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6-02-26 01:25

ㆍIP: 1.xxx.183

우리나라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백담사 (기행 수필)

우리나라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백담사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날은 밝았는데 아름다운 햇살이 구름에 숨어 있다. 아침부터 티 하나 없는 맑은 햇살을 보고 싶다. 고은 햇살 받으며 축복 속에 행복한 산행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필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에겐 처녀지인 백담사를 꼭 가보고 싶었기에 그곳을 가는 날이다. 원래 이름 높고 유명한 사찰이지만 전두환 대통령께서 참회하는 장소로 택하셨기 때문에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출발지인 신천역엔 많은 회원이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하며 담소를 나눈다. 처음 보는 회원들도 꽤 많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은 새해 둘째 날이다. 그래서 인사말이 새해엔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인사말이며 아름다운 덕담이다. 시간이 되자 모두 차에 올랐다. 여느 때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해 자리가 모자란다. 간부 몇 명은 희생정신을 발휘해 자리를 양보하고 보조 의자에 앉는다. 새해 첫 산행에 아름답고 향기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잠시 후 장선덕 본부장이 마이크를 잡는다. 자리를 정돈시키곤 송파 구청장을 지내셨던 김영순 전 구청장을 소개한다. 송파를 위해 기회가 되면 국회의원 활동을 열심히 해보시겠다며 몇 마디의 간결한 말씀을 하시곤 자리를 뜨신다. 모두 반가워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버스는 서울을 출발하여 신나게 달린다. 집행부 간부가 새로 임명되었다고 인사를 시킨다. 강영희 회원과 심명자 회원이 부회장으로 선출되었고 정은지회원이 총무를 맡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곤 한 사람 한 사람 인사를 시킨다. 그러고 나서 산악대장 김용연에게 마이크를 인계한다. 마이크를 잡은 김용연 대장은 충청도 억양으로 구수하게 말을 내뱉는다. 회원들은 사회자의 말이 너무도 재미있어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버스 안은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모처럼 만난 동료들과 대화의 웃음꽃과 진행자의 재미있는 유머로 인한 향기로운 꽃이 합세하여 웃음 천국을 만들어 낸다.

버스는 목적지인 백담 탐방 지원센터 주차장에 멈췄다. 여기서 백담 마을버스를 갈아타고 백담사를 가야 한다. 다행히 해님이 우리를 환영하는 듯 방긋 웃는다. 그러나 찬 바람이 불어와 볼을 때리며 지나간다. 마을버스를 타고 백담사를 가는 길목엔 황태 덕장이 눈에 띈다. 명태를 눈비를 맞추고 얼음물에 담갔다 꺼내어 얼리고 녹이고를 몇 번 반복해 말리면 이것이 맛있는 황태로 변신하는 것이다. 이것을 보는 순간, 이 지역이 겨울엔 상당히 추운 곳이란 것을 알았다. 백담사 입구를 들어서니 벌거벗은 앙상한 나뭇가지는 추위도 모르는 듯했다. 백담사를 에워싸고 늠름한 모습으로 사찰을 지키는 것 같다. 간혹 침엽수인 적송이 함께 어우러져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산골짜기에서 백담사 앞으로 흐르는 물은 하얀 얼음이 덮여 주위를 운치 있게 만들어 낸다. 눈이 내려 산을 흰색으로 덮고 나뭇가지마다 제멋대로 눈꽃을 곱게 피웠다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겨울 내음을 풍긴다면 얼마나 멋있고 아름다운 백담사일까 하고 생각도 해보았다.

