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6-02-28 16:42

ㆍIP: 1.xxx.183

둘레길에서 핀 사랑 (서울 둘레길 제4차)

둘레길에서 핀 사랑
(서울 둘레길 제4차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소한의 추위가 절정에 이르더니 어제부터 서서히 꼬리를 내리기 시작한다. 서울 둘레길은 한 달에 한 번 행사처럼 가고 있지만, 매번 갈 때마다 마음이 설렌다. 과연 이번 코스는 어떠한 미적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곳에 숨겨진 역사와 전설은 무엇이 있을까? 또 누구와 어떤 대화로 오늘이란 귀중한 시간을 승화시킬까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매번 사랑 가득한 꽃을 피워 추억을 만들고도 싶다. 추운 겨울 둘레길 트래킹으로 인하여 상상해 온 앞날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보고 싶다. 또 미지의 세계를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필자는 이상한 버릇이 하나 자리 잡고 있다. 그것은 늘 여행하거나 산행을 할 때면 어린아이들처럼 마음이 설레 잠을 설친다. 오늘도 예외 없이 새벽부터 잠이 깼다. 부지런히 몸과 마음을 움직여 오늘 하루를 설계했다. 시인 아니랄까 봐 맑은 정신으로 "추위에도 피는 꽃"이란 시 한 수를 썼다. 그리고서 동료들에게 나누어 줄 책(시집)을 주섬주섬 배낭에 챙겨 넣었다. 오늘도 매우 추운 날씨인 것 같다. 싸늘한 겨울바람을 가르며 잠실역으로 걸어갔다.

잠실역에서 이상갑 회장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구수하게 나눴다.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이 크나 작으나 쉬운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산악회라는 조직을 이끄는 데도 힘들어하신다. 어느 조직이든 자기 마음과 똑같을 수는 없다. 늘 뜻이 맞지 않는 돌출 이변이 있게 마련이다. 묵묵히 주관대로 하시라는 위로 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겉으로 풍기는 소박한 성품과 훌륭한 인품을 지니신 분이기 때문에 모든 회원이 지금처럼 협조하고 받들면 향기로운 산악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오늘 우리가 트래킹 할 코스는 광진구에 있는 한강 변이다.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 내렸다. 2번 출구로 나가자마자 오늘 둘레길을 함께 할 동지들이 모두 모여 있다. 일부 회원은 추운 듯 옆에 있는 은행에 들어가 기다리는 모습도 사랑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김용관 님이 붕어빵을 샀다. 맛을 보니 그 맛도 꿀맛이다. 아침부터 붕어 두 마리를 통째로 맛있게 먹었다. 광진교 초입에는 우체통처럼 생긴 둘레길을 트래킹 했다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 스탬프 대를 설치해 놓았다. 우리는 모두 둘레길 노트에 스탬프를 찍고 출발하기 시작했다.

몇 10년 전에 걸었던 낡은 광진교가 아니다. 새로 놓은 다리의 모습이 아름답다. 매우 환상적으로 다리 입구를 설계해 놓았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유유히 흐르는 한강의 모습 또한 장관이다. 삼삼오오 모여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환담(歡談)을 하며 걷는다. 한강을 바라보며 다리 위를 걷는다는 것은 둘레길이 아니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다리 위에는 아름답게 꽃길도 만들어놓고 누르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뮤직(음악) 의자도 만들어 놓았다. 광진 구청에서 서울 시민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한눈에 들어온다. 구청장과 지자체에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

서울 둘레길이란 안내 표시가 눈에 들어온다. 그 길을 따라 걷는다. 걷다 보니 한강 둔치에 있는 암사동 생태 경관 지역으로 접어들었다. 옆으론 한강 물이 유유히 흐르고 갈대와 억새가 어우러져 아름답게 미를 창조해냈다. 한강 물은 수천 년간 서울 시민의 젖줄이다. 서울 시민을 위해 흐르는 물이다. 6.25의 애환도 서려 있고 낭만도 배어있다. 없어서는 안 될 서울 시민의 아름답고 고귀한 생명 줄이다. 암사동 생태경관 보전 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2002년이라 한다. 서울시는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여 생태적으로 중요하거나 특별히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을 인위적 훼손 및 오염으로부터 체계적으로 보전 관리하기 위하여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하였다. 이 지역 내에서는 야생동물을 포획하거나 식물을 채취 이식할 수 없으며 유독물 농약 등을 살포할 수 없다. 이것을 위반하는 자는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할 수 있다.

