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6-03-21 16:49

ㆍIP: 1.xxx.183

구름으로 절경을 이룬 선자령

구름으로 절경을 이룬 선자령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입춘도 지나고 우리의 전통적인 고유의 민속 명절인설날도 며칠 전에 지났다. 봄은 저만치서 오겠다고 고개를 들고 잰걸음으로 달려오고 있다. 찬 공기가 사라지면서 감미로운 남서풍이 솔솔 불어 봄의 향기와 내음을 풍겨 우리에게 전한다. 봄은 이렇게 아무도 모르게 살금살금 우리 곁으로 오고 있구나!
머지않아 산에는 산수유가 노란 꽃을 피우고 진달래가 분홍 꽃을 피워 봄이 왔다고 온 천지에 알릴 것이다. 겨우내 북풍 몰아치는 추위를 견디며 외롭게 지내고 삭막했던 산을 봄꽃들이 웃음으로 아름답게 장식할 것이다.

송우산악회에서 강원도 대관령에 있는 선자령으로 산행을 하러 가는 날이다. 어제 온종일 내리던 비가 아침에 일어나니 비는 그치고 까만 구름으로 하늘을 덮어놓았다. 가뭄으로 인해 혹시 올 농사는 어떡하지 하고 국민은 걱정을
했는데 하늘은 우리의 마음을 아는 듯 마치 근심과 걱정을 덜어주는 고맙고 아름다운 비를 어제 밤새워 내린 것이다.
이번 내린 비는 참으로 우리에게 행복을 싣고 온 황금과 같은 비다. 만일 비가 내린다 해도 산행을 기필코 강행할 것이다. 일기 예보에 의하면 내일까지 내린다 하던 비가 오늘 아침 신기하게도 우리가 먼 길을 산행한다. 하니까 신께서 어여삐 보셨나 보다. 산행을 잘하도록 비를 멈추고 햇빛을 내려 주시는 신기한 현상을 보여주신다.

신천역 출발지엔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얼굴엔 웃음이 가득한 동료들이 반가워 어찌할 줄 모른다. 싱글벙글 웃으며 즐거운 표정으로 모두 차에 올랐다. 관광버스는 대관령 선자령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잠시 후 나길수 박사가 마이크를 잡는다. 그러곤 김종배 회장께서 인사말이 있겠다며 마이크를 건넨다. 김 회장의 인사말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세요. 한 달 동안 회원님들 건강하게 잘 보내셨는지요? 뜰앞에 막 피려고 하는 목련의 희망찬 꽃 망우리를
바라보십시오. 우리는 새로운 기대 속에 활기 넘치는 봄의 기지개를 켜며 힘차게 달릴 것입니다. 자신의 두 팔을 펼쳐 선자령의 약동하는 기를 마음껏 가슴으로 받아 하루를 보람차고 즐겁게 산행하시길 바란다는 짧고 아름다운 인사말을 한다.

전윤연 여성 회장께서는 인사말에서 한 달 만에 뵈오니 반가워요 하며 우리가 가고 있는 대관령에는 눈이 많이 내려 아름다운 설경을 만끽하고 올 거라는 희망적인 말을 한다. 그리고 한 사람도 낙오 없이 행복한 산행이 되기를 바란다는 간결한 말로 맺는다. 회원들은 모두 아름답게 눈꽃이 핀 설경을 감상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속에 꿈이 부풀어 있다

