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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도연 소설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도연
ㆍ작성일 2021-10-31 10:03
ㆍIP: 175.xxx.88
고독으로부터 자유
고독으로부터 자유

이 도 연

고독은 어디에서 오는가?
사람은 고독한 존재 일수밖에 없는 이유는 삶의 상실에서 오는 상처 때문이다.
삶이 혼자라 고독한 것이 아니라 함께하기 때문에 고독한 것이다.
반대로 함께 있을 때는 절대 고독하지 않다.
다만 함께하는 것이 영원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함께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던 일들이 어느 날 홀로 할 수밖에 없거나 나로부터 분리되어 떠나가게 되면 심한 고립감을 느끼며 고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교류하고 활동을 하지만 어느 순간 무기력한 자신을 발견하거나 나이 들어 사회 활동이 위축되는 순간을 느낄 때 어느 날 병들어 활동하지 못하면 사람은 누구나 우울해지고 자책감에 괴로워하며 고독해진다.
고립감은 상실로 이어지고 상실은 고독이라는 중병을 앓게 된다.

그러나 다행히도 신은 인간에게 망각이라는 선물을 주셨다.
고독의 시간도 상실의 상처도 시간이라는 망각의 장치가 작동하며 천천히 잊혀 감으로 인해서 고독에서 벗어나 또 다른 사회적 활동을 통하여 회복 탄력성을 복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살아 있는 동안 끝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상실과 고독과 망각을 되풀이하며 살아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람의 운명이다.

고독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겠지만 상처를 최소화하는 일은 현재를 사는 일이다.
과거로부터 단절 미래로부터 분리하는 일 즉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냈던 일, 좋지 않은 기억을 지워내는 일이다.
오지 않은 미래의 일들을 걱정하며 불안해하거나 사진 속의 지인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일에 불안감으로부터 초연해지는 일이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죽음이라는 명제 앞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운명이다.

자신의 늙어감을 받아들이는 일이며 주변의 관계로부터 단절되는 일을 인정하고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종래에는 홀로서는 존재임을 알아야 한다.
현재 내 나이가 몇인데 따져서 앞으로 몇 년밖에 못 살 것 같다고 단정 지으며 불안해하는 삶은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이며 지옥의 삶이다.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이다.
고독으로부터 편안해지는 것은 부정을 긍정으로 변화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메멘토 모리 나의 죽음을 인정하고 아모르파티를 외치며 나의 운명을 사랑하는 것이다.
나만의 치유와 공간을 통해서 육신과 마음의 숨결을 고르기 위한 퀘렌시아를 만들어 평안을 유지하는 것이다.
과거의 아픔과 상실로부터 자신을 치유하고 오지 않을 미래의 걱정에서 자유로워지며 카르페 디엠 흐르는 시간 속의 현재를 잡는 일이며 지금에 최선을 다하고 즐기는 일이 고독으로부터 자유롭게 살아가는 길이다.

과거와 미래로부터 단절을 통해 현실에 충실하고 가장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없겠다."라는 유대 속담처럼 단순하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며 결국 인간은 가장 단순함으로 고독과 맞설 때 고독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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