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8-07-13 22:35

ㆍIP: 1.xxx.128

보석보다 더 아름다운 지리산 바래봉

보석보다 더 아름다운 지리산 바래봉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가정의 달 5월이다. 더욱이 5월은 너무도 아름다워 그 아름다움을 표현할 길이 없어 계절의 여왕이란 수식어까지 붙어 다닌다. 여왕이란 무엇을 뜻하는가? 물론 나라를 다스리는 여왕도 있다. 그러나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여왕이란 여성 중에 가장 아름다움을 표현한 말로 해석한다. 여자는 누구나 다 아름답다. 외모뿐만 아니라 모성애가 숨 쉬고 있으며 마음씨까지 부드럽고 곱다. 또 남성이 따라가지 못할 섬세함까지 갖추고 있어 더욱 아름답다. 필자는 여성의 아름다움은 꽃보다도 아름답고 보석보다도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아름다움은 하늘에서 빚어 내린 작품 중 최고의 작품이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5월의 아름다움을 여성 중에 가장 아름다운 여성에 비유하여 계절의 여왕으로 표현한 것으로 생각한다. 해피회원들은 계절의 여왕이라 일컫는 5월의 시작과 함께 산행을 간다. 남성 회원들은 듬직함의 으뜸이며 여성 회원들은 여왕 못지않게 아름다움을 간직한 분들이 모인 산악회다. 그 회원들이 심신을 단련하고 5월의 행복을 맛보려고 지리산의 일부인 바래봉으로 산행하러 가는 날이다

오월의 지리산 바래봉은 진분홍으로 물들여 있다. 분홍으로 아름답게 물든 철쭉을 보겠다고 아침 6시에 집을 나섰다. 잠실 새내역에서 7시에 출발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전국 제일의 철쭉 군락지로 명성을 떨치는 산이다. 그 이름 또한 철쭉꽃처럼 아름다운 지리산 바래봉이다. 지리산은 아름다움이 곳곳에 배어있다. 볼거리가 많은 산이라 하여 산악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산중의 하나다. 그 아름다운 산을 마음껏 감상하고 힐링하려고 오늘 버스에 몸을 싣고 그곳을 가고 있다. 달리는 차 창으로 밖을 내다보니 겨우내 쓸쓸해 보였던 들판은 생기가 돋기 시작한다. 찰랑찰랑하게 물이 고인 논에는 모를 심어 살아 숨 쉬는 느낌이다. 저 모가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면 가을에는 풍성하게 열매를 맺어 농부들의 곳간을 가득 채울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차가 밀려 거북이걸음을 한다. 금산 휴게소까지 2시간 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다. 그런데 행락철이라 도로를 차들이 점령해 꽉 메웠다. 더욱이 오늘은 어린이날이다. 각 가정에 있는 차들이 총동원된 듯하다. 짜증이 날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하다. 2시간 3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3시간 이상 더 걸려 12시 30분에 이곳까지 왔다. 조금 지루하기도 하였지만, 산을 예쁘게 장식해 놓은 철쭉꽃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은 마냥 행복하다.

이렇게 5월은 싱그럽게 변하며 우리 인간에게 삶의 의욕을 돋운다. 가장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라 모든 차량이 여행에 나선 모양이다. 버스가 달리지 못해 답답한 마음이지만 그래도 기분만은 즐겁다. 버스에서 밖을 내다보니 5월의 향기가 날아 들어오는 느낌이다. 싱그럽게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 드디어 버스는 바래봉 등산로 입구에 멈췄다. 마음은 기쁨이 넘치고 입가엔 부드러운 미소가 번진다. 철쭉꽃을 보기 위해 정상을 향해 걷다 보니 약 1km 정도의 긴 도로변에는 지역 상인들이 텐트를 치고 이고장 특산품과 먹거리를 팔고 있다. 이상갑 회장과 함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걷는다. 좋은 소식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때면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핀다. 그러나 따가운 햇볕이 쏟아지니 땀도 쏟아져 내린다. 그때 향기로운 솔향이 날아와 마음을 상큼하게 해준다. 이런 기분을 맞보려고 산행을 하는지도 모른다

