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17-09-16 16:37

ㆍIP: 118.xxx.100

소운의 일요 放談(댓글은 술잔과 같다)

나이 드신 분들은 요즘 세상이 참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70년대 초 만 해도 화신 백화점 엘리베이터룰 구경하려고 일부러 찾기도 했으니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좋아졌다고 할 만도 하다. 엘리베이터라야 일일이 손으로 여닫는 자바라 식 수동문으로
지금 기준으로는 원시적이지만, 당시에는 자동으로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넋을 빼기에 충분했다.
당시 종로통에는 일본에서 만든 구형 전차가 다녔는데, 손님이 타고 내릴 때 바다 차장은 표를 받고
손으로 문을 열어 줘야 하는 불편한 구조였다.

그 후, 미국에서 원조로 들어온 전차는 전차 문을 손님이 여닫지 않고 운전사가 손잡이를 돌리면 문이
열리고 접혔던 발판이 자동으로 내려오는 게 신기해 (악수하는 그림이 새겨진 USOM 이 원조한 전차)
이 전차를 보려고 사람이 몰리기도 했으니 별로 길지 않은 세월을 살며 천지개벽을 보는 셈이다.

얼마 전에 회사 동료 한 분이 미국에 이민을 했다.
갈 때는 송별연도 하며 이별을 아쉬워했는데, 밴드인지 뭔지에는 흡사 이웃에 있듯 소소한 일상이
노상 올라 먼 이국 미국에 있다는 사실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고 그냥 이웃에 사는듯하다.
인터넷의 발달은 사람 사이에 간격을 넓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좁히기도 했다.
지구상 어디에 있건 실시간으로 지금 밥을 먹는다, 또는 산책 중이다. 등으로 지리상 거리는 의미를
상실했지만, 같이 모여 회식을 하거나 모임 중에도 핸드폰에 빠져 주위를 의식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정서상 거리는 상대적으로 멀어진 듯싶기도 하다.

글을 쓰는 사람의 처지에서 보면 세상이 좋아진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출판이 아니면 자신의 글을 남에게 알릴 기회가 없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글을 맘껏 펼쳐 보이는 행복한 세상을 살고 있으니 문인의 입장에서는 복을 누리는 셈이다.
예전에는 글을 발표하고 나서 글을 읽은이의 느낌을 글쓴이가 알 방법이 없었다.
책이 많이 팔리면 독자의 반응이 뜨겁구나 하는 정도로 글 쓴 이와 읽는 이의 거리가 멀었다.

지금은 글에 대한 독자의 반응은 바로 나타난다.
독자가 올린 반응은 댓글을 통해 실시간으로 폰으로 글쓴이에게 바로 전달 되는 세상이다.
또 스크랩을 통해 글을 퍼 날라 많은 이가 글을 읽게 하는 역할을 하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
글을 써서 올리고 난 문인은, 어떤 반응일까 하는 맘으로 기다리는 것이 댓글이 아닌가 한다.

소운도 여러 곳 글방에 글을 올리고 나면, 읽는 이의 반응에 촉각을 세우는 편이다.
대부분의 댓글은 늘 다는 분이 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댓글 중에는 글을 읽어 보지도 않고
다는 댓글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이다. 심각한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는데, 정서적인 글에 쉬어
간다거나, 난데없이 꽃이 피고 새가 우는, 또는 비가 온다거나 눈이 온다거나 바람이 분다거나,
멀리 떨어져 있는 지인에게서 받은 안부 편지는 분명 아닐 텐데, 하는 혼란이 오게 마련이고
실망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이런 분의 댓글을 그냥 관심 밖으로 두고 읽지도 않게
되는데 이런 분이 글을 올리고 나면 가장 빠르게 댓글을 단다. (아마 표준 답글을 만들어 둔 듯)

댓글은 술잔과 같다는 생각을 해 봤다.
술을 혼자 마시면 재미가 없다. 술은 상대가 있어 주거니 받거니가 있어야 술맛이 좋은 법이다.
술잔을 받았으면 답잔이 있어야 예의이듯, 댓글이 달리면 답 글을 당연히 달아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술을 많이 마시고 싶으면 술을 많이 권해야 답잔이 많아 거나하게 취하게 마련
이듯 댓글을 많이 달면, 자신의 글에도 댓글이 많이 달리게 마련이고 답글도 많이 달리게 된다.
신인임에도 서재가 붐비는 분들이 있다. 이분들은 다른 문인들의 글방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댓글을 다는 분으로 술잔을 많이 권해서 답 잔이 취하도록 오는 경우로 열성이 늘 부럽기도 하다.

