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가 하는 일이란 서울, 경기지역의 정보지를 수거하여 거기에 게재된

 동종업체를 찾아 그 중에 부동산 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사채사무실에

 전화를 한다. 그리고 담보대출 손님이 있으면 그의 사무실로 연결시켜

 달라고 하는 업무였다.

   아무래도 작은 사채사무실은 전주들이 거의 없어 한번에 큰 돈이 나가는

 부동산 담보대출은 감당하기가 어려워 잘 취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금융기관에 대출을 알선해 주고 중간에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사무실과 통화하여 연결시켜 준 손님과 계약이 성사되면 우리가 받는

 전체 수수료에서 일부를 떼어 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출금 1억이 나가 약 3%인 300만의 수수료를 받는다면 여기에서

 1%인 백만 원 정도를 지급한다. 소개시켜 준 사채사무실 입장에서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적지 않은 부수입이 생기는 것이다.

   현우 사무실에서는 계약시 받는 300만 원의 수수료 수입보다 대출자가 원금을

 다 갚을 때까지 매달 들어오는 2~4%의 이자가 더 큰 수입원인 동시에 고정수입이 된다.

 그리고 사무실에 출장 팀이 있어 계약 전에 사전 조사를 하므로 나중에

 담보물건의 하자나 채무불이행 문제가 생겨도 연결해 준 사무실은 책임이 없어

 그들은 현우의 전화를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현우 사무실은 경매 잔금 대출과 담보대출이 대부분이나 가끔은 고액의 연체된

 카드금액을 대납하여 주고 수수료를 받는 카드 대출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카드가 살아나 대납 수수료를 주려면 어차피 카드깡을 다시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카드 대출을 받는 사람은 급한 현금을 융통하기 위해

 대납 수수료와 카드깡 수수료를 이중으로 감수해야 한다.

   보통 대납 수수료는 10%이고 카드깡 수수료는 15~20%이므로 불과 며칠만에

 최하 25%의 살인적인 이자가 보태어진다. 당장 발등의 불은 끌지 몰라도 결국

 나중의 빚은 기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카드깡은 여신금융법 위반으로 불법이어서 단속도 자주 있고 위험부담에

 비해 번거롭고 큰 수입도 되지 않아 다른 사무실에 의뢰하고 있었다.

  현우가 사무실에 출근한 지 열흘 정도 지났을 때 카드 대납건이 생겨 선배의

 심부름으로 카드깡을 하러 간 곳이 바로 동수의 사채 사무실이었다.

 동수의 사무실은 10여 분의 가까운 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