백담사라는 유명한 사찰을 구경하고 그 주위에 있는 아름다운 산천을 감상하며 트래킹을 할 것이다. 겨울의 한복판인데도 따사로운 날씨는 봄을 연상케 한다. 해님은 구름 사이를 들락날락하며 트래킹하는 우리에게 적절히 온도 조절을 시켜주려는 듯했다. 다리를 건너 백담사로 들어갔다. 백담사 경내는 매우 조용하고 깨끗하며 아담했다. 백담사(百潭寺)는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2리 내설악산에 있는 절이다. 대한 불교 조계종이며 647년 신라 진덕여왕 때 자장이 창건하였다. 백담사 영내를 막 들어서자 들리는 소리는 역시 스님의 경건한 독경 소리와 목탁 소리가 가슴에 정겹게 들린다. 우리는 전두환 대통령께서 참회하며 기거하셨던 방도 보았다. 두 평 남짓한 초라한 방이었다. 그가 입던 옷과 쓰던 물품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문 앞에는 제12대 대통령이 머물던 곳입니다 라고 적은 글씨를 써서 문틀 위에 붙여놓았다. 비록 지금은 잘못하였다고 하여 참회 생활을 하고 옥고를 치르셨지만, 훗날 역사는 그의 잘잘못을 가려낼 것으로 안다. 대통령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우리 일행은 찬 바람을 가르며 영시암을 향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걷는다.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소리는 어찌 이리도 아름답게 들릴까? 얼음 속으로 흐르는 소리는 마치 타악기를 두드리는 듯하다. 얼음을 뚫고 나오는 소리라 더욱 정겹게 들려오는지 모르겠다. 물이 흐르면서 돌멩이에 부딪히고 얼음에 부딪혀 아프다고 흐느끼는 소리인지도 모른다. 흐르는 물소리는 어찌 들으면 애처로운 울음소리로 들리고 또 한 편으로는 옥 구르는 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생각하기에 따라 소리가 달리 들릴 것이다. 때로는 타악기를 두드리는 소리같이 들려와 묘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또 볼거리가 하나 있다. 하얀 얼음이 눈꽃처럼 얼음꽃을 피웠다. 바위에 얼음꽃을 피운 것을 이곳에 와서 처음 보았다. 마치 은방 석을 깔아놓은 듯 너무도 아름답다.

등산로는 대체로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아 잘 다듬어 놓았다. 산등성이서 불어오는 바람은 사정없이 나무를 흔들어 댄다. 아마도 혹독한 겨울 추위를 이겨 내라고 가만히 서 있는 나무들에게 운동을 시키는 것 같다. 길옆엔 군데군데 아름드리의 적송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새들은 춥고 외로운지 동료를 찾는 듯 울부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개울가에는 수도 없이 많은 돌탑을 등산객이 앙증맞게 만들어 놓았다. 이것을 만들어 놓은 이유는 심심해서 또는 기념으로 만든 것이 아닐 것이다. 이것은 샤머니즘 정신이 몸에 흐르기 때문에 가족 건강과 자식 잘되고 또는 부자 되게 해달라는 뜻에서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하늘에선 흰 구름이 어딜 가는지 쏜살처럼 달려간다. 산 너머 멀리 있는 임이 보고 싶다고 빨리 오라고 했나 보다. 애교스러운 목소리의 전화 한 통화에 달려가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우리 있는 곳에 눈이나 비를 뿌리려다 모처럼 년 초에 산행을 즐기는 우리에게 방해하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급히 다른 곳에 가 쏟아내려고 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영시암 못 미쳐 강가에 자리를 잡고 주위에 있는 돌을 방석 삼아 앉아 점심을 즐겨 먹었다. 행복한 순간이다. 황영환 부부가 초대해 같이 식사를 했다. 정은지 총무도 밥과 반찬을 챙겨준다. 황영환 부부는 잉꼬부부 같았다. 외모로 풍기는 것도 그러하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교양과 품위가 배어있다. 참 아름다운 부부다

점심을 마치고 이상갑 회장과 부랴부랴 영시암 영내를 들렸다. 뜻밖의 말을 들었다. 영시암의 기와가 청동으로 만든 것이라 한다. 영시암(永矢庵)의 시(矢)자는 화살 시이다. 여기서 "矢"는 널리 베푼다는 뜻이다. 즉 영원토록 널리 베푼다는 "암자"라 한다. 참으로 많은 것을 깨우치고 배워가는 산행이다. 오늘 산행은 영시암을 끝으로 하고 하산하기로 했다. 이상갑 회장과 세상 돌아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내려오다 어떤 시인이 쓴 글이 생각났다. 올라갈 땐 보지 못한 것을 내려오며 보았노라는 시처럼 우리는 정말 내려오며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란 비를 보았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백담사를 둘러싸고 있는 산 전체가 보물처럼 느껴졌다.

어느덧 마을버스 타는 곳까지 왔다. 백담사를 오가는 버스는 용대리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마을버스다. 버스 요금은 1인당 2,300원이다.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표를 끊는 장면 또한 볼만하다. 겨울에도 이러한데 관광 철인 봄부터 가을까지는 과연 어떠할까 상상이 된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하산 주를 하려고 용대리 이장댁에서 운영하는 식당으로 갔다. 여기서 새로 오신 분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한약방을 경영하신다고 하는 회원이 자기소개를 할 때 배꼽 빠지는 줄 알았다. 자기는 한식도 아니고 중식도 아닌 "한정식"이라는 이름을 발표하자 폭소가 터졌다. 즉 성은 한 씨요 이름은 정식이다. 그래서 "한정식"이란 고유한 이름을 가진 사람이다. 참 유머 감각이 뛰어난 분이다

