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최병도
ㆍ작성일	2017-03-12 19:44

ㆍIP: 211.xxx.204

빈자리
빈자리

깊은 밤 아내가 울고 있다. 어디가 아픈 것인가. 아내의 등을 다독거려 주어도 훌쩍거림은 멈추질 않는다. 나 또한 착잡한 심정으로 잠이 오지 않아, 슬그머니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
창밖으로 비치는 달빛이 유난히 밝다. 어렴풋이 앞산의 거대한 산 형체가 보이고, 밤늦은 시간인데도 순환도로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질주하는 차들이 보인다. 저들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한 참을 바라보았다. 밀려오는 한 그리움에 마음이 미어진다.
거실을 지나 아들 녀석의 방문을 열었다. 설렁하다. 달빛에 침대와 책상 옷걸이가 보인다. 불을 켰다. 텅 빈 침대, 텅 빈 의자, 꺼져 있는 컴퓨터를 보니 마음이 이상하다. 며칠 전만해도 “재민아, 컴퓨터 그만하고 일찍 자라.”고 잔소리를 했다.
책상 위에는 돼지 저금통, 헤드폰, 그리고 몇 권의 책들이 놓여 있다, 제일 위쪽에 있는 책을 들었다. 해퍼리의 장편 소설 “앵무새 죽이기” 책이다. 몇 장을 넘기자. 책갈피가 나온다. 다 읽지 못한 책이다. 방안을 둘러보았다. 옷걸이에 검은색 잠바와 청바지 그리고 즐겨 쓰던 모자들이 걸려 있다. 바닥에는 학교 가면서 메고 다니던 가방 그리고 오늘 낮에 온 소포 박스가 놓여 있다. 소포 박스를 보니 눈물이 핑그르르 돈다. 소포 박스 안에는 낯익은 물건들이 들어 있다, 옷이며 면도기와 모자 그리고 신발이다.

2월 28일, 아들 녀석을 화천에 있는 신병 훈련소에 데려다 주었다. 그때 입고 신었던 신발과 모자다.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며 멀어져 가는 아들이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낮에는 부대끼는 사람들과 일 때문에 별로 못 느꼈는데, 조용한 밤이 되고 나니 보고픔이 머리를 뚫고 가슴으로 파고든다.
밤늦도록 게임을 하거나 늦게 들어오는 녀석을 보면 빨리 군대라도 갔으면 했었다. 막상 아들 녀석의 빈자리가 이토록 쓰리게 다가올 줄은 미처 몰랐다. 차라리 말썽꾸러기라도 가까이 있는 게 나았다. 잠깐 떠나 있는 녀석이 이렇게 안쓰럽고 걱정이 태산 같은데 `천안함 사건‘이나 `세월호 참사’에 아이들을 마음에 묻은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십분의 일이나마 심정이 이해가 간다.
밤은 깊어 가지만 걱정도 깊어 간다, 밥은 잘 먹고, 잠은 잘 잘까, 봄 날씨라고 하지만 얼마나 추울까?

김강좌

2017-03-12 22:32

`최병도`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딸만있고 아들이 없는 집에선
아들 군에 가는 날이 제일 부럽다 합니다.
위로가 되실지 모르겠지만. 남자는 군에가서
어른이 된다하더라구요.
저희 아들을 봐도 군에가기 전에는
항상 어린애 같고 부실해 보이더니
군생활 마치고 듬직하게 성장해서 돌아오는
아들이 그렇게 멋지고 자랑스럽더라구요
작가님 아드님도 또래의 젊은이들과 함께
사람을 배우고 지혜롭게 잘 해내실겁니다
듬직한 아들이 되서 돌아오는 날을 기다리며
힘내셔요 최병도 작가님~^^*


최병도	안녕하세요 격려 고맙습니다. 부모 마음은 늘 여리고 아픈가 봅니다. 아이들은 제 앞가림은 잘 하지만 부모는 안스럽고 걱정이 되는가 봅니다. 김강좌 작가님, 늦었지만 등단 많이 축하합니다. 늘 향필하시고 행복으로 가득한 좋은 날되세요 깊어 가는 밤 고운 꿈꾸세요.	3/12 23:02

김종근

2017-03-13 13:29

`최병도`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최병도 작가님 반갑습니다.
아들 군대 보넨지 두 주가 지났군요. 가장 상실감이
큰 시기이군요. 요즘 군대는 너무 짧아서 입대 했나보다 하고
돌아서면 전역하더군요. 좀 있으면 휴가 나오고,
사고 없이 무사히 군복무 마칠수 있길 기원합니다.
너무 마음 태우지 마시길 바랍니다. 감사히 배독합니다.


