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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3-07-28 15:15

ㆍIP: 121.xxx.235

슈킹 (18회)

동인이 전화를 끊자마자 동수가 궁금한 듯 물었다.

"다른 데 어디로 알아볼 건데? 아는 데는 있어?"

"아냐 없어. 장난치지 말라고 그냥 해 본 소리야. 그쪽 라인은 이 사람

빼고는 몰라."

귀찮은 듯 동인이 미간을 찌푸렸다.

약속한 커피숍은 주방 쪽을 제외한 사방이 통유리로 둘러싸여 있어

시원하고 쾌적한 느낌이 들었다.

그들이 도착하고 10여 분이 지나자 자동문이 열리며 모자 위에 작은

꼭지가 달린 둥근 베레모를 쓰고 콧수염을 기른 중년의 사내가 들어

왔다. 그의 콧수염은 비스마르크처럼 팔자 모양의 수염이어서 마치

화가나 철학자를 연상케 했다.

콧수염의 사내는 동인과 눈이 마주치자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고 다가왔다.

가까이서 본 사내는 멀리서 볼 때와는 다르게 나이가 들어 보였다. 유행

지난 빛바랜 바바리코트에 두꺼운 뿔테 안경과 베레모를 쓴 그에게서 언뜻

고독한 예술가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어디 줘바!"

그는 앉자마자 재촉하듯이 말했다.

내려오는 안경을 연신 콧등으로 올리며 동인이 건네준 시디를 빤히 쳐다보던

사내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이 시디 오늘자 발행인데 오늘 사고가 났단 말이야? 이런 건 처음 보네.

어떻게 된 거야?"

"자세한 건 모르고요. 사실은 저도 아는 사람에게 부탁을 받았어요."

"누구? 이 사람들이야?"

그는 맞은편에 앉아 있는 현우와 동수를 번갈아 보며 동인에게 눈빛을 보냈다.

"아녜요, 이 형들은 관계없어요. 형들, 인사하시지요. 전부터 알고 지내던

화백이 형님이예요."

동인의 갑작스런 소개에 두 사람은 얼떨결에 목례을 하였다.

"조화백이란 사람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쾌활한 목소리로 그가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청하였다.

"동인아, 그나저나 오늘 발행일자 사고 시디를 매입하는 업자가 있을지 모르겠네.

최소한 열흘이라도 지나서 사고 나야 매입한 사람도 몰랐다고 오리발을 내밀 수

있을 텐데 말이야. 너도 알잖아. 사고 수표 처리하는 거. 더구나 이건 시디고

금액도 커서 까다로울 거야. 연결은 해 보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사내는 처음의 활발했던 모습에서 말이 길어질수록 자신감을 잃은 듯 마지막

말에서는 고개까지 두어 번 흔들었다.

"화백이 형님, 수고하는 것은 충분히 생각해 드릴게요. 정 50%가 힘들면

그 밑이라도 한번 해 보세요."

어느 덧 동인의 목소리는 사정조로 변해 가고 있었다.

"나도 많이 받으면 좋지 않겠어? 그만큼 배당도 커질 테니까 말이야."

사내는 능글스럽게 웃으며 그들이 보는 앞에서 휴대폰을 걸기 시작했다.

"유 사장, 나 조화백이야. K은행 시디인데 1억짜리 넉 장으로 4억이야.

그런데 문제는 오늘자 발행한 건데 오늘 터졌어. 어떻게 안 될까?"

그는 탁자 위의 시디를 만지작거리며 동인을 보고 윙크를 했다.

슈킹 (19회)

슈킹 (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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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슈킹 (1회)	5	이인철	2013-06-25

2	슈킹	4	이인철	2013-06-25

1	환영합니다	8	admin	2013-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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