우리는 오늘 새봄을 맞이했다는 새로운 희망 속에 행복하고 즐겁게 살기 위해 건강한 체력을 단련하려고 산행을 하러 가는 날이다. 마이크가 사회를 볼 나길수 박사에게 건너간다. 한분 한분 간단하게 인사와 새해 좋은 덕담을 나누는
시간이다. 모든 회원은 명랑한 소리로 아름다운 덕담이 쏟아져 나온다. 정연표 부회장께서는 빨리 페이라는 스마트폰으로 외국에 안전하고 빠르고 값이 저렴하게 송금을 할 수 있는 회사를 설립했다고 소개한다. 외국과 무역을 하거나 송금을 할 때는 꼭 필요한 것 같다.
오늘은 송우산악회의 기쁜 날 이기도 하다. 산악대장 이호진과 황영한님이 관악 고등학교 동기 동창이라 한다. 그분들 동기 5분이 함께했다. 한결같이 분위기 맨 이다. 신우 국제운송 대표인 조운철님은 마이크를 잡더니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풍겨오는 유머가 차에 있는 모든 회원을 웃음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이렇게 우리는 한참을 웃음의 바다를 이뤘다. 각자의 인사말과 덕담을 마치고 국보이신 김운환 고문께서 대관령의 선자령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또 봉과 령에 대한 비교 말씀을 해준다. 즉 봉은 산이 뾰쪽하게 솟아오른 봉우리를 말하는 것이고 령은 주먹을 쥐었을 때 손등과 같이 스무스한 고개를 의미하는 말이라 한다. 역시 고문님은 우리나라에서 산의 국보임이 틀림없다

버스는 막힘없이 선자령을 향해 잘 달린다. 창밖을 내다보니 하늘은 구름이 찌푸려있고 안개가 자욱이 깔려 100m도 앞을 볼 수 없다. 모처럼 나온 산행 겸 소풍이다. 모든 회원이 집에서 싸온 근심 걱정은 산 위에서 모두 바람에 날리고 오르지 행복한 추억만 한 아름 안고 오는 기쁘고 행복한 날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횡성 휴게소에서 잠시 볼일을 보았다. 쉬는 동안에도 마음은 선자령에 가 있다. 눈이 소복이 내려 있기를기대한다.
아직 올해는 시원하게 내린 눈 구경을 하지 못해 하늘에서 내려준 백색의 예술품인 설경을 한 번만이라도 만끽하고 싶어서다.
대관령 휴게소까지 버스는 무사히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전기를 생산하는 어마어마하게 큰 풍력 발전기 2개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늘에선 검은 구름이 사라지고 해님이 방긋 웃으며 잘 오셨다고 반긴다. 아마도 송우산악회에 복을 내려주는 것 같다. 우리는 가벼운 체조를 마치고 이 산은 얼마나 아름답고 웅장하며 아기자기할까 하는 호기심으로 들뜬 마음을 안고 기념 촬영을 했다.

이산의 높이는 1.157m이고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과 강릉시 성산면의 경계에 위치한 고개이며 대관령 북쪽에 솟아 있는 산으로 백두대간의 주능선에 해당 한다. 정상에서는 남쪽으로 발왕산 서쪽으로 개방산 서북쪽으로 오대산 북쪽으로 황병산이 보인다. "산경표"에는 대관산 "동국여지도"에는 보현산이라고 되어 있다고 한다. 보현사는 신라의 낭원국사 보현이 직접 창건한 절 낭원대사 오진탑과 낭원대사 오진탑 비가 있다.

김문환 고문님을 선두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어제 내린 비로 오르는 길이 심술이나 부리듯 땅이 미끄럽고 질퍽해 걷기가 힘들다. 차에서 내릴 때는 해님이 방긋 웃어 기분이 매우 상쾌하였다. 그러나 걷기가 힘들 정도로 진흙탕
길이다. 이게 웬일일까? 하느님은 역시 우리의 안전을 생각하셨나 보다. 행여나 다치면 어떻게 하나 하고 조심스럽고 안전하게 다니라고 이토록 길을 미끄럽게 만들고 흙탕물과 진흙탕 길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 그래서 빠지기도 하고 빠지면 동료의 얼굴 바라보며 웃어보라는 배려에서 험한 길을 만드셨는지 모른다. 길은 질퍽거려도 기분은 나를 듯 상쾌하다. 맑고 청량한 공기는 허파를 통해 온몸을 파고들어 60억 개의 세포를 즐겁게 해준다. 마치 등산을 한다기보다 조심스럽게 트래킹을 하는 즐거움이다. 얼룩 송아지처럼 중간중간 흰색과 회색이 적당히 어울리게 수놓은 물푸레나무와 전나무가 이 산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

