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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도연 소설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도연
ㆍ작성일 2021-09-15 11:42
ㆍIP: 175.xxx.88
문과 나의 경계
문과 나의 경계

이 도 연

그것은 경계였다
문이 앞을 가로막고 버티고 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문밖으로 나가는 길
그곳은 어떤 세계로 통하는 길이 있을지 모른다

문은 안과 밖의 경계로
희망과 절망,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장치
밖의 세계는 미지의 사회이며 야생의 땅
그것은 문이었다

문을 열면 따스함과 안락 대신
새로운 풍경을 그리거나
알 수 없는 길을 향해 나아가야 하고
이름 모를 나무와 알 수 없는 미지의 것들과
인사를 나누고 미소를 보내며
장롱 속에서 가지고 온 간을 꺼내 보여야 하는 것은
생존의 요구하는
많은 사람의 바람을 위한 정당방위이다

그러나 문은 결코 나쁘지만은 않은 것이다

문을 연다
문이 열린다
문이 닫힌다

문을 여는 것은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이며
용기 있는 자의 도전이며 행동이다
비를 피하려 할 때 두려운 것이듯
문을 열기 전이 힘든 것이니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문이 열린다는 것은
새로운 출발점이자 희망의 시작일 수 있다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향하는 신호탄이다

불안의 씨앗은 밭두렁에 심어라
문밖에는 어둠 많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햇살 푸르른 광명의 대낮도 있다

열린 문으로 나아가라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지만
산다는 것은 언제나 끝없는 모험이며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것이다

살아 있는 자 깨어 있어야 하며
깨어 있는 자 언제나 길 위를 걷는다

문이 닫힌다는 것
그것은
익숙한 것들로부터 이별이며
안락한 것들 그리운 이들과 결별일 수 있으며
또 다른 단절의 의미가 있다

문을 닫음으로 과거를 만드는 일이며
문이 닫히는 소리는
추억을 만드는 전주곡을 예고하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문을 닫아야 한다
살아 있는 자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한 숙명 같은 것
우리는 이별을 아쉬워하지 말아야 한다

문을 열고 세상에 태어나
열린 문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아가
나그네 삶을 살아가다 예고편 없는 어느 날
세상의 문을 닫고 흙으로 바람으로
태고의 고향으로 산화하는 것이다

그러니 두려 위 말라
단지 문을 닫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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