글을 쓰다 보면, 댓글이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특히 카페의 경우 한 분이 동시에 여러 편의 글을 올리면, 댓글 달기가 상당히 난감해진다.
왜냐하면, 자신은 느끼지 못하지만 자신이 쓴 글은 색깔이 같은 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슷한 느낌의 글이 여럿 올라 있는 경우, 한 개의 댓글을 달면 달리 말이 궁해지게 마련이다.
너무 의욕이 과하면 다른 분이 불편해질 수도 있는 것이 댓글이다.
술잔도 연거푸 권하면 손사래를 치게 되어 있다.

댓글은 중요한 소통의 수단으로 잘 키워야 한다.
소운은 많은 곳에 글을 올리고 있기에 댓글이 많이 달리는 편이다.
늘 미안하게 생각하는 것은 답글은 철저히 달지만 남의 글에 댓글을 다는 기회가 적다는 점이다.
답글 달기에 많은 시간을 뺏기다 보니, 남의 글에 댓글을 달기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읽지도
않은 글에 표준 댓글을 만들어 달기에는 그렇다. 척 보면 읽고 다는 댓글인지 다 알게 마련인데,
생뚱맞게 일기 얘기나 다는 댓글을 달기가 그렇다는 것이다.

협회 수필 서재는 모범적 댓글이 달리는 곳이다.
협회 수필 서재에 달리는 댓글은 댓글에 진솔함이 가득 담겨있다.
우선 회원이 많지 않은 탓에 댓글에 대한 부담 없이 올린 글을 정독하신 후 댓글을 다는 것 같다.
소운은 늘 빚진 기분이다. 댓글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언제나 잊지 않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너만 바빠? 하신다면 정말 할 말은 없지만,

* 누구를 비난하자는 생각에 쓴 글이 아니니, 혹 내 얘기야? 하는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정찬열 2017-09-16 17:32	소운 작가님 일요 放談 "댓글은 술잔과 같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깨닫게 하는 소중한글 입니다. 댓글은 술잔과 같다 틀림없는 말씀입니다. 저역시도 시서재에 예전에는 탐독하며 일일이 정성을 기울였으나 요즘 회원님이 배로 많아지니 일일이 대응하려면 저같은 경우 평일에는 저녁 시간 뿐이니 꼬박 5일정도 잡아야 다 할것 같아 인사치래는 복사하여 달며 시심의 글내용에 간단한 댓글을 첨언하는 방식으로 겨우 모면해갑니다. 내가 열심으로 다는 만큼 저에게도 찾아받는 서재이온데 그나마도 나는 몇번 방문 댓글을 달아도 캄캄무소식인 분들도 있는 것에 실망을 하기도 합니다. 의미깊은 글에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내일 대전 행사때 뵙겠습니다.

이석희 2017-09-17 07:29	소운님~~~ 반갑습니다. 댓글을 저는 비교적 잘 달고 있다 생각하지만 사람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 예를 다 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 글에 달린 댓글이야 빠짐 없이 답글을 올리지만 그 분의 글에까지 올려야 하는 것이 예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제가 어려서는 품앗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삯으로 쳐주지 않고 일로 대신 해주는 것이지요. 지금의 애경사도 예전에는 물품이었는데 금전으로 변하였습니다. 옛날보다는 좀 덜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죄송스럽게 여기고 있는 점은 답글을 달면 그만인데 내가 공감하는 글을 만나면 그만 흥분을 하여 가지고 내 처지를 홀랑 까먹고 가르치려는 습관이 도진다는 점입니다. 이 참에 여러분들께 사과를 드립니다. 소운님의 글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고 갑니다.

백낙은 2017-09-18 20:49	소운 작가님. "댓글은 술잔과 같다" 기발한 생각에 공감을 보냅니다. 작가님의 글을 읽고 혹시 내가 댓글을 달지 못했거나 건성으로 체면치례나 한 댓글은 없는지 반성해 봅니다. "술을 혼자 마시면 재미가 없다. 술은 상대가 있어 주거니 받거니가 있어야 술맛이 좋은 법이다." 아주 멋진 표현입니다. 앞으로 우리 수필 서재가 옛날 안방 아랫목 같은 서재가 되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필하심을 빕니다.

