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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도연 소설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도연
ㆍ작성일 2021-11-20 12:39
ㆍIP: 175.xxx.88
점을 찍는 마음
점을 찍는 마음

이 도 연

식사를 하는 행위를 일컬어 아침, 점심(點心), 저녁이라 한다.
이중 아침과 저녁은 우리 말이지만 점심은 한자어로 불교에서 차용한 단어다.
이는 우리 선조들이 어려운 농경 생활을 할 때는 점심을 먹지 않았으며 조금 먹고살 만한 시점에 점심을 먹기 시작했지만 마땅한 단어가 없어 불교 용어를 빌려 왔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는다는 것의 뜻은 점을 찍듯이 조금 먹는다는 말이다.
과하지 않고 적당하게 지나치거나 부족함이 없는 것, 여기서 부족함이 없다는 것은 마음의 수양을 통한 절제를 이르는 마음이다.

식사함에 있어서도 과식을 하지 않으며 점을 찍듯 가벼이 한다는 의미이다.
과하게 먹지 않으니 체할 염려가 없고 살찔 걱정이 없으니 비만에서 오는 성인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비단 음식을 먹는 것만이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이 많거나 갑자기 일확천금이 생겼다 치면 사람은 방탕해지고 엉뚱한 꿈을 꾸는 것이다.
가진 자들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유희를 즐기자고 만들었다는 인간 심리를 잘 묘사한 드라마가 최근 유행하는 오징어 게임 같은 것이다.

조금 부족하게 가진 사람들은 오늘도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며 조금씩 이루어가는 기쁨을 누리며 살아간다.
찻잔에 물이 넘치면 주변을 어지럽히고 지저분하게 만들지만 적당한 높이로 물을 채우면 정갈하고 단아한 향기를 피워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점은 모든 우주 만물의 시작이며 원천이다.
점은 선이 되고 선은 모여 면이 되어 모이고 흩어지며 원이 되고 원은 공과 허가되어 모든 만물을 담아내는 근원인 우주가 되는 것이다.
점 하나를 찍는 소박한 마음과 행위가 온 세상 만물의 근원이 되고 행위의 시작이 되며 사람 마음의 출발이 된다는 것은 놀라운 발견이다.
점을 찍는 마음은 인격의 수양이며 기도이고 소망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지나친 것이 부족함만 못하다는 것은 점을 찍는 마음에서 의미의 깊이를 헤아리는 순간으로 오늘도 비운 마음으로 점하나를 심신에 찍어 하루를 시작한다.
이름아이콘 염규식
2021-11-20 18:38
회원사진 		시인님 건안하신지요
점심의 어원을 처음 알았습니다
"점을 찍는 마음은 인격의 수양이며 기도이고 소망이다"
좋은글 마음에 간직하고 갑니다
늘 강건하시구요 편한 오후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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