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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곽철재 문학서재

ㆍ작성자	곽철재
ㆍ작성일	2015-02-17 14:36

ㆍIP: 118.xxx.122

고향의 겨울밤
고향의 겨울밤

한재 곽 철 재

얼음도 터지는 추운 산골에
매서운 밤이 찾아오면
명경처럼 쨍한 보름달이
깜깜한 솔숲 위로 시리게 떠오른다

초가집 장독대에
감나무 그림자 어른거리고
열두 집이 모여 사는 동네 어귀에
댓잎마저 서걱거리면
어린 나는 꼬리가 땅을 쓸고 다닌다는 늑대보다
작년에 죽은 옆집 할머니 귀신이 더 무서웠다

어둠을 두른 돌담 따라 달빛이 나무를 흔들고
뒷산 무덤가 부엉이가 밤 늦도록 울어대는 날
몇 살 많은 누나와 나는
이불 속에 다리를 묻어 세운 채 섬찟 몸을 웅크려댄다

으스스한 달빛이
아랫채 마굿간을 다 훑고 지나간 뒤에야 겨우
우리는 아버지가 앞마당 귀퉁이에 묻어둔 배추 뿌리며
웃목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한 고구마 포대를 떠올려낸다

그것들을 깎아서 먹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하며
겨울밤은 깊어간다

안정순

2015-02-17 22:34

`곽철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그 시절에는 휑하니 바람 소리만 들어도
귀신이 나오는 듯 어찌나 무섭던지요!
긴 겨울 밤 동치미에 고구마로 주린 배를 채우면서~

감사히 봅니다.
행복한 명절 맞으시구요
건강하세요~시인님


곽철재	안정순시인님 귀신소리를 내는 바람소리를 느껴보셨네요. 어릴적엔 정말 무서웠지요. 오늘 설 잘 쇠셨는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19 18:58

박정근

2015-02-17 22:24

`곽철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수수깡 엮어세운
길다란 발 속에 고구마가 있었지요
동지섣달 긴밤에
그만한 간식이 없었지 싶습니다
고향처럼 친근한 시향에 쉬어 갑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세요 시인님~~^^


곽철재	감사합니다. 박정근시인님께서도 시골의 겨울밤 추억이 있으신 모양입니다. 설날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19 18:54

김희선

2015-02-17 23:33

`곽철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제 유년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그대로 옮겨 놓으셨네요..
울컥 그리움이 대책 없이 밀려옵니다.
맞아요..젤루 무서웠던 건..할머니 귀신..
그래도 정겨웠던 내 동무들..그리고
우리 할머니의 따뜻한 품속이 많이도 그립네요..
고운 시심에 오래도록 머물다 갑니다.
행복한 설 연휴 되세요~시인님^^*


곽철재	김희선시인님 같은 추억이 있으시다고 하니 더욱 반갑습니다. 설은 잘 쇠셨는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19 19:01

주응규

2015-02-18 09:13

곽철재 시인님 곱게 내리신 글향 마음에 훈훈하게 담습니다
건안 건필하시고 가족과 함께 행복한 설 명절 쇠시고
청양의 을미년 새해 福 많이 받으십시요^^


곽철재	주시인님 오늘 설날인데 새해 인사 드립니다. 올해에도 건강하시고 늘 평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19 19:05

성경자

2015-02-18 19:16

올 한해도 건강과 행복이
늘 곁에 머무시길 바랍니다
귀성길 안전운전 하시고
편안히 보내십시오~^^


곽철재	성경자시인님 오늘 설 잘 쇠셨는지요?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19 19:07

천애경

2015-02-20 01:33

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설날이라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더니
저녁엔 정말 피곤하네요
시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곽철재	명절은 좋은건 맞지만 어른이 되고부터 힘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자분들은 더 하겠지요? 천시인님 이렇게 인사드리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20 10:45

배정이

2015-02-20 10:24

작년에 죽은 옆집 할머니 귀신보다 시인님이 더 무섭습니다. 제 입을 코에 걸어버리고 배꼽을 통째로 빼니 말입니다.ㅎㅎ 맛깔스런 글 잘 보고 갑니다. ^^


곽철재	배정이시인님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세요. 명절은 잘 쇠셨겠지요? 도시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분들은 절대 누려볼 수 없는 촌사람들만의 정서입니다. 부러우시죠?	2/20 10:51

김상화

2015-02-20 23:14

어린 시절 귀신 이야기는
누구나 무서워했지요
바람불데 대나무 잎 스치는
소리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상상이 갑니다
설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곽철재	김시인님 설은 잘 쇠셨는지요? 감사합니다. 어린시절에는 모든 것이 크고 무섭고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그것들이 오히려 그립기도 하구요. 늘 평안하십시오.	2/21 09:33

김선목

2015-02-21 12:54

곽철재 시인님 안녕하세요
옛날 옛적에 그랬지요 대문밖 화장실도
누군가 같이 가야했고요
시골스런 시어와 고구마 깎아먹고 구워먹던
겨울날의 추억을 잘 감상했습니다
행복한 나날 되십시요


곽철재	감사합니다. 김시인님. 어릴 때의 추억이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좋은일인 것같습니다. 느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2/22 00:00

정재열

2015-02-21 14:20

그리움 가득한 시향 잘느끼고 갑니다.
곽철재 시인님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곽철재	감사합니다. 정시인님 덕분에 아련한 어머니 생각 많이 하였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멋진시 더 많이 쓰시길 기원합니다.	2/22 00:04

신승준

2015-02-21 16:21

방금 떠나온 시골집이
다시금 하얀 추억으로
다가와 앉습니다.