최병도	김종근 작가님 반갑습니다 격러와 염려 감사 합니다 예저과는 다르게 많이 짧아지고 훈련병 기간인뎨도 군종에서 찍은 사진들이 많이 올라 옵니다 괜한 걱정을 했다 싶을 정도로 잘 지내고 있다그러네요 꽃 소식이 지천으로 깔리지만 아직 환절기라 기온차가 심하네요 건강조심하시고 건안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3/25 17:51

이석희

2017-03-14 06:34

`최병도`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저도 같은 경험을 하였기에 글을 대하는 순간 함께 눈물이 흐르더이다.
부모의 마음은 다 같은가 봅니다.
자식의 죽음에 무게가 있으리요마는
같은 죽음이라도 한 순간에 당하는 죽음보다
눈 앞으로 서서히 닥아오는 죽음이 더 애처로울 것 같은 생각도 해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세월호 이야기만 들으면 눈물이 바다를 이룹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남도 이러는데 그들의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눈물이 앞을 가려서 말릴 수가 없습니다.
더 못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병도	안녕하세요 이석희 작가님 세월이 약이라지만 자식 잃은 슬픔은 치유가 어려율 겁니다 지금 메스컴에서는 세월호 인양 작업이 한창이네요 다시 한 번 그날의 참사가 머리를 맴돌며 눈시울이 붉어 지네요 앞으로 이런 참사가 없어 지길 바라봅니다 오늘은 비도 종일 내리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 저녁되세요	3/25 18:00

김종덕

2017-03-14 20:57

최병도 작가님,
처음 뵙습니다. 그렇지요. 빈자리가 아른거리겠지요. 이제는 마음을 바꾸어 건강하게 잘 돌아와라라고 생각을 바꾸십시오. 청년은 끝까지 내려가 보아야 다시 오르기 쉽습니다. 거기서 사람이 얼마나 비열해지는지도보고, 얼마나 깡다구가 있는지도보고, 학교다닐 때 느껴보지 못한 부모의 마음도 느껴보고, 다시 사회에 복귀 했을 때 무엇부터 시작할 것인가도 배우고 체험하여 주위의 변화에 따른 자신을 책임질수 있게 건강한 청년이 되어 나오도록 격려를 주십시오. 잘 끝내고 올것입니다. 참을 줄 아는 인내를 배우고 배려를 등에 지고 올 것입니다. 강건하십시오.


최병도	네! 김종덕 처음 뵙겠습니다 고운 걸음으로 용기 주시니 감사합니다 문득 아들의 빈자리가 느껴지네요 늘 잔 소리를 했는데 한 번씩 녀석의 미소도 , 종일 게임만 하는 녀석의 하나까지도 그리움이 되네요 다시 한번 염려 고맙습니디 건강하시고 건안 건필하시는 좋은 주말 잘보내세요	3/25 18:13

정찬열

2017-03-17 21:09

최병도 작가님!
아마 첫 아들을 대한민국 국방의무에 보내셨군요
부모님 마음은 한결같은 것이기에 얼마나 허전 하시겠습니까?
후자에 글귀마따나 `천안함 사건‘이나 `세월호 참사’에 아이들을
마음에 묻은 부모 심정에서 빈자리를 달래십시요
옛날 같지 않아 빠른 세월탓에 금방일거예요
상심크신 좋은글 감동으로 배독했습니다.
늘 건안하시길 빕니다.


최병도	정 찬열 작가님 ! 안녕하세요. 봄 향기 가득한 휴일 잘 보내셨나요 맛저하시고 즐건 행밤되세요	3/26 19:57

황양국 2017-08-11 10:14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좋은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류등자 2017-09-16 22:31	최병도 작가님 귀한아들 군에보네고 마음아파하는 아내의 모습 안스럽고 외초로워 거실로 이동 아무도없는 빈방문을 열고나니 눈물이빙 남자라고 나약함을 억누루고 아~슬푸다 귀롭군아 보고싶다 내아들아~~ 모두가 그런삶의 세상만들기로 마음굳게 드십시요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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