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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3-07-16 15:42

ㆍIP: 118.xxx.165

슈킹 (12회)

현우는 시디가 무기명채권의 하나이고 최초 발행인과 최종 소유자의

신분만 확인하고 이후 유통과정에서는 실명 확인이 필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비자금이나 불법정치자금 등 '검은 돈'의 세탁용으로

자주 활용된다는 것과 상속이나 증여시 세금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정도로만 알았지 이렇게 직접 보거나 만져 본 적은 처음이었다.

"형, 지금부터 동수 형하고 저 사람과 함께 다니세요."

"어디에 갈 건데."

"명동에 있는 사채사무실에요."

"뭐 하러?"

"이 시디를 현금으로 바꿀거예요. 그리고 바꾼 현금을 이 가방에 나누어

갖고 나오면 끝나요. 벌써 내가 그쪽에다 연락해 놨으니까 형은 따라가기만

하면 될 거예요."

현우의 의사나 생각은 안중에도 없고 그는 마치 지시하듯 말했다. 현우는

기분이 상했으나 사내도 있고 어차피 은행까지 따라간 마당에 거기까지

해 주리라 마음을 먹었으나 속으로는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다. 어떤 면에서는

극에 달한 호기심이 그의 감정을 억눌렀는지도 모른다.

커피숍을 나온 그들은 마침 차로 곁에 있던 빈 택시를 탔다. 명동까지 가는

길은 교통체중이 심해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렸다.

근처에 이르자 동인이 찾아갈 사무실에 전화하여 정확한 위치를 다시

물었다. 그리고 그가 곧 방문하겠다고 하자 그쪽에서 점심시간이라 조금

후에 왔으면 하는 것 같았다. 팔목시계를 본 동인이 계획에 차질이 생겨

언짢은 듯 퉁명스럽게 말했다.

"지금 식사하러 모두 밖에 나와 있대요. 우리도 점심 먹고 하지요."

아침밥을 걸러 빈속임에도 오전 내내 불안하고 긴장했던지 현우는

배고픔을 느낄 수 없었다.

사채사무실은 주위 건물에 비해 허름해 보이는 6층 건물의 2층에 입주해

있었다. 동인이 출입문 안쪽 벽에 부착되어 있는 안내판에서 방문할

사무실 위치를 다시 확인하고 돌아왔다.

그들은 가능한 사채사무실에서 가까우며 한가하고 조용한 식당을

찾았다. 주문을 받고 돌아서는 종업원에게 사내가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었다.

종업원이 주방 쪽을 가리키자 그는 지금까지 억지로 용변을 참았는지

부리나케 일어났다. 그때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동인이 다급히 말했다.

"동수 형, 그 사무실에다가 1만 원권으로 미리 준비해 놓으라고 했지만

그래도 몰라서 다시 말하는데 무조건 현금으로 받아야 해. 수표는 절대

받으면 안 돼. 그리고 만약 낌새가 이상하다 싶으면 화장실 가는 척하고

얼른 나와 나한테 전화하는 것 잊지 말고."

사내가 돌아올 것을 의식해선지 그는 화장실 쪽을 힐끗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고개를 끄덕인 동수가 걱정 말라는 듯 택시에서 내릴 때 갖고

내린 가방을 가볍게 두드렸다.

식사를 마치고 동인은 식당 맞은편 2층 커피숍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세 사람은 사채사무실로 갔다. 사무실은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이었지만

2층이라 그들은 비상계단으로 올라갔다. 현우와 동수의 손에는 큼직한

가방이 한 개씩 들려 있었다.

장해숙 2013-07-17 17:52	점점 재미가 있어지는데요..ㅎ

이인철 2013-07-18 09:15	《Re》장해숙 님 , 관심과 격려에 늘 고맙습니다.^^ 13일에 근무라 참석지 못해서...미안하네요.

임세훈 2013-09-06 15:10	세금 부분도 나오는데요 제 업무와 밀접한 부분들... 시디, 무기명 채권들을 현금화한다.. 계속 가봐야 될 것 같아요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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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환영합니다	8	admin	2013-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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