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17-08-08 13:41

ㆍIP: 118.xxx.100

소운의 閑談(祝祭 이야기)

소운의 閑談(祝祭 이야기) 대한문학세계 기자, 소운/박목철

사람은 사회적 동물로 홀로 사는 경우가 거의 없고 여러 형태의 집단을 이루고 살고 있다.
이렇게 집단을 이루고 살다 보면, 편리한 점도 있지만 알게 모르게 집단적 긴장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이런 집단적 긴장은 외부에 적을 만들어 전쟁을 통하여 풀기도 하지만 외부에 적이 없을 때는 축제라는
형태를 통해서 풀기도 하는데, 일본에 유달리 축제가 많은 것도 다 들여다보면 이런 사회적 배경이 느껴진다.

일본인은 유달리 남을 의식하며 삶을 영위하는 독특한 민족이기도 하다.
섬사람들이 거의 그렇다고는 하지만, 단결심이 강하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생각이 강한 민족이다.
그러다 보면, 집단적 긴장이 많이 쌓일 것이고, 통치자는 집단적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형태의 축제를
개발하고 장려했을 것이다. 일본이 동양에서 유일하게 서구적 봉건체제를 유지한 까닭에 지역을 중심으로
한 독특한 문화가 유달리 발전하게 되었고, 다양한 축제가 발생한 배경이라는 추측을 해 보지만,
어디까지나 검증되지 않은 소운의 자의적 판단이다.

일본은 근세가 되기 전까지는 각 지방이 하나의 왕국처럼 실력자가 자기 영지를 세습으로 다스려 왔다.
심지어는 영지 외에 통행도 허락을 받아야 할 정도로 지역 간의 자유로운 소통이 어려운 나라였다.
지금에 와서는 지역마다 독특한 풍습과 음식, 축제 등을 자랑하지만, 그 이면에는 행동을 억압하는
통제가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헤아리면, 조선에서 한 번도 사람의 통행을 억압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으니 그래도 일본보다는 속박이 덜 했던 듯 싶기도 하다.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여러 형태의 축제와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마쓰리라고 부르는 이런 축제의 현장을 자세히 보면 우리의 축제와는 사뭇 형태가 다름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축제는 주민을 단합시키는 요소가 거의 없고 어떤 주제를 표현하려는 축제가 대부분이다.
전국에 많은 축제가 있지만, 여러분은 그저 구경꾼으로 축제를 곁에서 지켜본 구경꾼이었을 것이다.
일본의 축제는 위에서 잠시 살폈듯, 주민이 함께 참여하며 단합하는 의미의 축제가 대부분으로
우리의 축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마츠에(松江) 에서 본 등 축제는 주민이 각자 만든 등(燈)을 내건 것으로 태극기가 그려진 교포의
등도 있었고, 성주의 입성식을 재현한 축제에는 주민들이 대거 당시의 복장으로 축제에 참여하고 있었다.
여성분들이 총포대대원으로 참가해 실제 조총을 발사하는 멋진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흑인이 무사로 참가하기도 하는 말 그대로 주민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는 그런 축제였다.

축제가 있다는 정보를 알지 못하고 하루를 숙박한 요나고(未子)에서 운 좋게 축제를 만났다.
내비에 입력 된 도로를 차단해 투덜거리며 다른 도로로 숙소에 도착 해 짐을 풀었는데,
호텔 창문을 통해서 내다보니, 우리가 오려던 통제된 도로에서 축제 행렬이 줄을 이어 요란한
공연을 펼치며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호기심이 많은 막내가 카메라를 챙기며 "아빠 가실래요?"
물었지만, 피곤해서 도저히 나갈 수가 없었다. "창문으로 볼 게, 사진 잘 찍어와,"
나이 들면 여행도 피곤한 법이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 이런 유치한
노래가? 했었는데, 어허! 세월이 비켜 가지 않는구나!

