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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담 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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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곽철재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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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곽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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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15-01-01 13: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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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Ⅰ (등단작, 등단소감)
<<등단작>>
나목Ⅰ
한재 곽 철 재
12월의 도시에
… 바람이 분다
가지 끝에 매달린 몇 장의 잎들은
연말의 샐러리맨처럼 떨고 있고
꺼칠한 몸뚱아리는 차갑게 웅크리는데
냉기는 내 목덜미에
손 쓸 틈도 주지 않고
… 쑤욱 파고들어버린다
지난 가을
낙엽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걸음으로 넘실대던 거리에는
거미줄처럼 가늘어진 햇살과
얼음장처럼 식어버린 보도블럭만
차가운 바람에 맞서고 있다
죽을힘을 다해
틈새를 비집고 나온 민들레조차
몸보다 더 발가벗겨진
내 가슴속에는
아무런 위로가 되지 못한다
… 너무 춥다
<<등단소감>>
오래 전에 어느 지인께서 내 사주를 봐주신다고 했을 때, 나는 그런 거 안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은근히 괜찮은 풀이 내용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내 사주는 흙(土)이 두 개나 들어있고 물(水)은 없어서 마치 메마른 흙이 사막처럼 펼쳐져 있는 형국이라는 겁니다. 늘 갈증에 목말라하지 않았느냐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무척 실망스러웠습니다. 사주를 볼 줄도 모르는 아마추어가 봐서 그런 거라고 굳이 생각하며 매우 언짢은 기분을 애써 감추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에야 그분의 풀이가 정말 맞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늘 허전해하며 뭔가를 두고 온 듯한 느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왔음을 자꾸만 깨닫게 됩니다. 나만 외롭고 쓸쓸하다는 느낌을 주체하지 못한 채 세상에 따뜻한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못한 숱한 세월과 시 한줄 쓸 때마다 거기에는 냉기만 가득하여 스스로도 마음이 불편했던 것은 모두가 이놈의 사주 탓이라고 생각해버리기로 했습니다.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팔자 도망은 못한다고 하지만 이제 용기를 내어 황량한 사막에 물도 좀 주고 나무도 길러보고 싶습니다. 가슴도 재주도 부족한 것밖에 없지만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기회를 준 대한문학세계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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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순
`곽철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