해 열거해 본다.
군산은 탁류(濁流)로 유명한 채만식(蔡萬植) 선생의 고향이다. 선생의 유한한 말과 업적을 옮겨 적어본다. 내가 죽거든 수레에 실어 내어 들풀로 한가득 이불 삼아 덮은 다음 활활 태워달라는 유명한 유언을 남기셨다. 장편소설 탁류(濁流)는 식민지 자본주의 체제를 살아가는 당시 조선인들의 일상적 욕망을 드러낸 소설이다.
선생은 소설가로(1902~1950) 장편소설 "탁류" "개설"과 단편소설 "새 길로"등 많은 저서를 남기셨다.

최치원(崔致遠, 857~?)은 유교? 불교? 도교에 이르기까지 깊은 이해를 지녔던 학자이자 뛰어난 문장가였다. 하지만 높은 신분제의 벽에 가로막혀, 자신의 뜻을 현실정치에 펼쳐보이지 못하고 깊은 좌절을 안은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다. 그가 이룩한 학문과 문장의 경지는 높았으나, 난세를 산 그의 삶은 그가 이룩한 높은 경지만큼 불행했다.
868년 어느 날, 당나라로 떠나는 열두 살의 최치원에게 아버지는 말했다.“10년 공부하여 과거에 합격하지 못하면 내 아들이라고 하지 말아라. 나 역시 아들이 있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가서 열심히 하거라.

9세기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이다. 중국 당나라에서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으로 문장가로서 이름을 떨쳤으며, 신라로 돌아온 뒤에는 진성여왕에게 시무책을 올려 정치 개혁을 추진하였다. 유교(儒敎)ㆍ불교(佛敎)ㆍ도교(道敎)에 모두 이해가 깊었고, 유ㆍ불ㆍ선 통합 사상을 제시하였다. 수많은 시문(詩文)을 남겨 한문학의 발달에도 기여하였다.

자(字)는 고운(孤雲), 해운(海雲) 또는 해부(海夫)이다. 고려 현종(顯宗) 때인 1023년(현종 14년)에 내사령(內史令)으로 추증되었으며, 문묘(文廟)에 배향되며 ‘문창후(文昌侯)’라는 시호(諡號)를 받았다. 신라 6부의 하나인 ‘사량부(沙梁部, 지금의 경주)’에서 6두품의 신분으로 태어났으며, 오늘날 경주(慶州) 최씨의 시조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본피부(本彼部) 출신으로 기록되어있다.

잠시 신시도와 새만금 방조제에 대해 간단하게 적어본다.
신시도는 군산에서 서남쪽으로 37km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으나 새만금 방조제 사업으로 육지와 연결되었으며 과거에는 지대가 깊으므로 지풍금 짐은금 십리라 불렸는데 인근에 무녀도와 선유도가 있어 고군산군도의 중심 섬이라 할 수 있다. 신라 때 월영산에서 최치원이 산에 단을 쌓고 글을 읽었으며 글 읽는 소리가 서해 건너 중국에 까지 들렸다는 설화가 있다.

새만금 방조제는 세계 최고의 방조제이다. 길이 33.9km이며 폭은 최대 535m이다. 평균 높이는 36m(최대 54m)이다. 네델란드의 주다치 방조제는 세계에서 가장 긴방조제로(32.5km)보다1.4km 더 길다고 한다. 기네스북에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기록되었다. 새만금 방조제는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 공유수면의 401km(토지 283KM,담수호118KM) 가 육지로 바뀌었다. 이는 서울 면적의 3분의2(여의도면적의140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오늘 산행을 무사히 끝낸 것은 주님의 큰 사랑 때문이라 생각 한다. 회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특히 신승식 산악회장과 고혜숙 총무께서 베풀어주신 뜨거운 사랑 영원히 간직하고 기억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길 두 손 모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06월 05일

백낙은

2016-06-17 09:10

루수 김상화 작가님.
치악산에 이어 곧바로 월령봉과 대각산을 다녀 오셨군요.
대단하십니다. 그만큼 건강하시다는 증거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산행 중 길을 잃어 고생하셨군요.
요즘은 산에 수목이 많이 우거져 길을 잃으버리면 큰 낭패를 당하기 쉽상입니다.
저도 가끔 내연산엘 오릅니다만 조금만 길을 잘 못들면
멧돼지가 다닌 길 밖에 없어 큰 어려움을 겪곤 한답니다.
전국의 명산들을 등반하신 후 멋진 등산기라도 출판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앉아서 등산하는 기분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상화	안녕하세요. 백낙은 위원장님! 연이틀 산행을 했더니 좀 피곤하긴 했지만, 너무도 재미있고 행복한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20일 행사 때 꼭 가려 했는데 몇 군데 결혼식이 있어 부득이 행사에 참석을 하지 못했습니다. 뵙고 좋은 말씀을 많이 담아오리라 생각을 했습니다만 허사가 되고 말았네요 위원장님 늘 좋은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6/25 21:32

정찬열

2016-06-17 09:55

김상화 작가님!
아니 젊은사람도 하기힘든 연속 산행을 하셨군요
기행수필을 쓰시기위해 최치원 의 글판을 사진으로
남기시려다 힘든 고생을 하셨군요
새만금 방조제는 90% 완공 무렵 그곳 건설 단장이
잘아는 후배 지인이 있어 두어차례 가보고는
가본지가 꾀나 오래되는 데 작가님 수필 덕에
월령봉과 대각산 새만금 멋지게 편한 여행 합니다.

등산과 산행을 많이 하시여 남다른 건강을
지키시는 작가님 부럽습니다.
2~3일후 행사장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나날 되세요


김상화	안녕하세요. 정찬열 작가님! 꽤 덥지요? 20일 행사 때 꼭 참석하려 했는데 지인들 결혼식이 몇 군데 있어 참석을 못 했습니다 그날 뵙고 싶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리되네요 작가님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기 시작 합니다. 더위 조심하시고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길 간절히 빕니다.	6/25 21:44

김선목

2016-06-22 01:03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산행을 즐겨 하시는 작가님
건강이 최고인 줄 알면서도
부끄럽게도 하던 운동도 던져 버리고
허우적 거림이 부끄럽습니다
상세한 지식을 담아 집필하시니 감명을 받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김상화 작가님!


김상화	김선목 시인님! 대단히 반갑습니다. 바쁘신데 이렇게 오셔서 좋은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행사 때 금상을 받으셨다고요, 뒤 늦게나마 축하합니다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시고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선목 시인님!	6/25 21:57

서울 둘레길 제9차 낙성대 역에서 석수역까지

치악산의 빼어난 경관과 아름다운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