일부러 호텔에서 저녁을 먹지 않기로 미리 정했었다.
호텔의 식사는 바이킹이라 하여, 우리로 하면 뷔페식인데, 이 메뉴는 여행지 어디를 가나 별반
다르지 않아 몇 번 먹으면 질리기도 하고, 본전 생각에 먹다 보면 위장병이 생기는 피해야 할 식사
라는 생각에서 가능하면 먹지 말자고 미리 얘기했던 바가 있어 축제도 볼 겸 거리로 나가기로 했다.
거리는 축제 분위기가 흠뻑 젖어 있었다. 우리의 축제 현장의 먹거리 포장마차 비슷한 간이 시설이
거리를 메우고 있었고, 지역에 알려진 유명 식당의 포차에는 음식을 맛보려는 사람들의 긴 줄이 있었다.

축제의 행렬이 저마다 묘기를 펼치며 흥을 돋우고 있어 거리는 떠들썩 한 잔치 분위기였다.
기다란 장대에 등을 매달아 놓고 그 장대를 세워서 한 사람이 공중으로 받치는 그런 축제였다.
작게는 네 단에서 여섯 단, 아홉 단끼지 어린이나 여자들도 체력에 맞는 장대를 치켜들고 함성을 질러
대는 장관이 대단했다. 아홉 단짜리는 매달린 등이 46개이고 높이도 높아 세우기도 만만치
않고 무게도 상당할 것 같았는데 한 손으로 치켜드는 묘기는 절로 박수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장대를 마을 단위로 함성도 요란하게 세우고 잘 세워져 중심이 잡혔다고 생각되면
한 사람이 나서 한 손으로 높게 올려 보이거나, 심지어 입으로 장대를 세우기도 하는 묘기를 보였다.
너도나도, 번갈아 가며 주민들이 장대를 이어받아 세우려고 지르는 응원의 환성이 대단했다.
장대가 쓰려지며 하면 모두 달려들어 다시 세우려 힘을 합치고, 다시 세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주연, 조연이 따로 없는 말 그대로 마을 주민이 하나가 된 축제의 장이 가득 펼쳐지는 장관에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 들은 집단의 스트레스를 축제로 멋지게 날려 보내고 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마을 단위로 참가한 팀끼리 겨루는 경쟁도 있다고 들었다.
세운 장대를 쓰러트리지 않고 계속 세우고 있다는 것도 사실 버거운 일일 것이고, 묘기에 대한
경쟁도 있는 듯 축제의 열기는 대단했다. 축제를 보고 있노라면, 이방인인 나도 소리를 지르게 되어 있다.
보는 축제가 아니라 느끼고, 같이 몰입하게 되는 참여의 축제가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멋진 축제다. 축제는 요나고의 -가이나(큰) 마쓰리- 라고 한다. -말미에 발췌 참조,

축제가 파장되고 많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놀랍고 부러운 현장을 보았다. 조금 전까지 그 많은 사람이 복작대던 도로가 거짓말같이
휴짓조각 하나 없이 흡사 비질을 한 것 같았다. 그들의 질서의식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축제 현장이 쓰레기 더미에 치여 몸살을 앓는 광경을 떠 올렸기 때문이다.
분명 길거리에서 뭔가를 먹으며 걷던 많은 젊은이를 보았고 , 그들도 먹고 남은 막대나 포장지가
분명 있었을 터인데,

대외적으로 펼치는 일본의 외교는 별로 매끄럽지 못하다는 생각을 늘 하지만
가까이서 만난 일본인은 싹싹하고 친절하고 적대감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서 온 관광객이다."
축제팀과 사진도 찍고, 현장을 순시하는 경찰과 사진도 찍었다. 이웃한 나라이니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 하는 것이 좋겠지만, 잘못에 대한 사과 하나도 꺼리는 것을 보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축제 현장을 떠나며 마음이 무거웠다.

저녁 대신, 막내가 편의점에서 사서 간 맥주로 더워진 가슴을 달래야 깊은 잠이 들 것 같다.
요나고의 축제,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 (제 글은 수필, 사진, 시,를 갖추려고 노력 합니다.
다움에 박목철을 조회 하시거나, -문학이 흐르는 여울목-에서 사진이 곁드린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발췌한 정보입니다.