오밀조밀하게 잘 다듬어진 고즈넉한 길 양쪽으론 양털같이 복슬복슬하게 뭉쳐있는 갈대와 억새가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인들이 다정하게 이 길을 걸으며 달콤한 사랑 이야기를 나면 환상적일 것 같다. 필자도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걸어보고 싶은 묘한 충동이 생긴다. 이렇게 미적인 아름다운 길을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손을 꼭 잡고 걸으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용하는 말 중 가장 아름다운 말 "사랑해요"라는 말도 해보고 싶다. 이렇게 황홀한 생각이 터질 듯 말듯 가슴을 방망이질한다. 또한, 아름다운 생각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살짝 스쳐 간다. 그때 마침 새 한 마리가 갈대 위에 앉아 바람이 부는 대로 그네를 타며 즐긴다. 우리 일행이 곁으로 가도 날아가지 않는다. 추운 겨울이라 배가 고파서인지 사람과 친해지고 싶어서인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깃털의 색깔은 화려하진 않지만 예쁘게 조화를 이룬 새다.

걸을 때마다 새로운 식물과 나무의 이름표를 꽂아 놓은 것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 서식하고 있는 식물과 나무는 보지 못했던 것이 꽤 많다. 갈대가 주종을 이뤘고 억새 원추리 붓꽃 낭아초 좀작살나무 찔레나무 수크렁 개쉬땅나무 병꽃나무 조팝나무 등이 보였다. 또한, 서식하고 있는 동물과 조류의 이름도 적어놓았다. 황조롱이 너구리 뱀 등의 다양한 동물과 조류가 있다. 야생 동물들이 편하게 쉬어 갈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물웅덩이입니다. 저는 정화 습지랍니다.란 표시 어를 세워 놓은 것을 여기저기에서 보았다. 아마도 이곳은 장마 때 물을 가두어 웅덩이 역할을 하는 곳인 것 같다.

아름다움을 보고 지나칠 수 없어 시 한 수를 썼다.

옆으론 한강 물 찰랑찰랑 흐르고
그 위에 겨울 철새
한가로이 물 가르며 사랑 노래 부른다

갈대와 억새 은밀한 밀어 속삭이다
귀한 손님 오셨다고
더벅머리 빗질 않고 고개 숙여 인사한다

오늘이란 귀한 시간에 널 보러와
새들의 지저귀는 아름다운 소리도 듣고
조건 없이 머리 숙여 인사하는
사랑스러운 너의 모습에 반해 버렸다

해피님들
많은 것을 배워가는 행복한 날
갈대밭 사잇길에서 좋은 공기 마시며
뭉치고 뭉쳐 잘 해보자고 다짐해본다

또한 찬란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정신세계를 맑게 만들어 보려고
찬바람 마다치 않고
젊은 인재 모인 해피의 자랑이로소이다.

김영식 대장과 정상헌 대장은 오늘도 역시 글을 쓰기 위해 보고 느낌을 스케치하는 나를 대열에서 이탈될까 걱정되나 보다.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보며 살핀다. 이승찬 회장은 오늘도 회원들 추억을 만들어줄 사진 촬영에 이리 뛰고 저리 뛰기 바쁘다. 김인숙 부장은 밴드를 신선하게 장식할 것을 구상하기 바쁘다. 그녀의 매력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다. 과연 어디서 그 아름답고 참신한 매력적인 감각이 보관되어있다 튀어나오는지 보기 좋다. 참으로 고마운 분들이다. 우리 일행은 자연이 안겨준 한강 둔치의 아름다움과 놀랍고도 신비스러움을 보았다. 보고 느낌과 기쁨 행복까지 눈에 담고 가슴에 가득 담아 가리라! 아마도 두고두고 기억하며 오늘의 꿈같이 멋진 기행을 앨범 펼쳐보듯 꺼내어 볼 것이다. 한강 둔치의 갈대와 속삭임도 접어두고 다음 행선지인 선사 유적 공원을 향해 떠난다.

