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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3-06-28 16:30

ㆍIP: 121.xxx.196

슈킹 (3회)

이층 계단을 올라가 '한빛기획'이란 조그만 아크릴 간판이 붙은 문을 열었을 때

그들은 한창 바둑을 두고 있었다.

사무실은 작았으나 아담하고 깨끗하게 꾸며져 있었고 탁자 위에는 난 화분과

벽 모서리마다 이름모를 화분이 놓여 있었다.

현우는 조금 전에 카드 건으로 전화한 사무실에서 왔다고 말하며

두 사람을 향해 가벼운 목례를 하였다.

동수가 열중하던 바둑판을 옆으로 밀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여기 앉으세요. 미래금융에서 오셨지요? 아까 연락 받았습니다.

차는 뭘로 하시겠어요?"

"커피로 하지요."

"동인아, 차 좀 시켜라. 그런데 처음 뵙는 분 같은데요?"

아직 끝나지 않은 바둑에 미련이 남은 듯 바둑판을 곁눈으로 보며 동수가 물었다.

"미래금융에서 일한 지 며칠 안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무슨 말씀이세요. 부탁은 오히려 저희가 해야지요.

덕분에 편안히 돈 버는 건 저희인데요."

어느새 차 주문을 마친 동인이 현우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

"카드가 총 몇 장이지요? 오늘은 할인금액이 크네요."

현우가 카드를 동인에게 건네자 자기 책상으로 돌아간 그는

카드 한도를 조회하기 시작했다.

"저, 어떻게 불러야 되는지요? 저는 장 부장이라고 합니다."

동수가 탁자 위에 있는 명함곽에서 명함을 꺼내 현우에게 주었다.

명함에는 한빛기획 부장 장동수라고 인쇄되어 있었다.

명함을 보며 현우는 동수가 자기보다 서너 살은 위일 거라고 짐작했다.

"저는 강현우입니다. 아직 명함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동수가 갑자기 엉뚱한 것을 물어왔다.

"현수 씨, 바둑 두세요? 몇 급 정도 두세요?"

"잘 못 둡니다. 한 7, 8급 될지 모르겠네요."

"그러세요? 저희와 비슷하네요. 동인아, 현수 씨도 우리와 실력이 비까비까하니까
서로 한번 겨뤄 보는 게 어때? "

정신없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동인을 향해 그가 소리쳤다.

"좋지! 현수 씨. 괜찮겠습니까?"

처음부터 동수가 현우의 이름을 잘못 알아듯고 현수로 부르는 바람에

동인도 따라서 자기의 이름을 현수로 부르고 있어 현우는 속으로 웃음이 났다.

그는 자기 이름이 사실 현우라고 말하면 그들이 겸연쩍어 할 것 같기도 하고

굳이 본명을 밝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말을 하려다 그만 두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오늘 이 사무실을 방문하여 그들을 만나는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자기와는 다른 부류의 사람이라는 교만함을 내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형, 박 사장한테 카드승인 받기 전에 은행에 들려 돈도 좀 찾아와.

박 사장에게는 형이 간다고 전화해 놨어."

"알았어, 커피 오면 마시고 갈게. 현수 씨가 보기에 이판 어때요? 제가 흑입니다.

지는 사람이 저녁에 술 사기로 했거든요. 제가 좀 이긴 것 같지요?"

동수가 탁자 한켠에 밀어 놓았던 바둑판을 가운데로 당겼다.

"제가 보기에도 그렇기는 한데 지금부터 끝마무리가 중요한 것 같은데요."

현우의 동조를 구하려는 그의 물음에 무슨 말이라도 해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현우가 그렇게 대답했다.

겉보기에 바둑은 동수의 흑이 좋은 것 같았지만 여기 저기 빈틈이 많아

매우 불안한 형세였다.

그는 현우의 바둑 평을 자기에게 유리한 뜻으로 해석했는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 때 노크소리와 함께 조금 전에 동인이 전화한 다방에서 주문한 차가 배달되었다.

장해숙 2013-07-04 19:02	다방 아가씨가 혹시 아는 사람?..ㅋㅋ

임세훈 2013-08-10 13:05	점점 카드깡에 말려가는군요.. 결말이 어떻게 될지....

장용순 2013-11-05 06:17	제가 바둑을 좀 둘 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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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슈킹	4	이인철	2013-06-25

1	환영합니다	8	admin	2013-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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