고향, 고향집, 고향의 겨울
내 몸 어느 부위의 일부처럼
영원히 나와 함께 가는 듯합니다.

시인의 고결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금년에도 늘 건승하시길 축원합니다.


곽철재	신시인님 고맙습니다. 멋진 고향이 있으시군요. 명절이면 갈수 있는 고향이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입니다.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2/22 00:07

김흥님

2015-02-21 18:30

아련한 추억으로의 반추!!!

유년시절의 그 커다란 산은 뒷동산이 되었고
바다같은 저수지가 그저 작은 웅덩이가 되었습니다
몇십리를 걸어 학교를 다니고
사계절 논밭과 골목골목이 놀이터였던 그곳엔
아이들은 도심속으로
세월속으로 다 사라지고
무심한 세월의 적막한 고요만이 흐릅니다

그 고향은 언제 기억해도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곽철재	김흥님시인님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세요. 시인님들께서 시골이 고향인 분이 정말 많으신 것같습니다. 아마 그것이 시인님들 시의 큰 자산인지도 모르겠고요. 밤이 늦었네요. 내일도 평안한 하루 되십시오.	2/22 00:15

노복선

2015-02-22 13:21

어린시절로 잠시 저도 다녀왔습니다
어려서는 왜 그리 무서움이 많았는지 모르겠어요
설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연휴 마지막날 재미있게 보내세요


곽철재	노시인님 다녀가셨네요. 감사합니다. 어린시절의 추억은 누구에게나 언제나 가슴에 남아 있겠지요? 늘 행복하십시오.	2/22 19:24

김광섭

2015-02-24 12:39

고향의 겨울밤....^^
ㅎㅎ
시향에 너무 멋있습니다
새해 福 많이 받으십시요
시인님!


곽철재	김시인님께서 늘 관심 가져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2/25 16:20

한영택

2015-02-24 16:44

시인님의 고향 집은 한적한 시골 마을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어릴 적 고향이 시골인 사람들이 더 추억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전 희한하게 무서움을 몰랐던 건지?
달밤에 공동묘지를 지나칠 때 귀신이 나와 춤을 추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혼자 다녔어요~
ㅎㅎ~ 바닷가 원두막에 할아버지에게 놀러 간다고
고구마는 양호하지요~ 동지섣달 긴긴밤에 동내 아이들과 놀다가 배가 출출하면
집 가까운 텃밭에 묻어둔 무를 몰래 끄집어내어 먹었든 기억 ㅎㅎ~
지난날의 죄상이 다 드러납니다.
하지만 지난날 철없이 놀던 시절이 행복했지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늘 좋은 일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가세요.
곽철재 시인님.


곽철재	한영택시인님 다녀가셨네요. 댓글까지 달아주시고 추억도 공감해주시니 감사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십시오.	2/25 16:21

이민아

2015-02-26 00:58

축복을 저의 손에 가득 담아 곽철재 시인님의 서재에 살포시 놓아보아요.
시인님의 어릴적 이야기가 흐르는 '고향의 가을밤'시를 가슴에 새기며 웃음도 살짝이 지어봅니다.
저도 어릴적 두꺼운 얼음이 햇살로 사르르 녹아질때 얼음배를 타며 둥둥 떠다니다 얼음이 갑자기 갈라져서 매서운 냇물에 '퐁당'빠졌던 추억을 꺼내보며, 함께 놀던 오빠.언니.친구들의 모습도 그리워해봅니다. 가슴에 꽁꽁 잠들었던 추억을 녹여주시고, 그 추억으로 따스한 마음도 느끼울수 있게 해주어서 감사드려요.
시인님의 삶속에, 서재에 언제나 고향처럼 아름답고 포근한 좋은 소식들이 넘치우기를 원합니다.


곽철재	이민아시인님 . 한참만에 제 서재에 불이켜져 있길래 왔더니 반가운 손님이 오셨네요. 고맙습니다. 저도 어릴적 연못에 들어갔는데 얼음이 녹았는지 갈라져서 죽다가 살았습니다. 고마운 아저씨 한분이 꺼내 주셨습니다. 누구신지 복 받으실 분이예요. 늘 햏복하세요.	2/26 22:45

김병근 2018-01-16 15:43	겨울비가 봄비처럼 날리오는 부산의 회색빛 전경입니다 이러한 날씨 요즈음 유행하는 독감에 각별 유념하시옵고 옥체보존 하시옵소서 곱게 집필하신 고향의 겨울밤 마음 한 자락 머물다 갑니다 강녕하시옵고 건승하시기를 앙망하옵니다

영화 유감

세월만 흘렀다고 고목이랴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17	가뭄	62	곽철재	2015-07-06

16	초여름 밤	75	곽철재	2015-06-18

15	감꽃목걸이	87	곽철재	201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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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B 에 게	61	곽철재	2015-04-15

11	목련꽃 순정Ⅱ	59	곽철재	2015-03-31

10	목련꽃 순정Ⅰ	67	곽철재	2015-03-17

9	영화 유감	30	곽철재	2015-02-27

8	고향의 겨울밤	33	곽철재	2015-02-17

7	세월만 흘렀다고 고목이랴	30	곽철재	2015-02-03

6	재회, 아미랑에서	24	곽철재	2015-01-25

5	나목Ⅱ	24	곽철재	2015-01-17

4	바다와 고래	15	곽철재	2015-01-11

3	해바라기	21	곽철재	2015-01-02

2	나목Ⅰ (등단작, 등단소감)	12	곽철재	2015-01-01

1	환영합니다	8	admin	201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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