어느덧 7부 능선까지 올라온 것 같다. 여기가 유명한 새봉 전망대다. 사방을 둘러보았다. 보는 순간 아름다움에 놀라 도취해 버렸다. 눈을 의심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있다. 나는 놀라고 말았다. 하늘 아래 이렇게
아름다운 비경이 또 어디 있을까? 하고 잠시 혀를 내둘렀다. 앞에 나지막한 산은 흰 구름 위에 일제히 떠 있고
그 구름은 수평선을 이룬 파도 없는 고요한 바다를 상상케 한다. 저 멀리 있는 높은 산은 구름과 운무가 한데 어우러져 산허리를 휘감고 마치 용이 승천하는 느낌을 준다. 글로써는 도무지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한 세계가 나를 사로잡는다.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혼자서 아름다움을 감당하지 못하고 눈만 깜박거리며 속으로 어소리를 연발 터트렸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와서 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광경을 함께 보았으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미안한 생각이 앞을 가려 자책감이 머리를 흔들어 용서를 하지 않는다.

정상을 향해 오르다 보니 이곳에서 서식하는 식물 이름을 써서 세워놓았다. 미역초 꿩의 다리 얼리지 대사초 기린초 꽃창포 피나물 동자꽃 노루오줌 터리풀 같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희귀한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진흙탕을 마다치 않고 한발짝 한발짝 넘어질까 두려워 조심스럽게 걸어 선자령 정상까지 왔다. 약간의 경사가 진 드넓은 정상엔 아름답게 잘 가꾸어 놓은 소먹이의 풀이 겨울이라서 황금색으로 깔렸고 사방으로 세워놓은 풍력 발전기와 "백두대간 선자령" 이라고 쓴 비석이 정상을 조용히 지키고 있다.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의 세계로 나도 모르게 빠지고 만다. 참으로 아름답구나!
오르자마자 잉꼬부부인 황영한 부부가 제일 먼저 나를 반가이 맞이해 준다. 또 나를 반기는 것은 "백두대간 선자령"이라고 쓰여있는 상상할 수 없이 크게 세운 비석과 산 정상에 53기를 세워 놓은 거대한 풍력 발전기다.
황영한 부부는 나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려고 기념이 될만한 곳에 나를 세워놓고 수도 없이 많이 촬영을 해준다.
그리고 부부와 함께 사진을 찍는 영광도 가졌다. 참으로 나로서는 고맙지 않을 수 없다.

촬영을 마치고 조금 있자니 전윤연 회장과 가락동에 거주하는 오연자 여사가 반갑게 맞이한다. 오라버니 시장하시지요 하며 김밥과 먹을 것을 주섬주섬 챙겨준다. 여기서도 역시 전윤연 회장은 모성애를 주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푸짐하게 싸온 음식을 자기는 먹지 못해도 이 사람 저 사람 거두어 먹이느라 정신이 없다.
정상에서 좀 쉬면서 사방을 둘러보며 신께서 선물로 주신 아름다움을 마음껏 감상하다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올 때는 샘터로 내려가기로 했다. 내려가다 보니 올라올 때보다 더 미끄럽고 진흙탕이 도사리고 있다. 등산화는 말할 것도 없고 바지는 농부들이 모내기 할 때 입고 일하는 바지처럼 흙탕물이 튀어 엉망진창 되어 버렸다. 그래도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 이 기쁨은 이곳에 와 직접 체험해 보지 않고는 누구도 모를 것이다. 오직 신께서만 알고 계실 것 같다.

범벅된 진흙탕의 미끄러운 길을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다 보니 다리와 허리에 힘이 배로 든다.
이혜경 정은지 정명화님과 오손도손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며 걸으니 고통은 사라지고 오히려 재미가 쏠쏠했다. 그때 희한한 나무를 발견했다. 뱀처럼 생긴 나무가 다른 나무를 휘감고 올라간 것이 눈에 들어온다. 하도 신기해서 기념 촬영까지 했다.
조금 더 내려오니 개울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얼음 속으로 흐르는 물은 얼음과 속삭이는 듯 소리를 죽여 졸졸졸 맑은소리를 내며 흐른다. 얼음이 녹은 곳에서 내려오는 물은 바위와 부딪히며 아프다고 욕설을 퍼부어 댄다.
때론 얼음이 녹았으니 봄이 와서 좋다고 노래를 부른다. 내 세상 만났다는 듯 콸콸 박력 있는 소리를 내며 흐른다.