박목철 2017-09-19 13:25	《Re》정찬열 님 , 만나 뵈서 너무 좋았습니다. 사람도 많고 얼굴이 익지 않은 분들이 너무 많아서 한참 정찬열 작가님을 한참 찿았답니다. 회원이 많아지면 아무래도 정담을 나누기가 어렵지요, 수필서재가 아주 정겨운 사랑방이고, 정작가님은 주역이십니다. 댓글응 작가님같이 잘 다시는 분은 흔치 않습니다.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건강하신 모습 뵈니 역시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모습 늘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박목철 2017-09-19 13:31	《Re》이석희 님 , 늘 덕담을 주시는 작가님의 댓글은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도 댓글을 잘 달지 못하는 편입니다. 특히 시인님들 방에는 스스로 자제 하는 편입니다. 수필은 서로의 생각이 확연히 들어나니 댓글 달기도 편하지만, 시의 경우 쓰신 분의 의도를 몰라 댓글 달기도 상당히 어렵습니다. 답잔이 올가 염려가 되서 가능하면 술잔을 권하지 않습니다. ㅎㅎ 댓글이나 답글이 부담스러우면, 창작 시간을 너무 뺏기기도 하고요, 그점이 사실 늘 마음에 짐이 되기도 한답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십시요, 작가님,

박목철 2017-09-19 13:35	《Re》백낙은 님 , 위원장님께서 손수 좋은 본보기를 보이시기에 수필 서재는 언제나 따뜻한 정담이 가득하지요, 전혀 소홀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습니다. 주일 날 행사가 많아 자주 뵙지를 못해서 늘 서운합니다. 수필집도 출간하시고 참 모범적이십니다. 저도 늘 맘은 있는데. 선뜻 출판을 못하고 있습니다. 좋은 위원장님이 계셔서 늘 수필 방이 정겹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위원장님,

김종덕 2017-09-19 19:18	박목철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행사때 만나뵈어서 반가웠읍니다. 댓글은 술잔과 같다는 아주 동감이 가는 글입니다. 저는 글을 쓰기 전에는 댓글이 뭔지도 무슨뜻을 가지는지 모를 정도로 댓글을 써본지도 달아본 적도 없읍니다. 서재에 들어오고 난 후부터는 사람사는 냄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읍니다. 제때 댓글을 달지 못하면 아주 큰일을 저지른 것 같은 생각에 몸에 전기가 흐릅니다. 다 마찬가지 겠지만 제 때 달지 못한 경우에는 참으로 미암한 마음을 감출 수없읍니다. 어떤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술잔이 많이 돌면 참기분이 좋은 것은 마찬가지 이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김경렬 2017-09-19 23:58	언제나 옳으신 말씀 귀감이십니다. 가끔은 작품은 읽지도 않고 엉뚱한 댓글을 다는 황당함도 경험 합니다. 예라고 올렸지만 결례가 되기도 하지요. 끝자락 한줄쯤 아는체라도 하면 좋으련만~~ 사실 저도 삼개월여 답글을 달지 못했으니 할말은없습니다. 죄송 합니다.

박목철 2017-09-26 09:15	《Re》김종덕 님 , 김종덕 작가님 반갑습니다. 사실 댓글은 곡 필요하지만 부담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특히 창작 활동을 하시는 분은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것이 부담이지요, 수필 서재는 많은 분이 계시지 않아 댓글과 답글에 성의가 있습니다. 시 서재의 경우 어떤 분은 천 개의 댓글이 오르니, 하루 일과가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답 잔이 무서워 잔을 권하지 못하게 되더군요, 늘 평안히시고 좋은 글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박목철 2017-09-26 09:18	《Re》김경렬 님 , 저도 생각이 같습니다. 차라리 바쁘신 거 다 아는데 읽지도 않고 엉뚱한 댓글을 다느니 이따금이라도 읽고 다시며, 시간이 없어 자주 못온다 하시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별일 없으시며 그냥 바쁜것은 좋은 일이지요, 작가님 바쁘신 것 같아서 오히려 좋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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