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최병도
ㆍ작성일	2018-10-31 22:09

ㆍIP: 211.xxx.204

태풍
태풍

올 여름 그렇게 가혹했던 더위도 어느새 돌아서고, 이제는 파란 하늘과 양 때 같은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며, 한잎 두잎 물들어 가는 나뭇잎들이 눈으로 다가왔다.
은행나무는 잘 익은 은행을 떨어뜨리며 구린 냄새를 풍기고, 누렇게 잘 익은 곡식이며, 빨갛게 물들은 사과까지 어디하나 부족한 것 없이 풍성한 가을이다.
그런데 가을비가 내린다. 어느 곳에도 도움 되지 않는 걱정스런 비다, 종일 비가 내리며 그칠 줄 모른다. 일기예보는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한 태풍이란다.
언제나 가을 태풍은 많은 비를 동반하며 피해를 주었다. 2016년 태풍 ‘차바’도 그랬다. 얼마나 많은 피해와 상처를 주었던가, 제일 큰 피해는 부산과 울산지역이다. 부산은 초고층 마린시티가 저층이 물에 잠기고, 울산은 태화강과 일부도로가 성난 파도처럼 굴뚝물이 철썩이며 자동차와 집들을 삼키고, 종이배가 된 듯 둥둥 떠다니며 태풍의 위력을 과시했다. 그 때문에 많은 이재민과 인명 피해를 내며 모든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번 태풍 ‘콩레이’도 비슷한 경로로 한반도에 상륙하며 많은 피해가 우려 될 것이라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에 만전을 기하라는 일기예보다. 이번만큼은 태풍 피해 없이 조용히 지나갔으면 하고 바래본다.

내일은 시화 철거하는 날이다. 대한문인협회에서 특별 초대시인 시화전시회 작품을 공모하여 “시 자연에 걸리다“라는 시화전시회을 열었다. 서울지회를 시작으로 전국 지회를 순회하며, 지금은 대구경북지회가 경산 남매지에서 시화전시를 열어 많은 시민과 함께했다, 한 달여 동안 전시를 마치고, 내일은 시화 철거를 한다. 태풍의 위력을 알기에 다른 날 화창한 날로 미뤘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예정대로 철거를 해야한다는 이사장님의 지시다. 비바람속에서 시화철거를 하려니 걱정이 앞선다.

토요일 아침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린다. 오후 2시에 대구경북지회 시인님들과 모여 향토문학상 경연대회와 시화전시 철거를 해야 한다. 그래서 장사 준비를 서둘렀다. 아내 혼자서도 일할 수 있도록 천막을 펴고 바닥에 빗물이 튀지 않도록 상자를 놓고 좌판을 깔았다. 오전 내내 손님은 오지 않고 짓궂은 비만 계속해서 내린다. 시계를 보니 1시 반, 지금 출발하면 2시전에 도착 할 것 같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장사를 부탁하며, 아내가 혼자서도 일을 할 수 있도록 대충 정리를 하고, 경산남매지로 향했다. 가는 동안 비 줄기가 약해지고 곧 태풍도 동해로 빠져나간다는 소식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다행이다.
경산 남매지에는 벌써 많은 시인님들이 와 계신다.
이제 세력을 잃은 태풍은 이슬비가 되어 오락가락하고, 멀리 보이는 팔공산 꼭대기는 구름이 걷히며 운무가 가득 피어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 산꼭대기는 구름을 타고 신선들이 노니는 듯 보인다. 아름다운 운무를 잠시 감상하는 동안에 이사장님과 부이사장님이 오셨고, 예정대로 백일장을 열었다. 시제는 지금 분위기에 맞추어 “가을비”가 주어졌고, 한 시간 반 정도 여유를 주었지만 먹먹해진 머리는 시상을 잃어버린 듯, 고뇌를 씹어 보지만 복잡하다. 별 기대도 안하고 시를 제출했다. 심사 하는 동안 시화를 철거 했다.
시화 철거하는 동안 약한 바람이 불며 간간이 이슬비가 내렸지만, 햇빛이 쨍쨍한 날보다 일하기는 수월했다. 여러 시인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하다 보니 힘든 줄도 모르고 빨리 끝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백일장에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작은 상장과 상패까지 받았다. 너무나 기뻤다.

집으로 돌아오니 온 몸이 뻐근하다. 시화 철거를 하면서 시화가 걸린 지젤을 두 개씩 들고 200여 미터를 몇 번을 반복해서 걷다보니 안 쓰던 근육이 많이 놀란 모양이다. 그래도 아무 탈없이 시화철거를 마침에 안도하며 TV를 켰다. 태풍 소식이다. 태풍은 영덕, 포항, 경주, 여수지역 등에 많은 생채기를 내며, 오 만여 가구에 정전과 수백 명의 이재민에 사상자를 냈다. 늘 반복되는 재해를 보면서 자연의 힘이 다시 한 번 더 대단함을 느겼다. 피해지역은 온 국민의 성원에 힘 입어 빠른 시일 내로 원상 복구되어 정상으로 돌아가기를 빌어본다.

김경렬 2018-11-03 07:16	`최병도`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불가마같은 더위에 시화전 준비와 철거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태풍은 정말 많은 피해를 낳기에 해마다 홍역을 치룹니다. 인력으로는 어쩔수 없는 천재지변이니 속수무책으로 당해야하므로 걱정이지요. 이제는 겨울속으로 가는 일기!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정찬열 2018-11-07 20:32	`최병도`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안녕하세요 최병도 작가님! 장사에 바쁘신 일정에도 시화전 철거에 고생 많이 하셨네요 의리깊은 시인님 같은 분들이 계시기에 하느님도 도와 태풍이 비켜가고 무탈하게 철거잡업을 하신것인가 봅니다. 겨울로 접어드는 입동일에도 시내에 가로수 은행잎이 노랗게 물든가 했더니 늦가을 비에 우수수 힘없이 떨어지는 군요 남은 저녁 시간도 편안 하시길 빕니다.^*^

김상훈 2019-01-01 21:51	최병도 작가님, 1년을 넘게 비운 작가 서재에 들어와 새해인사드립니다. 건강은 필수, 원하는 소망도 필수인 만큼 건강을 필두로 올해는 소망 한 가지라도 꼭 이루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서재에서 다시 뵙기를 기다립니다.

민만규 2020-11-19 17:28	존경하는 최병도 작가님 오늘도 가을비가 내리고 있네요^^ 가을 문학동행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인생"시집도 선물받고 곱게 엮어 놓으신 시집 잘 읽어보겠습니다. 시화전시회가 있었군요^^지회 행사가 가끔씩 있나봅니다. 태풍으로 인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리얼한 수필 감명 깊게 배람합니다. 잠깐 짬을 내서 들어 왔는데 시인님 명패가 보이기에 들어왔습니다. 가끔씩 들어와서 좋은 글 감사하겠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향기나는 글 많이 집필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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