산을 오르기 전에 갑자기 지리산 운봉 바래봉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 바래봉의 유래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에 위치한 전국 제일의 철쭉 군락지로 유명한 산이다. "바래봉"(해발 1,165m)은 만복대에서 정령치, 고리봉, 세걸산 줄기와 이어지는 지리산(智異山)의 봉우리 중의 하나이다. 바래봉은 본래 발산(鉢山)이며 발악(鉢岳) 이라고도 하였다. 운봉 사람들은 "바래봉"의 모습이 승려들이 쓰고 다니던 "삿갓"처럼 보인다고 하여 삿갓봉이라고 불렸으며 또한 "바래봉"은 나무로 만든 승려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 놓은 모양이라는 의미의 바리 봉인데 음이 변하여 현재는 바래봉으로 불리고 있다. 바래봉 정상에는 샘이 있고 산세가 수려한 명승지로 과거 발악월경(鉢岳月磬)이라 하여 운성(운봉) 10경 중의 하나며 이는 바래봉 달빛 아래 들려오는 독경의 경쇠 소리라는 뜻으로 이곳 일대에는 장계암, 옥림사, 백련사, 덕림사, 수성암 등 산세에 걸맞게 운치 있는 사찰이 있었으며 현재도 운지사(雲智寺)가 있다.

차가 밀려 3시간 이상 늦는 바람에 부지런히 정상을 밟고 와야 한다. 앞에는 유경준 부회장과 박중묵 대장이 정겹게 대화하며 걷고 뒤에는 심명자 부회장과 김명순 총무가 다정다감하게 걷는다. 젊음을 자랑이라도 하듯 4분 모두 청춘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너무도 부럽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빙빙 돈다. 그러나 미남 미녀가 앞뒤에서 걷고 있으니 나 또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든든하다. 햇볕이 쏟아져 등산하기에 좀 더워 땀이 흐르지만, 다행히 실바람이 불어와 땀을 거두어 간다. 자연의 신비로움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한참을 걸었다. 그때 천하일색의 웃음을 간직한 강영희 부회장이 나타난다. 그 옆엔 김경화 미인이 사진을 찍느라 포즈을 취하고 있다. 젊음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 그런데 그 젊음을 좋은지도 모르고 보냈다. 그러나 마음만은 아직 2~30대 청춘이다. 그러한 마음으로 청춘대열에 합류하여 함께 걷고 웃으며 대화하니 나 또한 청춘이다. 비록 나이는 먹었지만, 오늘만은 청춘으로 돌아가 마음껏 불사르고 싶다.

정상을 향해 오르는 등산로는 큼직큼직한 돌이 깔려 걷기가 매우 불편하다. 7부 능선까지 올라왔을 때다. 함께 걷던 회원들이 기권하기 시작한다. 힘도 들고 시간이 촉박해 더는 올라가지 못하겠다고 하산을 하는 것이다. 작가님도 올라가지 말라고 긋고 말린다. 그러나 남자가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정상까지 가지 못하고 하산을 한다면 꼴이 우습다. 정상을 가야 한다는 신념의 고집이 폭발하기 시작한다. 필자는 산행할 땐 언제나 정상을 밟고 내려와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그래서 가고야 말 거야 하며 혼자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얼마쯤 올라가다 보니 이상갑 회장 혼자서 50m 전방에 홀로 올라가고 있다. 한마디로 구세주를 만난 듯 기뻤다. 함께 가려고 부지런히 걸었다. 힘은 들고 몸에선 정신없이 구슬땀이 흐른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고 땀이 흐른다고 해도 올라갈수록 기분이 상쾌해진다. 그리고 시야가 넓어지며 아름다운 풍광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정상까지 힘겹게 올라왔는데 철쭉의 아름다움은 구경도 할 수 없다. 지리산 바래봉 철쭉제는 올해엔 4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아직 꽃이 피기엔 시기가 이른 모양이다. 바래봉의 철쭉제가 열리면 능선을 분홍빛으로 물들인 것처럼 곱게 수놓았을 것이다. 철쭉 군락을 찾는 관광객의 발걸음이 매년 점점 늘어난다고 한다. 바래봉 철쭉은 해발 500m에서 피기 시작하여 5월 중순에는 해발 1000m가 넘게 올라간다고 한다. 그래서 팔랑치 일대까지 펼쳐진다. 바래봉 군락지에서 세걸산까지 약 3.5m에 걸쳐 철쭉이 만개할 땐 아름답고도 황홀함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 꽃봉오리가 입을 다물고 있다. 약 10일 정도 늦게 왔으면 함박웃음을 터트린 철쭉의 속삭이는 황홀한 광경을 보았을 것이다. 분홍빛으로 물든 아름다운 웃음을 보지 못해 너무도 아쉽다. 바래봉 철쭉군락은 면양 목장을 만들어 양을 키우는 과정에서 조성되었다고 한다. 철쭉은 독성이 있어 면양이 섭취하지 않는다. 그래서 잡목과 다른 풀을 먹어치웠기 때문에 철쭉만 남아 군락이 생겼다고 한다.