요나고 가이나 마츠리 (米子がいな祭)
시기 : 2009년 8월 8일(토), 9일(일)
장소 : 요나고역 앞 사투리로 "크다"는 뜻인 "가이나".
시민 전체가 참여하는 대형 여름축제입니다.
요나고 역 앞 길에는 양쪽으로 노점들이 들어서고, 오프닝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얀차YOSAKOI, 가이나 다이코 등 하루종일 이벤트가 열립니다.
날이 저물면 가이나만토의 행렬이 지나며 요나고의 거리를 뜨겁게 태웁니다.
마지막은 가이나 불꽃놀이가 바다를 무대로 환상적인 밤을 수놓습니다.

이석희 2017-08-08 18:49	박목철 작가님~~~ 배도 부르지 않는 나이를 많이 먹고 보니 이제는 어디를 돌아보려 한다는 게 사치스럽고도 무관심한 세대가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찌하면 혼자 즐겁게 놀 수가 있을까?' 하면서 세월을 보냈습니다. 참 옹졸하게 살았구나 하고 후회합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의 이 생활에 퍽 만족하면서 살아갑니다. 마치 일본에 온듯 착각할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말들을 합니다만 저에게는 퍽 먼 나라차럼 생각되었습니다. 이렇게 자상하게 안내를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덥습니다. 건강하세요.

백낙은 2017-08-08 20:47	소운 작가님. 작가님은 어느새 일본 전문가가 되셨습니다. 저도 우리가 일본의 장점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중 하나입니다. 일본과 같이 독특한 축제는 의미도 있고 보존 가치도 있지만 요즘 우리나라의 축제들을 보면 한심한 축제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별의 별 축제가 다 있습니다만 여러 시군이 불꽃 축제를 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잠시 잠깐의 눈요기를 위해서 수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보아도 그렇고 이북의 김정은이가 하는 불꽃 놀이와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전통문화를 잇는 축제를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여깁니다.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축제 이야기 감사합니다. 은안하소서.

정찬열 2017-08-08 20:48	소운 작가님~ 우리문화와 사뭇 다른 일본문화중에서도 축제에대한 다양한 정보를 속속들이 정감가는 일본여행으로 끌어들어 공감을 느낌니다. 어떻한 사유가 되었든 나에게는 생소한 이웃나라 문화와 축제 실감나는 방담 가슴으로 세겨 답습니다. 입추가지났지만 아직도 무더위가 극성입니다.^^ 늘 건안 하시고 즐거운 소식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황양국 2017-08-11 10:27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좋은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주응규 2017-08-11 14:44	모처럼 소운 작가님의 수필서재에 들려 좋은 글 배독합니다 오늘이 말복이고 입추가 지나고보니 이제 바람에도 가을 내음이 묻어옵니다 무더운 여름 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좋은 계절에 좋은 글 많이 창작하십시오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 동행하십시요.^^

김종덕 2017-08-11 20:07	박목철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일본의 마츠리에 대하여 상세히 집필하셔서 거기까지 가보지 않아도 훤하게 보입니다. 작가님의말씀대로 마츠리는 답합의 의미인것 같습니다. 참여하는 축제이지요. 작가님 말씀대로 같이 참여하고 싶어지는 재미있는 무언가 전달하려고하는 내용이 있는 축제여서 어는 축제이든지 가면 실망하지 않는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하나비(불꽃놀이)를 축제의 클라이막스로 생각할 만큼 많이 하고있읍니다. 우리나라의 불꽃놀이는 그냥 멋있다고 말한다면 일본의 불꽃놀이는 박자에 맞추어 올리기 때문에 더욱 흥겹습니다. 1시간 이상 불꽃놀이를 합니다. 멋있읍니다. 어디서 불꽃놀이 한다면 빠지지 않고 가려고하는 모습늘 볼 수 있었읍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소운의 일요 放談(여름과 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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