선사 유적 공원에 도착했다. 입장료 500원을 주고 표를 매입해 모두 공원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회색으로 채색된 하늘에서 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아마도 하늘에서 우리 일행을 환영하는 듯싶다. 귀한 손님이 오면 카펫을 깔고 오색종이를 썰어서 뿌리듯 우리에게 흰 눈을 내려 퍼레이드를 하는 것이 아닌가 착각에 빠지게 한다. 선사 유적지 공원답게 원시적인 그릇과 그 시대의 생활상을 낱낱이 재현해 놓았다. 나뭇가지와 껍데기를 이용해 짐승들의 모양도 만들어놓고 사냥하는 모습도 실감 나게 재현해 놓았다. 움집도 지어놓고 들어가서 그때 그들의 사는 모습도 재현해 놓았다. 전시관에는 빗살무늬 토기 뼈 목걸이 덧무늬 토기 돌도끼 낚시 추 바늘 돌 살촉 등 많은 유물을 깔끔하게 전시해 놓았다. 놀라운 것은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쪼록 잘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는 유적지 회관 뜰의 의자에 모여 앉아 점심을 먹었다. 강영희 회장이 내 점심을 맛나게 싸 왔다. 밥은 자양분이 풍부한 자료를 넣고 볶음밥으로 사랑을 듬뿍 담아 정성 들여 만든 것이 역력하다. 몇 사람이 먹을 수 있게 많이도 싸 왔다. 참으로 맛난 점심을 즐겼다. 아마도 아름다운 수필과 멋진 시를 써보라고 이렇게 맛있는 밥을 만들어 오신 것 같다. 고맙다는 말 밖에는 무어라 말을 할 수 없다. 보답하기 위해선 마음에 드는 글을 써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되려는지 걱정이 앞선다. 그녀는 오늘도 역시 아름다운 웃음을 회원에게 무상으로 공급한다. 누구를 바라볼 때도 생긋 웃는 표정은 상대방에게 아무런 거부감없이 편하게 대하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다.

나는 점심을 먹고 시인들 모임이 있어 함께 뒤풀이하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오늘 둘레길은 회원 간에 오손도손 사랑의 꽃을 피운 아름다운 산행이 아니었나 싶다. 아무쪼록 이상갑 회장을 중심으로 마음 변치 말고 건강한 산악회가 되길 기원한다. 오늘 여러 회원 덕분에 행복한 날이었다. 회원들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늘 깃들기를 바라며 하고자 소망하는 모든 일이 잘되도록 두 손 모으리라.

2016년 01월 16일

김경렬

2016-02-29 15:32

서울의 둘레길
저는 아직 못가 봤는데 가보고 싶어 지네요.
광나루 역에 에서 시작 되나봐요.
소요 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 합니다.
재미있게 둘래길을 함께 했습니다.
건안건필 하시기 바랍니다.


김상화	존경하는 김경렬 작가님 안녕하세요 아직 수필이 많이 미숙합니다 잘못 쓴 곳이 있으면 가차 없이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울 둘레길은 약 16일 정도 소요됩니다 하루에 6시간에서 7시간 걸리는 것 같아요 하루 걷는 양은 약 12 km~15 Km입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어 젔네요. 건강에 유념하셔야 합니다.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김경렬 작가님!	2/29 22:58

김경렬	감사합니다. 따뜻 할때 일정을 잡아야 하겠습니다. 제 서재도 가끔씩 놀러 오세요. 춘 삼월로 들어 섰습니다. 생기 가득 받으시고 늘 즐거운 나날 되시시 바랍니다.	3/2 10:35

백낙은

2016-03-03 10:25

김상화 작가님.
서울의 둘레길 잘 읽었습니다.
둘레길 함께 걸을 수 있는 동지들 있어 행복하시네요.
제가 사는 이곳 포항 청하는 모든 길이 둘레길이랍니다.
산으로 오르는 임도도 있고, 골자기로 가는 길,
호숫가를 걸을 수 있는 호숫길등 그냥 나서면 되지요.
봄이 왔습니다. 더욱 건강에 유념하셔서 좋은 작품 많이 양산하시기를 바랍니다.
건필, 향필 하시기를 빕니다. 평안하소서.


김상화	백낙은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인사도 못 드렸습니다. 서재에 들리시어 늘 귀감이 되는 좋은 말씀 남겨주시니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위원장님 서울 둘레길을 한 바퀴 돌려면 약 16일 정도 걸립니다. 20여 명이서 함께 돌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과 같이 호흡을 맞춰 걸을 때면 저도 젊은 사람인 양 착각을 합니다. 참 재미도 있고요. 그래서 금년에 완주를 하려고 합니다. 위원장님 늘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3/3 22:34

장계숙 2016-03-26 12:55	반갑습니다. 저는 서울구경 제대로 한번 못 해봤답니다. 둘레길 풍경을 잘 그려주셔서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잘 감상했습니다. 고운님들과의 좋은 시간 좋은 추억이 부럽습니다. 멋진글 행복하게 머물다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셔요. 작가님~^^

고대산의 비경에 취하다

우리나라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백담사 (기행 수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