정상을 거의 다 올라왔다. 정상까지 약 200m 정도 나무데크를 예쁘게 깔아놓았다. 데크를 밟고 한발 한발 정상을 향해 오른다. 바래봉은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모습과 닮았다 하여 바래봉이라 붙여졌다고 한다. 둥그스름하고 순한 산릉인 데다 정상 주위는 나무가 없는 초지로 되어 있다. 드디어 정상까지 올라왔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정상을 알리는 표석이다. 못생긴 바윗덩어리에 "바래봉"이라고 한글로 써 놓았다. 그 밑에 1,165m라고 높이를 표시해 놓았다. 얼마나 반가운지 달려가 입맞춤을 하고 싶었지만, 사진을 찍는 등산객이 많이 모여 입맞춤은 하지 못했다. 정상에는 이원갑 고문과 우리나라에서 풍수지리학의 대가이신 송광 김문환 선생 그리고 이름 모르는 몇 분의 여성 회원이 있다. 회원들을 만나는 것도 반가웠지만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다. 정상에서 바라본 지리산의 풍광은 한 마디로 잘 그려놓은 수채화다. 고리봉(1,035m) 만복대(1,438m) 세걸산(1,216m)이 가물가물하게 보이고 노고단(1,507m)과 반야봉(1,732m)이 우뚝 솟아 있다. 그 옆으로 삼지봉(1,499m) 화개재가 있고 토끼봉(1,534m) 명선봉(1,566m) 덕평봉(1,522m) 칠선봉(1,558m) 영신봉(1,652m) 촛대봉(1,703m)이 보인다. 지리산에서 제일 높은 천왕봉(1,915m)은 이곳에서 보이지 않는다. 언젠가는 이 많은 지리산 봉우리를 하나하나 정복하고 말 것이다.

지리산의 바래봉은 100대 인기 명산 중 78위다. 바래봉은 지리산의 수백 개 봉우리 중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전국 제일의 철쭉 군락지로 유명하다. 지리산에서 가장 유명한 철쭉밭이라면 세석평전을 꼽는다. 그러나 지리산을 속속들이 잘 아는 산악인들은 바래봉이 더 낫다고 말한다. 바래봉 철쭉은 붉고 진하며 허리 정도 높이의 크기에 마치 사람이 잘 가꾸어 놓은 듯한 철쭉이 무리 지어 군락을 이루고 있다. 8부 능선의 왼쪽, 바래봉 정상아래 1100m 부근의 갈림길에서 오른쪽 능선을 따라 팔랑치로 이어지는 능선에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히 가장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곳은 정상부근에서 팔랑치에 이르는 약 1.5km 구간이라 한다. 팔랑치 부근이 가장 많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팔랑치에서 능선을 계속 따라 1,123봉으로 오르는 능선에도 철쭉이 군락을 이룬다. 시기적으로 아직 피지 않아 그 아름다운 철쭉의 웃음을 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하산한다.

비록 아름다운 꽃은 보지 못했지만 산 자체가 매우 아름다웠다. 지리산 바래봉의 아기자기한 능선과 멀리 바라보이는 수십 개의 지리산 봉우리가 앞으로 필자가 가야 할 대상을 멀리서 선을 보고 간다. 도로가 밀려 짜증도 나지만 즐거운 산행이었다. 이상갑 회장을 비롯해 집행부 간부들 수고 많이 했습니다. 특히 오늘 박원태 대장 수고했고요. 박순홍 회원 함께해서 고마웠습니다. 더욱이 오늘은 필자를 위해 묵을 맛있게 만들어오신 김옥자 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회원 여러분 덕분에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05월 05일

김경렬

2018-07-22 09:06

지리산엔 노고단에 가본것터라
이렇게 많은 봉이 있는줄 이제 알았습니다.
늘 작가님 덕분에 면산에 대한 정보로 한가지씩 배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더위에 산행 조심 하시기 바랍니다.


김상화	꽤 더우시지요. 김경렬 작가님 서울은 지금 온도게가 38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더운지 모르겠네요 나라가 뒤숭숭하니 더위까지 극성을 부리는 것 깉습니다 작가님 지리산 노고단을 다녀오셨군요 저는 이제 시작입니다 10번 내지 12번을 다녀와야 지리산을 다녀왔다고 할 것 같습니다 더운 날씨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김경렬 작가님!	7/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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