국사 성황당 앞까지 왔다. 이곳에서 굿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국사성황당은 삼국 통일의 주역 김유신을 산신으로 모시고 있다. 또 천년을 이어져온 강능 단오제로 유명하다. 강능 단오제는 우리의 자랑인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있다.
산행을 모두 마치고 개울에 들어가 진흙 범벅이 된 등산화와 바지의 묻은 흙을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대충 씻어냈다. 황태집 이란 식당에서 점심 겸 저녁을 먹었다.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잘해냈다는 위로와 참으로 아름답고
힘겨운 산행을 했다는 기쁨이 가득하다. 술과 황태탕이 꿀맛이었다. 맛있는 식사를 하곤 모두 차에 올랐다.

차에 오르자마자 미남이신 총무를 맞고 있는 황기봉 님이 사회를 진행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는다. 말솜씨가 구수하면서 매끄럽게 진행을 잘한다. 우리는 모두 개선장군처럼 뿌듯한 마음을 안고 차 안에 설치된 노래방에서는 아름다운 노래가 끊이질 않는다. 누가 이 즐거움을 말릴 수 있겠는가? 보석보다도 귀한 웃음이 연실 터져 나온다.
노래를 부르는 모든 분이 가수보다 더 잘 부른다. 가수가 보면 도망칠 정도다. 참으로 흐뭇한 광경이다. 버스는 달리고 즐겁고 행복한 우리도 함께 달린다.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땐 비를 맞으며 산행을 한다고 준비를 단단히 했는데 하느님께서 송우 산악회에 축복을 내려 주시어 대관령에 비도 멈추게 하시고 행복이 넘쳐 흐르는 산행을 하였다. 끝으로 김종배 회장 인사말에서 오늘 산행이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잘해 주어 고맙다는 말과 3월 시산제 때는 건강한 몸으로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는 말로 맺는다. 뒤이어 전윤연 여성 회장도 행복한 산행이었다고 하며 3월 시산제 때 모두 와서 기쁨을 같이 나누자는 카랑카랑하고 힘이 있는 목청으로 인사말로마무리한다.

오늘 산행은 영원히 잊지 못할 아름답고 고귀한 산행이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고 기쁨을 안겨주신 여러 회원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가내 평안과 행복을 한 아름 드립니다. 삼월 시산제 때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6년 02월 13일

백낙은

2016-03-21 20:39

김상화 작가님.
산행을 자주 하시는군요.
옛 부터 인자요산이요 지자요수라 했는데 산을 좋아 하시는 것을 보니 仁者시군요.
아름다운 금수강산 많이 살피시고 건강하세요. 평안을 빕니다.


김상화	백낙은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산행을 자주 합니다. 아직 글 같은 글을 쓰지 못하고 있네요. 위원장님께 실망을 시키지나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글을 써보겠습니다. 위원장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3/22 18:55

김경렬

2016-03-22 18:52

매번 이렇게 명산을 순례를 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 조심 하시고 늘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


김상화	존경하는 김경렬 작가님 제 서재 오시어 아름다운 흔적 남기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아직 수필에 초년병이라 늘 지도해주시고 그때그때 잘못된 곳이 있으면 지적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환절기 건강 잘 챙기시고 늘 행복하시길 두 손 모으겠습니다.	3/22 23:37

장계숙

2016-03-23 10:33

와~~멋지십니다.
이렇게 섬세하게 펼치시니
읽는 동안 그 멋진 풍경속으로
저두 함께 다녀온 듯합니다.
미끄러운 길 오르시느라 애쓰셨습니다.
고운 인연들과의 행복한 추억이
부럽사옵니다.
늘 멋진글 주셔서 감사히 다녀갑니다.
좋은 시간 되셔요. 작가님~


김상화	장계숙 시인님 반갑습니다. 고운 발 걸음 하시어 아름다운 흔적 남겨 주시니 감사합니다. 시인님 3월도 벌써 하순을 달리고 있습니다. 향기로운 봄과 함께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3/24 00:24

기를 듬뿍 받아온 마니산(摩尼山)

고대산의 비경에 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