산악회 총무를 맡은 정은지 회원은 예쁘기도 하지만 늘 명랑하고 활동적이다. 누구에게나 붙임성 있게 잘하는 보기 드문 좋은 성격을 가진 여성이다. 역시 감투를 씌워놓고 보니 생각한 대로 활달하고 친근감 있게 잘한다. 정명화 산악대장도 오늘 모처럼 나왔다. 아름다운 미모만큼이나 바빴던 모양이다. 늘 웃음이 입가에 머물고 있는 여성으로서 갖춰야 할 덕망을 두루 갖춘 여성이다. 앞으로 해피를 위해 정성을 쏟아부으리라 생각한다. 새로 임명된 임원진의 활약이 매우 돋보이는 날이다. 강영희 부회장의 맛있는 홍어 무침을 위시해 심명자 부회장과 김인숙 홍보부장도 반찬과 술안주를 한 보따리 싸 왔다. 정명화 산악대장은 맛있는 떡을 해오는 귀염을 떨어 아침을 거르고 오신 회원들에게 큰 요기가 되었다. 모두 해피 산악회를 위해 헌신 노력하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백담사 정문에서 영시암까지의 왕복 거리는 약 8km이다. 우리는 하산주를 끝내고 버스에 올랐다. 서울을 향해 달리는 버스는 일류 노래방으로 변했다. 시간 흐르는 것도 아까울 정도로 재미있다. 올 때 진행을 맡았던 김용연 산악대장이 또 진행을 본다. 누가 더 잘했는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막상막하다. 그런데 오늘 처음 오신 분으로 외모도 남자답게 잘생겼지만 노래 역시 끝내주게 잘 부른다. 삼각관계란 노래를 얼마나 멋지게 불렀던지 모두 기립 박수를 보낼 정도였다. 아마도 젊은 날 연애 시절 삼각관계로 조금 꼬인 상 싶다. 그 장본인이 미남이신 이건석 님이시다. 유흥은 이것으로 끝을 맺었다. 이상갑 회장의 마무리 인사말을 한다. 丙申年 새해는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아름답고 행복한 산악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회원들께서는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회원들 가정에 건강과 행복 행운이 늘 머물러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이렇게 훌륭한 인사말을 끝으로 오늘 즐거웠던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2016년 01월 02일

김경렬

2016-02-26 02:24

몇년전 저도 백담사에 갔습니다.
돌탑도 쌓고 전대통령이 기거했던 곳에서
많은 생각을 해 보기도 하면서 숙연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가을엔 단풍이 절경이었는데
겨울 산행을 하셔서 또다른 느낌이 전해져서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늘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


김상화	안녕하세요. 김경렬 작가님! 백담사를 다녀오셨군요 저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숙소를 바라보고 숙연한 마음을 금치 못했습니다. 돌 하나까지도 국보로 느껴지는 마음으로 하루를 즐겁게 보낸 아름다운 백담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님! 아름답게 피어오르는 봄을 행복하게 맞이합시다. 늘 건강하시고 하시고자 하는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시길 바랍니다.	2/26 12:46

백낙은

2016-02-26 11:00

김상화 작가님.
백담사를 다녀 오셨군요.
저도 꼭 가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십여 년 전에 자가용으로 들렸는데
그 때는 마을 버스도 없었고 걸어가자니 일정이 안 되어서 그냥 발길을 돌린 적이 있답니다.
기회 만들어서 다시 한번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작가님은 산악회원이셔서 그러한 기회가 많으신가 보네요.
더욱 건강 하시고 보람된 나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평안하소서.


김상화	안녕하세요. 백낙은 위원장님! 자주 문안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삶이 바쁘다 보니 글도 제때 올리지 못하고 삽니다. 앞으로는 종종 전화도 올리고 글을 쓴 대로 서재에 올리겠습니다. 위원장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봄도 아름답게 맞이하시기 바라고요. 감사합니다. 백낙은 위원장님 !	2/26 12:54

김수잔

2016-02-27 07:43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여기서 뵈니 또 새롭습니다
자세하신 백담사의 기행수필을 읽으니
저도 꼭 한번 가 보고 싶습니다
언제 한국에서 만나게 되면
인도 해 주실수 있으신지요...ㅎ
감사하게 머룰고 갑니다
작가님으로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김수잔 시인님 저의 수필 서재까지 방문하셔서 좋은 흔적을 남겨주셨네요. 시인님 한국에 오시면 제가 기필코 백담사로 모시겠습니다.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시인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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